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한 책] 멘토와 함께 읽기 : 정문정 작가와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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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일을 통해 개인적인 발전은 없고 오로지 소모만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는데, 이런 생각이 길어질수록 슬럼프가 따라왔던 것 같아요. 비관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끝이 없는데, 의식적으로라도 이 문장을 떠올려 보고자 합니다.
내가 달라졌기 때문에 그 글이 내 마음에 쏙 드는 걸지도. 사랑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니까. 나와 상대가 같이 변해가는 것. 어쩌면 번역은 어떤 책을 사랑하는 가장 지독한 방식일 수 있겠다.
[영등포 한 책] 『우리, 소통』 : 정문정 작가와 함께 읽기
‘번역이 까다로운 글’을 ‘싫은 상대’에 대입해서 생각해 봤어요. 모든 이에게 각자의 고유성이 있고, 장점과 단점도 모두 그 고유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상대의 싫은 점도 어떤 지점에선 장점과 맞닿아 있을 것 같아요. 불편한 상대에겐 ‘저 인간 왜 저래’하며 마음을 닫았는데, 앞으론 그 불편한 점을 다른 방향에서 다시 보는 노력도 해봐야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남들의 칭찬이나 인정은 위로와 힘이 될지언정 일시적이고 허무하기도 하지. 제일 심신이 안정되었다고 느낄 때는 집중해서 번역한 뒤 내가 한 번역을 내가 두어 번 더 읽어보고 싶을 때랄까. "그래, 이 정도면 술술 넘어가는구나. 앞으로도 이렇게 하자. 나 아직 안 죽었다. 으하하" 외치며 집으로 돌아갈 때 말이야.
[영등포 한 책] 『우리, 소통』 : 정문정 작가와 함께 읽기
무언가를 지속하는 힘을 어디서 어떻게 얻는지를 가만히 들여다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상이 별일 없이 잔잔하게 흘러갈 때는 큰 상관 없겠지만, 갑작스런 정전으로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급하게 양초를 찾아야 할 때, 내가 자그만 빛들을 어디서 얻는지 알고 있다면 도움이 될 테니까요. 단숨에 내 주위가 환해지진 않더라도, 손 안에 들어오는 불빛만으로도 힘이 될 겁니다.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하재영 / 휴머니스트 최근 독서에 취미를 붙이려 노력하고 처음으로 토론에 관심이 생겨서 신청하게 되었는데 직장 문제로 참여하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그리고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는 읽는 내내 내적 투사가 이루어져서 힘들었습니다. 여성이기 때문에 딸이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다음은 인상깊었던 부분과 그 이유입니다. - P.83 2번째 문단 : 페미니즘은 양성평등이라고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고 여성의 피해에만 집중하여 문제를 바라보려고 했었다. 남성의 불평등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해 볼 기회가 크게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성별 간 갈등이 심화된 터라 대화 주제로 삼기 힘들었던 것도 있다. 이 책의 “감정의 불구”라는 단어에서 사회에서 당연하다는 것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안타까웠다. 사람이란 다채롭고 입체적인데 우리는 지금까지 하나의 특성으로 묶어 단편적으로 보려는 시도를 한 것은 아닌가? 성별로 구분 지어 성격과 역할을 강요하기 보다는 사람을 그 사람으로서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 P. 92 2번째 문단 :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도록 교육하고 배운대로 실천할 수 있다면 걱정이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100%의 가능성이란 존재하지 않기에 상대적으로 물리적인 힘이 약한 딸에게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는 모순에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본인이 딸을 키운다고 해도 똑같은 감정을 느낄 것이다. 심지어 나도 20세가 되자마자 혼자 몇 개월 동안 부모님께 통보하고 자유로 해외여행을 다녀왔지만, 나의 딸이 그렇게 한다고 한다면 나는 걱정 없이 잠들 수 있을까? - P. 95 2번째 문단 ~ 마지막 문단 : 어머니도 어머니는 처음이라 실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답인 육아 방식은 없겠지만, 모든 게 사랑이었다는 걸 느낄 수 있는 문단이었다. 잘못을 인정하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의 모습은 언제나 존경스럽다. - P. 127 2번째 문단 : 개인에게 당위성을 강요하지 않고 고유성을 존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람은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사람에게 과도한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고 기대하면 감정을 다룰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다. 마땅히 가족, 여성, 성인, 막내라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언제부터 누가 어디서 어떻게 규정된 것일까? 개개인을 개인으로서 존중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 P. 154 : 성폭력 피해 신고 후 유난이라는 말을 듣거나 낮은 형량을 받은 가해자 때문에 고통을 받는 실제 사례를 뉴스로 많이 봐왔다. 성추행에 대해 따지다가 일자리를 잃는 여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도 자주 접한다. 본인은 하고 싶은 말은 하는 성격이지만 그것 때문에 미움도 많이 받았다. 그러다가 너보다 힘 쎈 사람에게 폭행당할 수 있으니 사리라는 말도 어머니나 주변에게 들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했던 첫 날이 기억에 생생하다. 남학생들이 여자화장실 앞에 서서 화장실에서 나오는 아이들 얼굴을 보면서 A, B, C 등급을 메겼다. 여자아이들이 단체로 이의를 제기했으나 선생님은 남자애들이 원래 짓궂지 않냐며 너희들이 이해해주라는 말 밖에 하지는 않았다. 이 관행은 당연한 거였다. 어렸을 때부터 몸과 말을 조심하고 불합리해도 참아야 하는 걸 배워야 했다. - P. 211 두 번째 문단 : 사람은 환경에 국한되지 않는 주체적인 존재다. ‘구실’을 만들어 탓하기 보다는 주체적으로 실천하는 것, 그게 현대 우리 사회의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내가 이 일을 좋아하는 것도 그래서인 것 같아.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다듬는 데에서 느끼는 기쁨.
[영등포 한 책] 『우리, 소통』 : 정문정 작가와 함께 읽기 22
일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다듬으며 곱씹고 또 곱씹으며 더 아름다워 질 것이다.
평범함이 '중도'에의 지향이라면 중도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중도의 사전적 뜻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바른길"이지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이 가능할까? 또는 가능하더라도 "바른길"일까? 어느 편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중도는 허상이 아닐까? 비슷한 말로 '중립'은 어떨까? 사전적 의미는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간적인 입장에 섬, 또는 그런 입장"이지만 다른 조건과 상황을 가진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공정한 처신이 가능할까? 두 언어에서 반복되는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음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 아니라 기울어진 상태를 방관하는 것, 기존 질서에 가담함으로써 기울기를 더 기울이는 것이 아닐까? p.39~40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하재영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이 책의 표제인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I never had a mother)”는 에밀리 디킨슨이 편지에 썼던 유명한 문장이다. 이 선언은 모계에 대한 부정이 아니다. 내 안의 ‘여성적 힘’을 선포하는 것이고, 어머니의 시대를 넘어서는 것이며, 나를 낳은 여자의 분신으로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그 여성에게는 모두 어머니가 없다.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는 작가 하재영이 어머니의 생애사를 인터뷰하며 그와 교차하는 본인의 이야기를
평범함, 중도, 중립. 이러한 성질을 갖는 것들을 좋아했다. 갈등의 요소들을 배제시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 평범함, 중도, 중립이 기울어진 상태를 방관하는 것, 기존 질서에 가담함으로써 기울기를 더 기울인다고 얘기하는 관점이 '쿵'하고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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