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개는? 딱딱한 껍질의 틈 사이로 비행에 쓰일 두 팔의 축축한 끝이 뻗어 나와 있다. 날개는 천천히 헤엄치듯 빠져나와 곧게 펴지고 공기 중에서 살짝 건조되며 첫 번째 날갯짓을 할 준비를 한다. 잠자리의 날개처럼 복잡한 망으로 이뤄진 날개이거나, 나비의 날개처럼 정교한 잎맥 무니가 있는 얇고 단단한 막이거나, 접을 수 없는 날개이거나, 혹은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방식으로 접혀 들어가는 새로운 날개일지도 모른다... 날개 달린 생명체가 키틴으로 이뤄진 껍질, 즉 덩 빈 허물을 땅에 남기며 날아가고, 새로운 공기는 그의 새로운 폐를 가득 채우며, 새로운 음악이 완전해진 청각기관에 소리를 전한다. ”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4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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