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외에도 가정 생활을 '조별 과제'로 묘사한다거나, " "너희 아빠는," 나는 누구도 듣지 못하도록 소연의 귓가에 입을 가져다댔다. "못생겼거든." 혹은 "집에서 밥도 안 먹으면서 나무 수저는 왜 열 세트나 필요해요?" "대가족을 이루려고요. 폐경 전까지 노력하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처럼 괜히 피식거리게 되는 문장이 많았는데, 캐릭터의 성격을 만들기 위해서도 있겠지만, 작가님이 기본적으로 이런 농담 같은 문장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ㅎㅎ
6인의 평론가들이 선정하는 [이 계절의 소설] #2
D-29

범한소

범한소
또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건 문장 안에 정치적 풍경을 굉장히 자연스럽게 녹여내서 시대 소묘를 한다는 점이었어요. 별거 아닐 수 있지만 "YTN 채널에서 양상추 빠진 맥도날드 햄버거 소식이 나왔다"라든가, "갱신할 경우 전세금을 5퍼센트 이상 올릴 수 없기 때문에" 혹은 "미세먼지 없는 가을 하늘은 정말이지 오랜만이었다.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면서 공장이 멈춘 터였다. 이산화탄소 배출 목표를 맞추기 위해 화석연료 발전을 규제하기까지 했다. 중국은 동계올림픽 때 전 세계인에게 베이징의 푸른 하늘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보일 씨는 테슬라 주식을 사서 재미를 보았다. 일론 머스크가 전기차가 아니라, 전기차를 만들면서 획득한 탄소배출권을 팔아 부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동료에게 주워들은 것이었다. 탄소배출권으로 전기차 사업의 전자를 메우는 형세였다."
이런 문장들을 보면서 작가님이 저만큼 (ㅋ) 뉴스 되게 열심히 보시나보다... 하고 생각했어요. 애초에 전세 사기, 층간 소음, 학폭 같은 소재를 택한 것부터도 그 렇지만 작가의 말에서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실시간으로 소설의 배경이 되었다"고 한번 더 덧붙이는 것을 보면서, 실제 현실과 소설 속 현실을 중첩시키는 데 확실히 깊은 관심이 있는 작가구나 싶었어요.

박혜진
이야기를 듣다 보니 소설을 다시 읽은 것 같은 기분이에요. 제목에 대해서라면 취미는 사생활 특기는 사기, 라고 혼자 되뇌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결론에 대해서라면, 반전의 효과라든지 충격 요법의 차원, 나아가 전세 사기 같은 '국민정서' 측면에서 상당히 흥미롭다고 생각한 반면, 결과가 하나의 정보로 주어진 거지 이야기 속에서 드러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의 친구, 스미스>와 비교하면 상당히 상반된 결과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나의 친구, 스미스>가 예상 가능한 안정적 결말이었다면 <취미는 사생활>의 경우 예측하지 못했던 불안정한 결말이랄까..!

박 혜진
그런데 두 작품 중 어떤 작품을 이 계절의 소설로 꼽을지 고민할 때, 소범 기자님의 말도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네요. <취미는 사생활>이 독서토론하기에 좋은 소설이라는! 더불어 동시대 작가의 작품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는 궁금한 걸 작가한테 물어볼 수 있다는 것에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나의 친구, 스미스>와 비교해 인물들이 확실히 더 이상하고 재미있어서 작가한테 궁금한 게 많아지는 소설이었거든요.

범한소
ㅎㅎ 작가한테 궁금한 걸 물어볼 수 있다면 전 왜 하필 '새콤달콤' 이었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처음에는 그냥 맥거핀인가 싶었는데, 어쩌면 정말 중요한 요소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전에 선생님들은 이 '새콤달콤'을 어떻게 해석하셨는지도 궁금해요.

박혜진
새콤달콤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식도 없이 상당히 타당한 군것질거리라고 생각해 버렸어요. 너무 사소하고 하찮은데 한번 생각나면 필사적이게 되는 추억의 아이템으로 무척 적절해 보였달까, 도처에 그런 센스가 있었고, 그게 이 소설을 읽는 재미이기도 했어요.

박혜진
그나저나 우리 대화 시간이 5일 남았다는 사실도 새삼 놀랍네요. 이제 두 권 중 어떤 책을 골라서 독자들과 같이 이야기할지 정해 볼까요?

