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 전작 읽기 1 (총 10개의 작품 중에 첫번째 책)

D-29
“ 화가 났고 슬펐다. 어떤 광기 같은 것이 나를 엄습해 왔다. 나는 그의 책을 마지막 한 권까지 전부 다 읽고 싶었다. 그래서 아주 빠른 시간 안에 꼭 그렇게 하고 말리라며 그 자리에서 마음을 먹었다. 나도 모를 일이다. 아마도 나는 그가 아는 것을 나도 다 알아야 그와 우정을 나눌 자격이 생기는 거라고 생각했었나 보다”(P57) ”[선물이 아드님의 마음에 들기만 한다면]나느 덧붙여 말했다. [그것으로 당신이나 제가 선물한 것처럼 느낄 수 있을테니까요] 노인은 이 말에 전적으로 안심했다”(P72) ”어린아이가, 자기 핏줄을 이어받은 어린아이가 고통받는 것을 보면서도 아무 도움을 줄 수 없다면, 아이의 존재가 어떻게 기쁨이 될 수 있겠습니까!”(P88) (단상) 바르바라의 행복했던 시절... 비록 가난하고 사랑하는 어머니는 아프고, 안나에게 받는 인격적인 모욕감이 있지만, 그녀는 사랑을 하고, 책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고, 그의 이웃들과 삶의 소소한 즐거움을 나눈다. 특히 뽀끄로프스끼 노인을 향한 그의 연민과 배려를 보며 그녀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그의 인간을 향한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그것이 사람답게 만드는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한편 작가가 표현한 가난의 실상과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 특히 아이의 죽음을 묘사한 부분은 정말 부모의 입장에서 그러한 마음이 충분히 들 수 있을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근원적 기쁨을 삼켜버리는 고통... 그 시절 러시아는 그러한 일들이 자주 발생했구나.. 싶으면서도 현대에도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사실에 입맛이 썼다.
상처와 가난에 점철되더라도 이웃의 소소한 삶에 즐거움을 느끼는 바르바라 모습에서 인간다움을 느꼈다는 말이 와닿네요. 가난은 '근원적인 기쁨을 삼켜버리는 고통'을 주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현실에 저도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나도 그 사람 모임에 다녀요. 우린 담배를 피우 고 라타자예프는 낭독을 하지요. 한 다섯 시간 읽기도 하는 데 다들 계속 듣고 있어요. 문학이 아니라 진수성찬이에요! 정말 아름다워요. 꽃이에요, 그냥 꽃이에요. 페이지 하나하 나로 꽃다발을 만들 수 있어요! p98.
문학=진수성찬=꽃다발, 너무 인상적인 구절입니다! 저는 완전 공감해요. 진수성찬과 꽃다발 속에서 살고 있네요~
5일차 98쪽~119쪽 하지만 당신이 주신 작품은 마치 제가 쓴 것처럼 정말 제 생각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 같더군요. 제 마음을 있는 그대로 사라들 앞에서 뒤집어 보인 것 같았다니까요! 그 정도로 자세하게 씌어 있었습니다! 정말 그랬어요! 소설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도 평범하더군요. 세상에, 어떻게 그런 글을 썼을까요! 정말 저라도 그렇게 썼을 거에요. 안될 게 뭐예요? 저도 책에 씌어진 것하고 아주 똑같이 느끼고 있는데요. 게다가 저도 가끔은 가엾은 삼손 비린과 비슷한 처지에 처하는걸요. 109쪽
같은 대목이네요~~~ 소설이 가진 이야기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사실 전 잘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한곳에 정착해서 살고 싶어요. 슬픔을 끌어안고 살아도 익숙한 곳에서 사는 게 아무래도 더 낫겠죠.
가난한 사람들 99쪽,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석영중 옮김
제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도 당신께 필요하다는 겁니까? 제가 당신에게 뭐 좋은 일을 해드린 게 있어요! 영혼으로 당신과 하나가 되어 당신을 깊이,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밖에는 없잖습니까! 하지만-아, 슬픈 내 운명이여!-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사랑뿐, 다른 좋은 일을 해드릴 수도 없고 당신의 은혜에 보답을 해드릴 수도 없잖아요. 더 이상 저를 붙잡지 마세요.
