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논객과 글쓰기

D-29
이 연재물은 https://www.pressian.com/pages/serials/1572 프레시안에서 2013년부터 연재되었습니다. 저도 당시에 리얼타임으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아직 보수로 발길을 옮기기 전, 노정태의 노작이기도 하고요. https://begray.tistory.com/190 논객시대에 대한 비판은 이우창님의 해당 포스트를 참고하면 됩니다.
남성 논객의 정치담론 위주로 이뤄진 타임라인이라는 겁니다. 사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페미니즘이 반향을 얻기도 했고, 그로 인해서 꼭 정치담론 뿐 아니라 문화담론에서도 새로운 흐름이 불기도 했습니다. 본서에선 김어준의 위치가 이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자유주의의 총아로써요.
거시적으로 보면, 위 블로그가 지적한 문제가 [논객시대]의 한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정치 담론의 역사를 톺아보고자 하는 노정태의 의도를 보면, 위 블로그의 지적은 조금 객쩍을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도 진보정당에 관심을 갖던 사람으로서 노정태의 시도는 몇 가지 맥락과 함께 이해되어야 합니다. 1) 민노당의 파벌을 다룬 책 파벌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100032 2) 임미리의 경기동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44327 3) 한윤형의 안티조선운동사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382325
[논객시대]에서 노정태는 진보정치의 지성사 파트를, 한윤형은 안티조선운동이라는 진보자유주의 언론운동을, <경기동부>와 <파벌>은 진보정치의 분열과 대립을 다루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이 책들은 2000년대에 범'진보'라고 불리는 일련의 흐름을 그려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논객시대의 한계를 한권의 책이라기보다는, 2010년대 초반부에 있었던 진보정치 돌아보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봅니다.
그 지점에서 논객시대의 한계가 아주 명확히 보인다고 생각하고요.
거시적 프레임에서 논객시대의 첫번째 한계는 이들 논객들이 진보담론에 한 역할과 개별 논객들의 개인적 프로젝트가 맞물리는 구간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대체로 이 논객들은 '논객'으로 규정되는 '논평가'들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 논객들은 본업이 따로 있죠. 강준만의 경우에는 언론학자. 진중권은 미학자. '의회정치'를 비판하는 논객으로서 '논평가'들이 담론을 이끌었던 시대였다는 겁니다. 이 시대규정이 소위 말하는 지금까지도 진보정치를 괴롭히는 셀러브리티 정치가 갖고 있는 모순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노동담론, 문화담론, 정치담론이 선순환하지 못했고, 기이할 정도로 정치담론이 과잉대표된 광경입니다. 어젠다가 '의회정치'에서 생존하는 데 한정된 거죠.
본서에선 강준만의 경우에도 그의 미국사 프로젝트나, 한국사 프로젝트는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강준만은 실명비판에 그 가치가 한정됩니다. 이때 노정태의 이론적 프레임은 실명비판으로 비판대상을 '객체'로서 만들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안티조선운동이나 김대중 대통령과 관련된 여러 설전에서 날카로운 말로 실명 비판을 선보였다는 거죠. 다만, 노정태는 이 지점을 '대안 공론장 형성'과 연결시키지는 못합니다.
진중권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지만, 저 역시나 진중권의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와 <미학 오디세이>의 팬이었지만, 진중권이라는 논객이 밤의 주필로 활동했던 전설적인 일화를 제하면(더구나 이제는 빠른 속도로 잊히고 있는) 그가 한국 사회에 어떤 논점을 던졌는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미학오디세이 책도 얼추 보면 그냥 요약서죠. 마찬가지로 어떻게 보면 진중권의 사회비판 역시 '서구 사회 민주주의(혹은 자유주의)'를 충실히 요약한 것에 다름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요컨대, 저는 논객시대의 주장에 따른 진중권과 강준만의 '논객성'은 그들의 말보다는 행동에 조금 더 방점을 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중요성이 다소 과장되었다고 느껴집니다.
벌써 30분이 지났네요 ㅎㅎ
다른 분들이 말씀이 없으시거나 이 시간에 참여하시지 못하는 것 같아 정팅 방식은 바꿔야할 것 같습니다.
혹시 말씀 더 없으면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여유롭게 말씀 주시고요. 저도 시간나는대로 들어오겠습니다!
