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책 5문5답] 27. 임홍택 작가

D-29
안녕하세요. 저는 임홍택이라고 합니다. 필명으로는 [편집왕]을 쓰는데, 그믐에서는 이미 등록된 아이디가 있어서 [편집여왕]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리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았고 닉네임을 정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지금까지 회사 생활을 하면서 5권(1권 공저)의 책을 썼고, 앞으로도 계속 직장 생활을 하면서 그 과정에서 겪은 성취와 애환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소개하고 싶은 인생책은 ≪아웃사이더(THE OUTSIDER)≫ 입니다. 이 책은 영국 레이세스터 태생의 작가 콜린 윌슨이 만 24살에 펴낸 평론집으로서, 1956년 발간된 후에 젊은 나이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죠. 당시 이 책을 본 전 세계 비평가들은 마치 전기 쇼크를 받은 것처럼 당황했다고 하는데, 23살에 이 책을 처음 접한 저도 꽤나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24살의 청년이 이처럼 깊고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그것을 자신만의 해박한 통찰로 풀어냈다는 것을 놀랍다는 말로 밖에 표현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Q2 이 책이 인생책인 이유에 관해 조금 더 듣고 싶어요.
콜린 윌슨의 ≪아웃사이더(THE OUTSIDER)≫가 제 인생책이 된 것은 제가 20대 초반에 겪었던 신경증과 관련이 있습니다. 저는 중2병이 뒤늦게 걸린 탓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20대 초반의 어느 날 “인간은 왜 태어났으며, 왜 살아야하지?”에 대한 답을 먼저 찾고, 본격적으로 돈벌이에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해답이 없는 깊은 심연에 빠지고 말았죠. 이 이야기를 깊이 나눌 사람이 없었기에 나름 여러 문학과 비문학 도서 그리고 종교 관련 책을 꺼내 들어봤지만 뾰족한 해답을 찾을 수 없었고 저는 더 깊은 상념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어느 날 우연히 학교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이 바로 이 아웃사이더였습니다. 저자 콜린 윌슨은 ‘아웃사이더’를 ‘사물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며, 어떤 알 수 없는 정열이 그들을 고독한 사막으로 데려간다’로 표현했지만, 저는 그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사실을 고의적으로 망각한 체 삶과 죽음의 문제를 안고 헛된 씨름을 반복하는 나약한 인간에 지나지 않았죠. 하지만 이 책에 나온 많은 종류의 아웃사이더를 만나고 난 후, 일종의 잠재적인 해답을 얻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때문에 이 책을 제 인생의 책으로 꼽은 것은 아닙니다. 제가 얻은 결론은 정말 말 그대로 잠재적이었기에 말이죠. 정확히 이 책이 제 인생 책인 이유는 일종의 질투심이겠죠. 제가 23살에 이 책을 처음 읽게 되었는데 거의 저와 동년배였을 시기에 이러한 훌륭한 책을 완성했으며, 남들이 하지 못한 통찰을 이뤘다는 것에 대한 시기 질투였을 것입니다. 물론 저는 당시에 딱히 작가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기에 그저 그의 재능 혹은 성취가 부러웠을 따름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아직 시간이라는 무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열심히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고자 합니다.
Q3 어떻게 이 책을 읽게 되신 거예요? 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와 사연이 궁금합니다.
거의 20년 전의 기억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군 휴학 중에 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찾았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아싸나 인싸 같은 용어가 유행했던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아웃사이더>라는 용어가 그리 익숙한 것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우연히 이 책을 찾게 되었습니다. 도서관에서 한 번 읽고 바로 새 책을 구매했던 기억은 확실하게 납니다. 그 다음에 제가 책을 거의 난도질 할 정도로 밑줄을 쳤거든요.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서 책을 분실했다는 것을 깨닫고 책을 다시 구매했던 일도 기억이 나는군요. 이 책은 저에게는 일종의 <레드 바이올린> 같은 물건이 되었죠. 이 인생책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아웃사이더(THE OUTSIDER)≫를 오랜만에 다시 읽게 되었다는 점이 저에게도 큰 기쁨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제 경험한 바에 의하면, 다시 읽으면 바로 깊은 심연으로 빠지게 되기 때문에 다시 통독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그 두려움을 벗어 던지고 다시 인생책을 읽을 수 있게 된 점이 기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Q4 이 책을 다른 사람이 읽는다면, 어떤 분들께 추천하시겠어요?
