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갈등:분노와 증오의 블랙홀에서 살아남는 법》 출간 전 독서모임!

D-29
151~153쪽, 정당 제도의 대안으로 바하이교를 소개하는데 처음 들어봤습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살펴보니 흥미로운 종교네요. 한국에도 교인들이 꽤 있다고 하네요. 비교적 교리가 합리적이고 온건하게 들리는데, 근대에 이르러 생긴 신앙이라서 그런 것 아닌가 싶습니다.
155쪽, [인간은 원래 악하거나 폭력적인 존재가 아니다.] 글쎄요.
156쪽에서는 인류 역사에서 전쟁이 비교적 최근에 생겨났다면서 그게 우리의 본성과 거리가 있다는 주장을 펴는데, 저는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책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그 ‘최근’이라는 시점이 1만 년 전인데, 전쟁이 그렇게 한번 등장한 이후에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거든요. 그런 걸 보면 인간 본성과 아주 깊이 연관된 활동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이런 식으로 논리를 펼친다면 금전욕도 인간 본성과 거리가 먼 욕구라고 주장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화폐는 인류 역사에서 전쟁보다 훨씬 나중에 생겼으니.
또 소소한 오타 지적입니다. 이것도 이미 잡으셨겠지만... ^^ 162쪽 셋째 줄, [영자 구도의]→[양자 구도의]
이 오타 잡았습니다! 소소한 건 아니고 중요한 오타라고 생각했는데, 아무튼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75쪽, [충성심이란 놀랄 정도로 유동적이다.] 그래서 허망합니다. 저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충성심이나 자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제일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178~179쪽, [우리는 대리만족으로 살아간다. 인간은 자신의 능력을 과장하고,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승리에 기대어 스스로를 치켜세우는 버릇이 있다.] 아, 제가 바로 위에서 품었던 의문에 대해 이 대목이 답이 되겠군요. 허망하기는 그대로이지만.
181쪽, [과연 무엇이 모욕인가? 모욕을 느껴도 참아야 하는 것은 언제인가? 고통이나 위협을 두뇌가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최소한 어느 정도는 집단의 리더가 정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팬덤의 경우에도 적용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대부분의 팬덤은 자기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은 전부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게다가 팬덤은 리더가 누구인지도 명확치 않고요.
183쪽, 헛. 아디다스와 푸마가 형제가 차린 회사였나요? 신기하게 잡학 상식을 많이 얻는 책입니다.
201쪽, [대학 캠퍼스마다 이른바 안전지대라는 것이 출현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조너선 하이트의 『나쁜 교육』을 읽으며 미국 대학에 ‘안전지대’라는 공간이 설치되고 있다는 걸 알았는데, 은근히 많이 생긴 모양이죠? 한국에도 출현하게 될는지...
217쪽, 중국 정부가 천안문 사태 이후로 미래 세대를 상대로 일본과 서구 제국주의에 대한 증오를 부추겼다는 대목. 위에 제가 적은 『1984』 사례가 겹쳐집니다. 소설 속 오세아니아가 만든 가상의 적들과 ‘2분간 증오’ 같은 행사들이요. 한국에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반일 감정을 조장하는 정치인이 당연히 있을 거라 보고요.
220쪽, [복수를 선동하면 집단의 사기와 사명 의식이 진작되어 결국 내부 결속으로 이어진다.] 이어지는 이야기.
292쪽, [정치적 갈등을 벗어나려는 사람은 케이블TV를 보지 말거나 트위터 계정을 삭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갈등을 부추기는 데 있어서는 여러 소셜미디어 중에서도 트위터가 단연 문제라고 봅니다.
커티스와 빌리의 이야기는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소설 읽듯이 몰입해 읽었습니다.
그런데 책이 참 재미있습니다. 다양한 인물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교차 진행하는데 전혀 헷갈리지 않고 뒤가 궁금해서 잘 읽힙니다. 고민할 거리가 많은 주제지만 스토리텔링은 참 편안하네요.
살짝 빗나간 이야기일지도 모르겠고 욕먹을 주장인 것도 아는데, 저는 요즘 저널리즘의 본령이 ‘거칠고 빠른 일반화’와 스토리텔링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두 가지 모두 현실을 이해하기 쉬운 이미지로 재구성하는 기법이고, 논리적 오류가 끼어들기 쉽습니다. 통계나 과학, 논리학에 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언론 보도만큼 쉬운 먹잇감도 없을 겁니다.
그렇다고 저널리즘의 이 기술들을 포기해야 하느냐, 혹은 저널리즘에 논문 수준의 정밀함을 요구해야 할 것이냐, 저는 그렇게 여기지는 않습니다. 결국에는 우리가 통찰이라 부르는 이해력과 판단력도 거칠고 빠른 일반화와 스토리텔링으로 구성되는 거라고 보고요. 저널리즘의 그런 측면이 옳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누구든 어떤 도구로든 현실에 대한 정확한 상을 갖는 것은 매우 어렵고, 저널리즘은 유용하지만 성긴 도구이며, 저널리즘이 논문이 아니라고 비판하는 것은 종종 과녁을 빗나간 비난이 되기도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이 책 『극한 갈등』이 훌륭한 통찰을 제시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급격하고 중대한 위기 앞에서 우리가 빠른 일반화와 스토리텔링을 통해 상황을 거칠게나마 진단하고 그에 걸맞은 방어 태세를 갖춰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책이 제시하는 사례가 적다고, 그런 고로 논지가 정밀하지 않다고 비판할 생각이 전혀 없네요.
저도 책에서 커티스와 빌리의 이야기가 제일 재밌더라구요. 교정보면서 두번째 읽을 때는 게리의 이야기가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지만 커티스 이야기는 두번 읽어도 재밌었습니다. 확실히 스토리텔링을 잘한 거 같아요. 어떻게 이런걸 다 취재했을까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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