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2.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무슨서점

D-29
지속 가능하게 작가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인내, 규율, 자기통제도 필수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작가로 생존할 수 있을까 / 51%, 임경선 지음
글을 쓰는 사람에겐 흔히들 슬럼프가 있다고 하는데 나는 사실 이것이 실재하지 않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슬럼프가 있는 게 아니라 잘 써지는 날과 덜 써지는 날이 있을 뿐이다. 초고의 경우 웬만하면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서 어떻게든 시작했으면 끝을 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동안 썼는데 원고가 너무 거지같다거나 나는 여기서 더 이상은 한 글자도 못 쓰겠다 싶으면 그 원고는 애초에 책이 될 수가 없는 운명이었을 뿐.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작가로 생존할 수 있을까 / 52%, 임경선 지음
저는 작가는 아니지만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가 임경선 작가님의 '작가로 생존할 수 있을까'에 공감되는 문장들이 많은 것 같아요. '지금은 누구나 손쉽게 책을 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로 시작되는 문단에서는 '책을 읽는 사람보다 자기 책을 쓰려고 하는 사람이 더 많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이에 대해서는 그다지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라는 문장에서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됐고요. 적어도 무언가를 쓰면서 이름을 알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의 글을 그만큼은 읽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제가 너무 고루한 것인가 생각이 깊어집니다. 임경선 작가님의 글을 읽다보면 속이 후련하고 명쾌해지는 것도 맞는데, 가끔 저도 찔리는 부분들을 만날 때면 뜨끔하기도 한 것 같아요(허허).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그믐의 안내자 도우리입니다. 오는 7월 16일 일요일에 열리는 열두 번째 그믐밤 소식을 알리러 왔어요. 이제 몇 자리 남지 않았습니다, 혹시 오프라인 그믐밤에도 참여하실 계획이 있던 분들은 신청해주셔요. 감사합니다 :) ☾ 열두 번째 오프라인 그믐밤 1부 - 온라인 그믐밤에서 수집한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문장을 함께 읽는 ‘윤독의 시간’ 2부 -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언제 : 7월 16일 (음력 그믐날) 일요일 저녁 7시 29분 (1부 : 45분, 2부 : 44분) -어디서 : 무슨서점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17길 105-4 201호) -인원 : 8명 -참가 비용 : 1만원 (간단한 음료와 과자를 제공합니다) -신청 링크 : 아래 구글폼 링크를 통해 정보를 입력하고, 참가 비용을 이체해주시면 됩니다. https://forms.gle/tqThREkqpGNnStReA
가장 명징한 감정 메마름의 상징은,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엿보면서 그들 인생의 희로애락으로 대리만족하는 것이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p.55, 임경선 지음
위 문장에서 '다른 사람들의 인생' 은 연예인, 드라마나 영화 주인공, 게임 속 캐릭터 등이겠지만 저는 부모자식 관계도 떠올랐어요. 자식에 대한 부모님의 사랑과 한없는 간섭은 생물학적으로 당연한 측면이 있지만 때로 과도한 분들을 보면서 제발 자신의 인생을 살라고 말하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자식은 내가 제대로 못 산 인생의 대리물이 아니건만...
저도 이 부분을 읽을 때, 감정의 메마름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선했어요. 흔히 감정이 메말라간다는 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차피 다 아는 거'라고 심드렁하게 반응할 때라고 생각했는데,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길 포기하고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린다는 게...? 이건 감정의 메마름보다는 감정의 게으름이라고 느껴지기도 했는데 말이죠. 부모 자식 관계가 떠올랐다는 말씀도 공감됩니다. 경제적으로, 정식적으로 독립하려고 하는 자녀를 계속 당신 품에 넣어두고 싶어하는 분들이 계시죠. "나는 네가 행복하길 바라서"라고 말씀하시지만, 자녀는 부모가 원하는 행복의 방식과 다른 행복을 추구할 수도 있는데, 그걸 되게 불쾌해 하시더라고요. 실은 그건 본인의 삶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자녀에게 자신의 행복을 의탁한 것이라고 거칠하게 말하고 싶어요. 자신의 삶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여야할 테니까요. 조금 다른 결일지도 모르겠지만, 얼마 전에 읽었던 스마일펄 작가의 <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라는 책의 문장도 떠오릅니다. "엄마의 진심은 자식들이 영원히 자신에게 의존하는 어린아이 같은 존재로 남아있기를 바랐다. 몸과 마음이 다 자란 자식을 어린아이 돌보듯이 먹이고 입히고 재우며 품 안의 자식으로 키우는 데 머물고자 했다. 이를 거부하면 말로는 "괜찮다"라고 하지만 얼굴 표정과 온몸으로 크게 실망한 티가 여과 없이 드러났다. "너는 애가 참 특이하다" 또는 "독특하다"라며 교묘하게 자식을 탓하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어린아이 상태로 머물기를 바라는 엄마의 기대를 저버리기는 결코 쉽지 않았고, 만일 이를 거절하면 죄책감의 구렁텅이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성인이 된 자식에게 어린아이에게 하듯이 강한 애착을 나타내는 엄마는 자식들의 독립을 지연시키고 무기력감을 불러일으켰다."
