수림 독서 세번째 📖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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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5 “국회의원이 역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네요.” “오늘 홍 의원님이 건넨 말은 권유가 아니라 명령입니다, 명령.” “그런 명령 난 받은 적 없어요. 받아야 할 이유도 없고요.” p73 “그게 제일 최악이야. 시키는 대로 했다. 명령에 복종하면 모든 게 면죄되는 거야?” p184 “왜 진실을 알고 싶으세요?” “…….” “단순한 호기심입니까, 아님 직업적 본능입니까?” “틀렸어.” “그럼 뭐죠?” “알고 싶어. 그냥, 막.” 말을 이어나가는 민서의 입술이 떨렸다. 민서는 승호를 보지 않았다. 취조실 벽면 너머의 아득한 곳, 희미한 불빛 속에 가려진 실체의 세밀한 면, 그 아득한 곳을 넘보고 있는 듯했다. “사람 열 명이, 그리고 또 한 사람의 사지가 훼손되어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이 침묵이 어떻게 가능한지 알고 싶어.” p210 다수로 볼 수 있는 짐승인 사람은 자신들만의 질서를 부여받기를 원하네. 기업의 선봉에 선 선각자는 그들에게 그들만의 판을 만들어주고 그 판 안에서 현대화, 문명, 지성, 사랑 등의 모든 감정의 배설과 순환이 가능하도록 배려해줘야 하지. 물론 그 수고에 따르는 전리품은 선각자와 기업의 몫으로 돌아가. 선각자는 알고 있어. 짐승인 사람들에게 욕망의 전리품을 적당히 나누어주면 그 전리품의 규모가 점점 더 증가한다는 사실을 말이야. p239 핵심 인재, 핵심 기술이 전체를 먹여 살린다. 그런데 그 전체에 핵심 기술의 공유와 교란을 야기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전체의 거시적 번영을 위해 핵심의 혼란을 유발하는 세력의 초자연적 제거는 무한 경쟁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당위적 선택이다. 그런 내용이에요.
반인간선언 - 증오하는 인간, 개정판『열외인종 잔혹사』로 제14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주원규의 『반인간선언-증오하는 인간』이 새롭게 출간되었다. 드라마로 제작되어 매회 화제성을 낳고 있는 OCN 드라마 〈모두의 거짓말〉의 원작소설이다.
p182 꿈에서도 생각하기 싫던 과거의 기억과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반복했던 살인의 감각이 되살아나버린 자신이 끔찍하게 싫었다. 정인은 알고 싶었다. 이 악몽을 되풀이해서 재생하는 인간의 정체를 미치도록 알고 싶었다. 알아야 했다. p270 조민은 숨겨진 진실을 보존하는 결정체야. 그 궁극은 언제나 순수하지. 하지만 탐욕에 물든 이들에게 순수는 쓸모없는 장식품에 불과해. 어떻게든 순수를 파괴하고 모든 걸 훼손해 자신들의 욕구를 채우려고 해. 우린 그 포악한 파괴자들로부터 조민을 지킬 의무가 있어. p331 — 우린 이 구제받을 수 없는 인간에게 구원을 행하는 중이야. 어처구니없는 죽음들 앞에서 사죄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자리를 마련해주는 중이라고. 오히려 나한테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닌가? — 누구도 심판할 권리 같은 건 없어. — 법, 체제, 이념은 심판할 권리가 있고? p343 사이코 맞아.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세상을 바로 볼 수 있겠어. 세상 자체가 미쳤는데. 난 내 식으로 순수를 재건설하고 있어. 피로 물든 악행의 밤을 보내면서 우리만의 기적을 꿈꾸는 일 말이야. 그런 거, 매력적이지 않아? p400 정권 바뀌고 체제 바뀌고 설령 국가 자체가 꺼져버려도 영구 집권이 가능한 권력을 창출하는 것. 이봐, 어르신들. 우리 솔직해집시다. 까놓고 말하자고요. 당신네들 이렇게 모인 게 바로 이 권력, 그 빌어먹을 걸 자손대대로 물려주고 싶어 모인 거 아닙니까? 내 말 틀립니까?   시정잡배만도 못한 조잡한 논리를 늘어놓는 함문형의 강연은 언어 선택의 저급함만큼이나 거침이 없었다. 재우는 강연자의 노골적인 막말을 시종 경청하다 심지어 강연이 끝나고 난 뒤에는 기립해 박수까지 치는 참석자들의 작태를 보며 함문형이 A에서 갖는 위치를 짐작했다. 재우는 함문형의 강연을 들으며 지나치게 단순한 A의 목표를 예단할 수 있었다. A의 목표는 오직 하나, 배금(拜金)이었다. p441 맞아. 난 전달자야. 내 기억 속에 담겨 있는 것. 사람들의 기억, 사람들의 말, 사람들의 영혼, 감정, 난 그것들을 말할 수 있어. 나는 그것들을 말하는 순간에만 살아 있는 나야. 그리고 그 기억은 이제 나에게만 남아 있어. 전달한 이도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 오직 이 지구상에 나 홀로만 남아 있는 유일한 기억. 그러므로 나는 그 유일한 기억 속에서만 살아 있어. 다른 그 무엇도 아닌 말하는 나, 기억으로만 살아 있는 나 말이야.
기억의 문주원규의 장편소설 『기억의 문』. 기억 전달이란 특수한 능력을 가진 아이 '조민'을 뒤쫓는 택시 운전사 '정인', 비리 경찰 '재우', '비밀단체 'A'의 각기 다른 욕망을 통해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은폐되어야만 했던 학살의 평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시속 200킬로미터로 질주하는 구형 소나타 택시에 올라타 거대한 지옥도로 묘사되는 대한민국의 곳곳을 누빈다. ‘돈 앞에서 과연 무엇으로 나 자신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묵직
13p 고통이 수반되는 난자 채취와 다르게 정자 채취는 쾌락이 수반되었다. 난자 채취에 비해 간단했으므로 남편은 시험관 시술이 실패할때마다 문정처럼 절망하지 않는 것 같았고 그것이 문정의 신경을 건드렸다. 43p “어차피 잃을 아이라면 심장소리를 듣기 전이 나아요, 더 자란 상태로 유산이 되면 소파수술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너무 끔찍해서 자기 자신을 찾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98-99p 간장과 비슷한 색의 소독약이 배꼽 밑으로 두 세 개의 구멍을 내고 치골 상방에 4센티미터 정도 작게 절개를 할 것이다. 혜경은 코로나가 끝나면 따듯한 나라로 휴가를 떠나야겠다고 다짐하며 생각했다. 비키니 라인 밑으로 개복을 해야 할텐데. 145p 설주는 쌍둥이를 낳고 인력사무소를 통해 조선족 시터를 소개 받았다. 설주 또래의 시터는 말수가 적었지만 설주의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면접을 볼 때 아이들이 자는 시간에 성경을 읽어도 되느냐고 물었다. 설주는 그녀를 믿었지만 친구들의 충고대로 녹음기를 숨겨뒀다. 녹음된 소리를 확인한 설주는 충격을 받았다. 녹음기에는 욕설이 가득했다. 그녀는 습관적으로 욕을 내뱉었다. 183p 혜경은 단골 꽃집에 들러 노란장미를 샀다. 혜경은 플로리스트가 건넨 꽃다발에 코를 묻으며 노란 장미의 꽃말을 떠올렸다. 노란장미의 꽃말은 완벽한 성취였다. 그리고 질투.
헬로 베이비장편소설 《콜센터》로 제6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한 김의경의 신작 《헬로 베이비》가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평균 결혼 연령의 변화, 삼십대 중후반이 되어서야 임신과 출산을 계획할 수 있는 현실. 그 과정에서 느낄 수밖에 없는 심리적 압박.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사회는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길고 지난한 시간을 견디고 싸워야만 하는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헬로 베이비》는 그러한 고민을 안고 난임 병원에서 만난 삼사십대
63p 번식장에 가면 눈물이 줄줄 흘러요. 슬퍼서가 아니라 암모니아 가스가 너무 심해서 65p 사람들은 이곳을 강아지공장이라 부른다.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듯 번식장에서는 강아지를 생산한다.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는 것은 기계지만 번식장에서 강아지를 찍어내는 것은 모성을 가진 엄마개다. 생명을 다룬다고 해서 여기가 공장이 아닌 것은 아니다. 엄마아빠 개는 기계보다 나은 대우를 받지 못한다. 127p 이름만 보호소지 그냥 비닐하우스 안에 뜬장만 층층이 쌓아놓은 곳이었어요. 케이지마다 큰 개는 한 마리씩, 작은개는 두 마리씩. 이층 케이지에서 똥오줌을 싸면 일층에 있는 개들이 다 뒤집어쓰는 구조. 치우는 사람도 없어서 배설물이 무더기로 쌓여있고, 한여름이라 파리에 바퀴벌레에... 맞아요 번식장이랑 똑같았어요. 차이점은 새끼를 안 뺀다는 것 밖에 없었죠. 204p 1923년 미국 델마바 반도에 살던 씰리어 스틸은 집에서 몇 마리의 닭을 키우던 주부였다. 어느날 그녀는 병아리 50마리를 구매하려다 주문 오류로 500마리를 받게 되었다. 스틸은 이 병아리들을 실험삼아 실내에서 키워보았는데 그즈음 발명되었던 사료보충제(닭의 사료에 비타민 A와 D를 첨가했다)덕분에 병아리들은 죽지 않고 겨울을 보냈다. 몇 번의 실험을 거치며 1926년에 스틸의 닭은 1만 마리로 불었고 1935년에는 25만 마리가 되었다. 미국의 어느 주부에게 일어난 이 사소한 사고가 현대 가금류 산업의 공장식 축산업의 도래를 알리는 서막이었다. 224p 많은 사람들이 ‘나는 개고기를 먹지 않지만...’ 이라는 전제를 단 뒤에 개식용 찬성의견을 펼친다는 것은 생각해 볼 만한 문제다. 그들이 개식용을 찬성하는 이유는 개고기를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평등, 권리,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라고 믿기 때문인지 모른다. 물론 한국사회의 개식용 논쟁은 이런 화두를 포함하고 있다. 문제는 관점이다. 295-296p 마찬가지로 내가 미코라는 한 마리의 유기견을 구했을 때 연간 유기동물 발생 두수를 가리키는 10만이라는 수치는 내게 무력함 그 자체였다. 10만 마리에서 내가 줄인 유기견의 숫자는 단 한마리였다. 미코를 구해도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미코가 나에게, 내가 미코에게, 특별하고 유일한 존재가 되었을 때 미코의 세상과 나의 세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거기에는 도덕도, 윤리도, 모순도, 딜레마도, 어떤 복잡한 문제도 없었다. 낙관도 비관도 없었다. 나는 거기에서 시작했다. 이 이야기는 자격 없는 자의 응답이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 번식장에서 보호소까지, 버려진 개들에 관한 르포『달팽이들』 『스캔들』 등의 작품을 발표한 바 있는 소설가 하재영의 첫 논픽션으로, 버려진 개들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번식장, 보호소, 개농장을 취재하고, 그 과정에서 만난 번식업자, 유기견 보호소 운영자, 육견업자 등 다양한 사람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개 산업의 실태를 그려낸다.
