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D-29
아름다움, 진실, 혹은 근사하지만 비현실적인 무언가만이 세상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는 말은 사실일지도 모르지만 두려움은 늘 모든 것보다 강해서 모든 것을 파괴했다. 즉 아름다움에서 태어난 모든 것과 지혜로우며 영원한 모든 것의 태동을.
커다란 초록 천막 2 p.12,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사형장으로의 초대》는 젊은 어문학도들의 손에서 손으로 전해졌다. 철의 장막에 균열이 생긴 것이었다. 손이 떨리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것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문화의 모든 위계질서를 처음부터 다시 정리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새로운 천체가 은하계에 등장했고, 연결된 모든 것들이 흔들리기 시작했으며, 천체 전체의 메커니즘이 바로 눈앞에서 바뀌고, 문학작품의 절반이 자연 발화하여 재로 변해가는 기분이었다······. 순도 1백 퍼센트의 다이아몬드 같은 작가였다. 이르카 트로이츠카야는 나보코프의 책을 전부 가져왔다.
커다란 초록 천막 2 p.20,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도망자>편은 시골에 칩거중인 보리스가 '비소련적인 삶'을 사는 할머니들을 그리는 장면(특히 목욕하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느껴지는 정서가 참 좋습니다. 이 편이 화가가 중심인물이다보니 전체적으로 '회화적'으로 느껴지네요. 할머니들의 마지막이 해피엔드라 다행입니다.
보리스 이바노비치는 그 자리에서 몸이 얼어붙었다. 그들의 주름진 얼굴과 시커멓고 구부정한 손, 하도 걸어서 닳아버린 발바닥을 비롯해 그들의 바래고 낡은 옷이 숨기지 않는 모든것에 익숙해져 있던 그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그들의 알몸을 보았다.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풀어헤친 백발은 구부정한 적추를 따라 흘러내리고 있었다. 밭일을 많이 한 탓에 고목 뿌리처럼 구부러진 손발은 더 크고 못생겨 보였고 수십 년간 땅을 판 손가락들은 흙색을 띠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몸은 탈지유처럼 희다 못해 창백했다. 마르파의 경우 동물처럼 어두운색 젖꼭지가 달린 가슴이 있었고, 나머지 두 노파는 가슴 대신 흐늘거리는 투명한 주머니 두 개가 달려 있을 뿐이었다. 지나이다는 과거에 다리가 길고 예뻤을 것을 추측할 수 있었다. 다들 엉덩이는 완전히 납작해져서 쪼글쪼글한 주름을 통해 과거에 동그란 엉덩이가 있던 자리를 짐작할 수 있었다.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62p
<침수>까지 읽었어요. 너무 재밌어서 더 읽고 싶지만 읽기 일정표가 있으니 잠시 책을 덮습니다.. ㅎㅎ
커피얼국까지 캐치업했습니다. 빅토르 선생님의 말년과 일리야와 올가의 젊은 시절이야기가 섞이면서 퍼즐이 맞춰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박새입니다. 🐤 많은 분이 《커다란 초록 천막》 2권을 받았다고 채팅 남겨주셨네요! 혹시 수령 대상자임에도 아직 도서를 받지 못하신 분이 계시다면, 그믐 채팅창 또는 은행나무 인스타그램(@ehbook_)으로 연락 남겨주세요! 오늘부터 목요일까지는 〈도망자〉와 〈침수〉를 읽습니다. 책 수령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다 보니 아직 앞부분을 읽고 계신 분들도 많을 듯해요. 목요일까지 천천히 따라잡는다는 생각으로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조금 가벼운 미션을 드려볼까 하는데요! 🔖 오늘의 미션 [⚠️ 마감 8.24(목)] 《커다란 초록 천막》을 누구에게 추천하면 좋을지,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지 남겨주세요!
러시아 문학을 좋아하지만 분명(?) 아직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작품을 접하지 못했을, 함께 독서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인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도스토옙스키를 무척 좋아하는 친구인데요, 뭔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소설에 흥미를 느끼는지라 아마 <커다란 초록 천막>을 읽으면 이 작가의 전작을 읽으려고 달려들지도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스탈린 사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라 그가 더 흥미롭게 읽을 듯 합니다.
러시아어가 예뻐서 혼자 독학하는 친구가 있는데, 언어를 배우면 그 나라의 문화나 역사를 아는게 큰 도움이 되잖아요. 러시아의 역사와 문학 ,사회를 알 수 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이 공부하라고 추천해주고 싶네요~!!
