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논객과 글쓰기

D-29
오늘 7시에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박준석이라고 합니다. 오늘 정팅에 참석하기 힘들 것 같아서 간단히 의견 남기고, 나중에 다른 분들 기록도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광수와 김윤식의 시대를 칼 같이 나누는 일이 가능한지 묻고, 이러한 '단절 의지'가 역설적으로 『이광수와 그의 시대』를 김윤식의 시대에 철저히 귀속시킨다는 점을 짚습니다. 『논객시대』가 다루는 9명의 논객은 이 책이 쓰인 2013년의 시점에서 여전히 현재의 인물들인 동시에 엉망진창인, ‘죽어버린 현재’라는 저자의 자의식은 그들이 활약한 과거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김윤식의 접근과는 달리 분석의 대상인 과거와 분리되는 현재, ‘논객시대’의 바깥은 없다는 생각으로 책을 썼습니다. 저는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 2013년과 2022년 사이의 거리에 대해 자주 생각했습니다. 현재는 죽어있다는 진단을 저로서는 쉽게 내릴 수 없지만, (『논객시대』의 저자가 ‘현재사의 재현재화’라는 목표를 성취했는가와는 무관하게) 어떤 흐름들은 면면히 진행되어 온 것 같습니다. 가령 현재 공론장이라는 것이 기능하는지, 아니 존재하는지 생각해보면 긍정적으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9명의 논객들이 열어젖히고 활약한 터전을 두고 공론장이라는 이름을 부여하기로 한다면 말이죠. 진중권이 “모든 것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되었다고 쓴 2004년 총선 직후의 시점은 2013년에 보기에 아득히 멀리 왔다고 느낄 법합니다. 그런데 2022년 시점에 『논객시대』가 연재되었던 2013년을 돌아보면 멀리 왔다거나, 오랜 시간이 지났다거나 하는 것과는 달리 시간 감각이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고 모든 것은 더 악화되었다는 판단을 떠나서, 우리가 사는 현실에 동시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감각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진중권 챕터를 읽다보면 2008년 “칼라TV”의 개국과, 진중권이 생방송을 진행하고 지금은 없어진 다음 판도라에서 피드백과 논쟁이 펼쳐지는 광경이 금세 그려지면서 모종의 거리 감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꾸준히 두 가지 위치를 바라보게 됩니다. 개인사와 도리 없이 결부되어서 시계열처럼 펼쳐지는 “논객시대”, 그리고 이 책이 쓰인 2013년. 다른 분들 역시 “논객시대”를 어떻게 기억하는지, 그리고 지금 이 책을 읽는 게 어떤 의미이고 비판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부분은 어디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건 명확한 판단은 아닌데, 저는 지금 노정태가 어떤 매체에 어떤 글을 기고하고, SNS에서 어떤 말을 하는지는 최대한 감상에서 배제하려고 했습니다(사실 잘 안 됩니다). 이렇게 하는 게 왠지 노정태가 이 책에서 설정한 제약 내지 원칙인 “공적으로 접근 가능한 저작 또는 텍스트만을 분석 대상으로 삼기”에 상응한다고 느꼈습니다.
안녕하세요.
혹시 지금 접속하신 분 계실까요?
꼭 굳이 지금이 아니더라도 말씀주시면 됩니다.
안녕하세요? 평소 이념이나 정치에 그다지 관심이 많은 편이 아니어서 책속에서 다루고 있는 논객들 중에 잘 모르는 사람도 있고 아는 사람조차도 한번씩 TV 토론 등에서 알게 된 정도였는데 이책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 많아 좋았습니다. 노정태 저자는 신문 칼럼에서 한번씩 속이 탁 트이도록 시원한 논지를 펼 때가 있는 사람으로 느꼈고, 최근에는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이라는 책의 번역가로 알게 되어서 이 분이 쓴 책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 모임에 참가했습니다. 토론 전문적으로 흐르면 저는 그냥 참관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저자는 책에서 대부분의 논객들에게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어 보이는데 이책을 출판했을때 해당 논객들이나 독자들로부터의 반응이 어떠했을까 궁금합니다.