[1부 부두] 공장 p.10 그녀는 공장으로 돌아오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질 만큼 그리웠던 풍경들을 허겁지겁 눈으로 좇으며 사람의 흔적을 찾으려 애를 썼지만 그것은 이미 오랜 세월 비바람에 씻기고 지워져 공장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일이야. .... 같은 방에 있던 다른 죄수들이 살날도 얼마 안 남은 사형수가 청소는 해서 뭐 하냐고 비아냥거렸을 때, 청산가리는 걸레로 마룻바닥을 훔치며 그렇게 대답했다. 덧붙여, '죽음이란 건 별게 아니라 그저 먼지가 쌓이는 것과 같은 일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애꾸 p.40 한 가지 특이한 것은, 벌치기가 죽었을 때 꿀벌들이 그의 몸에 새카맣게 달라붙어 큰 덩어리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몸에 달라붙은 벌들로 인해 벌치기의 시체는 마치 커다란 바위가 누워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꿀벌들은 말벌과 싸울 때처럼 그의 몸에 달라붙어 빠르게 날갯짓을 해댔다. 나중에 노파의 딸이 시체에서 벌들을 떼어내려고 하자 그 속이 어찌나 뜨거웠던지 그녀는 불에 덴 것처럼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훗날 사람들은 그 이유가 벌들이 벌치기에게 온기를 불어넣어주기 위해서, 라고도 했고 또는 자신을 돌봐주던 주인을 잃은 슬픔 때문이라고도 했고, 또 혹자는 벌치기를 죽인 것이 바로 벌들이라고도 했다. 하역부 p.65 그녀는 파랗게 빛나는 고래를 향해 헤엄치기 시작했다. ...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아무리 헤엄을 쳐도 고래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었다. 바로 앞에서 꼬리를 흔들고 있었고, 매끄러운 거죽이 손에 잡힐 듯 코앞에서 번들거렸지만 고래는 늘 그만큼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 허탈해진 그녀는 지칠 때까지 물 속에서 나오지 않고 다시 고래가 솟아오르길 기다렸지만 끝내 고래는 나타나지 않았다. 완전히 기진해서 그녀가 다시 물 밖으로 나왔을 땐 바다 저편에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언젠가 그녀의 등을 떠밀어 고향을 떠나게 했던 바로 그 바람이었다. 그리고 그 바람은 이제 그녀를 다시 어디론가 데려갈 참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녀가 바람을 불렀을지도.... 칼자국 p.89 그 물고기는 언젠가 그녀가 바닷가에서 보았던 바로 그 대왕고래였다. 사내들이 작두만한 칼로 거침없이 고래의 배를 썩썩 가르자 피와 내장이 폭포수처럼 쏟아져내렸다. .... 영원히 죽지 않을 것 같던 거대한 생명체가 그렇게 덧없이 고깃덩어리로 변해가는 것을 지켜보며 사람들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내장을 다 드러낸 채 해체되어 가는 고래의 처지가 마치 걱정과 자신의 처지처럼 여겨져 저도 모르게 설움이 북받쳐올랐다. 출항 p.117 과연 객관적 진실이란 게 존재할 수는 있는 것일까? 사람들의 입을 통해 세상에 떠도는 이야기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 것일까? 칼자국이 죽어가면서 금복에게 한 말은 과연 진실일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죽음을 맞이할 때조차도 인간의 교활함은 여전히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일까? 여기서도 마찬가지, 우리는 아무런 해답을 찾을 수가 없다. 이야기란 본시 전하는 자의 입장에 따라, 듣는 사람의 편의에 따라, 이야기꾼의 솜씨에 따라 가감과 변형이 있게 마련이다. [2 평대] 개망초 P.149 언제부턴가 선로를 따라 이름 모를 하얀 꽃이 무성하게 피어나기 시작했다. ... 그것은 바다 건너 멀리 외국에서 들여온 철도 침목에 씨앗을 숨기고 있다 삼분지 일쯤 지구를 돌아 그들이 붙어온 굄목이 자리를 잡자마자 바람을 따라, 철로를 따라, 자연의 법칙을 따라 들로 산으로 퍼져나간 식물이었다. 개망초. 그것은 춘희가 금복의 손을 잡고 평대에 처음 도착했을 때 역 주변에 무성하게 피어있던, 슬픈 듯 날렵하고, 처연한 듯 소박한 꽃의 이름이었다. 이후, 그 꽃은 가는 곳마다 그녀의 뒤를 따라다녀 훗날 그녀가 머물 벽돌공장의 마당 한쪽에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혹독한 시간을 보낼 교도소 담장 밑에도, 그녀가 공장으로 돌아오는 기찻길 옆에도 어김없이 피어있을 참이었다. P.151 아무튼, 예나 지금이나 이미 초래된 결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한마디라도 더 이야기를 보태려는 사람들의 속성은 변하지 않는가보다. 벽돌 p.199 그것은 벽돌을 굽기 전에 미리 찍어둔 인장으로, 벽돌공장의 이름을 가리키는 것과 동시에 바로 그 벽돌의 상품명이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벽돌로서는 최초의 브랜드였던 셈인데, 금복의 장사꾼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또하나의 증거였다. 고래 p. 271 어둑한 호롱불 아래, 어른들은 납빛처럼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 엄마의 얼굴엔 이불이 덮여 있었다. 그날 이후, 소녀를 지배한 건 죽음에 대한 공포였다. 그리고 인생의 절대 목표는 바로 그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는 거였다. ... 그녀가 고래에게 매료된 것은 단지 그 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언젠가 바닷가에서 물을 뿜는 푸른 고래를 만났을 때 그녀는 죽음을 이긴 영원한 생명의 이미지를 보았던 것이다. 이때부터 두려움 많았던 산골의 한 소녀는 끝없이 거대함에 매료되었으며, 큰 것을 빌려 작은 것을 이기려 했고, 빛나는 것을 통해 누추함을 극복하려 했으며, 광대한 바다에 뛰어듦으로써 답답한 산골마을을 잊고자 했다. p.274 그들은 영화를 통해 인생을 이해했으며 영화는 부조리한 실존에 질서를 부여해주었다. 그들은 인생이 아름다운 모험과 달콤한 로맨스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했고, 불가해하다고 믿었던 세상이 엄격한 시적 정의의 질서 아래 작동한다는 사실에 안심했다. .... 그것은 너무나 강렬하고 매혹적이어서 모든 것을 건너뛰는 동시에 모든 것을 단절시키는 한편, 모든 것에 우선하고 모든 것을 포섭해서 기어이 모든 것을 이기는 것이었다. .... 모든 미국적인 것은 아름답다. [3 공장] 교도소 p.318 한편, 그는 하느님이 주신 특별한 소명을 실천하고 인류의 유전적 소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신의 영지에서 주어진 권한 이상의 업무를 수행했다. ... 그것을 그는 '매립'이라고 불렀다. 물론 그의 인종 개량학적인 우생수술은 죄수들의 인권을 무시한 불법적인 시술이었짐나 교도소 내에선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 있었다. .... "그런데 이 계집애는 꼭 바크셔같이 생겼구먼" 그것은 영국에 있는 한 지방의 이름이며 그 지방에 기원을 둔 돼지 품종의 이름이기도 했다. 이때부터 춘희는 교도소 안에서 바크셔라고 불려졌다. 철가면 p.337 철가면은 고통이 면역되지 않도록 언제나 싱싱하게 살아 있는 신경을 찾아냈다. 모진 고통 속에서 춘희는 자신의 욱체가 점점 지워져가는 것을 느꼈다. .... "그러니까 기억이란 신비로운 것이지." 왕족 p.348 아무도 물리적인 폭력을 쓰진 않았지만, 그들은 마치 이리 무리에 잘못 끼어든 승냥이를 쫓아낼 때처럼 냉담하고 잔인해져 있었다. 그것은 지식인의 법칙이었다. .... 그는 결국 세상에는 비밀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으며 비밀은 오직 혼자만이 간직하고 있을 때에라야 비로소 비밀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 그것이 그녀가 춘희가 있는 감방으로 오게 된 사건의 전말이었다. .... 그렇게 해서 약장수와 창녀였던 두 사람의 파란 많은 인생은 모두 형장에서 마감하고 말았다. 춘희 혹은 여왕 p.405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왜 계속 벽돌을 만들었을까? .... 그 어떤 해석도 충분한 설명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의 노동은 단지 무료함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하기엔 너무 필사적이었으며 단지 유희라고 하기엔 너무나 고된 일이었으며, 또 단지 그리움 때문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반복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그녀는 벽돌을 굽는 일에 그토록 필사적으로 매달렸을까? .... 감동적이리만치 순정하고 치열했던 그 열정의 근원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진실이란 본시 손안에 쥐는 순간 녹아 없어지는 얼음처럼 사라지기 쉬운 법이다. 그래서 어쩌면 혹, 그 모든 설명과 해석을 유예하는 것만이 진실에 가까워지는 길이 아닐까? 그럼으로써 그녀를 단순하고 정태적인 진술 안에 가둬두지 않고 스쳐가던 바람처럼 가볍게 흩어지도록 놓아주는 것만이 진실에 다가가는 길은 아닐까? 에필로그 둘 p.421 우린 사라지는 거야, 영원히. 하지만 두려워하지 마. 네가 나를 기억했듯이 누군가 너를 기억한다면 그것은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문학동네 소설상이 오랜만에 당선작을 냈다. 주인공은 지난해 여름 '문학동네 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천명관씨. 등단작 '프랭크와 나'를 제외하곤 아무 작품도 발표하지 않은 진짜 신인이다.