사실 쉽게 누군가에게 추천을 하기 쉽지 않은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저의 예전과 같이 ‘무한한 우주의 이면에 무언가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나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돈벌이를 위해 출퇴근을 반복하는 직장인들을 얼빠진 인간들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무엇을 위해 살죠?≫라는 멋진 에세이를 쓰신 JYP님께도 추천 드립니다. 함께 읽고 한 번쯤 토론을 해봤으면 하는 바램도 가지고 있습니다^^
Q5 마지막으로 책에서 밑줄 그은 문장을 공유해 주세요.
아웃사이더란 언뜻 보면 사회문제다. 그는 눈에 띄지 않는 존재다. ’(제1장 맹인의 나라/ P. 27) 나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없는 것 같다. ‘나는 너무 길게, 그러면서도 너무 많이 본다’ (제1장 맹인의 나라/ P. 28) 죽음-그것이야말로 모든 관념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러고는 다시 생활의 문제로 돌아간다. ‘나는 돈을 벌어야 한다’고 (제1장 맹인의 나라/ P. 29) "그러나, 이런 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떤 보상을 바라고 있다." 그에게 자신의 무의미함을 알려주고 마침내 "스스로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아무런 보상받을 만한 가치도 없다"고 믿게 만든 문명 세계 속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무엇인가에 대한 권리가 그에게 남아 있다고 느낀다. 무엇에 대한 권리일까? 자유? 이 자유라는 말은 잘못 사용되고 있다. 이 정의를 내리기 위해서는 우리는 <지옥>을 조사해 보지만 헛수고일 뿐이다. 사르뜨르와 바르뷔스는, 인간은 결코 자유롭지 않으며 너무 어리석은 나머지 그것을 알 수 없을 뿐이라고 결론 짓는다. 그렇다면 아웃사이더가 갖는, 떼어낼 수 없는 권리라는 것은 엄밀히 말해서 무엇에 대한 권리일까? (제1장 맹인의 나라/ P. 52) 인간의 약함을 깊이 명상하면 최후에는 반드시 '종교적인 사고', 헤밍웨이의 소위 "잃을 수 없는 것을 발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입장에 도달한다. 즉 단념과 규율의 논리로 발전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제2장 무가치한 세계/ P. 83) 혼돈을 직시해야만 한다. 진정한 질서가 오기 전에 혼동으로 내려가야만 한다. 이것이 헤세의 결론이다. 신학적 용어를 빌리자면 타락이 필요한 것이며, 인간은 선악과를 먹어야만 한다는 것이다….(중략) 불교 경전은 이것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 식별하기를 거부하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 . (제3장 낭만적 아웃사이더/ P. 99) <황야의 이리>에서 헤세는 아웃사이더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 즉 자기가 비참한 것은 자기가 자칫하면 타협하게 되어 온건하고 문명적인 부르주아의 영역을 취하려 하는 데 원인이 있는 것이며, 자기의 구제는 열광과 냉정, 정신과 자연이라는 양극단의 하나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문제는 다음 단계, 즉 양자 중 어느 한쪽으로 나아간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자연 쪽을 택한다. 그러나 자기실현의 경지에는 조금도 근접하지 못했다. <유리알 유희>의 주인공은 정신을 택하나 그 역시 실패를 의식하면서 죽어간다. 헤세가 실패한 것은 아마도 그가 자기실현이란 말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한 데서 기인한 것 같다. (제3장 낭만적 아웃사이더/ P. 116~117) 테오에게 그가 남긴 그의 마지막 말은 "패배는 불가피하며 인생이란 먹이가 달린 함정이다"는 말이었는데, 이 말은 먹이를 다시 물어야 할 필요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자살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제4장 자제의 시도/ P. 153) ......사실 너무 밑줄 친 문장이 많아서,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인생책 5문5답] 인터뷰에 함께 해 주셔서 진솔한 이야기 나눠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자신의 인생책을 소개해 주실 분들은 아래 주소에 입장하여 참여해 주세요. https://www.gmeum.com/gather/template/1 전 국민이 자신의 인생책 한 권씩 소개할 수 있는 그 날까지!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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