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이렌 네미롭스키 <6월의 폭풍> 출간 기념 함께 읽기

D-29
피난길에 오른 들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다고 생각해서 남아 있는건지도요.7-8장을 읽었습니다
7장까지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모두 소개가 된 것 같아요. 중간중간 또 부차적인 인물들이 나오긴 하겠지만요. 미쇼 부부를 제외하고는 다를 부르주아들이죠. 작가는 전쟁 속에서 가진 자들의 위선을 드러내고 싶어 했을 것 같아요. 지켜야만 할 것들을 많이 갖고 있는 자들의 위선. (난리 통에 매트리스를 차에 싣고 가는 이유는 뭘까요?) 8장까지 읽으면, 이제 본격적인 피란 행렬이 묘사됩니다.
7장 샤를 랑줄레 심장병이 있고 몹시 뚱뚱한, 소심하고 거만한, 손이 고운 예순의 노인. 8장 미쇼부부 탈출 서막 p.82 미쇼 부부는 떠나기 전에 아파트를 말끔히 정리하려고 새벽 5시에 일어났다. 값어치도 얼마 되지 않고, 정황으로 보아 파리에 첫 폭탄이 떨어지는 순간 잿더미로 변해버릴게 분명한 물건들에 그토록 정성을 쏟는 것은 물론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죽은 사람들도 땅속에서 썩어 문드러질게 뻔한데 정성 들여 입히고 치장해주잖아, 미쇼 부인은 이렇게 생각했다. 그것은 소중했던 사람에게 바치는 마지막 경의, 더없는 애정의 증거였다. 그 작은 아파트는 미쇼 부부에게 무척이나 소중했다. 피난 행렬의 시작입니다. 미쇼 부부의 똥 묻은 개 미팅 사건은 너무나 안타까웠지만 꿋꿋한 두 사람에게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게 하기 위한 뜻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쟁 경험이 없이 전쟁을 상상하며 읽기란 쉽지 않지만 최대한 감정이입하면서 읽다보니 발가락까지 긴장으로 굽어 있네요. ^-^; 피난 중에 행운은 너무 드라마틱 하지만 그래도 행운을 빕니다.
7-8장을 읽었습니다. 샤를 랑줄레에게도, 미쇼 부부에게도, 심지어 코르뱅과 아를레트에게도 전쟁은 일상을 깨뜨리고 각자의 약한 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샤를 랑줄레가 살고 있던 평화와 빛의 세계에도 균열이 왔고, 경제적으로나 피난 계획으로 코르뱅에 의존도가 높았던 미쇼부부에게 코르뱅이 더 이상 믿을 구석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7-8장) 매트리스를 차에 싣는 것도 실소가 나오지만, 코르뱅 씨 또한 정말 황당한 사람이 아닐 수 없습니다. 피난 중에 제 살 길을 잘 찾아낸 아틀레트 코라이가 영악하다고 해야할지, 미쇼 부부가 어리석다고 해야 할지. 도자기를 싸면서 유럽을 벗어날 계획인 샤를 랑줄레도 그렇고. '살아남는 것이 승리'라는 문구가 떠오르더군요.
영악함과 어리석음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저는 전쟁 상황에서 인물들의 천성이 보이는 것 같아요. 숨길 수 없는 민낯 같은 거요.
'천성'이라는 말씀이 와닿네요.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모습들을 보이니까요.
5-6장을 읽으면서 피난길에 오르기 전의 긴박함 속 인물의 성격과 상황의 우당탕탕이 어찌나 애가 탔나 몰라요. 부디 할아버지 페리캉씨의 요의가 모두에게 행운이 되길 바라며, 미쇼 부부의 안녕도 바랍니다. p.65 사람들이 쑥스러워하며 입에 담았던 말인 ‘후퇴’는 전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보였다. 모든 게 끝장난 게 분명했다! p.68 파리는 후추처럼 씹히는 먼지들과 함께 가장 달콤한 향기, 꽃이 만발한 밤나무와 향유 향기를 퍼뜨리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위험은 점점 커져갔다. 사람들은 고요한 공기 속에서 불안을 들이마셨다. p.68-69 그날 밤에는 살아 있는 것, 숨 쉬고 울고 사랑하는 것만이 가치가 있었다! 재산을 아쉬워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사람들은 사랑하는 연인이나 아이를 껴안았다. 나머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p.69 타성이 공포보다 강했다.
페리캉 노인의 요의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처음 읽었을 때는 웃음이 나왔는데, 작가가 뭔가 상징처럼 사용한 것이 아닐까 의심(?)을 품게 됩니다.
전쟁이라는 상황에 던져진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움직임들이 활동사진처럼 펼쳐지고 있습니다. 초반부 각자 생각에 빠져 느리고 굼뜨고 태평해 보이기까지 하는 인물들을 보며 제 자신도 6월의 더위와 전쟁 앞에서 어리둥절해집니다. 떠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결단력 없는 사람들과 정신 나간 사람들이 아직 파리에 남아 있었다. p77 7장에서 파리의 텅 빈 아파트에 홀로 남아 도자기를 쓰다듬고 있는 샤를 랑즐레가 등장합니다. 뒤 늦게 '피가 뚝뚝 떨어지는 흉축한 유럽을 벗어날 것' 이라고 마음먹지요. 온갖 아름다운 물건들과 '평화와 빛의 세계'에 속해야 살 수 있는 사람이 이 전쟁통에서 어떻게 '미움을 받고 속임을 당할지' 궁금해집니다.