1부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조지 오웰과 술과 담배] p.38 전업 작가 생활은 굉장히 외롭다. ... 처음에는 그 어색하고 막막한 기분이 뭔지 몰라 며칠 당황했다. 한참 뒤에야 아, 이게 외로움이구나, 하고 깨달았다. 우리가 외로움이라고 부르는 감정은 무척 복잡다단한 심리로서, 아마도 한 종류가 아닌 듯하다. 즉 용어 자체가 좀 부정확하다. 세상에는 사람의 영혼을 충만하게 만드는 외로움도 있다. 초여름 해가 질 무렵, 쓸쓸하고 아름다운 갯벌 바다 앞에서 그런 감정을 음미한다. 반면 전업 예술가의 고독은 삶 자체에 흥미를 잃게 하는, 피로에 가까운 개념이다. 그는 어떤 긴 작업을 혼자 해야 하는데, 그 작업을 왜 하는지, 왜 그런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달리 없다. 그걸 남한테 설명하다 보면 비참한 기분에 빠진다. 왜냐하면 대체로 그는 세속적으로 성공하지도 못했고, 의도와 결과물도 딴판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설명해줘도 남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가면을 쓰고 살게 된다. [집필실과 레지던시] p.45 적지 않은 기업과 문화재단, 지방자치단체가 예술가에게 작업 공간을 제공하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낮에만 이용 가능한 스튜디오를 빌려주는 곳도 있고, 작업실 겸 숙소에 밥까지 주는 곳도 있다. 사용료를 조금 받는 곳도 있고, 무료인 곳도 있고, 지원금까지 주는 곳도 있다. 이런 예술가 레지던시는 외국에도 흔하며, 특히 시각예술 분야에서는 보편적이라고 한다. .... 운영하는 쪽에서도 눈에 보이는 작업물이 생기는 시각예술이 전시나 홍보 효과 측면에서 매력적이지 않을까 혼자 짐작해본다. ... 문인을 위한 창작 레지던시는 수요와 공급이 그 중간쯤인 모양이다. 토지문화관, 연희문학창작촌, 부악문원, 소설가의 방, 강원 작가의 방, 백련재 문학의 집, 글을 낳는 집, 예버덩 문학의 집, 노도 문학의 섬,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등. [고유명사를 어찌할까요] p.64 코널리가 이들 실존 기관과 언론사 명을 자기 소설에 아무 거리낌 없이 가져다 쓰기 때문이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이름도 아니고 주요 캐릭터들의 직장이며 핵심 사건의 배경이다. 마냥 정의롭게, 아름답게 묘사되는 것도 결코 아니다. ... 나는 진짜로 수정 헌법 1조가 이런 차이의 원인인가 싶어서 창작물 관련 국내 명예훼손 소송 사례를 조사해본 적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식선에서 불만을 터뜨릴 수준은 전혀 아니었다. 창작물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예 명예훼손죄를 피해 갈 수는 없었지만, 어지간하면 법원은 뭐라 간여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제껏은 그냥 분위기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그냥 다들 지명이나 기관명을 가상으로 지어서 쓰니까 집단적인 습관이 된 것 아닐까? [소설가들은 어떻게 친해지나요] p.123 먼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소설가들은 전부 개인주의자라는 사실이다. .... 기본적으로 글 쓰는 일이라는 게 혼자 하는 작업이고, 소설은 더 그렇다. 그런데 아무리 개인주의자라도 생활인으로서 이런저런 활동이 있고 네트워크가 있다. .... 소설가들을 한데 모으는 자리도 있다. ... 몇몇 문학상 시상식과 연말 송년회는 여전히 제법 성대하다. ... 데뷔 시기가 비슷하거나 나이가 엇비슷하면 '젊은 작가 좌담' 같은 자리에 함께 초청받기도 한다. 남들은 어떤 고민이 있는지 어떤 해결책이 있는지 거기에 나가서 들어보면, 고민은 대개 비슷하고 해결책은 다들 없다. 동년배 한 무리가 고민이 비슷하고 해결책이 없으면 끈끈해진다. 2부 소설가의 돈벌이 [내 책은 얼마나 팔리는 걸까] p.153 일반적인 단행본은 3천-6천부 정도 팔리면 손익분기점을 넘긴다고 한다. .... 책이 한 권 팔릴 때 저자가 받는 돈, 즉 인세는 대부분 책값의 10퍼센트다. 그러니 한국문학의 기대주는 인세 외에 다른 수입이 없으면 기초생활 수급자 신세고, 한국 소설의 미래도 인세만으로는 먹고살 수 없다. ...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자기 책이 얼마나 팔렸는지 작가들이 잘 모른다. 우선 출판사마다 인세를 입금하는 방식이 제각각이다. ,,,, 그냥 작가가 언제든 자기 책 누적 판매량을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면 참 편할 것 같은데 말이다. .... 상금이 선인세라서, 몇만 부가 팔리기 전에는 내게 인세 들어올 일이 없다. .... 영화라면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운영하는 통합전산망을 통해 누적 관객 수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영화관에서 발권 데이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판계에는 이런 통계가 없고, 책 판매량을 밝히는 서점도 거의 없다. [요즘엔 별걸 다 해야 돼요] p.190 요즘엔 정말, 별걸 다 해야 돼요. .... 그 푸념 아래에는 그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불안이 깔려 있다. 나도, 편집자도, 마케터도 서점 관계자도 그렇다. 우리가 점점 책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팔고 있는 것 같다는 존재론적 위기감. 애써 아닌 척해도 콘텐츠와 책은 다르고, 크리에이터와 작가도 엄연히 다르다. 책은 글자로 돼 있고, 작가는 글자로 작업한다. 책의 본질이 굿즈나 토크에 담길 리도 없다. 우린 다 책이 좋아서 이 일을 싲가했는데,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계약은 어려워] p.196 2차 저작물의 형태도 복잡해졌다..... 권리의 형태 역시 복잡한 것으로 드러났다. .... 한 걸음 물러나서 보면 이 모든 일이 현대의 삶에 대한 은유 같다. 주변 환경은 정신없이 변하고, 따라잡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고, 아니 도태되어 멸종된다고 하니까 어, 어 하면서 따라간다. ... 발전은 대개 나의 통제력 상실을 의미한다. 의학이 발달할수록 자기 건강 상태를 확신할 수 없게 되듯이, 내 권리라고 하는데 나는 거의 아는 게 없다. ... 그리고 어쩔 수 없이 협상 경험이 많고 변호사와 더 가까운 이들에게 유리해지는 구조가 되어간다. [정부지원과 한국문학] p.252 근본적으로는 철학의 문제다. 나는 적극적 복지에 순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그런데 배고픈 예술인과 배고픈 비예술인도 구분해야 하는가. 어떤 사람이 배가 고프면 직업에 관계없이 지원해야 하지 않을까. 창작 지원에 찬성한다. .... 반면 자기 부담금 없는 예술인 연금 같은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주저하는 마음이 든다. 그것이 도덕적으로 옳은가? 누구나 웹소설 플랫폼에 글을 올려 작가 호칭을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예술인의 자격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국가가 그 기준을 정하는 게 바람직한가? 위에는 이런 고차원의 딜레마가 있고, 아래에서는 여러 집단에서의 이해관계가 얽힌다. 그러다 보니 문화 지원 정책이 실행된 결과물을 보면 비판할 지점들이 늘 여러 각도에서 보일 수밖에 없다. 사업을 추진하는 공무원들도 참 답답할 것이다. 3부 글쓰기 중독 ['거대하고 흐릿한 적'과 작가들의 공부] p.320 이 작품들을 준비하면서 저는 '거대하고 흐릿한 적'에 대해 자주 생각했습니다. 과거 제 선배들이 쓴 현실참여형 소설에서는 우리가 저항해야 할 대상이 분명하고 단순하게 모습을 드러내곤 했습니다. 군사독재 정권의 하수인이나 협력자, 또는 탐욕스러운 자본가와 그 주변인이 그들이었습니다. ... 그러나 최근 한 세대 사이 한국 사회는 어느 정도는 제도적으로 민주주의를 이뤘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을 억압하는 실체 역시 과거보다 잘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억압이 제도 속으로 들어갔고, 그만큼 학문적인 깊이를 갖춘 이론이나 합리주의의 탈을 쓰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는 곧 사회 현실에 대해 말하고 싶은 작가라면 전보다 훨씬 더 지적으로 성실해져야 한다는 의미이지 않을까요? [주 작가의 독서량과 집필량이라면] p.373 한국에서 소설가로 살기는 녹록지 않아서, 내 또래 다른 소설가들은 어떻게 사는지 살피게 된다. 그가 나와 같은 관심사와 문제의식을 지니고 비슷한 자세로 글을 쓰면 라이벌 의식과 동지의식을 함께 느끼게 된다. 후자를 좀 더 강하게 느낀다. '나 같은 인간이 나 혼자는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이랄까. 내게는 그런 동료가 주원규 작가다. ... 그는 <공산당 선언>을 700번 이상 읽었다고 한다. 20대에는 어느 시립도서관의 책들을 작심하고 다 읽은 적이 있다는, 믿기지 않는 에피소드도 있다.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말하고 듣는 세계’보다 ‘읽고 쓰는 세계’를 지향하며 책을 중심으로 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누구나 책을 써보자고 제안했던 소설가 장강명.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유유히)에서는 자신의 직업인 ‘소설가’가 헌신할수록 더 좋아지는 직업이라고 당당히 고백하며, 부지런히 글을 지어 먹고사는 소설가의 일상과 더불어 문학을 대하는 본심을 숨김없이 풀어놓는다. 소설가 장강명은 오후 11시 반쯤 자고 오전 6시 반 전에 일어난다. 글 쓰는 시간은 스톱워치로
