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 독수리의 제국』 혼자 읽기

D-29
이언 모리스의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를 읽으며 로마와 한나라를 비교하는 대목에서 무척 흥미롭다 생각했는데 아예 그런 내용을 다룬 책이 있어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예상하셨다시피 ‘용’은 진-한나라, ‘독수리’는 로마를 가리킵니다. 저자 어우양잉즈도 흥미로운 인물입니다. 중국계 미국인으로 MIT에서 물리학 교수로 일하다 퇴임한 뒤 역사 연구에 뛰어들었습니다. 이 책은 영어로 먼저 출간된 뒤 중국어로 번역됐고요. 번역본 기준으로 920쪽의 벽돌책인데 혼자 밑줄 친 내용들 올리며 가볼까 합니다. 전자책으로 읽기 때문에 페이지 수는 표시하지 않겠습니다.
기원전 202년 문명세계의 동서 끝에서 각각 시대를 가르는 대전이 발생했다. 아프리카 북쪽 연안의 자마(Zama)에서는 로마군이 숙적 카르타고를 격파하고 대제국 건설의 장애물을 제거했다. 황허 남쪽 해하(垓下)에서는 한(漢)나라가 초(楚)나라를 격파하고 진(秦)나라 말기의 군웅할거 각축전을 끝냈다. 이로써 한나라는 규모가 역대 최대이고 공적과 문화가 모두 로마제국에 비견되는 거대한 왕조를 건립했다. 진·한황조와 로마제국의 유사점은 적지 않은 세계사학자·사회학자·정치학자를 이끌어들였다. 근년에 이 두 제국을 비교한 논문이 적지 않게 발표되고 있지만 이 책 이전에 전문적인 저서는 아직 출판되지 않았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머리말: 용 모델, 독수리 모델, 어우양잉즈
상이한 사회가 유사한 문제에 직면하면 유사한 대책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세상의 강고한 전통은 각각 다양하고, 시국의 변화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모든 나라에 적용할 수 있는 만능 해답을 내놓을 방법이 없다. 어떤 하나의 환경에서 빛나는 공적을 남긴 사상 제도라 해도 다른 환경에서는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진·한황조와 로마제국은 유사함 가운데서도 많은 차이점을 적지 않게 포함하고 있다. 이 두 제국은 스스로 자신의 통치 스타일을 각각 ‘용 모델’과 ‘독수리 모델’이라고 일컫고 있다. 용과 독수리의 특색을 분석하여 그 차이점과 공통점을 비교·평가하려는 것이 이 책의 주된 의도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머리말: 용 모델, 독수리 모델, 어우양잉즈
과거 10여 년간 새로운 패권 강대국의 정치체제를 연구하는 책이 끊임없이 출간되었다. 어떤 학자는 그것이 세계정세를 안정시키며 장기적인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학자는 그것이 착취에 뜻을 두고 있기에 오래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두들 강대한 제국이 소국과 다른 점은 양이 아니라 질에 있다고 인식했다. 영토가 좁고 인구가 적은 나라에서 동일한 인종이 같은 문자를 쓴다면 쉽게 내정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이웃 나라와 분쟁이 생겼을 때는 군사적 충돌도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대제국은 소국을 병탄하고 다양한 민족을 수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사이의 충돌을 해결하거나 억누름으로써 평화 수립의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세상을 태평하게 하는 일은 특히 간단하지 않다. 대제국은 땅이 넓고 인구가 많다. 따라서 백성의 사정이 복잡하고 종족이 불화를 일으키므로 통치하기가 쉽지 않다. 고대에는 현대와 같은 통신장비와 운송 기술이 부족해서 광활한 강역을 하나로 응집시키기가 더욱더 곤란했다. 역사에 나타난 제국은 드물다. 어떤 미국 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통계를 내보면 역사적으로 출현한 제국은 70개에 불과하다. 만약 『더 타임스 세계사 지도집(The Times Atlas of World History)』을 믿을 수 있다면 미국은 역사상 68번째 제국이다. 공산 중국은 69번째이고, 어떤 사람은 EU를 70번째 제국이라고 부른다.” 과거 67개 제국 중에서 적지 않은 나라가 국운이 짧거나 영토가 제한적이거나 과오만 있고 공적은 없었다. 광활한 영토에 웅거하여 장기적으로 번영을 유지하며 세계 대제국으로 일컬을 수 있는 나라는 겨우 10여 개에 불과하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머리말: 용 모델, 독수리 모델, 어우양잉즈
