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안온]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D-29
혼란의 세상에서 프라이빗한 공간을 원하는 것은 선사시대 때부터 내려오는 안전을 추구하는 본능이다(...) 가장 프라이빗한 공간은 자기 집이나 방이다. 하지만 요즘같이 인구 밀도가 높은 세상에서는 자신만의 공간을 소유하려면 많은 돈이 든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21, 유현준 지음
요즘 사람들이 집보다는 자동차를 먼저 사는 이유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에 공감이 갑니다. 자신만의 공간이 꼭 필요한 우리들에게 자동차 운전석에 앉았을 때와 같은 안락함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저역시도 제 차, 제 운전석에 앉았을때의 그 기분을 잊지 못해 가끔 혼자 드라이브를 즐기기도 한답니다.
집을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가져야 하는데, 집을 소유할 수 없다는 게 너무 슬프게 다가왔습니다.
프라이빗한 공간을 얻는 다른 방식은 익명성을 통해서 얻는 것이다. 대도시화되면서 공간의 부족으로 없어지는 사생활의 자유는 대도시의 익명성이라는 장치를 통해서 회복된다. 나를 모르는 여러 사람들속에 섞여 있게 되면 나는 더 자유로워진다. 더 자유로워질수록 그 공간에서 사적으로 행동할 수가 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22, 유현준 지음
길을 가다 넓은 스타벅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을 간혹 보게 됩니다. 분명 주위에는 북적거리는 사람들로 집중이 되나..싶지만 오히려 사람들 사이에서 익명성이라는 장치로 인해 사적으로 행동할 수 있으며 그 만큼 그 공간을 소유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심리를 느낄수 있는것입니다.
간판 경관에 대한 판단은 경험하는 사람이 그 간판을 정보로 이해하느냐 아니면 장식으로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51, 유현준 지음
모국의 화려한 간판은 이미 읽을수 있는 정보로 받아들이므로 그것은 관광이 될수 없지만 타국에서의 화려한 간판들은 정보로 받아들이기 보단 화려한 장식으로 받아들이게 되어 그 나라로 여행을 갔을 때 그것은 관광의 일부분이 된다는 이야기는 솔깃한 이야기였습니다. 같은 맥락인진 모르겠지만 타국에서의 평범한 골목도 관광으로 와닿는 이유가 되는걸까요^^
결국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건축물이 아니라 장소이다. 장소가 만들어지려면 사람이 모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사람이 모일 목적지가 될 만한 가게나 랜드마크 건물이 필요하고 사람이 정주할 식당이나 카페가 필요한 것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280, 유현준 지음
인간의 삶이 발달하면서 크고 화려한 건축물들은 경쟁하듯 곳곳에 생겨나고 그것을 자랑하듯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인간의 삶과 정서에도 도움을 주는, 인간이 우선시 되는 건축물은 점점 주객이 전도되는 느낌도 있습니다. 사람이 배경이 아닌 사람이 모일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하는 건축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에서 작가는 광화문 광장 주변으로 식당과 카페가 들어 섰을때의 시뮬레이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지고 그곳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넓은 광장을 중심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수 있는 장소가 있었으면 하고 꿈꿔봅니다.
건축은 인간이 안에 들어가서 사용해야 하는 것이므로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합니다. 그런점에서 옛 선조들이 지은 한옥이나 정자가 있는 정원들을 떠올리면 감탄을 하게 됩니다.
디자인은 자연을 극복할 대상으로 생각하지도 않고 이용할 대상으로도 생각하지 않고 다만 자연을 대화의 상대로 보는 동등한 관계 설정이 있고서야 나올 수 있는 디자인이다. 인간관계에서도 그러하듯이 디자인에서도 자연환경을 동등한 대화의 상대로 보는 것이 가장 성숙한 디자인의 방식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347, 유현준 지음
자연과 동등한 관계 설정에서 지어지는 건축물이란 표현이 멋있는 것 같습니다. 서울 잠수교를 자연에 양보한 건축물이라고 표현한 작가님의 이야기처럼 자연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잠수교의 의미를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14장 동과 서 : 서로 다른 생각의 기원, 에서는 동서양의 가치, 철학이 건축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서양의 공간은 다분히 수학적인 분석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반면, 동양의 공간은 비어 있다는 뜻의 '공(空)'과 사이라는 뜻의 '간(間)'이 합성된 단어이다.(중략) 이렇듯 단어만 살펴보더라도 동양에서는 단순히 비어 있는 것 이상의 가능성을 보는 '비움'과 상대적 가치인 '관계'로서 공간을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333, 유현준 지음
벽 중심의 유럽 건축은 공간이 벽으로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339, 유현준 지음
사양은 벽 건축을 통한 공간의 구분, 내부와 외부와의 단절이 명확하게 이루어지는 반면, 동양은 툇마루 등 외부지만 내부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 등으로 인해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딱 잘라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뉴욕의 스카이라인은 한 마디로 엘리베이터가 만든 스카이라인이다. 뉴욕은 섬이기 때문에 땅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63, 유현준 지음
건축 이야기지만 건축 이전에 인간의 문화, 즉 실제 살아가던 사람들의 일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만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냉장고, 세탁기, 휴대폰 등으로 인한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대해 이해를 한다면 건축 이야기도 더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엘리베이터 또한 우리삶에 있어서 흥미로운 발명품이 아닐수 없습니다. 이로인한 건축물의 모습도 인간의 일상도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는 우리로 하여금 멀리 있는 공원에는 갈 수 있게 해주었지만 가까이 있던 마당과 거실 같은 골목길을 빼앗아갔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p193, 유현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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