가난한 사람들 106쪽,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석영중 옮김
네 푸시킨의 <역참지기>(1830) 작품을 보고 마까르가 계속 사실적이고 칭찬하네요. 이 책은 상류층 젊은이를 따라 가출한 14세 소녀 듀냐 이야기라고 합니다. 삼손 비린은 듀나의 아버지이구요. "이 소설의 내용은 일반적인 것입니다. 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고, 제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요."(p.110) 바르바라를 듀나로, 자신은 삼손 비린으로 비유한 것 같아요^^
6일차 119쪽~140쪽 우연히 저의 불행한 처지를 아시고 마음이 움직여서 관청에서 가불까지 하셨으며 제가 아팠을 때는 가지고 계신 옷가지마저 내다 파신 것을 알게 된 지금, 모든 것이 밝혀진 지금, 저는 너무나 괴로워서 이걸 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며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지 정녕 모르겠습니다. (…) 당신은 우리의 우정을 배신했습니다. 그동안 제게 솔직하지 않으셨으니까요. (…) 당신께서 저를 만족시키기 위해 베푸신 모든 것이 이젠 슬픔으로 변해 버렸고, 제게 돌이킬 수 없는 후회로 남았습니다. 120쪽 불행은 전염병입니다. 불행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서로 전염되지 않도록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122쪽 주변을 항상 잔뜩 주눅이 든 눈으로 살피면서 주위 사람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신경을 씁니다. 누가 자기에 대해서 뭐라고 하는 것은 아닐까, 혹은 다른 사람들이 <뭐 저렇게 꼴사나운 놈이 다 있어!>, <대체 저렇게 가난한 사람은 무슨 느낌을 갖고 살까?> 아니면 <이쪽에서 보면 보면 어떤 꼴을 하고 있고 저쪽에서 보면 또 어떤 꼴일까?> 등등의 말들을 할까 봐 남의 말에 일일이 신겨을 씁니다. 바렌까, 모두 알고 있듯이 가난한 사람들은 발닦개만도 못한 인새이고 아무도 그들을 존중해 주지 않습니다. 129쪽 그들은 가난한 사람을 구경한 대가를 치른 것뿐이에요. 요즘은 선행이라는 것도 이상한 방식으로 행해지고 있더군요. (…) 저희 가난한 사람들은 다른 일은 몰라도 그런 일이라면 훤하죠! 가난한 사람들은 왜 이런 것을 다 알고 항상 이런 생각만 하고 있냐고요? 왜냐하면 가난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130쪽 내 팔꿈치에 구멍이 나서 찢어진 게 자기하고 무슨 상관이라고요! (…) 마찬가지로 가난한 사람은 누가 자기의 누추한 집을 들여다보거나 가족 관계가 박혀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단 말입니다. 그런 거라고요. 131쪽 말을 끝까지 하지도 않았는데 저는 숨겨진 말을 짐작해 버렸고, 얼굴이 그만 빨개지고 말았어요. 대머리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고요. 사실 뭐 그리 대수로운 일은 아니었지만, 기분이 영 개운치 않고 참기 힘든 상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더라고요. 132쪽 <단상> 이사가기 위해 돈이 필요한 바르바라. 왠지 마까르는 그 돈을 구하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불행은 전염병이며 가난한 사람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어 한다는 말이 복선처럼 들린다. 가난한 것이 잘못도 불행한 일도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 가난하면 불행하고 자존심 상하고 억울하게 죄인취급당하고 무시당하는 일이 더더 많이 생기는 것이 현실이다. 결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없게 된다. 가장 큰 비참함이 아닌가...
@모임 모두들 <가난한 사람들> 잘 읽고 계신가요? 일정상 오늘 중반을 넘어섰어요. 내일 쯤 <분신> 모집 공고와 일정표를 올려드릴까 합니다. 무더위가 시작되려고 하네요. 건강 챙기면서 도 작가님 책도 슬쩍 읽어보아요^^
마찬가지로 가난한 사람은 누가 자기의 누추한 집을 들여다보거나 가족 관계가 밝혀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단 말입니다. 그런거라고요.
가난한 사람들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석영중 옮김
나의 천사님.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 못 꾸면 정말 큰일이에요! 하숙집 주인은 저를 쫓아 내려 안달이고 이젠 식사도 주지 않습니다. 제 신발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고, 옷의 단추도 다 떨어졌어요……. 하긴 제게 남은 것 중에 성한 게 뭐 있겠습니까! 만약 상관들 중 누구라도 저의 흉한 모습을 보시게 되는 날엔 어떻게 하죠? 끔찍합니다, 바렌까.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 끔찍합니다!
완독. [평] 다읽음. 싫다. 끝까지가난하다.