이처럼 출중하면서도 짧은 명단 가운데서 진·한황조와 로마제국이 거의 동시에 나타나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두 제국은 전성기에 각각 지구 인구의 4분의 1을 보유했으며 안정적으로 태평성대를 이룬 시기도 200년을 넘었다. 전자는 천하를 통일했다고 자랑했고, 후자는 지구의 패권을 장악했다(imperium orbis terrae)고 자랑했다. 양자는 모두 자신의 권력이 초월적인 어떤 것에 근원을 두고 있다고 인식했다. 하나는 천명(天命)이라고 일컬었고, 다른 하나는 신수(神授:divinitus adjuncta fortuna)라고 일컬었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머리말: 용 모델, 독수리 모델, 어우양잉즈
수백 명의 제후가 입으로는 주나라 천자를 천하의 주인으로 받들었지만 실제로는 각각 군사와 정치적으로 독립을 견지하고 있었다. 각 제후국에서는 종법제도와 봉건제도를 실행하며 공경대부를 세습했고, 나라와 임금의 가문은 분화되지 않은 혼돈 상태였다. 혈연 친척 관계에 따라 귀천과 존비(尊卑) 관계를 유지하면서 공공 도덕관념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봉건 귀족이 정부와 정전을 통제했으므로 정치적 주권과 토지 소유권은 아직 분리되지 못했다. 시(詩)·서(書)·예(禮)·악(樂)으로 통치계급 내부의 조화를 이루고 서민에게는 형벌을 시행했지만 규범적인 법률은 없었다. 청동기시대 말기 봉건제도가 붕괴되는 과정에서 선왕(先王)의 도를 숭상하는 몰락 귀족이 탄생했는데, 그가 바로 공자였다. 그는 왕과 관리의 학문을 평민으로 확대함과 아울러 개인 도덕의 기초를 강화했다. 가정윤리가 바로 정치 기강이었고, 통치자가 개인 덕행으로 천하와 종법 봉건시대를 다스릴 수 있다는 인치(人治) 관념이 유가 경전 속에 응고되어 역대 황조의 주도 사상이 되었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머리말: 용 모델, 독수리 모델, 어우양잉즈
이런 법가(法家)의 인물은 법률을 분명하게 반포하고 법 앞에서는 만민이 평등하다는 사상을 제창했다. 이들은 백성에게 공법 준수를 가르치고 공공도덕을 배양하는 한편 나라와 군주의 가문을 분리하여 이들의 세습을 억제하고 공적과 능력으로 직위를 정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국가는 사유재산권을 인정하고 체계적으로 땅을 농민 가정에 나눠주고 납세와 병역의 의무를 요구했다. 평민 보병 부대가 귀족 전차 부대를 대체하고 전장에 군림했다. 이들 신흥 농민 전사는 로마공화정의 공민과 유사했지만 중국의 왕후장상은 토지와 경제적 이익으로 백성을 농락했다. 그러나 로마 귀족은 이와 달리 투표권과 정치적 이익을 이용했다. 법가가 창조한 관료제 행정 기구는 소농 경제의 생산력을 효과적으로 발동하여 점차 봉건귀족을 약화시키면서 그들의 권력을 군주에게 집중시켰다. 이 법가의 정치체제에 의지하여 진시황(秦始皇, 전 259~전 210)은 중국을 통일했고, 이후 다시 봉건제도를 폐지하고 군현제도를 시행했다. 이 행정제도의 합리성과 효율성은 아우구스투스조차 샘을 낼 정도라 할 만하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머리말: 용 모델, 독수리 모델, 어우양잉즈
제국 건설에는 전공을 빠뜨릴 수 없지만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대업이 완성되는 건 결코 아니다. 적을 격퇴하고 그 적을 통치할 수 있는 견고한 정권을 확립하기까지는 지난하고 위험한 과정이 계속된다. 일찍이 이 과정에서 찬란한 빛을 발하던 제국이 순식간에 궤멸되었다. 알렉산드로스(Alexandros, 전 356~전 323)의 휘황찬란한 전공도 눈 깜짝 할 사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로마제국과 진·한황조는 잔혹한 내전을 치르며 오랜 치세를 이뤘지만 자체적인 손상을 피할 수 없었다. 정부는 반드시 정치 엘리트의 재능을 얻어야 나라를 순조롭게 통치할 수 있다. 권세 있는 귀족 계층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로마제국은 공화정의 민주제도를 희생했고, 중국 황조는 이제 막 싹튼 법치제도를 희생했다. 이 심각한 약점이 이로부터 독수리와 용을 근심에 빠지게 했다. 어떤 현대 학자는 로마제국의 성공이 그 공민의 자유와 권리에서 연원했고, 공민 개념이 결핍된 중국은 로마제국에 미칠 수 없었다고 인식했다. 이 책에서는 공민 개념이 단지 침략기와 확장기에만 유효했음을 지적했다. 군장을 갖춘 로마의 농민 전사들은 공민대회에서 활약하며 자신을 위해 권리를 쟁취했다. 그러나 찬란한 태평성대를 누린 로마제국은 공민의 모든 정치권을 박탈했고, 이로써 법으로 허락한 사회적 권리도 점차 소실되어갔다. 후기에 이르면 농노와 같은 가난한 로마 공민은 중국의 신민(臣民)에 비해 현실적인 존엄과 자유가 더욱 결핍되었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머리말: 용 모델, 독수리 모델, 어우양잉즈