<댓글부대>, 장강명 1. “강사가 자기들의 언어를 썼기 때문이죠. 여기 강사들 중에 제일 나이 많은 사람도 기껏해야 삼십 대 중반인 거 눈치채셨습니까? 기성세대가 말하는 건 일단 불신하고 보는 세대입니다. 인터넷에는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이 판쳐요. 그런데 자기들끼리 서로 가르쳐준다 싶은 건 팥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는 아이들이에요. 우리는 이 점을 이용해야 합니다.” p. 24 2. 그렇게 인터넷을 오래할수록 점점 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돼. 확증 편향이라는 거야. TV보다 훨씬 나쁘지. TV는 적어도 기계적인 균형이라도 갖추려 하지. 시청자도 보고 싶은 뉴스만 골라 볼 순 없고.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들은 달라. 사람들은 이 새로운 매체에, 어떤 신문이나 방송보다도 더 깊이 빠지게 돼. 그런데 이 미디어는 어떤 신문 방송보다 더 왜곡된 세상을 보여주면서 아무런 심의를 받지도 않고 소송을 당하지도 않아.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최악의 신문이나 방송사보다 더 민주주의를 해치지.‘ p. 57 3. 그런데 멍청한 놈들이 그런 열광을 불러일으킬 생각은 않고 요즘 젊은 이들은 패기가 없다느니, 뭘 포기한 세대라느니 하면서 오히려 기를 꺾어놔. 아주 악질적인 사고방식이야. 조금만 부추겨주면 에베레스트도 오를 수 있는 애들한테 ’동네 뒷산 오르는 주제에 무슨 엄살이냐‘라고 비아냥거리고, ‘힘드니까 등산이다’라며 멸시하고. 자기들 인생 하나 성공하지 못한 종자들이, 자라나는 애들 미래를 발목 잡고 있어. 다 붙잡아서 감옥에 처넣어야 해.“ p.147-148 4. ”뭘 해도 상황이 더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생각만큼 사람 정신을 좀먹는것도 없어. 사람들도 그걸 알아. 어떻게든 그런 의심을 떨쳐버리려 필사적으로 애쓰지. 아주 발악들을 해. 취미에 몰두해서 걱정을 떨쳐버리려 하기도 하고, 계산기를 다시 두드려보면 혹시 없던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 해서 몇 번씩이나 두드려보고, 하나님 아버지를 찾고, 술을 퍼마시고, 하지만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겠나? p. 149 5. ‘세이프티 볼트’라는 기술이 있어요. 난간이나 낮은 담 같은 걸 뛰어넘을 때 쓰는 기술이에요. 한쪽 다리랑 한쪽 손을 난간 위에 대고 뛰면서 나머지 다리는 미끄러뜨리듯이 접어서 난간을 넘는 거죠. ‘볼트’라는 게 뛰어넘기 기술인데, 그중에 이게 안전하다고 이름이 ‘세이프티 볼트’래요. 그런데 막상 하는 거 보면 별로 안전하지 않아요. 가만히 서 있다가 낮은 담을 넘을 때에도 열 번쯤 하면 한 명은 실수로 다리가 난간에 걸리거나 해요. 달려오다가 하면 훨씬 더 위험하고요. p.205 <피프티 피플>, 정세랑 1. 몇시간쯤은 잔잔함이 계속되리란 예감이 들었다. 심폐 소생술을 하고 나면 찾아오는 참기 어려운 허기를 해결하며 기윤은 자신의 안쪽에 설치된 급경사의 레일을 점검했다. 참담함의 한가운데에서도 오르락내리락 달리는 기괴한 롤러코스터를. 다음 당직에는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파고가 내려가도 지속되는 것들이 간절했다. p.20 2. 같은 사람들이다. 그 짧은 문장이 갑자기 떠올랐다. 떠오르고 나서 이해가 되었다. 같은 사람들이었다. 토대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학을 통폐합시킨다. 보이는 토대와 보이지 않는 토대를 다지지 않고 허무는 사람들 말이다. 발밑으로 모래가 흘러도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 그리하여 입을 벌린 구덩이를 바라보는 이들의 등을 뒤에서 밀어버리는 사람들...같은 사람들이야, 말해주고 싶었다. 말해야 할 것 같았다. p.135 3. 사회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사람에 대한 기준을 각자 세우게 되잖아요? 제 기준은 단순해요. 좋은 사람이냐 나쁜 사람이냐, 마음의 마개가 잘 닫혀 있느냐 덜컥거리며 쏟아지느냐. 상대방을 고려 않고 감정을 폭주시키는 걸 너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요. 선하면서 스스로를 다잡는 사람, 드물고 귀해요. p.236 4. 설아가 정말로 해바라기센터를 주저 없이 맡아 운영해 오고 있었기에 근용은 조용해졌다. 해바라기센터는 전국 중소도시의 거점병원에 설치된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시설이었다. 복합적인 의료지원과 함께 사회복지사와 경찰, 행정 직원의 도움도 받을 수 있었다. 처음엔 다들 냉한 성격의 설아가 해바라기센터를 맡은 것에 갸웃했지만, 의외로 환자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하품이 옮는 것처럼 강인함도 옮는다. 지지 않는 마음, 꺾이지 않는 마음, 그런 태도가 해바라기의 튼튼한 줄기처럼 옮겨 심겼다. p.325-326 5. 소씨 아저씨를 배웅하러 장례식장을 나서, 로비 바깥까지 따라 걸었다. 밤바람이 차고 맑았다. “눈이 닮았네요.” “안 닮았는데요.” “닮았어요. 눈 안에 심지가 있어요. 가장 의지했던 딸인거 알지요?” 듣기 좋은 말을 잘하는 할아버지네, 승화는 웃었다. 오래된 상처를 그 말들이 연고처럼 덮었다. 승화는 한마디도 믿지 않고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고마웠다. p. 440-441
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제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장편소설. 그간 <표백>, <한국이 싫어서> 등 사회성 짙은 소설을 써온 장강명의 소설 <댓글부대>는 이전 작품들보다 훨씬 더 강력한 목소리로 부박한 현실에 정면 돌파를 시도한 소설이다.
피프티 피플 - 2017년 제50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개정판스테디셀러 『피프티 피플』의 10만부 판매 기념 전면개정판. 그는 이 작품을 기점으로 소설 속 세상에 사회문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의 감수성에 걸맞도록 문장 표현을 다듬었고 출간 이후 달라진 의료 정보 등을 손보아 전보다 한층 섬세해지고 정확해졌다.
산 자들 p.25 은영은 다음 날 오후에 회으실로 여자아이를 불렀다. '조직 생활을 하려면 붙임성이 있어야 한다.'는 충고에 여자아이는 눈이 붉어졌다. "붙임성이 있다는 게 뭐예요? 사람들이 자꾸 저보고 퉁명스럽다고 하는데 저는 정말 모르겠거든요. p.41 은영은 여자아이가 원하는 대로 서류를 만들어 주었다. 여자아이가 사무실을 나설 때 은영은 겨우 입을 열었다. " 이게 처음부터 다 계획이 돼 있던 거니?" 여자아이는 걸음을 멈췄다. 말문이 막힌 듯했다. 여자아이는 그렇게 몇 초간 꼼짝 않고 서 있었다. "안녕히 계세요." 여자아이는 대답 대신 고개를 숙이고 엘레베이터 앞에 섰다. p.68 대기발령 일주일째 되는 날 윤수가 출근하지 않았다. 그는 그날 오후에 사직서를 냈다. 윤수는 지연이 아닌 다른 팀원들에게 이유를 설명하지도 않았고 후배들을 찾아 오지도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 앞 지하철역까지 잘 왔는데 역에서 지상으로 오르는 계단을 못 오르겠더래. 몇 번이나 시도했는데 막 숨이 가빠지고 머리가 어지러워져서 도저히 안 되겠더래. 그래서 화장실에 들어가서 한참 숨어 있다가 그냥 집으로 돌아갔대." 회사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 떨어진 술집에서 지연이 다른 대기발령자들에게 설명했다. 공황장애...가 오셨었나 보네요. p.228 지민이 다녔던 아나운서 아카데미의 한 강사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인생에서 세 번의 기회가 있다고 자기 철학을 펼쳤다. 그 기회는 어느 하루, 한 찰나에 운명적으로 찾아드는 게 아니라 때로는 한 달, 때로는 1년일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다니는 그 기간 전체를 낭비나 고통의 시기가 아니라 오히려 인생의 기회로 여겨야 한다는 얘기였다. 지민은 그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중에 어느 하루, 어느 10분이 치명적으로 중요할 수 있다. 그게 바로 지금이다. P.323 이미 세계의 질서가 정해졌는데 거기에 맞서는 기획이 얼마나 가망이 있을까. 질서는 시스템이고 기획은 이벤트다. 이벤트는 시스템을 결코 이길 수 없다. 성 평등 운동, 소수자 인권 운동, 환경 운동, 동물권 운동, 그런 기획들은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거대한 질서가 새로 생길 때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 변화를 잘 타고 미끄러지는 것 정도가 아닐까? 오히려 다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P.136 "아직도 그 산속에서는 무고한 이들이 홀로 남겨진 채 죽음과 싸우고 있겠죠.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며, 배고픔과 싸우면서. 왜요? 그들이 회교도라 고난을 받는 거라고 말하고 싶습니까? 아니요. 신이 존재한다면 자신을 믿지 않는다 해도 그래선 안 됩니다. 그 위대한 사랑이라는 것이 약자의 죽음 앞에서 침묵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P.170 결코 인간의 언어로 형상화할 수 없는 고통이 단단한 돌처럼 가슴속에 굳어갔다. 주먹을 폈다. 그의 손에는 흰 단추가 남아 있었다. 