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①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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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둔촌의 거주기는 40여 년을 다루는데요, 실제로 한국의 아파트 평균 수명이 약 30년입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짧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집 사는 게 많이 힘들잖아요. 대부분 평생 모은 돈으로도 모자라 대출까지 끼며 집을 살 텐데요. 20년 정도 살다 다시 집을 구해야 할 때가 오면 굉장히 막막할 것 같아요. 음, 배관만 교체해줘도 더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입니다. 4. 편집자님께 질문드리고 싶어요! 이 책을 어떤 점에 유의하며 편집하셨나요? 혹은 다른 아파트 관련 책을 편집할 때와는 '이런 점이 달랐다' 하는 부분이 있으셨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10년 동안 이어져온 프로젝트의 명맥을 잇는 책이니 이전 책들과의 차별화가 가장 부담되었을 것 같거든요. 편집자님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보니 그런 게 궁금하네요 ㅎㅎ
아파트 평균 수명이 30년은 짧다고 봐요. 그리고 우리 나라는 재개발, 재건축할 때 다 아파트 짓은데 그런 부분은 너무 획일적이라 다양성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여요
저는 1980년대 초반에 둔촌 주공 아파트에 다녀온 기억이 있어요. (지방의 5층짜리 주공 아파트에 살던 제가 그때 엘리베이터도 처음 타 봤으니, 아마 3단지나 4단지였겠죠?) 왜냐하면, 당시 고등학교 교사를 하시던 고모네가 그 아파트에 입주해서 몇 년 사셨거든요. 책의 앞부분을 읽으면서 그런 기억이 떠올랐답니다. 고모네는 그 즈음에 미국 이민을 가셨는데, 지금도 둔촌 주공 아파트를 계속 가지고 있었더라면, 하고 후회도 하세요. :) 책에서 저자 선생님께서 언급하신 내용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공유합니다.
1. ‘둔촌축제’는 저도 책에서 보고 신기했어요. 아파트 단지 안에서 모여 만든 축제가 있는지 몰랐거든요. 둔촌축제를 경험해 보신 분이 계시면 어떤 축제였는지 말해 주시면 좋을 듯해요. 준비과정이나 행사 내용 같은 게 무척 궁금해지네요! 제가 최근 경험해 본 동네 축제는 성북구에 ‘정릉 교수단지 정원축제’ 에요. 전 다른 구 주민인데, 이번에 명상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이곳 주민들 덕택에 좋은 경험을 했어요. 이 축제는 2000년대 말부터 재건축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지면서 재건축에 반대한 주민들이 ’시위‘ 방법으로써 골목으로 꽃을 들고 나와 마을과 정원을 가꾼 데서 시작됐다고 해요. 이런 노력으로 재건축 정비구역에서 해제돼서 마을과 정원이 살아남았다고 들었어요. 동네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하는 축제라 기억에 남아요. 처음 가봤는데, 동네도 참 예뻤고요.
1. 마을축제 또 생각난 건, 성북구 청장산 자락에 삼태기 마을에서 오래전부터 가을마다 산신제를 드렸는데, 어르신들이 손을 놓으면서 그 전통이 끊겼다가 마을 예술가들과 동네주민들이 '청장산 산신제'를 축제처럼 열었다고... 이건 경험해 본 건 아니고, 이야기와 사진으로만 봤어요 . '청장산우화예술제' 도 있고요.
그리고 책 속에 나오는 둔촌주공아파트의 사진들이 매력적이면서 이질적이라고 느껴져서, 여러번 들여다보다 제가 그렇게 느낀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사진의 배경에 항상 '둔촌주공'만 찍혀있더라고요. 아파트 단지 밖의 공간이 전혀 보이지 않고, '둔촌주공'만 보이는 곳이라 실제 그 단지에 들어가 생활하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많이 상상해보았습니다.
1. 둔촌주공아파트 주민들이 자체 조직한 ‘둔촌 축제‘가 굉장히 인상적인데요, 비슷한 경험을 해보신 적 있나요? 지금도 가능할까요? 가끔 이웃 아파트에서 큰 장이 열리곤 했어요. 동네 아이들 모두 모여 트럭 바이킹도 타고 군것질도 하고 금붕어 잡기 게임도 하죠. 어른들은 한잔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것도 반대하는 아파트들이 점점 많아져 유지가 쉽지않다고 들었어요. 참 아쉬워요.
2. 둔촌주공아파트 명일로 폐쇄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 이 문제가 현재 사회의 문제인줄 알았어요. 하지만 1980년대의 이야기라니 그 부분을 보고 많이 놀랐어요. 택배트럭이나 다른 입주민 제한 같은 것은 요즘 많이 나오는 이슈인 줄 알았는데.. 공동체라는 것은 정말 양면성이 강한 것 같아요.
3. 둔촌의 거주기는 40여 년을 다루는데요, 실제로 한국의 아파트 평균 수명이 약 30년입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짧다고 생각해요. 물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니 시설의 보수와 유지의 부분에서 개인주택만큼 쉽지 않다 생각하지만요.