진나라는 법치제도로 법률의 공평함을 견지하며 규칙을 만들어서 벼슬아치들이 공평하게 일을 처리하도록 감독했다. 이런 정책은 귀족이 고위직에 임명되어서도 건드릴 필요가 없었던 기존 권익을 침범했으므로 통치 엘리트의 강렬한 반항이 야기되었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는 유가 사상은 개인의 덕성과 친척 관계에 국정을 맡긴 인치 사상이라 전제 황조의 모든 통치계급에 유리했다. 관직에 나아간 유학자는 고대의 임금과 관리의 학문을 계승하여 제자백가 중에서 가장 존귀한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현실과 동떨어진 방안이 많아서 시국이 어려울 때는 중용되지 못했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머리말: 용 모델, 독수리 모델, 어우양잉즈
이들이 통치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기실 중국의 또 다른 기둥에 의지하고 있었다. 즉 법가가 설계한 군주집권 관료기구는 진나라 말기의 내란과 한나라 초기의 분봉을 견디며 정부 체제의 골격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유가 사대부가 관직에 올라 그 기풍을 바꾼 후 인정(人情)으로 이성적인 규율을 은폐했다. 이로써 법가 뼈대에 유가 기풍이 스며들게 되었으니 서양인이 중국인을 이중 성격자로 느끼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어떤 학자는 진나라의 법치제도 창설에 착안하여 이렇게 강조했다. “고대국가의 발흥을 연구하면서 우리가 중국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이유는 그리스 로마의 그것보다 훨씬 많다. 왜냐하면 오직 중국만이 ‘현대식’ 국가를 창립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학자는 역대 황조의 행정 스타일에 착안하여 그 국가관이 박약함을 발견했다. “중국은 기실 국가로 가장한 하나의 문명이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머리말: 용 모델, 독수리 모델, 어우양잉즈
사회학에 근거해보면 권위의 원천은 세 가지다. 정치·경제·사상이 그것이다. 정치적 원천은 군사력과 행정 조직으로 나눌 수 있다. 어떤 정부도 이 가운데 어느 하나를 빠뜨려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독수리식’ 권위는 군사와 경제를 결합하는 데 편중되어 있어서 비교적 강경하다. ‘용식’ 권위는 행정과 교화에 편중되어 있어서 비교적 온화하다. 이 두 가지 통치 스타일은 각각 로마제국과 양한(兩漢:전한과 후한) 황조의 통치기인 2세기에 성숙되었다. 그것이 어떻게 내정과 외교를 좌우했고, 또 각종 환경에서 어느 것이 우월하고 어느 것이 열등했는지는 이 책 제2부의 제목과 내용으로 다룰 것이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머리말: 용 모델, 독수리 모델, 어우양잉즈
혈육 간의 정, 끈질긴 정치제도, 완고한 정치 엘리트 등의 요소는 마치 길게 뻗은 대나무 뿌리와 같아서 황폐화된 대숲을 다시 살아나게 하곤 했다. 사대부는 황권과 자기 권익을 보호하려는 마음과 도덕적 구호에 의지하여 새로운 명사로 면목을 바꾸고 새로운 주인에게 영합할 수 있었다. 설령 망국 이후의 이민족 지배하라 해도 충분히 적응하며 살아남을 수 있었다. 중국은 자가 치유의 길을 걸으며 웅대한 기풍을 다시 떨쳤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머리말: 용 모델, 독수리 모델, 어우양잉즈
로마제국은 한 번 꺾이고 나서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그 정치세력은 부분적으로 강대한 경제계급과 의기투합해 있었지만 지주계급의 이익은 반드시 지역적 한계를 갖고 있었다. 지주의 단결에 의지한 드넓은 제국은 한 번은 요행으로 존재할 수 있었지만 다시 출현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독수리는 다시 날아오를 수 있었다. 로마의 무궁한 진취적 정신은 마치 상수리나무처럼 많은 씨앗을 뿌릴 수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것은 더욱 비옥한 토지를 선택하여 싹을 틔우고 성장할 수 있었으며, 또 더욱 강대한 계급인 자본가와 결합할 수 있었다. 로마인은 건전한 공화정의 이성적 사유와 실제적인 논리에 의지하여 다른 법률과 제도를 발전시켜 더욱 복잡한 신세계를 통합해냈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머리말: 용 모델, 독수리 모델, 어우양잉즈
