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이렌 네미롭스키 <6월의 폭풍> 출간 기념 함께 읽기

D-29
1장을 읽었습니다. 평범한 일상속에 겹쳐있는 전쟁 상황에 대한 묘사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1장) 폭탄이 떨어진 파리에 방공호로 이동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누군가는 체념하고, 누군가는 두려워하며, 다른 한편에서는 새생명이 태어나고 어린 아이는 평화롭게 잠드는 모습에서 전쟁의 한 단면과 짧지만 당시를 살았던 보통 사람들을 그려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6월의 폭풍>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던 어느 새벽에 서울에 사이렌이 울렸었지요. 그 짧은 순간, 다들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요? 저는 비현실적인 느낌에 사로잡혀서 뉴스를 찾아 봤는데...
저는 대학병원 응급실에 보호자로 가 있던 중에 재난문자로 접했습니다. 당시 가족인 환자의 병세도 아직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던 상황이라, 대응 계획이 서지 않는 상황에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정말 어쩔 수 없다는 말만 입에서 맴돌았습니다.
1장을 읽었습니다. 끝을 아는, 적어도 지금의 삶을 담보할 수 없음을 아는 작가가 더 큰 재앙 직전의 작은 평화와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장면은 언제 읽어도 눈물이 납니다. 모두가 본능적으로 목소리를 낮추는 때에, 젖을 찾듯 오물거리는 아기를 바라보는 때와 마찬가지로요.
2~4장을 읽었습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전형적이라고 느껴왔던 폭풍전야 혹은 코앞에 닥쳐온 재난에서도 일상의 태연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은 그것이 보편적이기에 그렇게 묘사될 수밖에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난세의 영웅̆̈, 소수의 선인처럼요. 다음 내용이 궁금하면서도 차마 책장을 넘길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1장을 읽었습니다. 넘기자마자 밑줄 긋게 되는 문장들이 많네요. <오늘 한 줄> 가난한 동네의 케케묵은 냄새가 나는 지하철역과 방공호는 늘 사람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부유한 사람들은 사냥의 밤이 다가온다고 해도 숲속에서 불안에 따는 짐승들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는 폭탄 투하를 예고하는 파열음과 폭발음에 온 신경을 기울인 채, 지층에 있는 건물 관리인의 방에 머물면 그만이었다. 그렇다고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보다 더 겁이 많은 것은 아니었다. 싦에 더 집착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단지 양들처럼 함께 모여 있는 것을 더 좋아할 뿐이었다. 그들에겐 서로가 필요했다. 팔꿈치를 맞대고 함께 신음하거나 웃는 것이 필요했다. - 19쪽-
‘문장 수집’ 기능을 이용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2장에서는 피란을 떠나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 중 페리캉 가문 사람들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집 두 아들 필리프(아직 직접 출현하지는 않았지만)와 위베르, 그리고 페리캉 부인을 좀 더 눈여겨보세요.
위베르는 전쟁을 통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고 싶은 모습이 보입니다. 물론 아직 청소년기라는 것, 전선의 상황을 사실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저는 전쟁에 관한 라디오 논평도 눈에 들어옵니다. '심각하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닌' 상황에 대한, 그리고 청취자들이 낙관할만한 얘기들만 방송에 내보낸다는 점에서 사실을 왜곡시키거나 부분적으로 숨기는 현재의 일부 언론과 여론몰이 들을 이어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페리캉 가족과 식솔들의 면면이 눈에 그려지듯 생생했습니다. 특히 페리캉 부인에 대한 인물 묘사가 미묘한 부분의 차이도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제 상상이 어느 정도 맞을 지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p.26 집안의 규율을 어기는 이러한 행동이 패리캉 부인에게는 나쁜 징조로 여겨졌다. 배가 난파할 때는 모든 계층이 갑판 위에서 만나는 법이다.
고양이 한 마리가 거의 뼈만 남은 생선 조각을 날카로운 이빨로 조심스럽게 물고 있었다. 삼키자니 겁이 나고 뱉어 버리자니 아까운 모양이었다.
6월의 폭풍 p.22-23, 이렌 네미롭스키
2장을 읽었습니다. 페리캉 가문 사람들의 전쟁에 대한 대응은 차분하지만 뭔가 어설픈 것 같습니다. 페리캉 씨는 대피 계획을 세우면서도 자신의 일인 박물관 보물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르고뉴는 과연 안전할까요? 페리캉 부인은 아직 은그릇 세트, 귀중한 식기들, 모피 옷들을 챙길 생각을 하고 있고, 위베르는 의용군에 참여하고 싶어 하면서도 공포에 질려 울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극한 상황 앞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조차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잊은 채 살기 쉬우니까요.
어쩌면 부유한 계층이기에 그런 모습을 보인 건 아닐까 싶어요. 늘 평온한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 전쟁은 공포보다 짜증 나는 사건 같아 보여요. 어찌 되었든 자기들은 선택받은 이들이라는 자만 같은 거요. 너무 멀리 갔을지도 모르지만요.
페리캉 부인은 자신에게 쏠려있는 의문스러우면서도 희망에 찬 눈길들을 보았다. 그래서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생각하기엔 전혀 나쁘지 않아요!” 정말 그렇게 믿어서가 아니라 집안의 사기를 올리는 것이 그녀의 의무였기 때문에 한 말이었다.
6월의 폭풍 P.27~28, 이렌 네미롭스키
2장을 읽었습니다. 전쟁에 대한 공포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맘 아프게 느껴집니다.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안주인인 페리캉 부인으로서는 최대한 할 수 있는 대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쟁 앞에서 그녀가 가진것들이 그녀와 가족들을 지켜줄 수 없다는 생각도 드네요.
‘전쟁은 끝날 것이고, 역사의 한 부분도 모두 희미해지리라는 것을 잊지 말 것. 가능한 한 1952년 혹은 2052년에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무언가를, 논쟁을 만들어보려 애쓸 것.’ - 작가의 메모 중
6월의 폭풍 p.10 , 이렌 네미롭스키
저 위에서 보면 센강은 우유가 흐르는 강처럼 희게 보일 터였다. 어떤 사람들은 강물이 적군 전투기들을 유인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럴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사실, 그들은 아무것도 몰랐다.
6월의 폭풍 p.18-19, 이렌 네미롭스키
배가 난파할 때는 모든 계층이 갑판 위에서 만나는 법이다
6월의 폭풍 p.26, 이렌 네미롭스키
타이타닉이 절로 생각나네요. Bgm은 my heart will go 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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