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이렌 네미롭스키 <6월의 폭풍> 출간 기념 함께 읽기

D-29
이렌 네미롭스키 선집 네 번째 <개와 늑대>와 다섯 번째 <데이비드 골더> 원고를 읽었습니다. 정말 이렇게 다채롭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작가의 재주에 또 한 번 놀랐어요. <6월의 폭풍>도 이렇게 함께 읽으면서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작업할 때보다 더 재미있네요. 소설 속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작가의 능력에 매번 감탄합니다.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계속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16) 위베르를 따라가자니 그간 읽어왔던 여러 소설들의 인물들이 떠올랐습니다.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지금을 사는 어른이 보기에 너무 철이 없고 세상물정을 모르는 소년 같지만, '전쟁'의 실상을 모른 채 피폐해져가는 주변을 둘러보면 그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부 전선 이상없다>의 파울, <전쟁과 평화>의 페탸 등 이외에도 자발적으로 전쟁터로 향하는 문학 작품 속 소년들이 떠올랐습니다. 어제 드라마 한 편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전쟁 발발 소식을 들은 서원의 유생들이 칼 한 번 쥐어본 적도 없으면서 전쟁터로 나아가자며 그들끼리 고무하는 장면을 얼핏 보았는데요, 어쩌면 그들의 철없는 무모함이 현재를 있게 한 건 아닌가라는, 저 역시 철없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네요 마지막 페이지를 다 덮고서야 모임에 입장하였습니다 읽으면서 정신없이 필사했는데, 적어둔 문장이 너무나도 많네요 ♡ 초반부에 등장하는 다수의, 서로 연관성 없는 인물들에 대해 독자로서 호기심이나 호불호의 감정을 가지는 것과 완전히 별개로, 예측할 수도 없고 예측 자체가 무의미한 전개가 펼쳐지는 것에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착한 사람이 승리하고 못된 사람이 상응하는 정도의 벌을 받길 바라며, 그렇게 될 거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소설을 대하고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누가 착한지, 누가 나쁜지, 판단하기조차 어려운 삶의 진실을 잊고 있었다는 것도요 인물들 하나하나가 입체적으로 살아 있어, 클라이막스라 할 수 있는 사건 대신 매 순간 매 페이지에 긴장감이 넘쳤습니다 내처 <스윗 프랑세즈>를 보았는데요 <돌체>를 읽으러 가지 않을 수 없네요 (진도와 상관없는 이 혼란스러운 감상이라니요 ^^;;;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도 생각지 못한 지점을 리뷰로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삶의 진실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며, 혹은 오해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생각을 할수록 이렌 네미롭스키의 작품들은 작가의 눈을 통해 드러난 삶의 아이러니로 가득한 느낌이고요.
페리캉 노인은 평소 자기자리인, 활짝 열린 창문 곁에서 잠이 들었다. 잔잔한 6월의 하루가 그대로 죽기는 싫다는듯 지평선 너머에서 마지막 빛을 퍼뜨리고 있었다. 대지에 보내는, 아쉬움과 사랑으로 가득한 작별 인사처럼
6월의 폭풍 35p, 이렌 네미롭스키
페리캉 노인만 죽음을 목전에 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죽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이 글이 씌어졌다고 하셨지요. 코로나 재유행과 지구온난화를 넘어선 지구끓어오름 현상이 un사무총장에 의해서도 공식화되고 투발루 🇹🇻 뿐만 아니라 자카르타도 잠겨서 총리가 바다 위 단상 위에서 연설을 하는 지금의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도 어떤 조치를 다같이 취하지 않으면 공멸로 가는 것이 아닌가 문득 생각했습니다. 더워서 책을 많이 못봤네요; 책 받아놓고 죄송한 마음에 각잡고 책 데리고 나왔습니다^^ 달려볼게요!
모두라기보다는 작가가 유대인 별을 달고 불안한 상황에서 최대한 빠르게 많이 쓰려고 노력했어요. 3권의 뼈대를 구상하던 중 아우슈비츠로 끌려갔고요. 하지만 작가는 그 당시에는 잡혀간 유대인들의 최후를 모르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돌체> 같은 소설을 쓸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돌체를 읽어야 하는 거군요^^ 그럼에도 작가 뿐 아니라 모두가 결국엔 죽음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영생하는 교주가 아닌 다음에야 말입니다.
내가 늘 말하잖아, 당신은 단역들을 너무 하찮게 여긴다고. 소설은 아는 사람이 기껏해야 두 셋밖에 안 되는, 모르는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와 같아야 해.