눈물을 참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막 동이 트는 하늘은 우기가 끝난 아름다운 보랏빛이었다. 범준은 깨달았다. 견딜 수 없는 비참한 순간이 만들어내는 찬란한 아름다움을. 그들을 제외한 세상의 모든 것들이 아름다웠다. 그 무심한 아름다움에 자꾸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P.192 "그러니까 학살을 했던 민병대가 난민에 섞여들어, 혹은 난민 전체가 민병대나 민병대를 돕는 사람들일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평화유지군 탓에 잃었던 전력을 보급받기 위해서 이곳에 전술적으로 후퇴해 와 있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원하는 물자로 반격을, 어쩌면 또 다른 학살을 준비하고 있는 겁니다." "그럼, 그동안 실려왔던 총상이나 부상 환자들도,,,." "예, 그동안 여긴 그들의 야전병원 역할을 한 셈이죠." P.229-230 어쩌면 자신도 주임 신부와 다를 바 없는 부류인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보고를 미룬 것이 아닐까. 때때로 자신에 대한 의심이 스스로의 목을 죄는 순간이 있었다. 그럴 때면 기도대에 머리를 박고 울부짖는 수밖에 없었다. 구원해달라고, 이 욕망의 불을 꺼달라고 기도했지만 하느님은 답이 없었다. 밤새 차를 몰고 달려가 자신의 부끄러운 욕망들을 모두 고해성사하고 싶었다. ... 그럼에도 그럴 수 없었다. 단 한마디 말에 이곳의 미래를 송두리째 뿌리 뽑을 수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P.258 민병대 장교의 말이 떠올랐다. 이들의 진짜 모습을 보고도 사랑할 수 있냐는. 그리고 아무도 이 마을로 넘어오지 않았다는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깨달았다. 무고한 여자아이들을 강간하고 죽였던 것은 다름 아닌 그의 양 떼들이었다. 여자아이를 강간하고 죽인 뒤 주말에 교회에 찾아와 그들은 무슨 기도를 드렸던 것일까? 그들 역시 박 신부를 보고 마치 얼음처럼 얼어붙었다. P.292 마지막으로 사내의 얼굴을 보았다. 그의 얼굴은 평안해 보였다. 문득 죄책감을 느꼈다. 범준은 지금 그의 병실에 찾아와 그가 죽은 것이기를 기도했던 것이다. ... 경련이었다. 아주 희미해서 웬만한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할 가냘픈 경련이었다. 자원봉사를 하는 동안 변변한 검사 장비 없는 곳을 전전하며 촉진에 의존했기에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이건 경련이었다. 경련은 많은 징후를 말해준다. 대체로 나쁜 징후였다. 하지만 이 순간 경련은 이 사내가 뇌사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P.304 찰과상과 자상 탓에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낯이 익었다. 아니 알아보기 힘들었음에도 범준에겐 잊을 수 없는 얼굴이었다.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 그는 마치 잠든 것처럼 보였었다. 매일, 매시간, 매분, 매초... 돌이켜 그 순간을 후회하지 않은 적이 없었으니까. 수술대에 누워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여섯 개의 항원이 완벽하게 일치했던 아이에게 심장을 이식해줄 수 있었던, 그가 구했던 바로 그 사내였다.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장강명 연작소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여러 문예지에서 발표된 10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연작소설이다. 2010년대 한국 사회의 노동과 경제 문제를 드러내는 소설들은 각각 '자르기' '싸우기' '버티기' 총 3부로 구분되어 리얼하면서도 재치 있게 한낮의 노동을 그린다.
오히려 다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 임성순 장편소설선택적 죽음(자살)을 도와주는 에이전트가 있다. 이 회사는 전직 의사였던 범준이 세운 회사이다. 그는 ‘선택적 죽음’을 도와줌으로써 그들의 장기를 적출해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에게 이식해 그들의 생명을 연장시킨다. 어느 날 그는 15년 전 아프리카 의료봉사 때 그곳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박현석 신부를 수술대에서 만나게 된다. 15년 사이, 이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종교적 사명에 불타 젊음을 신에게 바친 박현석 신부와 의술로 세상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장강명 p.17 비유하자면, 아주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 한 번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과 비슷해. 이미 내용은 다 알고, 그걸 바꿀 수도 없어. 하지만 그렇다 해도 매번 읽을 때마다, 중요한 대목에서 새로운 감흥을 느낄 수 있잖아. 주인공이 나중에 행복해진다는 걸 알아도 슬퍼질 수 있고, 사건 진행 속도를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도 있지. 원하는 속도로 읽으면 되는 거니까. 중간에 멈출 수도 이고, 어떤 페이지를 읽다가 다른 페이지로 건너뛸 수도 있고, 앞으로 돌아갈 수도 있어. 시간이란 게 책처럼 통째로 펼쳐져 있으니까. 그럼 보통 사람들의 인생은 어떤 영화를 극장에서 처음으로 보는 거랑 비슷한 건가? 여자가 다시 물었다. 앞으로 어떤 장면이 나올지도 모르고, 속도를 조절할 수도 없고. 중간에 멈출 수도 없는? 아, 비유 좋네. p.19 있잖아, 그러면. 그렇게 모든 순간을 동시에 사는 거라면. 여자가 말했다. 넌 네가 어떻게 죽는지도 알겠네? 응. 알아. 어떻게 죽어? 편안하게. 남자가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좋겠네. 편안하게 죽어서. 죽는 순간에는 딱 그렇게 죽기를 바랐던 것 같아. p.26 작은 보람과는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이름이 같은 아이와는 가급적 친해지고 싶지 않았다. 멋부리고 나가는 날마다 같은 옷을 입은 여자를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기분이었다. p.99 너는 너랑 이름이 같았던, 그 중동 항공사에 다니는 동창 이야기를 들을 때 기분이 어땠어? 남자가 물었다. 부럽지. 부럽고, 나는 왜 그렇게 살지 못할까, 그런 생각이 들지. 난, 꼭 내가 두 사람이 된 것 같아. 또 한 사람의 내가 지금도 벌통을 실은 트럭을 몰고 있을 것만 같아. 아카시아니 유채니 싸리니 그런 꽃밭을 찾아서. 올해는 예년보다 날씨가 쌀쌀한데 그때 그 꽃밭에 꽃이 피었을까, 그런 걸 고민하면서. 아무도 이름을 묻지 않는 길 위에서. p.144 나한테 남은 문제는 이거였어. 네가 이 마지막 때문에 우리 관계를 온통 불행했던 것으로, 비극적인 것으로 기억하지 않을까? 보통의 시간 순서로 삶은 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서사와 결말을 중시하잖아. 어린 시절 행복하고 노년에 불행한 것보다 그 반대를 선호하고, 수십 년을 기다린 아버지와 딸이 마지막에 잠시라도 꼭 만나야 하고. ────── <하얼빈> 김 훈 p.40 ㅡ지금 철로가 깔렸으므로 조선과 일본은 하나가 되어 세계로 나갈 수 있습니다. 쇠가 이 세상에 길을 내고 있습니다. 길이 열리면 이 세계는 그 길 위로 계속해서 움직입니다. 한번 길을 내면, 길이 또 길을 만들어내서 누구도 거역하지 못합니다. 힘이 길을 만들고 길은 힘을 만드는 것입니다. p.113 우덕순의 사직서는 즉각 수리되었다. 경리 직원이 전별금이라면서 흰 봉투를 내밀었다. 우덕순은 거리로 나와서 봉투를 열었다. 전별금은 십 루블이었다. 하숙비 십칠 루블이 밀려 있었다. 우덕순은 전별금으로 받은 십루블을 하숙집 주인에게 주었다. 남은 칠 루블은 어제 갚을는지 알 수 없었다. p.175 뮈텔을 무릎 꿇고 저녁기도를 올렸다. 약융강식하는 이 세계의 맨 앞에 서서 몸으로 세상을 끌고 나가던 이토의 고단한 영혼을 하느님께서 거두어주시고, 그의 수고로움을 가엾이 여기시어 그가 스스로 알지 못하고 저지른 죄를 사하여주실 것을 뮈텔은 하느님께 간구했다. p.193 이토를 살려놓고 이토를 죽이는 이유를 이토에게 말해주었으면 좋았겠는데 이토가 죽었다면 이토를 죽인 이유를 이토에게 말해줄 수가 없겠구나. 메이지는 이토가 총을 맞은 이유를 알고있을까. 이토가 죽었다면 이토 없는 세상에서 이토를 죽인 이유를 말해야 하지만, 그 세상은 이토가 만들어놓은 세상이므로 내 말을 알아듣기가 어렵겠구나. 이토가 죽었다면, 총알을 맞고 나서 숨이 붙어 있는 동안에, 왜 총에 맞았는지를 알았을까? 그것까지 알 수는 없었더라도, 총을 쏜 자가 한국인이라는 것은 알고 죽었을까. 이토가 죽었다면, 그것을 물어볼 길이 없겠구나. p.234 질문이 답변을 누르지 못했다. 질문과 답변이 부딪쳐서 부서졌고, 사건의 내용을 일정한 방향으로 엮어나가지 못했다. 답변이 질문 위에 올라탈 기세였다. 피고인은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힘주어 말했다. 진술은 유불리를 떠나 있었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김영하, 조경란, 박현욱, 박민규 등 역량 있는 신진작가들을 발굴해온 문학동네작가상의 이번 수상작은 한겨레문학상, 수림문학상, 제주4.3평화문학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장강명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다.
하얼빈‘우리 시대 최고의 문장가’ ‘작가들의 작가’로 일컬어지는 소설가 김훈의 신작 장편소설 『하얼빈』이 출간되었다. 『하얼빈』은 김훈이 작가로 활동하는 내내 인생 과업으로 삼아왔던 특별한 작품이다.
