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D-29
앗 그리고 하나 더요!! 미하가 시를 적어서 친구들에게 읽어주잖아요. 그러면서 푸시킨에 대해 비유하며 훨씬 못미친다고 하는데, 러시아 사람들은 우리가 잘 아는 톨스토이나 도스도에프스키보다 푸시킨을 더 위대하고 대단한 러시아의 대표문학가로 일컫는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럴까요? 이건 그냥 아주 개인적인 호기심입니다. 😊
<미션 1> 일리야, 사냐, 미하의 우정을 묘사하는 부분이 매우 인상깊습니다. 22p 에 있는 "어떤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고 이처럼 사람들 사이의 갑작스러운 유대가 생길 수 있는 것은 어린 시절 뿐이다. 그 갈고리는 마음 깊숙이 꽂혀, 어린 시절의 우정으로 연결된 실은 평생 끊어지지 않는다." 와 이 중요한 변화란 게 23p 하단부에 있는 "그런데 그들을 하나로 묶은 것은 .......... 1951년에 일어난 비극을 보지 못하고 죽은 허약한 새끼 고양이였다" 라는 문장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 매우 신기했어요. 드라마처럼 역사적인 변화가 아닌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계기가 되어 평생동안 실타래로 이어지게 될 인연이 만들어진다는 것. 어쩜 류드밀라 울리츠카야는 이런 표현을 쓸 수 있을까 감탄했습니다. 인생은 사소한 부분에서 시작되어지는 이 세 명. <멋진 학창 시절>의 첫 문장처럼 이들이 어떻게 '서로 만날 운명인 사람들의 행동 궤적을 주시하는 것은 흥미롭다'는 문장처럼 이 세 명의 학창시절부터 시작되는 운명. 매우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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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호기심이라고 하셔서 살짝 고민하다가 저도 생각을 정리할 겸 몇 자 적어봅니다. (솔직히 저도 댓글을 달기 전에 러시아인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러시아 포털 사이트를 검색했습니다. ) 1) 푸시킨은 현대 러시아어를 창시한 분이고, (푸시킨이 살던 19세기에는 러시아어를 무시하고 귀족들은 프랑스어를 주로 썼습니다. 그런 시대에 푸시킨이 혜성처럼 등장해서 운문 소설과 시를 쓰면서 러시아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습니다. 2) 푸시킨은 천재 시인이었기 때문에 당대 작가들이 그의 재능에 감탄했습니다. 3) 당시 러시아 삶을 백과사전처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저와 함께 한국 소설을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러시아인 공역자에게 (제 절친이기도 합니다) 푸시킨이 왜 천재냐고 하니까 그가 쓴 시에 있는 단어들을 다른 단어들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더라고요... 러시아어 단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한 편의 조화로운 시를 쓴다는 것은 천재만이 할 수 있고, 그 천재성에 감탄하는 거죠... 21세기인 지금까지도 푸시킨이 러시아인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이것 말고도 더 있지만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
엇 자기전에 다시한번 들렀는데 이런 답글이 있어서 영광입니다~ 그리고 알기쉽게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우연히 방송에서 그렇게 듣기만했지 왜 인지는 잘 몰랐는데 이렇게 저의 지적호기심도 채워주시는 브릭스 북클럽 최고!! 감사합니당!!
맞아요. 당시 소설들 보면 귀족들은 프랑스어를 쓰며 젠체하더나고요. 푸쉬킨의 시가 일반 사람들도 충분히 읽고 감동 받을 수 있기에 대중적으로 더 인기가 있었다고 생각되네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이 시로 제가 시화를 그려 학창 시절에 상도 받았거든요. (기억 소환 😅) 역자님이 매번 이리 설명해주시니 이 책모임 하길 잘했다 싶네요.
저도 개인적으로 음식에 대해 진심인 1인으로 90페이지와 93페이지에 나오는 크루통은 저희가 흔히 알고 있는 수프에 넣어먹는 크루통과 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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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러시아어로는 ''гренки''(그렌키)이며, 크루통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러시아식 크루통은 방금 구운 식빵이나 구운지 좀 된 식빵을 후라이팬에 넣고 식용유를 두른 후에 굽는 형식이며, 수프에 넣어서 먹습니다. 그런데 러시아식 크루통에 우유나 계란을 넣고 만드는 경우는 식빵을 자르지 않고 그대로 조리하긴 합니다. ^^
아~~~그렇군요~~~감사합니다
• 수~목 : 「새로 온 선생님」, 「지하의 아이들」 이번 분량은 어떤 점에 주목하며 읽으면 좋을까요??
곧 공지가 올라오지 않을까요? 북유러브님 여러 책모임에서 봤던 닉네임이라 반갑네요. 역시 꼼꼼하게 읽으시고요.👍
안녕하세요 스마일씨님~! 저도 여러 모임에서 닉네임 봤던 것 같아 반갑습니다 ㅎㅎ 함께 열심히 읽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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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온 선생님'에서는 '문학 선생님'에 대해서 생각해 보시고, '지하의 아이들'에서는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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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까지 『커다란 초록 천막』과 함께하신 독자님들 최고...🌜 남겨주신 채팅은 찬찬히 읽어보고 있어요. 독자님들의 양질의 질문과 승주연 역자 선생님의 정성스런 답변을 읽고 있으니, 러시아 문학이라는 장벽을 조금은 낮출 수 있는 듯해요! 답변 중에 생각보다 술술 읽혀서 더 읽었다는 분도 계시고, 아직 조금 더 읽어야 한다는 분도 계신데요. 각자의 속도에 맞게 읽는 게 중요하니까요! 앞으로도 부담감 없이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 📗 오늘부터 8월 3일 목요일까지는 「새로 온 선생님」과 「지하의 아이들」을 읽습니다. 🔖오늘의 미션 드립니다! [⚠️ 마감 ~8.3 (목)] 이틀 동안 읽은 부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을 하나 공유해주세요!
