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성북동으로 새로 이사오면서 이 동네에 정말 애착이 많이 생겼습니다. 저는 부산 출신인데 이곳이 마치 '서울의 부산'처럼 느껴졌거든요. 구불구불한 골목이 정말 많았고, 눈 내리는 도시인 서울에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언덕도 가팔랐거든요. 각국의 고관대작(?)이 사는 저택과 그 아래로 오래된 주택과 빌라촌이 늘어선 성북동 풍경에서 불편함과 역동성이 동시에 느껴졌더랬습니다.
그즈음 우연히 김홍중 저자의 글을 읽었고, 처음 성북동을 접했을 때 느꼈던 불편한 감정을 약간이나마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았어요. 『사회학적 파상력』이라는 책이었는데요, 본격적으로 '골목'을 다룬 책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책에 나오는 「몽상공간론: 골목길 풍경과 노스텔지어」라는 글이 의미심장하게 읽혔습니다. 김홍중 저자는 한국의 '골목길' 풍경 하면 자연히 떠오르는 '각별함'을 다시 바라봅니다. 골목길은 포슬포슬하고 정겨운 노스텔지어를 자아내는 공간이지만, 그건 또 한편으로 보면 지난 세기 근대화 과정에서 발생한 빈곤이라는 또 하나의 현실을 외면하는 우리의 사회화된 방어기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학적 파상력사회학자 김홍중은 《마음의 사회학》 이후 7년 만에 펴내는 이 책 『사회학적 파상력』에서 우리 시대가 지난 100여 년간 사람들이 격렬하게 품었던 꿈들(문명개화, 해방 근대화, 산업화, 민주화, 세계화)의 성취와 실패, 기억과 망각, 매혹과 환멸의 복잡다단한 퇴적층이자 미래를 당겨오는 다수의 몽상구성체들이 격돌하는 전장이 되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특히 과거의 꿈들이 부서져가면서 형성된 마음의 폐허에 집중하면서, 한 사회가 꿈을 통해 어떻게 공통의
책장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