지속적으로 작가업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고유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글만 읽어봐도 '아 이건 OO작가의 글이다'라고 알 수 있을 정도의 문체를 뜻한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작가로 생존할 수 있을까 / 53%, 임경선 지음
문체는 사용하는 단어의 결, 온도, 습도, 리듬의 복합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한 작가의 문체는 그 작가의 삶의 방식이나 세계관 그 자체를 반영한다고 본다. 보편적 정서에 부합하지 않고 '다정'하지 않더라도, 그래서 편향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난하게 받아들여지는 삶에 저항하며 자기 줏대대로 살아온 삶이 있는 작가들에겐 자신만의 확실한 문체가 있다. 반대로 무해하고 따뜻하고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글만 쓴다면 그만큼 고유성과는 거리가 멀어질 것이다.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 없다면 애초에 책은 왜 쓰는지 모르겠지만.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작가로 생존할 수 있을까 / 53%, 임경선 지음
나는......타인이 나한테 뭘 해주길 바라지 않는다. 그냥 그 사람의 존재가 매력적이어서 같이 있으면 재미있는 것. 그게 내가 바라는 다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p.63, 임경선 지음
'사는 게 거기서 거기지', '사는 건 원래 다 그래' 같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는 건 원래 다 그렇지 않다. 그것을 거부하고자 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쉽게 흥이 떨어지거나 무덤덤해지지 않는 영역에 자신의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게 옳을 것이다. 나는 그것이 가장 확실한 영역은 오로지 내 재능을 활용하고 경제적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p.62, 임경선 지음
나는 별일이 없는 한 마케팅 업무를 하는 직장인으로 계속 살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하지만 인생에서 '별일 없이' 사는 일은 의외로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p.74, 임경선 지음
사적인 관계에서 내가 유념하는 것은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는 것이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63, 임경선 지음
보편적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상 수상 소감으로 말한 '개인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The most personal is the most creative")인 것이 맞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101, 임경선 지음
작가로서, 아니 창작자로서 가장 굴욕적인 말은 다른 작가 아무개와 비슷해서 헷갈린다, 라는 말이 아닐까. 다른 작가와 이미지나 콘셉트가 겹치는 것은 너무 싫을 것 같다. 자신이 흠모하거나 존경하는 작가와 닮았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리 기분이 나쁘지는 않겠지만.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작가로 생존할 수 있을까> / 54%, 임경선 지음
하지만 칭찬이든 비판이든 흘려듣기로 한다. 욕을 먹지 않는 게 중요한 사람은 대중작가가 될 수 없다. 무시당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면 글을 쓰는 직업은 하지 않는 게 좋겠다. 사람들은 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상황을 놓고도 좋다는 사람과 싫다는 사람이 있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작가로 생존할 수 있을까> / 55%, 임경선 지음
자기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경험을 쌓기 위해,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기 위해 초기엔 가급적 가리지 않고 여러 장소에 자신을 갖다 놓는 것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속 그래야만 할까? 너무 가기 싫고 나와 맞지 않는 곳에,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해가면서도 그저 경험을 쌓고 돈을 벌기 위해,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나를 그 어느 곳이든 데려다 놓아야만 하는 것일까?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p.94, 임경선 지음
안녕하세요. 참여하게 되어 반갑습니나. 첫 독서모임입니다. 뜨거운 여름밤 함께 읽을 책이 있어 기쁘네요.
안녕하세요. 책 읽다가 좋은 구절 있으면 나누는 모임입니다. 시간 되시면 7월 16일 연남동 무슨서점에도 놀러오시고 오프라인 발걸음 어려우시면 온라인 공간에서 읽으신 흔적들만 남겨주셔도 좋아요. 함께 해요~
지속적으로 작가 일을 한다는 것은 내키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이다. 오늘 어떻게 쓰지? 이런 생각은 하지도 않는다. 루틴으로써 글을 쓰는 것이고 내가 쓸 수 있을까? 라는 자기 의심은 하지 않는다. 그냥 쓰는 것이다. 루틴은 다른 말로 집중력이다. 언제 어디에 갖다 놔도 쓸 수 있는 힘, 뭐라도 쓰는 것. 글이 조금 별로여도 상관없다. 나중에 고치면 된다. 하지만 오늘은 이런저런 이유로 못 쓰겠다고 생각한다면 아예 직업으로 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 오늘은 영감이 떠오르지 않고 기분도 별로고... 영감이 떠오르지도 않고 쓰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을 때도 쓸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작가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p.107, 임경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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