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작가축제X율리시즈] 자일리 아마두 아말 작가님의 <참지 않는 여자들> 함께읽기

D-29
"구해주세요, 부탁이에요, 제 행복과 젊음을 빼앗아가려 해요! (...) 제가 원치 않는 삶을 강요해요. 구해주세요, 제발 부탁이에요, 전 여러분이 믿고 싶어하는 것만큼 행복하지 않아요! 소유지 안에 영영 감춰진 그림자가 되어버리기 전에 저를 구해주세요. 사방으로 둘러쳐진 벽 안에서 포로가 되어 스러지기 전에 저를 구해주세요, 구해주세요, 제발 부탁이에요, 제 꿈과 희망을 앗아가려 해요. 제 삶을 훔쳐가려 해요."
참지 않는 여자들 p71, 자일리 아마두 아말
람라가 결혼을 거부하거나, 도망가거나, 자살한다면 그 불똥은 모두 어머니가 뒤집어쓰게 될 것입니다. 첫째 아내인 어머니는 쫓겨나거나 죽거나, 그렇게 되겠죠. 어머니는 람라에게 가장 큰 협박거리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어머니는 람라의 처신 하나로 여동생들의 운명까지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데요, 이 결혼에서 감안되지 않은 사람은 당사자인 람라뿐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이 집에선 변함없이 환영받을 것이라고 속삭여주길 바랐다. 그렇지만 현실에서 일어날 리 없다는 걸 잘 안다. 지금 여기는 청소년 시절 내 꿈을 풍성하게 만들어줬던 해외 드라마 속도 아니고, 즐거움을 가져다줬던 로맨스 소설 속도 아니다. (...)처녀인 우리를 다른 남자에게 떠맡기면서 자신의 책임을 내려 놓기를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기다려왔을 따름이니까.
참지 않는 여자들 자일리 아마두 아말
책 잘 받았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택배가 젖었기에 조마조마 했지만 안전하게 제 손에 도착했습니다.
참을 인 자 세 번만 새기면 살인도 피한다고 하는데...책장을 펼치자마자 만난 문장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인내는 바위도 끓인다" "마음에 품고 있는 인내심은 고귀함과 비례한다" 앞으로 펼쳐질 내용이 어떠할지...혹 상상을 벗어나는 수준이 되는 건 아닐지...
곰네마리님도 '인내'라는 말이 강조되는 문장을 뽑아주셨군요 :)
구해주세요, 부탁이에요, 제 행복과 젊음을 빼앗아가려 해요! 제가 사랑하는 남자와 영영 떼어놓으려 해요. 원치 않는 삶을 강요해요. 구해주세요, 제발 부탁이에요, 전 여러분이 믿고 싶어하는 만큼 행복하지 않아요! 소유지 않에 영영 감춰진 그림자가 되어버리기 전에 저를 구해주세요. 사방으로 둘러쳐진 벽 안에서 포로가 되어 스러지기 전에 저를 구해주세요. 구해주세요, 제발 부탁이에요, 제 꿈과 희망을 앗아가려 해요. 제 삶을 훔쳐가려 해요.
참지 않는 여자들 자일리 아마두 아말
람라의 마지막 절규가 마음이 아프네요.
인상깊은 문장들을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님들이 짚어주신 문장들을 보니 책이 보여주고자 하는 세계가 어떤 모습인지 드러나는 듯해요. 우리가 같이 읽고 있는《참지 않는 여자들》은 결코 남의 나라에서, 내가 모르는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외면하기에는 고통스러운 세계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세 주인공이 공통으로 듣는 “인내하라, 인내만이 미덕이다”라는 말은 그 세계를 정당화하기 위한 주문이기도 하지요. 현재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독자님들은 그 말에서 어떤 감정이 느껴지시나요??
여전히 공동체에 소속된 이상 강제되는 ‘인내’라는 폭력, 이곳 대한민국의 현재에도 유효한 미덕(!)입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군대에서…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은연 중에 가장 강요되는 것이 아닐까싶습니다. 학령기에 접어들면 입시를 위해서, 이후에는 취직을 목표로, 이후에는 승진이나 성공을 위해서 끝없는 인내를 요구받잖아요. 인내, 하면 뭔가 불끈 다짐이 선다기보다 좀 지친다는 느낌이 더 크다는 게 개인적인 감정입니다.
