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안온]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D-29
우리가 흔히 건축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벽돌을 쌓아 집을 짓고 도로를 깔고 지붕을 만들고 창문을 만드는 일들을 상상한다. 과연 이러한 눈에 보이는 것을 만들어 내는 행위들이 건축의 전부일까? 그렇지 않다. 눈에 보이는 현상 너머로 잠시만 살펴본다면 앞서 말한 건축 행위들은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삶을 디자인하기 위한 것들임을 알 수 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147, 유현준 지음
단순히 건물을 짓는다는 것만이 건축은 아니다라는 것과 결국 공간을 짓고 올리는 것은 인간의 행복한 삶을 위한 행위인것이겠죠.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흐르면서 이런 기본적인 목표에서 인간을 위한 건축물이 점점 건축물을 위해 인간이 존재하는 것처럼 몰아져가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는것 같습니다. 모든것은 인간이 우선이 되는 세상이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건축이라고 하면 삐까뻔쩍한 새로운 건물이, 멋있는 건물이 들어서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고쳐쓰고 수리해서 쓰고 옛것과 현재의 것을 융합하자는 생각을 많이는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요즘 들어서야 예술가들과 협업을 하거나 뛰어난 건축가들이 기능적으로도 미적으로도 뛰어난 건물을 만드는 게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자본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보디 자본에 의해 미적 기능이 떨어지는 똑같은 건물(ex. 아파트)을 많이 짓는 것 같아요.
제 11장 왜 사람들은 라스베이거스의 네온사인을 좋아하는가, 에서는 우리가 정보로 인식하지 않는 대상에 대해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국의 간판도 화려하지만 우리가 정보로 느끼는 것에 대해서는 피로감을 느끼지만 읽을 수 없는 단어가 적힌 간판들이라면 그것을 정보로 받아들이지 않아 미적으로 보인다는 얘기였습니다.
TV매체와 인터넷의 발달로 사람들이 세계 곳곳을 거실에서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사람들은 'TV로 봤으니까 여행은 안 가도 되겠네.'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오히려 화면을 통해서 본 세상을 직접 가서 보기 위해 여행이 더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59, 유현준 지음
여행도 견물생심! TV로 볼 수는 있지만 그곳을 실제로 경험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습니다. 시각과 청각은 물론 후각과 미각, 촉각까지 모두 느낄 수 있는 것이 여행이기에 채워지지 않은 세 가지 감각에 대한 부재가 여행에 대한 갈증을 더 부추기는 것 아닐까요? 맛보기만 먹어보면, 안 먹느니만도 못한 것처럼, TV를 통한 여행도 맛만 봐서 더 감질맛 나는 것일지도요.
글쵸^^ 간접적으로라도 봤으니 안가도 돼~가 아니라 인간의 심리란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나도 경험해봐야지~라는 로망이 있어 직접 가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들것 같아요. 그래서 코로나 전이든 코로나 후든 여전히 여행프로는 쏟아져나오고 늘 우리들은 떠나기를 꿈꾸는 것 같아요.
억눌린 여행수요가 폭발하면서 관광지들이 관광객들로 앓는다는 소리 들으면... 솔직히 배부른 소리다 싶어요. 이 어려운 시국에 사람들이 와서 돈 써준다는데 이래서 저래서 힘들다는 소리를 하다니...
인간은 그렇게 고상하지만은 않다. 인간은 큰 전염병이 돌지 않는 한 계속해서 모이고, 붐비는 공간으로 모여들 것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61, 유현준 지음
코로나가 발발하기 몇 년 전에 쓰여졌고, 그 이전에도 다양한 전염병들이 돌았지만 글쎄요... 코로나 시국에도 성매매를 하기 위해 몰래 모이고, 집회를 가지고, 종교 모임을 가지는 것을 보면... 큰 전염병이 돌아도 고상해지진 않는 것 같습니다.
전염병이 돌아도 모이는 사람은 모였던 지난 3년여의 시간들^^ 그들은 특별한?특이한 집단의 인간들이라 생각은 하지만 작가의 표현처럼 인간은 그렇게 고상하지 만은 않다라는 말은 맞는것 같아요.
12장 뜨는 거리의 법칙, 에서는 죽은 공간(광장, 지하상가 등)과 유기적으로 살아있는 공간(xxx길 등), 그리고 어떤 공간이 만들어짐으로써 생기는 죽는 공간 등 흔히 말하는 뜨는 거리엔 왜 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는지, 죽은 공간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많음에도 사람들이 모일 수가 없는지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건축물이 아니라 장소이다. 장소가 만들어지려면 사람이 모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사람이 모일 목적지가 될 만한 가게나 랜드마크 건물이 필요하고, 사람이 정주할 식당이나 카페가 필요한 것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80, 유현준 지음
멋진 건물이 그 하나로 랜드마크가 될 수도 있지만, 멋진 건물이 그저 멋진 건물로만 덩그러니 남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저 건축물로 남는 것과 그 주변의 랜드마크가 되는 것의 차이는 사람들이 그곳에 몰리고 머무를 수 있느냐의 차이 같습니다.
겉모습의 멋진 건물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들이 자주 가고 오래 머물고 싶은 장소로써의 건물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시간이 길게 느껴지면 공간은 더 크게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같은 원리에 의해서 공간을 크게 느끼게 하려면 시간을 길게 느끼게 해야 하고, 시간을 길게 느끼게 하려면 기억할 사건을 많이 만들어 줘야 한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91, 유현준 지음
일본의 절이 이런 구조를 띈 곳이 꽤 있더군요. 입구에서 일단 전체 건물을 볼 수 없게 되어 있고,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가면 여러 번 방향을 꺾고, 같은 조경도 다른 방향에서 보게 함으로써 공간이 실제보다 더 크게 느껴지더라구요.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건물은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호기심을 더 가지며 들어서게 되는걸까요^^ 마치 미로찾기 길처럼 말이죠..
대형 집회와 교육의 기능이 비슷하다. 따라서 학교 건물을 주말에 교회가 임대하여 사용하는 것은 기발한 생각이 아닐 수없다(...) 이러한 것이 정착화된다면 디자인 초기 단계부터 학교와 교회를 겸해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건축물도 가능하리라고 본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179, 유현준 지음
하나의 건축을 두가지 이상의 용도로 이용하는 건축 아이디어가 기발한것 같습니다. 새로운 형식의 건축물은 시작부터 그 용도를 생각하며 짓는 것은 여러 방면으로도 유용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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