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환의 <내면소통> 함께 읽어요 (완료)

D-29
아직 9장, 저자는 명상시 앉는 법, 서서 명상할 때의 자세, 그리고 뇌신경과 연관된 근육을 이완하는 방법, 1980년대 후반 샤피로가 고안한 EMDR 안구운동 등을 소개하고 있다. 길고 자세한 관계로 옮겨적기는 생략.
화제로 지정된 대화
움직임에 대한 자각 훈련인 고유감각 훈련을 할 때 꼭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은 움직임에 대한 의도와 실제 움직임과 그리고 움직임에 대한 자각 사이에는 늘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자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스스로 잘 알지 못한다. 많은 움직임이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뤄질 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 자각하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우선 깨달아야 한다.
내면소통 김주환
움직임의 가능성이 공간을 생성해낸다.
내면소통 김주환
잘 자야 잘 깨어 있을 수 있다.
내면소통 김주환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주변 사람들보다 더 모를 수 있다.
내면소통 김주환
9장이 뇌와 연관된 구체적인 근육 훈련법이었다면 10장은 마음 훈련법으로 넘어간다. 자기참조과정이란 어떠한 일을 경험하는 경험자아, 그 일을 기억하는 기억자아도 아닌 제3의 존재, 모든 것을 말없이 지켜보는 배경자아를 느끼는 걸로 출발한다. 우선, 스스로의 경험에 대해 남인 양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게 첫번째 단계. 그리고 딴짓하지 않고 지금-여기-내가 하는 일에 집중하는 두 번째 단계. 마지막으로 특정한 대상이 없는(?) 것에 대한 집중을 강조하는 세번째 단계... 배경자아를 알아차리기 위함이라고 한다. 마지막 단계는 어렵고 감이 잘 오지 않음. 거의 스님 수준이라 많은 시간과 훈련이 필요할 듯.
스토리텔링이 무너지는 그곳에서 우리는 우연을 본다. 인과관계적 설명의 틀이 적용되지 않는 지점에서 우리는 우연을 느낀다. 자아의식은 우연을 본능적으로 거부한다.
내면소통 김주환
11장. 저자는 명상이란, 우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무슨 말인가 싶었지만 설명을 들으니 이것만큼 명확한 것도 없게 느껴진다. 계속해서 저자는 명상의 종류와 역사를 두루 살피는데, 대상은 인도에서 비롯하여 우리나라로 들어오게 된 불교에서의 참선, 주자학과 양명학 등 유학에서의 정좌법 등이다. 저자는 명상에 관한 한 거의 모든 것을 다 뒤집어 까본 사람이라는 점이 확실해졌다. '자등명 법등명'으로 알고 있던 부처의 유언도, 실은 '자주법주'임을 알려주며, '섬 도'자가 아닌 '모래섬 주'자를 사용한 이유도 짚는다. 이렇게 사소한 단어 하나의 유래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바로잡는 집념이랄까, 명쾌함이랄까, 책을 읽기 전 커뮤니케이션학이란 꼭 인문학처럼 보였는데 괜히 인지과학이라는 명칭이 붙은 게 아닌 듯. 믿음직하다.
깊은 밤 차가운 밤공기에도 우주의 떨림이 녹아들어 있다... 들숨에는 날숨이 있고 날숨에는 들숨이 들어 있다. 들숨과 날숨 사이에서 우리는 텅 빈 고요함을 본다.
내면소통 김주환
아직 한참 더 분량이 남았는줄 알았는데, 끝이 나버렸다(왜냐하면 주석이 엄청나게 길기 때문이다! 레퍼런스가 논문을 몇 개 합쳐 놓은 것 같다.). 결말은 호흡에 관한 눈부시게 아름다운 단상들이었다. 위의 글귀는 무척 시적이지 않은가... 가슴이 먹먹하다. 이 독서모임은 사실 5장까지 읽고 나서 시작했다. 방대한 분량, 밀도 높은 문장에 조금 지쳐서 다음에 읽어야지 하고 미룰 참이었다. 그런데 모임을 개설함으로써 약간의 의무감과 책임감을 부여받은 기분이었다. 발췌를 하고 감상을 남기면서 부득이 빠트린 부분들이 많은데, 나중에 후기를 제대로 써보고 싶어졌다. 아마 헨델과 그레텔에 나오는 빵 조각처럼 뿌려놓은 이 멋대로의 감상이, 후기 작성에 도움을 줄 것이다. 끝으로 재미있고 훌륭한 공간을 제공해주신 그믐에게, 또 조용히 이 글을 읽어주신 독자분들에게 감사를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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