저는 이번 노정태의 글에서 3. 유시민 | 돌아온 지식소매상, 부도 난 정치도매상 / 4. 박노자 | 어디에도 없는 남자 / 5. 우석훈 | 청년들에겐 꼰대, 386에겐 광대 챕터를 읽어보았는데요. 꽤나 많은 분량이라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읽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유시민씨의 이력에 대해 꽤나 큰 호기심을 가졌었고, 노정태의 분석이 대체로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기에 그의 정치적 이력만 존재하지만, 사실은 그는 김어준과 더불어, 한국의 미디어를 재편한 공적 지식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관점이 옳건, 그르건 간에요. 그들은 이를테면 만우절에 외계인이 미국에 침략했다는 이야기를 라디오로 송출한 오슨 웰스와 같습니다. 물론 웰스의 예술적 천재성에 쥐꼽만큼도 미치지 못하지만요. 다만 어떤 기능, '진실'이 부재해있고, 이야기의 중심이 부재해있다는 어떤 가능성을 이들이 만들어냅니다. 2000년대 말부터김어준-유시민 쌍이 각각 담지한 정치적 기능은 분명히 분석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추후에 김어준 파트에서 다뤄보죠
박노자와 우석훈에 그에 비해 중요성이 덜 합니다. 우석훈은 확실히 중요한 데가 있지만, 박노자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진보 논객 리스트에서 박노자는 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석훈은 88만원 세대 뿐 아니라, 생태요괴전(이 책은 프랑코 모레티의 흡혈귀-자본가 공식을 최초로 소개한 책입니다), 끊임없이 담론을 갱신하는 데가 있습니다. 다만 그러한 중요성이 노정태가 분석한 우석훈이라는 학자의 입간판적인 면모에 한정되어 아쉽긴 합니다. 박노자는 소련 노스탤지어로 가득차 있고, 그것이 옳건 그르건, 저는 그다지 중요한 학자라고도, 논객이라고도 보지 않습니다. 아니면, 시대가 변한 것이겠지요. 이제 진짜로 사회주의를 누구도 진지하게 언급하지 않는 시대에 도달했습니다.
GKD님이 소개해주신 이우창님의 논평은 잘 읽었습니다. 실명비판이라는게 참 감정다스리기 어려운 문제일텐데 다들 그만큼 자신이 있거나, 용감하신것으로 이해하면 될런지요. 토론에 참여하신, 저를 제외한 두분의 글을 보니 이 분야에 내공이 있는 분들로 보이는데, 2014년 이전에 이미 대중에게 공개되었던 글을 모아 개고한 책을 8년이나 지난 시점에 다시읽기를 하고자 한 의도가 좀 궁금합니다. fn님도 언급하셨지만요. 저처럼 문외한 입장에서는 전문적인 분석보다 일반적인 인상이나 단편적인 사실 하나가 의견형성에 더 크게 작용할 때가 많습니다. 즉, 지적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대상에 대해 호불호 혹은 옳다 그르다로 판단하기보다, 자신이 보고싶은대로 보고 단정해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해서, 인물이나 글에 대한 판단이 온전히 타당성이 있다고 하기는 어렵습디다. 다만, 글이 이성적으로든 감정적으로든 사람을 위장시키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장강명 작가는 《책, 이게 뭐길레》에서 말이 더 그렇다고 보시는 것 같지만. 유시민은 한때 진보의 아이콘처럼 여겨질 때가 있었는데 그사이 정치 사회활동을 보면서 본인이 그렇게 비판대상으로 삼았던 인물이나 행동과 본인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요. 가령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것.
이번주는 김규항, 김어준에 대한 이야기이죠? 김어준의 background에 대한 서술부분은 잘 읽었습니다. 새롭게 알게된 부분이 많아 책을 읽은 보람을 좀 느꼈습니다. 책을 쓰는 분들은 지식에 대한 깊이나 폭이 어느 정도라야 할까요? 김어준은 사회적으로 그렇게 많이 회자가 될만큼 대단한 존재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긍정적인 면에서 회자가 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부정적인 측면으로라면 과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것 자체가 낭비가 아닐까요? 세계시민적 개인주의자라는 표현은 너무 대상을 미화시키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와는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분들도 많겠죠?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특별히 득실에 관심이 없는데도 정치나 사회에 대한 인식의 격차가 왜 이렇게 클까요? 무지의 소치일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주가 마지막 주인 것 같네요. 다른 분들은 통 들어오시지 않네요. 혹시 논의가 마음에 차지 않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홍세화씨에 대한 서술에서 몇가지 이해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똘레랑스가 만인의 만인에 대한 것으로 이해했었는데 아니었나 보죠? 똘레랑스가 앵똘레랑스까지 용인해버리면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다. 똘레랑스는 개인이 권력에 요구하는 것이지 권력이 개인에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정의상 똘레랑스는 권력이 개인에게 허용하는 것이지 개인이 권력을 똘레랑스할 수는 없다. 앵똘레랑스는 앵똘레랑스해야한다. 똘레랑스 세력도 앵똘레랑스 세력을 앵똘레랑스로 대응해야한다. 이것이 홍세화 본인의 주장인가요? 아니면 노정태 작가의 분석인가요?
고종석씨를 논의하는 부분에서 아래 내용들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예술에서든 저널리즘에서든 아카데미즘에서든 되풀이는 글쓰기의 커다란 악덕이다. 되풀이라는 것은 지적 담론이나 문학에서도 피해야 할 악덕이다. 지적 불성실의 가장 흉한 형태. 자기표절. 그러나 지금의 내가 열두해 전의 나와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는 이상 되풀이를 피하기는 어렵다. 아무리 비체계적인 글쓰기라 할지라도 어떤 주제에 접근하면서 빠뜨려서는 안될 고갱이가 있기 때문에 그리된다는 변명. 저는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사람들, 작가든 논객이든 철학자든 이 되풀이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 내지는 변형시키면서 본인 정체성의 핵심을 유지하고 전달할 수 있는지 항상 궁금합니다. 혹시 도움말을 주실 수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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