이 연재물은 https://www.pressian.com/pages/serials/1572 프레시안에서 2013년부터 연재되었습니다. 저도 당시에 리얼타임으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아직 보수로 발길을 옮기기 전, 노정태의 노작이기도 하고요. https://begray.tistory.com/190 논객시대에 대한 비판은 이우창님의 해당 포스트를 참고하면 됩니다.
남성 논객의 정치담론 위주로 이뤄진 타임라인이라는 겁니다. 사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페미니즘이 반향을 얻기도 했고, 그로 인해서 꼭 정치담론 뿐 아니라 문화담론에서도 새로운 흐름이 불기도 했습니다. 본서에선 김어준의 위치가 이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자유주의의 총아로써요.
거시적으로 보면, 위 블로그가 지적한 문제가 [논객시대]의 한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정치 담론의 역사를 톺아보고자 하는 노정태의 의도를 보면, 위 블로그의 지적은 조금 객쩍을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도 진보정당에 관심을 갖던 사람으로서 노정태의 시도는 몇 가지 맥락과 함께 이해되어야 합니다. 1) 민노당의 파벌을 다룬 책 파벌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100032 2) 임미리의 경기동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44327 3) 한윤형의 안티조선운동사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382325
[논객시대]에서 노정태는 진보정치의 지성사 파트를, 한윤형은 안티조선운동이라는 진보자유주의 언론운동을, <경기동부>와 <파벌>은 진보정치의 분열과 대립을 다루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이 책들은 2000년대에 범'진보'라고 불리는 일련의 흐름을 그려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논객시대의 한계를 한권의 책이라기보다는, 2010년대 초반부에 있었던 진보정치 돌아보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봅니다.
그 지점에서 논객시대의 한계가 아주 명확히 보인다고 생각하고요.
거시적 프레임에서 논객시대의 첫번째 한계는 이들 논객들이 진보담론에 한 역할과 개별 논객들의 개인적 프로젝트가 맞물리는 구간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대체로 이 논객들은 '논객'으로 규정되는 '논평가'들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 논객들은 본업이 따로 있죠. 강준만의 경우에는 언론학자. 진중권은 미학자. '의회정치'를 비판하는 논객으로서 '논평가'들이 담론을 이끌었던 시대였다는 겁니다. 이 시대규정이 소위 말하는 지금까지도 진보정치를 괴롭히는 셀러브리티 정치가 갖고 있는 모순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노동담론, 문화담론, 정치담론이 선순환하지 못했고, 기이할 정도로 정치담론이 과잉대표된 광경입니다. 어젠다가 '의회정치'에서 생존하는 데 한정된 거죠.
본서에선 강준만의 경우에도 그의 미국사 프로젝트나, 한국사 프로젝트는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강준만은 실명비판에 그 가치가 한정됩니다. 이때 노정태의 이론적 프레임은 실명비판으로 비판대상을 '객체'로서 만들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안티조선운동이나 김대중 대통령과 관련된 여러 설전에서 날카로운 말로 실명 비판을 선보였다는 거죠. 다만, 노정태는 이 지점을 '대안 공론장 형성'과 연결시키지는 못합니다.
진중권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지만, 저 역시나 진중권의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와 <미학 오디세이>의 팬이었지만, 진중권이라는 논객이 밤의 주필로 활동했던 전설적인 일화를 제하면(더구나 이제는 빠른 속도로 잊히고 있는) 그가 한국 사회에 어떤 논점을 던졌는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미학오디세이 책도 얼추 보면 그냥 요약서죠. 마찬가지로 어떻게 보면 진중권의 사회비판 역시 '서구 사회 민주주의(혹은 자유주의)'를 충실히 요약한 것에 다름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요컨대, 저는 논객시대의 주장에 따른 진중권과 강준만의 '논객성'은 그들의 말보다는 행동에 조금 더 방점을 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중요성이 다소 과장되었다고 느껴집니다.
벌써 30분이 지났네요 ㅎㅎ
다른 분들이 말씀이 없으시거나 이 시간에 참여하시지 못하는 것 같아 정팅 방식은 바꿔야할 것 같습니다.
혹시 말씀 더 없으면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여유롭게 말씀 주시고요. 저도 시간나는대로 들어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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