그러네요~이 책에서는 여성의 권리가 짖밟히는 현실에서 인내해야 하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형태의 고통속에서 '인내'를 강요받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네요~ 현실에서 매트릭스 영화 속 네오처럼 자각하는게 쉽지는 않더라구요~^^;;
'인내하라 인내만이 미덕이다'라는 말이 약자의 고통을 당연하게 만드는 흑마술 주문같네요 우리나라도 인내가 여기저기에서 강요되는데~ 과연 서로를 위한 '인내'인지는 고민해야 할 문제네요~ 또 한편으로는 여기저기서 자기 권리만 주장하느라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사라져 보이기도 하고~ '중도'란 참 힘든거 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읽으시면서 여러 감정을 느끼고 계시는군요. 이번에 드리고 싶은 질문도 이전에 드린 질문과 연결됩니다 :) 독자님들도 아시다시피,《참지 않는 여자들》은 가부장적인 폭력과 지배를 당연시하는 남성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만약 1년간 이 지역에서 살아야 하는 미션이 주어진다면, 독자님은 어떤 삶을 살게 될까요? 누구와 연대해 어떤 변화를 끌어내보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나름 이 체제에서 적응하거나 순응하는 삶을 살까요? (여성 혹은 남성의 입장에서 상상해주세요)
기실, 이곳 대한민국의 2-30년 전에도 그런 가부장적 폭력과 지배가 당연시되는 사회였던 걸로 기억됩니다. 그나마, IMF사태와 2002월드컵을 지나면서 세계여행과 세계화의 급속화가 우리나라의 문화를 조금씩 바꿔놓기 시작한 것 같고요. 1년 아니 하루도 그런 시대, 지역에서 살게 되는 건 상상조차 하기 싫은 것입니다. 하지만, 굳이 상상해본다면, 여성이어도, 남성이어도 크게 상황에 저항하지 못하고 당하거나 소극적 폭력 용인의 자세로 살게 될 듯 합니다. 그만큼, 체제에 역행하는 건 크나큰 용기와 희생이 요구되는 것이고, 개인에겐 불가능에 가깝다고 봅니다.
Henry님은 과거 한국의 모습도 생각하시면서 댓글 남겨주셨군요. 체제에 저항하는 개인에게는 대가가 요구된다는 말씀이이해가 갑니다.
굳이 상상하고 싶지 않은 환경이지만... . 위의 Henry 님이 쓰신대로 개인이 변화를 이끌어 가기에는 상당히 힘들다고 생각해요. 책에서 묘사되는 상황은 변화는 고사하고 자기의 삶을 살아가려는 시도 자체가 목숨을 내놓지 않고서야 불가능할 듯 합니다. 다만 제가 사피라였다면 다른 선택을 하고 싶어요. 결혼 생활 20년 만에 일부다체제를 맞게 된 그녀의 심경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나 람라를 통해 시행착오를 거쳤으니 또 다른 아내가 들어온다면 이전과 같은 선택은 하지 않을 듯 합니다.
앞선 독자님의 댓글에 동의하시면서도 호디에님은 다른 선택을 하기를 선택하셨네요. 독자님들의 의견이 달라 흥미롭습니다!
<참지 않는 여자들>의 세계 속에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면 안타깝지만 그냥 네오의 파란약(현실세계의 진실을 알 수 없는)을 먹듯이 그냥 모른채로 살아가는게 좀 덜 고통스러울거 같습니다~~^^;; 하지만 1년이라는 한정된 시간이 주어진다면 람라같은 여성들을 찾아볼거 같습니다 그리고 <참지 않는 여자들>과 같은 여성인권과 변화에 관한 책을 같이 조심히 숨어서 읽으며 약간씩이라도 현실의 문제를 자각하고 변화의 방법을 고민해 볼거 같습니다 예전에 우리나라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자각할 수 있는 책들을 불온서적이라고 막았지만 작더라도 그런 행동들이 변화를 이끌 수 있었 던 거 같아요~
생각만해도 너무 끔찍한 일입니다. ㅠㅠ 그 당시에 제가 살아간다면, 아마 저 역시 책 속의 여성들처럼 결국에는 순응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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