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안온]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D-29
건축 공간이 주는 감동은 여러 가지 현상의 조합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건축은 인간의 몸보다 큰 것을 디자인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몸보다 작은 물체를 디자인하는 것과는 다르게, 안에서 밖을 바라보며 사용자의 시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디자인해야 한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302, 유현준 지음
진정 훌륭한 건축 디자인은 어느 한 땅에서는 훌륭하게 작동을 하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졌을 때 이상하게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이다. 그런 건물이 그 대지가 가진 에너지를 잘 이용한 건축물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312, 유현준 지음
옮겨도 그 자체로 멋진 건축물의 예시로 '리움 박물관' 사진이 실려 있는데, 이 사진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오히려 어디에 두더라도 멋드러지게 녹아드는 건축물 또한 훌륭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환경에서도 잘 녹아든다는 반증이니까요.
서울 시민들에게 한강은 마치 비어 있는 마당이나 도가 사상으로 만들어진 선정원같이 정신없는 서울의 일상에서 벗어난 비움의 공간으로 잘 이용되고 있다. 빈 땅이 있으면 그 땅에 무언가를 해야 하는 우리나라 국민에게 뿌리박힌 '개발 DNA'가 한강에서는 잘못 작동하지 않았으면 한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01, 유현준 지음
빈 공간, 앞서 사무실 공간에서도 빈 공간이 인간에게 주는 창의적인 사고에 대해서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비어있음을 견디지 못하고(누리지 못하고) 무엇이든 짓고 세우려는 생각을 제발 하지 않길 바래봅니다.
빈 곳을 보면 '뭔가 허전한데?'하며 채우기를 좋아하는 게 한국인인 것 같습니다. 물론 채움으로써 미적으로 아름다움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비어있는 것 자체로도 좋아보이는 게 있는데 그걸 참는 게 힘든가 봅니다.
과거에 사람들이 햇볕을 받기 위해서 창을 내어 창가에 살았고 건축가들은 자연 채광들을 들여오기 위해서 재미난 단면을 고안해 내야만 했다. 그러다가 값싸게 인공의 빛을 만들 수 있는 형광등이 건축에 도입되면서부터 건축물은 더 이상 햇볕이 들어오는 디자인에 신경 쓸 필요가 없게 되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16, 유현준 지음
사람들의 지능이 발달되고 기술 또한 발전됨에 따라 우리의 삶은 아주 편리해진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편리함은 우리들을 더 발전하게 만들구요. 그러나 삶이 편리해질 수록 자연에서는 점점 멀어지는 환경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편리함만을 찾다가 진정 중요한것들은 잃어버리진 않나 생각하게 됩니다.
19세기~20세기의 인류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보여준 부분이었다고 봅니다. 실내에서 빛을 내는 형광등이 발명되었으니 채광은 필요없다고 단정지어 버리는 것에서 놀라기까지 했네요. 지금도 여기저기서 무언가가 개발되면 좋은 점만 부각하고 단점은 숨기면서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은 숨기려는 건 여전한 것 같습니다. 과거보다 관리감독이 더 타이트해지긴 했지만요.
혼란의 세상에서 프라이빗한 공간을 원하는 것은 선사시대 때부터 내려오는 안전을 추구하는 본능이다(...) 가장 프라이빗한 공간은 자기 집이나 방이다. 하지만 요즘같이 인구 밀도가 높은 세상에서는 자신만의 공간을 소유하려면 많은 돈이 든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21, 유현준 지음
요즘 사람들이 집보다는 자동차를 먼저 사는 이유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에 공감이 갑니다. 자신만의 공간이 꼭 필요한 우리들에게 자동차 운전석에 앉았을 때와 같은 안락함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저역시도 제 차, 제 운전석에 앉았을때의 그 기분을 잊지 못해 가끔 혼자 드라이브를 즐기기도 한답니다.
집을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가져야 하는데, 집을 소유할 수 없다는 게 너무 슬프게 다가왔습니다.
프라이빗한 공간을 얻는 다른 방식은 익명성을 통해서 얻는 것이다. 대도시화되면서 공간의 부족으로 없어지는 사생활의 자유는 대도시의 익명성이라는 장치를 통해서 회복된다. 나를 모르는 여러 사람들속에 섞여 있게 되면 나는 더 자유로워진다. 더 자유로워질수록 그 공간에서 사적으로 행동할 수가 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22, 유현준 지음
길을 가다 넓은 스타벅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을 간혹 보게 됩니다. 분명 주위에는 북적거리는 사람들로 집중이 되나..싶지만 오히려 사람들 사이에서 익명성이라는 장치로 인해 사적으로 행동할 수 있으며 그 만큼 그 공간을 소유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심리를 느낄수 있는것입니다.
간판 경관에 대한 판단은 경험하는 사람이 그 간판을 정보로 이해하느냐 아니면 장식으로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51, 유현준 지음
모국의 화려한 간판은 이미 읽을수 있는 정보로 받아들이므로 그것은 관광이 될수 없지만 타국에서의 화려한 간판들은 정보로 받아들이기 보단 화려한 장식으로 받아들이게 되어 그 나라로 여행을 갔을 때 그것은 관광의 일부분이 된다는 이야기는 솔깃한 이야기였습니다. 같은 맥락인진 모르겠지만 타국에서의 평범한 골목도 관광으로 와닿는 이유가 되는걸까요^^
결국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건축물이 아니라 장소이다. 장소가 만들어지려면 사람이 모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사람이 모일 목적지가 될 만한 가게나 랜드마크 건물이 필요하고 사람이 정주할 식당이나 카페가 필요한 것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80, 유현준 지음
인간의 삶이 발달하면서 크고 화려한 건축물들은 경쟁하듯 곳곳에 생겨나고 그것을 자랑하듯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인간의 삶과 정서에도 도움을 주는, 인간이 우선시 되는 건축물은 점점 주객이 전도되는 느낌도 있습니다. 사람이 배경이 아닌 사람이 모일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하는 건축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에서 작가는 광화문 광장 주변으로 식당과 카페가 들어 섰을때의 시뮬레이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지고 그곳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넓은 광장을 중심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수 있는 장소가 있었으면 하고 꿈꿔봅니다.
건축은 인간이 안에 들어가서 사용해야 하는 것이므로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합니다. 그런점에서 옛 선조들이 지은 한옥이나 정자가 있는 정원들을 떠올리면 감탄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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