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무비클럽] 2. BIFAN과 함께 ; 이상해도 괜찮아

D-29
지구종말과 사랑이 한 세트로 구성되어 있는 선물상자같습니다. 택1이 아니라 같이 오는 거네요 지구와 사랑을 구할 수도 있고, 지구와 사랑을 버릴 수도 있고 . 아무튼 이 둘은 같이 가야하는 것으로 작정하게 됩니다.
공개고백하지 말라고 했는데 결국 공개고백했잖아? 발표하라고 세워놨더니 인사이드 조크로 러브레터를 낭독하니까 분위기가 싸하지... 앞서 발표된 식물에 대한 사랑의 글이 문제의 힌트 같긴 합니다. 타노스로 인구 절반을 치워버리고 싶을 만큼 '인류애'가 없는 사람이 지구 종말은 왜 걱정하나 싶지만 식물을 좋아하거나 생분해 티셔츠를 사 입는 사람을 좋아하는 건 가능할지도 모르죠. 그게 또 아마존 밀림이 아니라 머리맡에 두는 화분이라는 점에서 어찌할 수 없는 단념과 무기력과 유머를 느낍니다.
모임을 신청하면서 가장 기대하던 작품이었는데,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머쓱하게 시작해서 멀끔하게 끝난 둘의 관계도 좋았습니다. 지구종말이냐 사랑이냐 그 둘 중 명확한 답은 없지만 명확한 답이 있었다면 재미가 없었겠죠. 지구종말과 사랑을 적절히 버무린 비빔밥 같은 해경의 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둘만 알아들을 수 있는 글의 내용도 좋았고요!
지구 종말 대 사랑. 저는 대립되는 이야기보다는 대립하는 인물에 대해 집중해서 봤어요. MBTI를 좋아해서 자연스레 인물의 성향을 분석하게 되더라고요. 단순한 저의 예측으로는 왠지 윤진은 ESTJ, 해경은 INFP 같아요. 윤진은 지구 종말이라는 현실적인 주제로 감정을 배제한 이성적은 주장을 펼치고, 해경은 사랑이라는 주제로 낭만을 이야기해서 그렇게 생각해봤습니다:) 영화 중반에 윤진과 해경이 서로 토론을 하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나 다르다니. 두 사람은 인연이 아니구나.' 처음에 해경의 고백이 거절당한 것이 나았겠다.' 생각했어요. 그러다 후반부에 해경의 글을 듣는 순간, 해경에게 반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에 윤진이 해경에게 데이트 신청을 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다름을 수용하고 나의 감정은 나대로 당신의 감정은 방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글이 매우 사랑스러웠습니다. 역시 로맨티스트 해경이네요:)
카페에서의 대화 장면이 흥미로웠습니다. 성격이 다른 두 인물이 지구 종말과 사랑이라는 상반된 주제를 바탕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부분은 영화가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을 시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에 대한 모습은 한결 같아요. 어려운 고백이라는 시험을 넘어, 당신과의 해피엔딩을 꿈꾸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남은건 종말이죠. "몽땅, 망해라"... 글쓰기 과제의 내용과 사랑의 모습이 이어지는게 인상깊었어요. '나로만 가득찬 세상에 타인을 초대하고_주어가 나에게서 너로 확장되고_ 낯설고 생경한 무언가의 발견' 글쓰기와 사랑은 이만큼 닮아있었네요. 그리고 마지막 발표했던 '사랑VS종말' 마음에 담을만큼, 너무나 좋은 글이었어요.
2-1. 제목부터 확 끌리는 영화였는데 재미있게 관람하였습니다. 두 캐릭터의 매력이 엄청났습니다. 단편으로도 두 주인공에게 깊이 정이 들 수 있구나 깨닫게 한 영화였습니다. 결국 윤진이 마음을 열어보기 시작하는 엔딩도 흐뭇했어요. 윤진의 피유우우-웅 의성어가 나오는 장면도 좋았습니다.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영화이던지! 창밖으로 지구 종말이 오는 상상의 장면도 인상적이었는데 재난 SF 영화에서 지구로 운석이든 무언가 떨어지는 장면을 보면 엉뚱하게 이 영화를 기억할 것 같아요:)
다른 영화들에서 늘 관찰자 시점으로 밖에서 이야기를 보는 느낌인데, 이 영화는 그것과 다르게 진짜 둘의 토론에 함게 참여하는 듯한 스토리진행이여서 너무 좋았어요! 윤진과 해경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응응 지구 종말에 대해선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러다가도, 해경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치 나는 지금 고백하다 차였는데 지수종말이 무슨 소영이야?! 하면서 공감하고 다투면서 같이 이야기하는것 같아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맨 마지막 장면에서 발표 글을 보며 서로 관심사가 다름을 서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듯한 내용이라서 좋았어요. 너는 그 관심사가 중요하고 나는 너가 중요하니, 나는 너의 시야를 방해할수있는 핸드폰의 불빛처럼 너를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그런 구절이 너무 좋았어요.