고대 그리스의 비극이나 신화에서나 봤을 법한 오래된 공포가 도시를 검은 물로 뒤덮고 있었는데, 이것은 마음 깊숙한 곳으로부터 올라와 어린 시절 악몽에나 왔을 법한 공포, 심연이 모습을 드러내 모든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듯한 그런 공포였다.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p128
(미션 2 _ 인상 깊었던 문장) 위의 문장 외에도 스탈린 사후 1953년 3월 7일에 일어났던 가두 행진을 묘사한 장면(P114~124)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p129에서 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죽음도 몇 줄에 걸쳐 언급하는데요, 그의 구체적인 죽음이 대외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아서 크게 알려고 하지 않았었는데 책을 읽으니 짐작되는 바가 있네요.
압사당한 이들의 장례식은 비밀리에 조용히 치러졌다. 누구도 그들의 수를 다시 세지 않았고, 보랴의 팔에 적힌 숫자로 사망자가 1천5백명은 된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p128
미션 2 울컥...했습니다
🔖왜 아이들은 빅토르의 말에 귀 기울였을까? 왜 그는 그들의 인생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것을 그들의 머릿속에 집어넣는 일을 그토록 재미있어한 것일까? 덕분에 그들은 생각하고 느끼는 법을 빠른 속도로 터득해갔고, 이때 그는 아주 미미하지만 권력이라는 것을 느꼈는테 그 느낌이 싫지 않았다. 지루하고 찍한 일상 속에 이 열마나 시원한 오아시스란 말인가! (98p)
🔖 (0803) p.129까지 읽으며 「지하의 아이들」까지 마무리했어요! 역자님의 말씀을 따라 「새로 온 선생님」에서는 '문학 선생님'에 대해서 생각해 보며 읽고, 「지하의 아이들」에서는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며 읽었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 중 하나만 꼽으라면 아래 문장이에요. 🖋️ 그는 크라피벤스키 골목을 지나 가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그 순간 사람들의 한 무리가 한 번 휘청거리더니 그는 사람들의 무리에 휩쓸려 네글린카강 쪽으로 갔고, 보랴는 다른 쪽으로 휩쓸려 가버렸다. 그는 마지막으로 일리야에게 입을 벌리고 빨갛게 상기된 얼굴을 보여주고는 사라졌다. 일리야에게 뭐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들리지는 않았다. 사방이 기이하고 소름 끼치는 소리로 가득했는데, 짐승 소리, 비명 소리, 노래 비슷한 소리가 뒤섞여 있었다. 이틀 만에 처음으로 일리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p.116) 일리야와 보랴의 운명이 갈린 순간 중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어찌할 수도 없을 만큼 순간적으로 인파의 소용돌이에 휩쓸려버리는 것. 내 의지가 작용하지 않는 영역에 빨려 들어가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란 생각이 드네요.
「새로 온 선생님」에서는 문학 선생님 빅토르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었는데, 탄약 상자를 가져오라는 명령을 거부한 사병 탓에 직접 탄약 상자를 가져오느라 폭격을 피해 혼자 살아남은 후, 지휘관 대신 명령할 필요가 없는 사병이 되기를 택한 게 인상적이었어요. 자신이 책임지지 못해 다른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해서 죄책감을 느껴서였을까요. 사실 나 하나의 목숨 챙기기도 벅찬 전쟁터에서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책임지는 지휘관의 역할을 한다는 건 엄청나게 압박감이 드는 일이니 저라도 도망치고 싶었을 것 같아요. 삼총사를 보며 전쟁으로 죽은 자신의 친구들 제냐와 마르크를 떠올리며 미하를 유독 걱정하는 부분도 마음에 남았어요. 미하에게는 어떤 일이 생길지.. 스탈린의 죽음에 대해 세 아이들이 다른 행동을 취하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시를 쓰는 미하, 소설을 읽는 사냐, 사진기를 들고 집을 나선 일리야. 셋은 참 다른 사람들이구나 싶네요. 「지하의 아이들」에서는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선 일리야의 이야기가 다뤄졌는데요. 8학년 보랴 라흐마노프와의 엇갈림이 어쩌면 그들의 생과 사를 갈라놓았다는 생각도 들면서, 삶과 죽음은 정말 한 끗 차이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같은 공간에서도 어떤 사람은 살아남고, 어떤 사람은 죽음을 맞이했으니까요. 일리야가 기민하게 움직여 환기구를 통해 배관을 기어서 목숨을 건진 건 사실이지만, 그건 운의 영역도 분명 작용했을 거란 생각이에요. 엄청난 인파가 파도처럼 움직여 속수무책으로 휩쓸리는 장면 묘사를 읽으니 작년 이태원 참사가 생각나 슬퍼졌어요. 개인의 문제가 아닌데도 피해자들을 비난하는 사람과, 책임지려고 하는 사람 하나 없는 비극. 이전의 비극이 왜 지금에도 반복되는 걸까요.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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