8장 강아지와 짐짝에 밀려 차에 올라타지도 못하고 트렁크를 질질끌며 파리를 걸어 탈출하는 미쇼부부, 전쟁났는데도 돈 걱정에 직장해고걱정까지... 등장인물들을 따라다니며 책을 읽다보면 스르르 6월의 파리에 밀려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7-8장 '소심하고 거만하고 자신의 물건들만 사랑하는' 샤를 랑줄레는 부유하게 살아온 덕에 아름다움에 사치를 부리며 살아왔어요. 하인들에겐 섭섭지 않게 해준 듯 하나 전쟁통에 다들 도망갔네요. 죽음이 무섭지 않다며 구석지고 조용한 곳으로 간다지만 그곳은 국경 접경 지역이지요. ㅎㅎ 피난길에 챙기는 물건들이 비싼 찻잔들과 도기들이라뇨. 그것도 깨지기 쉬운.. 미쇼 부부는 코르뱅의 차를 타고 탈출하려 했으나 서열에서 그의 정부에 밀렸네요. 변심한 정부인데도요.. 게다가 코르뱅은 미쇼부인께 근무태만 운운하며 군기를 잡습니다. 전시중에도요.. "제발 겨울에는 피란 길에 오르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들 하세요.. 기도들 해요.. 기도하라고요!" 복선일까요..
🔖스무 살 적에 랑줄레는 안쪽에 <This thing of Beauty is a guilt forever(이렇게 아름다운 것은 영원토록 죄악이다 >라고 새거진(랑줄레는 혼잣말을 할 때 영어를 썼다. 영어의 정취와 힘이 마음을 나타내는 데 적합했다) 반지를 끼고 다녔다. ->저 경구는 존 키츠의 시 This thing of Beauty is a joy forever에서 따 온 걸까요? 사실 이 문장이 더 맞는 것 같은데요. 🔖이후 유치한 짓거리라는 생각에 반지는 빼버렸지만, 경구는 가슴 속에 남아 있었고, 그는 그 경구에 충실하게 행동했다. ->경구를 충실하게 행동했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샤를은 평화와 빛의 세계에 살고 있었다. 그 세계를 벗어나면 미움을 받고 속임을 당하는 게 그의 운명이었다. 줄행랑을 쳐버린 하인들을 떠울리며 그는 냉소를 지었다. 그것은 새로운 시대의 경고이자 전조었다!
6월의 폭풍 80p, 이렌 네미롭스키
@Eins 5~8장을 읽었습니다. 모임 시작 전, 책 소개를 읽을 때만 해도 관심분야라 흐름을 잘 아는 역사이니 덜 힘들 거라고 자신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동시에 작가에게 도망치라고, 제발 어떻게든 살아달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끝까지 눈 돌리지 않으려 노력해보렵니다.
15장까지 읽었습니다. 혼란 속에서 점점 절망, 비일상에 익숙해지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낯설지도, 아주 남의 일로 여겨지지도 않아 혼란스럽고 심란했습니다. 전쟁을 응보나 게임으로, 일시에 벌어져 짠 하고 끝나는 것처럼 생각하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낍니다.
기독교의 자비심, 수 세기에 걸친 문명사회의 너그러움이 헛된 장식처럼 벗겨지고 그녀의 메마른 영혼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적대적인 세상에 오로지 아이들과 그녀뿐이었다. 새끼들을 먹이고 보호해야 했다. 나머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6월의 폭풍 p.105, 이렌 네미롭스키
7장 작가가 부유한 인물들을 동물에 빗대어 표현하는 부분들이 유난하게 눈에 밟힙니다. p.80 그는 정글에서 길을 잃은 금빛 털을 가진 페키니즈 같은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희미하고 씁슬한 미소를 지었다. 이런 묘사가 물질을 중요시하는-실물을 천하게 여기는 부르주아들에 대한 작중의 인상을 드러내는것 같기도 하고요. 8장 미쇼 부부에게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무더운 6월 밤에 이어지는 피난 행렬에 참여하게 되었군요... 이 부부가 겪는 사건들은 구체적으로 21세기 소시민의 삶에도 겹쳐서 볼만한 일이라 유독 마음이 갑니다. 묘사 중에서는 88페이지의 모자를 빼뚜름하게 쓴 상복 차림의 여자의 모습과 대사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문장을 읽음과 동시에 당시 전쟁을 피해 자리를 피하던 사람들의 박제를 마주친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난 안자. 나처럼 해." "방에서 편하게 잘 수도 있었는데! 방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있었는데!" "그게 절호의 기회였다고? 악취 풍기는 그 더러운 지붕 아랫방이? 그 바로 아래가 부엌인 거, 눈치 못 챘어? 나더러 거기 묵으라고? 내가 그럴 것 같아?" "하지만 가브리엘, 자존심 내세울 상황이 아니잖아요.” "아! 그만해, 듣기 싫으니까. 나는 늘 생각해왔어, 당신이 어떤 뉘앙스….” 그는 낱말을 찾았다. “…어떤 수치심에는 아주 둔감하다고." "지금 엉덩이가 아픈 건 똑똑히 느껴요!" 플로랑스가 지난 5년의 세월을 갑자기 잊은 채 소리를 빽 질렀다. 그러고는 반지로 뒤덮인 손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천박할 정도로 힘차게 내리쳤다. "아! 정말 지긋지긋해!" 가브리엘이 코를 벌름거리며 분노로 하얗게 질린 얼굴로 그녀를 돌아보았다. "나가! 빨리 나가! 안그러면 내가 내던져버릴 거야!" 바로 그 순간, 갑자기 눈부신 빛이 광장을 훤히 밝혔다.비행기가 떨어뜨린 조명탄이었다.
6월의 폭풍 P94, 이렌 네미롭스키
9장을 읽었습니다. 생활과 생존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대처방식이 달라지네요. 그래도 전쟁은 계속됩니다. 먹먹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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