<당선, 합격, 계급> 장강명 p.29 공채가 무조건 나쁘고 직무 중심 채용 방식이 언제나 옳다고 할 수는 없다. 공채에도 장점이 많다. 우선 많은 인원을 짧은 시간에 선발할 수 있다. 스페셜리스트를 찾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괜찮은 제너럴리스트를 추리는 데에는 무척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공정하고,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준다. p.49 사실 한국 소설 시장에서는 '문학상'의 마케팅파워가 예상 외로 크다. 국내 문학과 해외 문학을 모두 담당했던 한 편집자의 말을 빌리면 이렇다. “독자들은 기본적으로 베스트셀러 위주로 읽는다는 게 출판사 생각이에요. 그러니까 베스트셀러 목록에 어떻게든 올라가는 게 중요해요. (중략) 한국 독자에게는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당위성을 줘야 먹혀요. 그 당위성을 위해 문학상이나 명사의 권위가 필요한 거고요.“ p.145 예심위원들이 초기 단계부터 열심히 작품을 읽고 최종 후보작을 압축해 놓은 뒤에는 손을 놓고 본심(최종심) 위원들 몇 명의 심사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통상적인 심사 방식을 바꾸어, 예심위원들도 마지막 결정 과정까지 참여하기로 했다. 이 방식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한국 문단의 대선배들이 흔쾌히 젊은 후배들과 심사를 함께하는 '기득권' 양보가 필수적인 전제였다. 다행히도 그들은 이 과정을 두말없이 받아들였다. p.263 이 책의 주제와 별도로, 나 또한 이런 현실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방송계, 음악계, 패션계, 게임 업계, 연극, 웹툰, 요리, 모두 마찬가지다. 노동 착취를 꿈이라는 단어로 포장하는 것만큼 역겨운 일도 없다. 동시에 나는 이들 업계에서 '지망생'들이 자기 착취에 빠지게 되는 상황이 현재 각 분야의 채용 또는 신인 선발 시스템과 상당한 연관이 있다고 본다. p.310 인증 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그나마 독자를 만날 수 있고, 인증 마크를 얻지 못한 사람은 불합격자 취급을 받게 되어 더 외면당한다. 그럴수록 작가 지망생들 사이에 시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공모전에 몰리는 작가 지망생들이 많아지면 간판의 가치도 그만큼 올라간다. 반면 미등단 작가의 풀은 작아지고, 그 결과 미등단 작가의 작품 수준과 다양성도 전반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일종의 자기 실현적 예언이자 악순환이 벌어진다. p.424 자기 인식이 외부와 떨어지는 만큼 내부 결속력은 강해진다. 그런 결속력은 이 엘리트 계층 내부의 경쟁을 저해한다. 이곳에 들어올 때 적용된 능력주의는, 그 안에서는 잘 통용되지 않는다. 종종 그 자리를 대체하는 것은 '기수 문화'다. p.426 어쩌면 사람의 잠재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환상인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어떤 시대가,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는데, 그때 필요한 능력을 어떻게 미리 알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런 미래 불확실성은 점점 커지는데, 출제 위원이나 심사위원의 사고는 어떤 상상력의 한계선을 넘지 못한다. 애초에 어떤 조직도 전복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인물에게 문제 출제나 심사를 맡기지 않는다. <그랑 주떼> 김혜나 p.24-25 아름다운 선을 가진 어여뿐 여자 선생님들이 나를 바라봐 주고, 나를 잡아주고, 말까지 걸어 줄 때면 정말이지 매우 특별하고 아름다운 세계 속에 내가 들어가 있는 것만 같았다. 좋아서, 정말 좋아서, 그 안에 있는 내내 나는 정신을 제대로 차릴 수 없었다. 그럴 때면 내가 아닌 이 세상이 휘청휘청 움직이는 듯했다. 발을 딛고 있는 이 땅과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수초처럼 흔들리는 것 같았다. 그 안에서 나는 단 한 번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꿈같은 세계에서 절대로 깨어나고 싶지 않았다. 절대로 나만 혼자 떨어져 나오고 싶지 않았다. p.43 아이들은 너무나 강렬하게 나에게 다가와 손을 잡아달라고 말했다. 나 좀 잡아달라고, 꼭 좀 잡아달라고 매달리기라도 하듯 간절한 몸짓과 눈빛으로‥‥‥ 나는 아이들의, 이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행동들이 너무 당혹스러웠다. 살면서, 누군가에게 이렇게 직접 손 잡아달라고 말한 적이 있던가? 이 아이들은 어째서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손을 타인에게 내맡길 수 있는 것일까? p.64 나는 비스듬히 누운 리나의 종아리와 발바닥을 주무르며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방이라고는 전혀 없이 뼈와 가죽 사이에 오밀조밀 자라난 근육들로만 이루어진 리나의 몸을 주무르는 일은 쉽지 않았다. 내 손은 자꾸만 그녀의 뼈에 가 닿았고, 그러면 그녀는 아프다고 소리 질렀다. 뼈는 건드리지 마, 아파, 아프단 말이야. p.86 다시 학교에 나가게 되었을 때 짝꿍은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았다. 자기네 엄마에게 들었다며, 내가 정말이지 더럽다고 내 몸에 손도 대지 않으려 했다. 나에게 가까이 오지 않으려 했다. 나는 그렇게나마 짝꿍의 괴롭힘으로부터 벗어나게 되어 얼마간은 마음이 참 편하고 좋았다. 그러나 곧 학급의 모든 아이가 나를 피했고, 나는 공공연하게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했다. p.115 나는…… 그녀를 망가뜨리고 싶었다. 평생 이렇게 아프도록 만들어 놓고 싶었다. 그래야만 그녀가 나를 떠나지 않고 내 곁에 있을 것만 같았다. 끊임없이 나를 찾고, 나를 바라보고, 나만을 원할 것 같았다. 리나야, 네가 더 아팠으면 좋겠어. 그래서…… 죽을 때까지 이렇게 나의 곁에 있으면 좋겠어.
당선, 합격, 계급 - 장강명 르포문학공모전이라는 제도와 공개채용이라는 제도를 밀착 취재, 사회가 사람을 발탁하는 입시-공채 시스템의 기원과 한계를 분석하고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불합리를 고발하는 논픽션이다. ‘당선’과 ‘합격’이라는 제도가 사회적 신분으로 굳어지며 ‘계급화’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낸다.
그랑 주떼젊은 감성을 위한 테이크아웃 소설 시리즈 「은행나무 노벨라」 제2권 『그랑 주떼』. 도서출판 은행나무에서 200자 원고지 300매~400매 분량으로 한두 시간이면 읽을 수 있을 만큼 속도감 있고 날렵하며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형식과 스타일을 콘셉트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두 번째 작품은《제리》, 《정크》의 저자 김혜나 작가의 소설이다. 발레에 적합한 몸을 지녔지만 정작 춤에는 재능이 없는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신의
69p 나는 이런 사소한 것이 사람의 인생과 운과 심지어 경제 적 환경까지 모두 바꿔나간다고 믿는다. 꼰대가 되고 꼴통 보 수가 되는 것은 한순간이다. 그 순간 인연도 행운도 재산도 모 두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이미 성공한 사람은 자신을 되 돌아보아야 하고 성공하여 풍요롭고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은 절대로 이런 경박함을 배우면 안 된다. 선배와 친 구를 존중하고 후배나 제자에게 다정하고 이들이 보이지 않 는 곳에서도 한결같아야 한다. 말을 줄이고 남의 이야기를 경 청해야 한다. 이런 사람은 누구에게라도 깊은 애정과 신용을 얻는다. 애정과 신용은 없는 운도 만들어낸다. 125p 현대인들은 삶의 가치를 부의 축적보다 중요시 여긴다. 나 역시 삶의 가치가 부의 축적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말을 하는 사람들의 진의는 항상 검증받아야한다. 사람들이 이런말을 하는 것은 대개 다음 세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무엇이 삶의 가치인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 둘째 가난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른다. 셋째, 자신이 부자가 되리라는 자신이 없다. 208p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한 명의 직원으로 인해 회사 수입이 증가하면 일반 사원의 급여체계를 지불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퇴사하면 걱정이 되고 그가 창업할까 봐 염려되니 결 국 동업자 역할을 줄 수밖에 없다. 동업을 할 수 없으면 승진 을 시켜서라도 급여나 이익을 나눠줘야 한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직원은 세 종류다. 급여만큼도 일을 못하는 사람, 급여 정도는 일하는 사람, 급여보다 훨씬 더 많은 이익을 만드는 사 람이다. 급여만큼도 일을 못하는 사람은 해고하려 할 것이고 급여 정도 일하는 사람은 자리를 지키나 승진이 어렵고, 급여 보다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은 승진을 시키고 파트너로 받아들 인다. 260p 금융은 정교하고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있다. 이 칼은 언제나 앞뒤를 바꾼다. 필요하면 당신을 위해 당신의 경쟁자 들을 물리쳐주지만 상황이 돌변하면 칼이 당신을 향할 수 있다. 살과 뼈를 해체하듯 냉정하게 당신과 당신 사업체를 해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부동산과 금융이 언제나 당신 편에 서 일을 하게 만든다면 확장성과 안정성을 모두 갖춘 사업체 를 소유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렇게 커진 사업체는 규모를 키 워나갈수록 부동산과 금융을 발밑에 둘 수 있게 된다. 더 이상 파트너가 되겠다고 요구하지 않고 부하의 역할로라도 당신 옆에 붙어 있기를 바라게 된다. 325p 실패는 권리다. 특히 젊은이의 실패는 특권이 포함된 권 리다. 우리 시대가 아무리 성공만을 종용하고 성과 없는 실패 에 매정해도 이 세상에 실패 없는 성공이 도대체 몇 개나 된단말인가? 한 번의 실패 없이 성공을 달리는 사람은 한 번의 실 패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기에 실패가 녹아들어가지 않은 성 공은 아직 성공이 아니다. 콘크리트가 철근 없이 얼마를 버티 겠는가?