예컨대 군대조직, 병역기한, 전쟁빈도, 군민의 사상(死傷), 엘리트여론 및 이른바 ‘칼이냐 우유냐’ 하는 정책적 선택 등 각종 세세한 실례를 비교하여 로마의 무력 남용이 진나라보다 심했음을 밝혔다. 이는 왜 동일한 장기전 끝에 만들어진 정부가 로마에서는 군사 독재로, 중국에서는 문치(文治) 전제로 귀결되었는지를 분명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것이 용과 독수리가 드러내는 차이의 일단이다. 이 차이는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인 것임에 주의해야 한다. 로마가 진나라에 비해 무력 남용이 심했다는 것이 진나라가 평화 숭상 국가였음을 나타내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책의 모든 비교는 오직 ‘많고 적음’을 나타내며 ‘있고 없음’을 나타내지 않는다. 중국과 로마의 권모술수는 똑같이 민활해서 살상에서 선전에까지 사용하지 않는 영역이 없었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머리말: 용 모델, 독수리 모델, 어우양잉즈
그러나 실크로드 양 끝을 왕래한 상인은 거의 없다. 거의 모든 교역 정보는 릴레이식으로 이루어졌고, 중간 상인은 쿠샨과 파르티아 초원 주변의 시장이나 낙타 대상(隊商)의 휴식처인 오아시스, 그리고 바다 선박이 정박하는 항구에 나눠 거주했다. 상품은 여러 차례 중계업자를 거쳐도 아무 탈이 없었지만, 소식은 구술과 소문을 여러 번 거치고 다른 언어로 번역되고 나면 진실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제1장 민족들의 각축장, 어우양잉즈
한나라와 로마는 서로 상대방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피차간에 아무런 인식도 없었다. 한쪽의 행동이 다른 쪽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 해도 북방 초원의 유목민과 같은 중간자를 거쳐야만 했다. 만약 상대방에게서 반응이 있었다 해도 그건 여파에 그칠 뿐이었다. 로마가 변방 야만인의 소동에 대응할 때도 그 소동이 배후의 유목민에 의해 유도된 것인지 여부를 이해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므로 한나라의 압박을 받고 서쪽으로 이동한 유목민이 전하는 소식이야 더 말할 필요조차 없었다. 로마와 한나라는 간접적인 연관은 맺고 있었지만 직접적인 상호 교류는 없었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제1장 민족들의 각축장, 어우양잉즈
일반적으로 북쪽은 틀림없이 추울 것이라 추측하지만 로마에 관한 한 그 추측은 정확하지 못하다. 지중해 일대는 사하라 기단의 영향을 받아서 여름에는 매우 덥고 건조하지만 겨울은 따뜻하며 비도 가을과 겨울에 많이 내린다. 이런 기후는 민회와 같은 옥외 활동에 적합하다. 화베이 일대는 시베리아 기단의 영향을 받는 대륙성기후대에 속하지만 남동계절풍이 불어서 기후가 따뜻하다. 여름에는 매우 덥고 겨울에는 한풍이 세차게 분다. 비는 여름에 집중되지만 강수량은 겨우 마른 땅을 경작할 수 있을 정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수리 관개 사업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제1장 민족들의 각축장, 어우양잉즈
로마 영토는 지중해를 둘러싸고 있으므로 그것을 ‘해외(海外)’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로마를 19세기 영국처럼 해양제국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들의 해군은 창군 이후 오래지 않아 바로 천하무적이 되었지만 그들의 주력군은 여전히 육군이었다. 보병에 중점을 둔 것은 중국과 유사하지만, 기원전 5세기에 해군에 의지하여 지중해 동부의 패권을 차지한 아테네와는 다르다. 무슨 이유인가? 그 원인의 하나는 로마가 오랜 기간에 걸쳐 어렵게 이탈리아를 정복하는 과정에서 자기 군단의 특징과 육군 권력 중심이라는 특징을 빚어냈기 때문이다. 지리가 한 국가의 성격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역사와 민족도 그러하다. 수많은 요소가 영향을 주고받게 되면, 그 총합은 각 부분의 합보다 커진다. 제국의 가지와 잎을 분명하게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뿌리를 탐색해야 한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제1장 민족들의 각축장, 어우양잉즈