아 끝까지 가난하군요 ㅠ 그래도 완독 축하해요^^
지금 신청해도 될까요? 그리고 페이지 수가 달라도 되는지요?
네^^ 함께 읽어요!
7일차 141쪽~159쪽 바렌까, 솔직히 말해서 저는 지금 더 이상 가난할래야 가난할 수도 없을 만큼 가난합니다. 이전엔 단 한 번도 이 정도로까지 상황이 악화된 적은 없었습니다. 집주인 여자는 저를 업신여기고 이젠 아무도 저를 존중해 주지 않습니다. 가진 것이 없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거예요. 빚도 그렇죠. 144쪽 마까르 알렉세예비치, 당신은 정말 성격이 이상하세요!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당신은 너무 민감하게 가슴속으로 받아들이신다고요. 바로 그런 성격 때문에 당신은 ㅎ아상 매우 불행한 사람이 되시는 거예요. 145쪽 남의 일 때문에 항상 그렇게 마음을 쓰시고 깊이 동정하시다가는, 당신은 정말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되실 거예요. 146쪽 외투도 없이 다니는 것을 보고 저의 적들은, 그들의 사악한 혓바닥은 뭐라고 지껄여 댈까요? 외투를 입고 신발을 신고 다니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 때문이에요. 사랑하는 나의 아가씨, 그런 경우 신발은 제 이름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랍니다. 148쪽 그리고 쪽문을 살짝 열었어요. 하지만 그곳엔 다른 불행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50쪽 전 중요한 순간마다 항상 그렇게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입니다. 아마 그게 제 운명인가 봅니다. 저는 항상 그러헥 쓸데없는 일에 엮이곤 했었죠. 151쪽 제가 생각한 대로입니다. 모든 게 다 제가 생각한 대로라고요. 저는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어요. 예감했었습니다. 바렌까, 저는 그때 제가 딛고 있던 땅이 그냥 쩍 갈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찌나 춥던지 발은 감각을 잃은지 오래고 등에는 소름이 돋더군요. 저는 그를 쳐다보았습니다. 152쪽 저는 높으신 분들에게 발이나 문지르는 걸레보다도 못한 존재입니다. 바렌까, 제 목을 조이는 것은 사람들이에요. 그렇죠? 제 목을 조이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느껴지는 불안감, 사람들의 수근거림, 야릇한 미소, 비웃음입니다. 153쪽 <단상> 돈을 빌릴 때 비굴한 마음 상태, 자신이 어떻게 보일까 미친듯 의식하는 것. 왜 그렇게 남을 의식할까. 그럴 시간에 가난에서 어떻게 벗어날지 고민하고 움직이는 게 나을지도 모르는데…그러나 가난한 사람은 그게 안된다. 어떻게 설명이 해야할까… 철저히 사실적이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한가지 환타지가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서로 싸우고 관계가 안좋다. 그런데 이 둘은 어떻게 서로를 그렇게 아끼고 사랑하는 걸까…. 나중에 비극적인 결말을 위한 장치일까…
바렌까, 제 목을 조이는 것은 사람들이에요. 그렇죠? 제 목을 조이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느겨지는 불안감, 사람들의 수군거림, 야릇한 미소, 비웃음입니다.
가난한 사람들 p.153,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석영중 옮김
8일차 159쪽~181쪽 착한 사람은 황무지에서 살아야 하고 어떤 사람은 저절로 굴러 온 행복을 누리는 이따위 일들은 도대체 왜 생기는 것이랍니까? (…) 어째서 어떤 사람은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운명의 새가 행운을 점지해주고, 왜 어떤 사람은 양육원에서 태어난단 말입니까! 169쪽 9일차 182쪽~204쪽 마침내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는 그에게 시집ㅇ르 가렵니다. 저는 그의 청혼에 승낙해야 합니다. 그는 제게 치욕스러웠던 과거를 벗겨 주고, 저의 명예로운 이름을 되돌려 주고, 앞으로 닥쳐올 고난과 가난과 불행에서 저를 구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지금 생활에서는 제가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제 박복한 운명에 대해 뭘 바라겠습니까? 203쪽 <단상> 비꼬프가 돈은 많지만 과연 바라바라의 모든 불행을 해결할 수 있을까. 돈이 많다고 다 그렇지는 않을텐데 돈이 있으면 그럴 수 있다고 다들 믿고 바라게 된다. 그게 돈의 힘인가보다. 마까르도 일이 좀 잘 풀리는 듯한데 왜 바르바라는 바로 비꼬프와 결혼을 결정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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