돈의 속성(300쇄 리커버에디션)2020ㆍ2021ㆍ2022ㆍ2023 4년 연속 최장기 베스트셀러 80만 깨어있는 독자들이 선택한 경제경영 필독서 『돈의 속성』 ▶ 『돈의 속성』 300쇄 기념 개정증보판 발행! ▶ 『돈의 속성』 300쇄 기념, 김승호 회장의 추가 메시지를 담다! ▶ 중국, 일본, 대만, 태국 4개국 출간! 이 책은 초판 발행 후, 경제경영 필도서로 자리매김한 『돈의 속성』 300쇄 기념 개정증보판이다. 300쇄에 맞춰 코로나19로 바뀐 경제상황과 돈에 관한 김승호 회장
P22. 살인자와 격무에 시달리는 경찰들, 그리고 법을 위해서도 죽음은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 유명한 범죄 영화 <차이나타운>의 명대사처럼 만약 넘칠 정도로 돈이 많거나 충분한 권력이 있다면 누군가 죽이고 빠져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를 죽이고 빠져나오려면 권력이든 명예든 재산이든 어느 것 하나에는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는다. 결국 살인보다 더 힘들고 긴 고난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p 101. 내가 계획한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을 유형별로 통계를 내본다면 사람들의 평균적인 사망 원인과 거의 일치한다. 조금 강박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것 조차 자연스러운 죽음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다. 평균적인 사망 원인에서 크게 벗어나는 죽음은 예민한 사람들에게 커다란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p 156. 젊은 사람의 죽음 중 비교적 깔끔한 것이 자살이다. 죽음에 대해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는 자살이 위장하기 쉽다는 생각이다. 만약 수사관과 검시의를 매수할 수 있다면 자살을 위장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라면 정말 어렵다. 시신 자체가 죽음을 증언하기 때문이다. 만약 억지로 자살을 위장하려는 상대가 조금이라도 저항한다면, 시신엔 저항흔이라는게 생긴다. 약물을 사용한다면 좀 낫긴 하지만 그 경우에도 죽은 사람이 상습적인 약물 중독 상태이거나 그에 준하는 진료 기록이 있어야 한다. p 182. 그 여자를 죽여버릴 생각이 었지만 그 여자를 본 순간 이상하게 화가 나지 않더라. 그 여자는 엄마, 내가 사랑했던 모든 브랜드 그 자체 같은 여자야. 내가 동경했던 모든 거였고, 내가 되고 싶은 전부였어.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화가 난게 아니라 슬퍼졌어. 아, 내가 이렇게 된 것도 당연하구나. 진짜 웃긴게 뭔지 알아? 그 여자는 꼭 백화점에서 매달 날아오는 팸플릿 속의 사람처럼 생긴 데다 원하는 건 뭐든지 살 수 있을 만큼 부자였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시계 하나의 반값도 안되는 것들만 걸치고 있었다는 거야. 굳이 비싼 걸 입지 않아도 될 만큼 잘난 거였지. 더구나 그 여자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잖아. 나는 심지어 내 아기마저 죽였는데. p 278. 나 역시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 중 하나였다. 그 평범한 비겁함이 날 살아남게 했다. 자랑스러웠다. 너무나 자랑스러워서 점점, 점점, 내 안으로 말려들어가 작은 고치만 남아버릴 것 같았다. 아니, 작은 점이 되어버릴 것 같았다. 그렇게 원점으로 돌아왔다. 변명하겠다. 내가 정말 잘하는 것들 중 하나니까. “모든 건 어쩔 수 없었다. 정말이지 어쩔 수 없었다.”
컨설턴트 - 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컨설턴트>. 1인칭 시점의 회고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작품은 현대인의 익명성과 자본주의가 타인에게 가하는 폭력을 이야기한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회사'라는 거대한 구조는 곧 '보이지 않는 손'으로 개인의 삶을 지배하며 거기에 속한 구성원은 무력하게 모든 걸 '받아들이거나 체념할' 수밖에 없다.
돈의 속성 53p 빨리 부자가 되는 유일한 방법은 빨리 부자가 되지 않으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자수성가의 길을 걷는 사람이라면 나이 40세에 부자가 되는 것도 너무 빠르다. 20대나 30대에 빨리 부자가 된 젊은이들 중에 그 부를 평생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래서 부자가 되기에 가장 좋은 나이는 50세 이후다. 젊은 시절에 부자가 되면 부를 다루는 기술이 부족하고, 투자로 얻는 이익이나 사업으로 얻는 이익이 더 눈에 보여서 모으고 유지하는 능력이 가진 재산에 비해 약해진다. 결국 다시 가난해질 확률이 높다. 137p 투자는 지식과 지혜가 합쳐져야 성공한다. 지혜가 없는 지식은 오만해지고 지식이 없는 지혜는 허공만 안게 된다. 지식은 어떤 대상이나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를 말하고, 지혜는 어떤 현상이나 사물에 대한 이치를 깨닫는 일이다. 어떤 분야든 대가가 된 사람들은 모두 지혜와 지식 수준이 남다르다. 그가 음악가든, 운동선수든, 예술가든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면 모두 어떤 경지에 이른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 233p 내가 돈을 버는 이유는 시간을 사기 위해서다. 나는 내 자산으로 나의 인생을 나에게 선물한 사람이다. 내가 무엇을 하든, 하지 않든, 모두 내 자유다 모든 시간을 나를 위해 쓸 수 있으니 무엇이든 공부할 수 있고 필요한 모든 것응ㄹ 구할 수 있다. 주변에 정보를 확인하고 의견을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전문가들을 고용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자본이 생길수록 투자대상의 정보의 양과 질이 달라진다. 더 좋은 자산 투자 구조들이 생겨난다. 돈을 벌어 시간을 샀더니 시간이 나를 공부시키고 전문가를 만나게 하고 더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해준다. 이 선순환은 계속 돌아갈 수 있다. 260p 금융은 정교하고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있다. 이 칼은 언제나 앞뒤를 바꾼다. 필요하면 당신을 위해 당신의 경쟁자 들을 물리쳐주지만 상황이 돌변하면 칼이 당신을 향할 수 있다. 살과 뼈를 해체하듯 냉정하게 당신과 당신 사업체를 해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부동산과 금융이 언제나 당신 편에 서 일을 하게 만든다면 확장성과 안정성을 모두 갖춘 사업체 를 소유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렇게 커진 사업체는 규모를 키 워나갈수록 부동산과 금융을 발밑에 둘 수 있게 된다. 더 이상 파트너가 되겠다고 요구하지 않고 부하의 역할로라도 당신 옆에 붙어 있기를 바라게 된다. 325p 실패는 권리다. 특히 젊은이의 실패는 특권이 포함된 권 리다. 우리 시대가 아무리 성공만을 종용하고 성과 없는 실패 에 매정해도 이 세상에 실패 없는 성공이 도대체 몇 개나 된단말인가? 한 번의 실패 없이 성공을 달리는 사람은 한 번의 실 패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기에 실패가 녹아들어가지 않은 성 공은 아직 성공이 아니다. 콘크리트가 철근 없이 얼마를 버티 겠는가?
돈의 속성(300쇄 리커버에디션)2020ㆍ2021ㆍ2022ㆍ2023 4년 연속 최장기 베스트셀러 80만 깨어있는 독자들이 선택한 경제경영 필독서 『돈의 속성』 ▶ 『돈의 속성』 300쇄 기념 개정증보판 발행! ▶ 『돈의 속성』 300쇄 기념, 김승호 회장의 추가 메시지를 담다! ▶ 중국, 일본, 대만, 태국 4개국 출간! 이 책은 초판 발행 후, 경제경영 필도서로 자리매김한 『돈의 속성』 300쇄 기념 개정증보판이다. 300쇄에 맞춰 코로나19로 바뀐 경제상황과 돈에 관한 김승호 회장
<댓글부대>, 장강명 1. “저희도 따라잡아야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 문화가 워낙 다양해서...하나하나 공부하겠다고 달려들면 끝이 업어집니다. 그 사이에 또 문화가 바뀔 테고.” 팀장이 우물거렸다. “인터넷 속어를 다 찾아서 외우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열린 마음으로 큰 흐름을 봐주십사 하는 거죠.” p. 23 2. 그렇게 인터넷을 오래할수록 점점 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돼. 확증 편향이라는 거야. TV보다 훨씬 나쁘지. TV는 적어도 기계적인 균형이라도 갖추려 하지. 시청자도 보고 싶은 뉴스만 골라 볼 순 없고.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들은 달라. 사람들은 이 새로운 매체에, 어떤 신문이나 방송보다도 더 깊이 빠지게 돼. 그런데 이 미디어는 어떤 신문 방송보다 더 왜곡된 세상을 보여주면서 아무런 심의를 받지도 않고 소송을 당하지도 않아.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최악의 신문이나 방송사보다 더 민주주의를 해치지.‘ p. 57 3. “내가 신중현한테 노래를 하나 만들어달라고 했어. 나중에 사람들이 말하기를, 신중현이 박통 찬양하는 노래를 작곡하기를 거부했다고 얘기하더군. 그래서 감옥에 가게 됐다고. 그런데 그건 아니야. 내가 만들어달라고 한 노래는 박통 찬가가 아니었어. 그런 게 아니라 사람들한테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노래, 힘차게 전진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노래를 만들어달라고 했어. p.146 4. ”뭘 해도 상황이 더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생각만큼 사람 정신을 좀먹는것도 없어. 사람들도 그걸 알아. 어떻게든 그런 의심을 떨쳐버리려 필사적으로 애쓰지. 아주 발악들을 해. 취미에 몰두해서 걱정을 떨쳐버리려 하기도 하고, 계산기를 다시 두드려보면 혹시 없던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 해서 몇 번씩이나 두드려보고, 하나님 아버지를 찾고, 술을 퍼마시고, 하지만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겠나? p. 149 5. ‘세이프티 볼트’라는 기술이 있어요. 난간이나 낮은 담 같은 걸 뛰어넘을 때 쓰는 기술이에요. 한쪽 다리랑 한쪽 손을 난간 위에 대고 뛰면서 나머지 다리는 미끄러뜨리듯이 접어서 난간을 넘는 거죠. ‘볼트’라는 게 뛰어넘기 기술인데, 그중에 이게 안전하다고 이름이 ‘세이프티 볼트’래요. 그런데 막상 하는 거 보면 별로 안전하지 않아요. 가만히 서 있다가 낮은 담을 넘을 때에도 열 번쯤 하면 한 명은 실수로 다리가 난간에 걸리거나 해요. 달려오다가 하면 훨씬 더 위험하고요. p.205 <피프티 피플>, 정세랑 1. 몇시간쯤은 잔잔함이 계속되리란 예감이 들었다. 심폐 소생술을 하고 나면 찾아오는 참기 어려운 허기를 해결하며 기윤은 자신의 안쪽에 설치된 급경사의 레일을 점검했다. 참담함의 한가운데에서도 오르락내리락 달리는 기괴한 롤러코스터를. 다음 당직에는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파고가 내려가도 지속되는 것들이 간절했다. p.20 2. 같은 사람들이다. 그 짧은 문장이 갑자기 떠올랐다. 떠오르고 나서 이해가 되었다. 같은 사람들이었다. 토대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학을 통폐합시킨다. 보이는 토대와 보이지 않는 토대를 다지지 않고 허무는 사람들 말이다. 발밑으로 모래가 흘러도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 그리하여 입을 벌린 구덩이를 바라보는 이들의 등을 뒤에서 밀어버리는 사람들...같은 사람들이야, 말해주고 싶었다. 말해야 할 것 같았다. p.135 3. 사회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사람에 대한 기준을 각자 세우게 되잖아요? 제 기준은 단순해요. 좋은 사람이냐 나쁜 사람이냐, 마음의 마개가 잘 닫혀 있느냐 덜컥거리며 쏟아지느냐. 상대방을 고려 않고 감정을 폭주시키는 걸 너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요. 선하면서 스스로를 다잡는 사람, 드물고 귀해요. p.236 4. 설아가 정말로 해바라기센터를 주저 없이 맡아 운영해 오고 있었기에 근용은 조용해졌다. 해바라기센터는 전국 중소도시의 거점병원에 설치된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시설이었다. 복합적인 의료지원과 함께 사회복지사와 경찰, 행정 직원의 도움도 받을 수 있었다. 처음엔 다들 냉한 성격의 설아가 해바라기센터를 맡은 것에 갸웃했지만, 의외로 환자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하품이 옮는 것처럼 강인함도 옮는다. 지지 않는 마음, 꺾이지 않는 마음, 그런 태도가 해바라기의 튼튼한 줄기처럼 옮겨 심겼다. p.325-326 5. 소씨 아저씨를 배웅하러 장례식장을 나서, 로비 바깥까지 따라 걸었다. 밤바람이 차고 맑았다. “눈이 닮았네요.” “안 닮았는데요.” “닮았어요. 눈 안에 심지가 있어요. 가장 의지했던 딸인거 알지요?” 듣기 좋은 말을 잘하는 할아버지네, 승화는 웃었다. 오래된 상처를 그 말들이 연고처럼 덮었다. 승화는 한마디도 믿지 않고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고마웠다. p. 440-441
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제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장편소설. 그간 <표백>, <한국이 싫어서> 등 사회성 짙은 소설을 써온 장강명의 소설 <댓글부대>는 이전 작품들보다 훨씬 더 강력한 목소리로 부박한 현실에 정면 돌파를 시도한 소설이다.