화하족과 로마인의 상대 종족 ‘포용량’을 인식하려면 이들과 다른 민족을 대조해보는 것이 가장 좋다. 이들과 동시대 그리스인이 바로 좋은 사례에 속한다. 로마인이 취락을 이루어 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할 때 약 700개의 그리스 도시가 이미 지중해와 흑해 연안에 분포해 있었다. 철학자 플라톤은 그것을 연못가에서 노래하는 개구리에 비유했다. 그 도시 대부분은 미약해서 주민이 평균 수천 명에 불과했다. 거대도시인 아테네와 코린토스(Corinth)는 예외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스 도시국가의 공민은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큰 권익을 누렸다. 누가 공민의 자격을 가질 수 있는가? 당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전 384~전 322)는 이렇게 해석했다. “일반적인 실제 규율은 공민의 양친이 모두 공민이어야 했다. 부친이나 모친 한편만 공민이면 공민의 자격을 가질 수 없었다. 때로는 이 규율을 조부나 증조부 혹은 더 먼 선조에까지 소급해 적용하기도 했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제1장 민족들의 각축장, 어우양잉즈
일단 이들 범위 밖의 혼인이 발견되면 자손 몇 대까지 공민 자격을 박탈당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어떤 현대 학자는 민주적인 아테네가 어떻게 공민 내부의 혼인 규칙을 시행했는지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포위된 성과 같은 느낌이 든다. 공민이 성곽을 굳게 지키면서 끊임없이 외부의 압력에 저항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탈리아와 중국의 습속은 그리스와 달랐다. 두 곳에서는 외부 종족과의 통혼에 따른 불이익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 로마에서는 자신들이 정복한 이탈리아인에게 점차 공민 호적 및 그 권익을 부여했다. 주나라 사람에게는 동성불혼(同姓不婚)의 금기가 있어서 제후 귀족의 통혼에 장애로 작용했다. 이들 대부분은 주나라 왕실의 친척인 ‘희(姬)’ 성 제후였기 때문이다. 이에 이들은 항상 서민이나 토착민 및 심지어 오랑캐 이민족에서 짝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다. 황조 중국에는 공민제도가 없었지만 진나라 때부터 시작하여 일관되게 주민 대부분을 연원을 따지지 않고 모두 호적으로 편입하여 동등한 의무와 권익을 부여했고, 또 외부 종족과의 통혼도 금하지 않았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제1장 민족들의 각축장, 어우양잉즈
누가 정부의 관직을 담당할 자격이 있었는가? 이것은 정치사회의 중요한 성질 중 하나다. 배타적인 그리스 사람 중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가장 독특한 사람이었다. 그리스 전기 작가 플루타르코스(Plutarchos, 46?~120?)는 이렇게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알렉산드로스에게 그리스의 영수와 야만인의 주인이 되라고 가르쳤다. 전자는 사람을 친구나 친척처럼 사랑하고, 후자는 야수나 초목처럼 대하라고 했다……. 그러나 알렉산드로스는 그 말을 듣지 않고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했다.” 알렉산드로스는 이처럼 통이 컸지만 그의 후계자들은 전통을 회복하고, 그가 임용한 페르시아인 등 각 지역 토착민을 깡그리 정부에서 몰아냈다. 그리스식으로 변한 방대한 세계에서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사람들은 우등 민족으로 자리 잡았다. 극소수의 지방 토착민만 그들의 폐쇄된 테두리 안으로 진입할 수 있었고, 성공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했으며, 또 어려운 세례 과정을 거쳐야 스스로 문화적인 그리스인으로 변모할 수 있었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양장본 HardCover) 제1장 민족들의 각축장, 어우양잉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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