소유정
새콤달콤은..약간 학창시절...새학기에 만난 어색한 친구에게 마이쮸 먹을래? 하는 것 같은...사실 없어도 그만인데 누군가 그런 거 하나 내밀면 되게 반갑잖아요. 주거나 받는 입장에서도 부담이 되지 않고요. 고마워하는 은협에게 그냥 나중에 새콤달콤이나 하나 사줘~ 하는 식으로 미안함을 덜어 주려는...고도의 안심하게 만들기 수 법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이건 좀 과한 해석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ㅋㅋ 근데 새콤달콤이 나올 때마다 살짝 무거운 분위기가 환기되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소유정
벌써 7월도 이렇게 끝나가네요... 두 권의 책 중에서 저희 안에서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이 나온 건 <취미는 사생활>인 것 같아요. 다른 독자분들은 또 어떻게 읽으셨을지, 저희와 생각이 다르다면 어느 부분에서 다른지도 좀 궁금하고요!

박혜진
<취미는 사생활>의 아이템들을 두고 이것저것 해석하게 되는 것도 의외의 재미네요! ㅎㅎ 그나저나, 제가 착각한 것이 있어서 정정해요. 저희가 같이 읽은 두 권의 책 중 한 권을 정하는 게 아니었네요 ^^;; 이 계절의 책으로 두 권을 선정해 읽었고, 8월에 진행하는 소전서림 오프라인 현장에서는 이 두 권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방식이에요. 한 권을 또 뽑는 논의는 하지 않는다는 말씀이어요 !!

박혜진
월요일 모두 잘 시작하고 있나요? 느린 듯 빠른 듯, 어색한 듯 익숙한 듯했던 두 달이 거의 다 지나갔네요. 생소한 형식인 탓에 낯설기도 했지만 '책 얘기'라는 단어에 기댄 대화여서 그런지 편안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모두 어땠나요? ^^ 항상 제가 읽은 소설에 대해 판단하지만, 좋은 소설이란 무엇인가, 또 어떤 소설이 한 시대를 견인하는 소설이 되는가, 라는 생각에 대한 실질적 논의를 지속적으로 같이 하는 것의 미덕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대화하면서 제 생각이 많이 바뀌었거든요. 취미는 사생활도, 나의 친구 스미스도. '엄청나게 동시대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된 두 소설이 선택한 상반된 방식을 비교하며 읽는 즐거움이 컸어요. 한쪽이 다른 한쪽의 독해를 자극해 주는 방식이었는데, 시작할 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현상이라 더 재밌었어요. 다른 분들은 어땠는지도 궁금하네요 :)

소유정
어느덧 벌써 두 달이 지났군요! 직업 특성상 언제나 책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대화라고 할만한 것이었나?를 생각하면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여러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는 공감도 하고, 제 생각을 말하기도 하면서 정말 대화를 하는 느낌이라 좋았고요. 온라인 상에서 하는 대화인데도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 않아 좋았어요. 두 달이라는 시간이 그래서 더 짧게 느껴졌는지도요! 지금 이 시대에 가깝게 붙어 있는 두 권의 책을 함께 읽을 수 있어 기뻤습니다!

범한소
이렇게 편안하게 책 얘기 할 수 있다니,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 사석에서 책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서도 이 대화들이 기록되지 않고 그냥 흩어져버리는 게 아쉽다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었는데, 이렇게 활자로 남길 수 있어 무척 소중한 기분이 에요.
여러 선생님들의 이야기 들으며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박혜진 선생님 말씀처럼, 의도하진 않았지만 ‘엄청나게 동시대적인 소재’를 ‘상반된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두 소설이라서 정말 더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이야기는 결코 하나로 고정되지 않고, 이야기를 읽을 독자 수만큼으로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저희 대화를 함께 봐주셨을 다른 여러 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전기화
벌써 두 달이 흘렀다니…! ㅎㅎ 두 소설에 관하여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즐거웠어요. <나의 친구 스미스>는 이리저리 구부러지다가 그냥 튕겨져나오는 경쾌함이, <취미는 사생활>은 화자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리는 경험이 좋았습니다. 대화가 쌓이는 과정에서 더 마구마구 대화를 잇지 못한 것이 스스로에게 아쉽기도 하지만, 아쉬움은 또다른 곳에서의 즐거움으로 바뀔 수도 있을까요^^ 두 소설 모두 여름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도 느꼈는데, 그건 지금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말의 다른 표현일까 싶기도 합니다. 이번 여름 두 소설과, 선생님들과 함께 대화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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