피프티 피플 - 2017년 제50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정세랑 장편소설. 2016년 1월~5월 창비 블로그 연재 당시 50명의 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으로,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느슨하게, 또는 단단하게 연결된 병원 안팎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면서도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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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하재영 p. 31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시기를 꼽으라면 그때인 것 같아. 학생이었던 시절, 누구의 아내도 며느리도 엄마도 아니었던 시절, 내가 그저 나였던 시절. p. 56 내 세대 며느리는 대부분 그렇지 않았을까? 가족이라기보다 집안일 하는 사람, 있어도 없는 사람 p. 81 결혼 후 엄마의 첫 번째 결심은 "포기하자"였다. "이야기하는 것과 기대하는 것". 결국 엄마가 포기한 것은 목소리가 아닐까? 목소리는 자신의 고유함을 설명하는 도구이다. 내가 나 자신이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들, "주어진 상황에서 해야 하는 일만" 하기를 원하는 사람 앞에서 가장 먼저 버려야 하는 것도 목소리다. "있어도 없는 사람"의 핵심은 목소리 없는 존재, 침묵하는 자 또는 실어하는 자이다. p. 127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라는 말처럼 이상적 어머니상은 신에 필적하기에 모든 어머니는 실패한다. 반드시 실패한다. 어머니가 실패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우리는 어머니에게 불가능한 요구를 계속할 것이다. p. 230 우리가 소원했잖아. 아니, 나는 항상 여기 있었는데 네가 나를 피했지. 지금이라도 우리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다행이야. 걱정스러운 건 네가 몸과 마음이 자주 아픈 거야. 하지만 살아있으니까 걱정도 하는 거지, 언젠가는 내가 없는 세상에서 너희가 알아서 살아가야 하는걸. 내가 세상을 떠나면 너희는 잠시 슬퍼하고 한동안 그리워하다가 너희의 삶을 살아가겠지. 우리 엄마가 돌아가시고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이 책의 표제인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I never had a mother)”는 에밀리 디킨슨이 편지에 썼던 유명한 문장이다. 이 선언은 모계에 대한 부정이 아니다. 내 안의 ‘여성적 힘’을 선포하는 것이고, 어머니의 시대를 넘어서는 것이며, 나를 낳은 여자의 분신으로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그 여성에게는 모두 어머니가 없다.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는 작가 하재영이 어머니의 생애사를 인터뷰하며 그와 교차하는 본인의 이야기를
[김영훈]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하재영 p. 39 어디사냐는 질문에 집의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아이들, ‘가든 하이츠 뒷골목’이나 ‘명문 빌라 건너편’이라고 대답해야 하는 아이들이었다 p. 71 그날 본 집들은 선택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내가 살지 않은 집들과 그 집에 사는 여자들이 자꾸 떠올랐다. 세 여자들의 집에 살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 작은방에서 세 아이를 돌보는 여자, 동이 트는 시간 담요로 햇빛을 가린 방에서 잠을 청하는 여자, 곰팡이가 핀 벽에 기대어 우두커니 텔레비전을 보는 여자, 그 여자들이 모두 가깝거나 먼 미래의 나인 것 같았다. p. 116 혼자 무언가를 배우고 혼자 낯선 나라에서 지내고 혼자 유기견을 돌보면서, 나는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여전히 처음 하는 일들이 두려웠지만 두려움 때문에 원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변화는 해내지 못할 것 같던 일을 해냈던 날, 행신동 집을 고치던 날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셀프 인테리어를 하지 않았다면 또 다른 새로운 일들을 시도하지 못했을 것이다. 새로운 일들을 시도하지 못했다면 혼자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혼자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범준과 연인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p. 193 창밖을 자주, 오래 바라보는 것은 이 집에 와서 생긴 습관이다. 집을 선택하는 것은 매일 보게 될 풍경을 선택하는 일이기도 하다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공간으로서의 집이 한 사람의 인생에 미치는 거대한 영향을 설명하지 못한다. 전작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으로 국내 논픽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하재영 작가가 집에 관한 에세이로 돌아왔다. 그는 신작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에서 일생에 걸쳐 지나온 집과 방이 자신에게 끼친 영향을 유려한 문장으로 풀어낸다. 유년시절을 보낸 대구의 적산가옥촌, ‘대구의 강남’이라 불렸던 수성구의 고급 빌라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점점 작은 집으로 이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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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플 – 정세랑 1. 51명의 주인공이 사람이라는 연결고리로 모이게 한 점은 대단하다고 생각되어지나 많은 사라들이 나오는 스토리는 힘들고 집중이 잘 안되는 것 같다. 작가는 51개의 단편소설을 엮어 장편소설을 만든 이유가 무엇입니까? 2. 마지막 52번째 스토리는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51개의 스토리를 하나화 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다른 뜻이 존재하는지? 3. 51명의 이야기 속에 영화관람이라는 요소가 자주 언급되었는데 혹시 52번째 이야기를 위해 그런걸까요? 4. 이 책을 탐독하고 책을 덮으면서 딱 하나 좋았던 부분이 5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각각의 삶에서 다 주인공인 듯 내 삶의 주인공이 ‘나’라는 걸 찾아갈 수 있었다. 작가님은 이 책을 쓰실 때 어떤 느낌이셨습니까? 5. 이 책을 다 읽고 정세랑 작가에게 책에 대해 질문을 하고자 했으나, 그 중 마지막은 장강명 작가에게 하고 싶다.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이라는 장강명 작가의 책에서 정세랑 작가를 칭찬하면서 이 책 또한 극찬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는 이 책을 읽는 내내 51명의 스토리가 얽히고설키며, 마지막을 엮기 위해 중간중간에 영화관람 등의 요소를 끼워 놓았다는 부분에서 이 책을 자연스럽게 읽기 힘들었다
피프티 피플 - 2017년 제50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개정판스테디셀러 『피프티 피플』의 10만부 판매 기념 전면개정판. 그는 이 작품을 기점으로 소설 속 세상에 사회문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의 감수성에 걸맞도록 문장 표현을 다듬었고 출간 이후 달라진 의료 정보 등을 손보아 전보다 한층 섬세해지고 정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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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무진의 매력은 끝이 없어라~
[박소해의 장르살롱] 14. 차무진의 네 가지 얼굴 [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차무진 작가와 <어떤, 클래식>을 읽어 보아요. 차무진 작가와 귀주대첩을 다룬 장편소설 <여우의 계절>을 함께 읽어요<한국 소설이 좋아서 2> 차무진 소설가와의 온라인 대화
6인의 평론가들이 주목한 이 계절의 소설!
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네 번째 계절 #1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네 번째 계절 #2
이런 주제로도 독서모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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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 여러분의 마지막 편지는 언제인가요?
[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그믐밤] 6. 편지 읽고, 편지 쓰는 밤 @무슨서점[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가는군요](안온북스, 2022) 읽기 모임
🍵 따스한 녹차처럼 깊이 있는 독후감
종의 기원(동서문화사)브로카의 뇌도킨스, 내 인생의 책들코스믹 컨넥션
[그믐밤] 익명의 독서중독자들은 살아있다.
[그믐밤] 22. 가족의 달 5월, 가족에 관한 책 얘기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 봄, 시집 한 권 🌿🌷
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1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9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8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6
자신있게 선정한 책들만 권합니다.
[그믐북클럽Xsam] 15. <바른 마음> 읽고 답해요[그믐북클럽Xsam] 16. <여섯 번째 대멸종> 읽고 답해요[그믐북클럽Xsam] 17. 카프카 사후 100주년, 카프카의 소설 읽고 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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