🔖 오늘의 미션! 저는 《커다란 초록 천막》을 러시아 문학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진입 장벽 때문에 망설이고 있던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책을 읽어 가면서 이 소설이 에피소드 형식이라 어떤 장을 펼쳐도 읽는 데 크게 무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처음부터 읽으며 인물들의 연결 고리를 찾는 것도 재미있지만요! 머위잎님 말씀처럼 어떤 장은 길이도 그렇고 이야기 면에서 독립적인 단편처럼 읽히기도 해서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ㅎㅎ
🔖 (0824) 「도망자」, 「침수」까지 읽었습니다! 「도망자」 장에서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반전이 😂 너무 웃픈 죄명이네요 ㅋㅋㅋ 한 폭의 그림을 읽어나간 듯한 장이었어요. 작가님과 역자님에게 감탄하게 됩니다 ㅎㅎ 「침수」 장은 마음이 아파서 다시 읽기 힘들 것 같아요 ㅠㅠ 열 살 때부터 부모한테 방해만 된다고 느끼는 어린아이라니… 어른이 나쁘고 잘못했는데 상처는 아이가 다 받았네요… ————————————
눈이 내리는 황량하고 축축하던 가을은 하얀 겨울로 바뀌었고, 보리스에게 겨울은 그의 회색빛 삶에 드리운 밝고 강렬한 빛의 얼룩 혹은 햇빛이 비치는 숲속 공터 같은 시기로 기억되었다.
커다란 초록 천막 2 p.59,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 침수! 우리 집이 침수됐다고요! 드디어 우리 집이 물에 잠겼어요! 전부 다 버리고 수리를 할 거예요! 혼자서! 여기 있는 거 다 씻어내고 하얗게 만들 거예요! 전부 다 눈부시게 하얗게 만들 거예요!”
커다란 초록 천막 2 p.101,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러시아 문학이라고 하면 어렵지 않을까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막상 읽고나면 참 재밌거든요. 초반 이름과 배경에 대한 장벽을 넘으면 술술 읽히죠. 저는 두꺼운 장편도 잘 읽는 친구인데 러시아 소설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망설이는 친구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아마도 읽으면서 러시아 소설 특유의 유머와 나름의 감동을 충분히 느낄거라고 생각해요.
3주차 미션2 저처럼 러시아 문학을 접해보지 못했던 친구에게 추천해주고 싶어요! 조금만 인내심을 갖고 읽다보면 이야기에 어느새 빠져있게 되어서요 ㅎㅎ 스토리가 다양하고 흥미로워 금방 빠져들게 되는것 같아 러시아 장편소설 입문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는 도스토옙스키를 통해 러시아 문학에 진입했어요^^ 가끔 소설 속 인물과 비슷한 점을 찾게 되는 순간이 있더라구요^^ 지금도 여전히 문학이 뭔지 잘 모르지만, 소설에 나오는 인물 지하생활자와 제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며 내내 한 사람을 떠올렸어요^^ 전쟁과 평화 그 긴 여정을 함께 읽어주신 독서 친구가 있는데 그분께 류드밀라 작가님의 소설을 꼭 추천하고 싶었고 그분은 흔쾌히 이 책 1, 2권을 구입하셨다고 어제 연락이 왔습니다^^ 좀 느리지만 함께 읽게 될 것 같아 넘 설렙니다.
@빛나 책을 읽으면서 계속 한 사람을 떠올리셨단 말에 마음이 찡한데요...! 실제로 그분이 《커다란 초록 천막》을 구매해주셨다니, 빛나 님의 진심 덕분이네요.😍 부디 지인분에게도 이 책이 큰 즐거움으로 다가가면 좋겠습니다. 감사해요!
오늘의 미션! 저는 요새 독서에 취미들린 친구와 근교 북카페 도장깨기(?)를 하고 있는데요! 지난 주 마지막 퀴즈가 너무 어려워서 그 친구에게도 읽으면서 같이 찾아봐달라고 같이 해당 부분만 읽어보기도 했어요. 그래서 이 친구에게 커다란 초록 천막을 추천해주고 싶어요! 짧은 부분만 읽었지만 흥미로워했기에 함께 읽어보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요 ☺️
선생님은 비운의 천재다. 미하는 재능이 없는 시인이고 이상주의자다. 사냐는 음악가가 되는 꿈을 못다 이룬 음악가다. 나는 밀고자가 되었다. 참 멋진 팀이군. 하긴, 나는 그저 내 일을 할 뿐이다. 나는 다만 이 모든 것이 보존되길 원할 뿐이다. 만약 과거에 대한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면, 아무도 과거에 무슨 일이 있어났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끔찍한 페스트에 감염된 이 시기가 내 아카이브에 보존되는 것이다. 그런 두려움은? 두려움은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다.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p11 / 2권
헉 저 아직.... 연락도 안왔는데 ㅠㅠ 2권... 오늘 올까요?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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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믐 라이브 채팅 : 최구실 작가와 함께한 시간 ~
103살 차이를 극복하는 연상연하 로맨스🫧 『남의 타임슬립』같이 읽어요💓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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