지구 종말과 사랑, 달달하고 귀여운 영화였어요! 남자 배우님이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
지구 종말과 사랑, 두 개념이 당연히 양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었기 때문에, 조별과제를 부여할 때 영지가 말했던 '타인을 초대하는 경험'에 주목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두 인물 모두 타인을 초대하는 경험에 익숙하지 않아보인다는게 재밌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2-2. [전수빈 감독님의 질문1] 영화를 보신 분들은 '윤진'과 '해경' 중 누구의 이야기에 더 공감하시는지, '지구 종말'과 '사랑' 중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해경의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구가 종말하게되면, 사랑도 소용없어지지만 종말이 될 지 안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지구가 종말 될거라고 사랑을 외면하거나 소홀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두 사람 모두의 이야기에 정말 공감이가서 윤진의 이야기를 들으면 윤진이가 맞다고 생각이들고 해경의 이야기를 들으면 해경이 맞는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둘 중 하나를 고르자면 '지구 종말' 인 것 같습니다. 사랑은 위대하고 흔하여 힘이 크지만 동시다발적이진 않거든요. 누군가는 사랑을 하고 받지만 그걸 받지도 하지도 못 한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다양한 사람, 다양한 사랑이 하나가 되기 힘들고 더욱이 지구종말 같은 것을 이겨낼만큼의 시너지가 나오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 위기가 오기 전까지 사람들은 서로의 사랑을 바라보기 바쁘고 종말은 보지 않겠죠. 그리고 종말이 눈 앞에 있으면 그 옆의 사랑과 함께인 것을 다행스러워하며 끝나겠죠. 이겨내기 보단 견디게 만드는게 사랑이라서 결국엔 세상은 망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엔 종말이라고 말하는 윤진의 이야기에 더 공감이 갔습니다.
혜경의 사랑이요 사랑같이 어려운 것을 지구인들이 제대로 할 줄 알게된다면 지구위기는 저절로 극복되지 않을까요
캐릭터로서는 둘 다 별로 친해지고 싶지 않고 영화가 이미 사랑의 손을 들어주고 있어서 불공평한 질문 같지만, 그리고 종말과 사랑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말하려는 작품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제게는 지구종말이 좀 더 중요합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윤진의 이야기에 더 공감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며 윤진의 이야기를 들을 수록 '너 T야?'라는 밈이 자꾸만 생각나더라고요. 해경의 입장에 더 공감하는 것 같습니다. 지구종말이 목전에 다가왔다고 하더라도 달라질게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들어서요. 윤진이의 말처럼 재벌들이 구원해줄 수도 없고,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을 거라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무리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영화 '돈룩업'처럼 말이죠.
지구 종말로 다 죽고 없어지게 되면 사랑이란 감정은 무슨 쓸모가 있나 싶지만, 지금 살아가는 이 순간에 사랑이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해요. 지구 종말... 정말 사랑이 해결을 못할까요? 단순하게 지구를 사랑하면 지구 종말을 맞이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만물사랑론인 것 같지만, "사랑은 세상을 구할 수 있어요~!"라는 해경의 말처럼요ㅎㅎ 결국 세상이 멸망해가도 누군가는 사랑을 느끼고 누군가는 그저 종말의 과정을 바라보겠죠. 그렇다면 저는 마지막까지 열렬히 사랑을 느끼고 싶어요!
저는 해경의 입장에 더욱 공감하지만 저 역시 가끔은 종말이 올 것이라는 생각과 수명이 정해져있는 삶을 떠올리며 회의감을 느끼곤 합니다. 지구 종말이 아니더라도 삶이 끝나는 날이 있다면 그 자체로 종말과 다름없기에 그 회의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경의 입장에 공감하는 이유는 사랑은 종말 속 인류가 살아가야만 하는 가장 보통의 이유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너져가는 지구를 구할 수 없다면, 그 안에서 인류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포스트아포칼립스를 좋아하는 저는 종종 이런생각을 합니다. 종말이 다가왔을때 누구에게 어떤 말을 남길까. 가장 사랑했던 이에게 늦은 고백을 한 번 더 하는 나를 보곤합니다. 종말에서도 사랑을 찾으니 저도 해경처럼 사랑이 더 중요해요.
2-2. 저는 윤진에 더 공감했습니다.'지구 종말'과 '사랑' 둘 중에는 둘 다 경중을 가릴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해경이 사랑이 중요하다고 설파하면서도 정작 좋아하는 윤진을 배려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엔딩에 다가서게 되면 해경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괜찮은 사람 같았습니다. 제가 방어적이고 회의적인 면이 있다고 어렴풋이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윤진이가 비슷한 면이 있어서 저도 해경에게 방어적이었나 자아성찰을 하게 되었네요..! 지구 종말과 사랑, 계속 고민해도 모두 중요했지만 그래도 굳이 꼽아보자면 저는 '사랑' 을 뽑을 것 같아요. 넓은 우주의 먼지보다 더 작고 하찮은 존재인 제가 지구가 망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은 사랑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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