6월의 폭풍 43p, 이렌 네미롭스키
코로나 이전에 김탁환 작가님의 글쓰기 강좌를 두어달 들었는데 그때가 생각났습니다.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움직이거나 말하지 않았다. 사감이 호루라기를 불자, 아이들이 열을 지어 방을 나갔다.
6월의 폭풍 58p, 이렌 네미롭스키
믿음이라는 게 기계화되어 길들이기 좋은 어떤 기제로 남아, 어떠한 생명력도 그로 인한 회복도 느껴본 일 없을 아이들의 일사분란한 행동이 날카롭고 무심한 서른 개의 목소리가 읊었던 주기도문 만큼이나 서글프고 아린 대목이었습니다. & 영화제목이야~ 그냥 외국어면 좋아하는가 보죠 ㅎㅎ 프랑스 모음곡도 너무 노말하게 다가올테니?^^
16장까지 읽었습니다. 점점 전쟁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듯 합니다. 자신들의 처지나 신분?을 내려놓지 못하는 걸 보면요. 점점 더 무질서로 들어가면 더 본성이 나오지 않을까요? 작가는 가난한 사람들은 뭉쳐있다고 얘기하는데요, 아마 그들의 힘으로 역사가 한걸음 더 희망적으로 갈 수 있는 길잡이를 한다는 의미를 남기고 싶어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위베르가 철없어 보이지만 우리나라 나이로 하면 징집의 대상이었겠다 싶더라고요. 마냥 철없음으로만 볼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물론 용기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요. 아마 한국의 80-90년대 대학을 다녔다면 데모 꽤나 했을 학생이 되었을 거 같기도 하고요. 인물(가족) 하나하나 개성있게 읽히네요.
가브리엘은 그녀의 손을 잡아 앞쪽으로 끌고 갔다. 갑자기 섬광처럼 묘하면서도 뜨겁고 날카로운 생각이, 그들이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생각이 가브리엘을 관통했다. 가브리엘은 플로랑스를 끌어당겨 억지로 고개를 숙이게 하고는 사형수의 눈을 가리듯 망토로 그녀의 머리를 가렸다. 가브리엘은 플로랑스를 거의 둘러업다시피 한 상태로, 비틀거리고 헐떡거리며, 반대편 강기슭까지 몇 미터를 질주했다. 심장이 마구 요동쳤지만 두렵지 않았다. 가브리엘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플로랑스의 목숨만은 구하고 싶었다.
6월의 폭풍 P.167, 이렌 네미롭스키
17장을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걱정했던 커플인데 제 생각과 달라서 다행이예요. 후후후. 이 커플이 어떻게 될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계속 읽어갑니다!
어둠 속에서 위험은 점점 커져갔다. 사람들은 고요한 공기속에서 불안을 들이마셨다.
6월의 폭풍 68p, 이렌 네미롭스키
그는 소심하고 거만했으며 오로지 자신의 아파트와 자신의 발치에 널려 있는 물건들만을 사랑했다.
6월의 폭풍 76p, 이렌 네미롭스키
엄밀히 말해, 그것은 불안이 아니라 인간적인 면이 조금도 남아있지 않은, 투지도 희망도 찾아볼 수 없는 이상한 슬픔이었다. 죽음을 기다리는 짐승, 그물에 갇혀 어부의 그림자가 지나가는 걸 바라보는 물고기의 눈에 깃든 것과 같은.
6월의 폭풍 93p, 이렌 네미롭스키
역사에 큰 관심이 없었다는 걸 이제는 좀 부끄러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승자들이 서술하는 정주하는 자의 서사가 말하자면, 변방의 유목민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늘~ 좋은 것도 아님에도 답습이나 할꺼면서 ㅋ 라고 생각했지만. 여기서 등장하는 프랑스 전쟁이 체임벌린이 히틀러에게 협약인가로 기회를 주고 결과적으로 세력과 시간까지 벌게 해주었다가 뒤통수 맞았던 영화를 본 일이 있었는데 그 때 프랑스 전역이 불에 탔다는 묘사가 공습으로 잠시 등장했었어요. 그 무렵의 전쟁일까요?
기독교의 자비심, 수 세기에 걸친 문명사회의 너그러움이 헛된 장식처럼 벗겨지고 그녀의 메마른 영혼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적대적인 세상에 오로지 아이들과 그녀뿐이었다.
6월의 폭풍 105p, 이렌 네미롭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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