서로 모르는 사이임에도 같은 기억과 감정을 공유하며 그 장소에 속했던 ‘우리’라는 ‘기억의 공동체’로서 서로를 인식했다. 거주 경험에서 비롯된 이러한 장소 애착은 주택의 소유 여부나 재건축에 대한 입장차이와는 상관없이 사람들을 연결하는 힘으로 여전히 작동했다.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 139, 이인규
작가님 인터뷰 링크를 퍼와도 폐가 되지 않겠지요? 흥미롭게 읽은 기사라서 공유합니다. https://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8791
가을에 내신다는 에세이도 무척 기대됩니다. 10년에 걸친 프로젝트를 에세이로 마무리한다는 게 딱 어울리는 것 같고요. 얼마나 많은 감회가 담길지... 잊힌 장소에 대한 사랑,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가면서 어려웠던 일,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된 사람들의 속마음 등등, 감동 미리 예약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제가 계획을 잘못 짠 것 같아요! 생각보다 15일이 짧네요. 8월 3일(목)까지 2부에 대해 이야기 나눠요. 2부를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니, 슉슉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마티 책 흥미롭게 읽다가 문득 뒷날개의 ‘20세기 한국이 만든 현대성을 묻다’는 구절에 눈길이 한참 머물렀습니다. 보통 현대성을 주체로, 한국 사회를 대상으로 놓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 문구를 보며 ‘한국이 만든 현대성’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케이 모던’이라는 시리즈에도 관심이 갔고요. 혹시 케이 모던 시리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까요? 인터넷 서점에는 잘 안 나오네요. 이 시리즈는 건축만을 대상으로 하는 건가요? 그리고... 1권은 원고가 입고되었나요...?
케이 모던 시리즈는, 한국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서양과 일본의 모더니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한국의 독특함에 주목합니다. 아파트라는 주거 건축 형식 자체는 근대 건축의 일반적인 흐름 안에 있지만, 둔촌주공아파트처럼 엄청 거대한 단지를 조성한다거나 도시의 일부를 통으로 민간에 맡겨 주거지를 개발하는 방식은 한국의 특징입니다. '한국적인 것'을 재현하거나 계승하려는 예술 작업이 '조선 시대'(건축은 한옥, 의복은 한복 등)를 근거로 하지 않고, 전후 한국이 만들어낸 '현대성'을 이어나가길 바라는 희망도 이 시리즈를 시작하는 데에 작게 일조했습니다. '건축'에만 한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현대성의 '정신'보다는 그것이 빚어낸 '물질적인 것'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케이 모던 시리즈와 관련해서 건축잡지 <스페이스>에서 인터뷰 기사가 곧 나올 예정이에요. 독서모임이 끝나기 전에 기사가 나온다면 공유하겠습니다.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가 케이 모던 시리즈 첫 번째 책이나 연번이 2번인 것은, 박철수 교수님의 <마포주공아파트>를 1번에 놓기 위해서인데요, '마포주공아파트'가 실제로 한국의 아파트 설계의 원형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교수님께서 병상에 계실 때부터 원고를 쓰셔서 진즉 입고돼 있었습니다만, 본격적인 편집 단계에 들어가기 전 소천하셨기에 추모 1주기에 맞춰 출간할 계획입니다. 내년 2월입니다. 이 또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취지에 무척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스페이스〉 기사 기대되네요. ‘한국이 만들어낸 현대성’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흉측한 얼굴일까, 내가 껴안고 보듬을 수 있을 얼굴일까. 치킨이라든가 K-팝 같은 것도 떠오르네요. (‘마포주공아파트’를 1권으로 하기 위해 번호를 비워 뒀다는 글은 마티 페이스북 계정에서 읽었는데, 원고가 들어와 있는지 아니면 미완성 원고를 다른 분이 마무리하시는 건지 약간 궁금했어요.)
'토포필리아'(topophilia)라는 말이 있다. '어떤 장소를 좋아하는 마음'이라는 뜻이다. 이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지리학자 이-푸투안에 파르면, 토포필리아가 생겨나는 데에 특별한 랜드마크나 대단한 경험,격정적인 감정이 필요하지는 않다. "그저 친근함과 편안함, 보살핌과 안전에 대한 확신, 소리와 맛에 대한 기억, 공동의 활동과 세월이 쌓아온 아늑하고 기쁜 추억으로도 깊은 잠재의식 같은 마음, 즉 ‘고요한 애착심'을 품을 수 있다.” 둔촌주공아파트에서 거주한 이들이 보여준 장소에 대한 애착이 이와 비슷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친밀한 장소들과 우연히 마주하는 애틋한 경험들이 누적된 사랑의 감정이었다. 둔촌주공아파트 거주민들이 이토록 깊은 애정을 가지게 된 것은 그곳이 그들의 '집'이자 '동네'였기 때문이다. 둔촌주공아파트는 거주민이 일상을 영위하는 공간이자, 그 안에 함께 살아가는 가족 또는 이웃과 맺는 관계, 그 공간 자체와 맺는 관계를 포함하는 동네였다.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 138~139, 이인규
이-푸 투안의 <공간과 장소> 재밌어요! 같이 읽어보세요.
공간과 장소 - 공간에 우리의 경험과 삶, 애착이 녹아들 때 그곳은 장소가 된다1930년 중국 톈진 태생의 중국계 미국인 지리학자이자 세계적으로 인문지리학의 대가로 인정받으며 국제지리학연합으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한 지리학자 이-푸 투안의 대표작이다. 1977년에 처음 출간된 이후로 40년 가까이 독자들이 끊임없이 찾는 인문지리학의 고전이다.
우앙~ 책 추천 감사합니다!! 바로 읽어볼게요~ 재밌을 거 같아요:)
@냐옹 맞습니다. 토포필리아라는 말을 처음 쓰신 분이 이-푸 투안님이시고 그분의 <공간과 장소>가 이 파트의 중요한 참고문헌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책입니다. 이 파트를 좋아하셨다면 꼭 같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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