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북클럽]강신주의감정수업3.경탄

D-29
매주 월요일 낙성대역 4번출구 이탈리아그림책방 뚜띠 (다국어도서관 안디아모)에서 18:00-21:00에 성인 독서모임 [힐링북클럽]이 있습니다. 맨처음 힐링북클럽 만들었던 취지대로 강신주의 감정수업에 실린 작품을 함께 읽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그래서 모임이 끝나면 [강신주의 감정수업 토론으로 다시 읽기]로 책으로 묶어낼 계획입니다. 강신주의 감정수업의 바탕이 된 스피노자의 에티카도 차차 같이 읽어보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책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 모임 기간을 15일로 잡고 1주일에 한 작품씩 읽어내는 것으로 목표를 타이트하게 잡았습니다. (일주일에 한 작품 소화하되 의견을 충분히 나누고자 모임기간을 2주로 잡았어요.) 이번주는 에릭 오르세나의 '오래오래'로 '경탄'이라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할게요. 7월 26일부터 보름동안 작품과 감정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눠보아요.
경탄이란 어떤 사물에 대한 관념으로, 이 특수한 관념은 다른 관념과는 아무런 연결도 갖지 않기 때문에 정신은 그 관념 안에서 확고하게 머문다. -스피노자, 에티카 중
아내가 있긴 하지만, 누구나 아는 바와 같이, 아내라는 존재는 청혼에 응하는 그 운명적인 순간부터 여자라는 종에서 벗어나 별도의 잡종이 된다.
오래 오래 p.32, 에릭 오르세나
이 문장을 본 순간 바로 어.... 할말이 엄청 많이 생기는데 일단 짜증부터 확 밀려오더라고요. 그래서 그 뒤부터 스토리가 더 흥미진진해지는데도 세모눈이 되어서 관망하게 되었어요... 소설은 몰입하는 맛으로 읽는 건데.. 그래도 문장이 재치있고, 가끔 공감가는 문장도 있어서 그냥 이런 책도 있구나... 하고 읽으려고요. 그런데 프랑스식 정서 참.. 맞지 않네요ㅎ
가브리엘의 머릿속에는 이런 말이 노래처럼 자꾸자꾸 되풀이되고 있었다. <저 여자를 이런 식으로 바라보면 안 돼. 아니, 아예 바라보지 않는 편이 낫겠어.> 그러자 또 다른 노래가 대답했다. <무슨 소리야? 저 여자를 빼고 나면 이 세상에 볼만한 게 뭐가 있겠어?>
오래 오래 p.31, 에릭 오르세나
가브리엘의 경탄의 순간입니다. 강신주는 무언가에 압도되는 것이라고 경탄을 풀어 설명하고 있네요. 저 여자를 빼고 나면 이 세상에 볼만한 게 뭐가 있느냐, 는 문장은 사랑의 절대성을 극명하게 드러냈어요. 엘리자베트에게 압도된 순간. 그런데 스피노자는 '다른 관념과는 아무런 연결도 갖지 않기 때문에 확고히 머무는 관념'이라고 정의했는데, 이렇게 압도된 감정이 연결고리가 없다고 볼 수 있는가? 의문이 듭니다. 다른 여자 혹은 남자와 대면했을 때와 운명적인 사랑을 만났을 때의 '다름'은 비교라는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이 가능한 것 아닐까요?
무릇 사람이 세상에 태어난다 함은 마치 빠지듯 한바탕의 꿈에 빠지는 것일세. -조지프 콘래드, <로드 짐> 제 20장 전체적인 느낌이 사랑에 대해서 너무 환상적으로 묘사한 것 같다는 느낌이었어요. 절대적으로 아름답고 지향할 만한 저 정점의 무언가를 사랑이라고 설정해 두고 그에 대한 갈구로 아빠와 아들이 대동단결하는 것이 뭔가 좀 코메디스러웠어요. 그들만의 통하는 뭔가,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수해주고 싶은 스킬이 사랑.. 그것이 불륜이어도 상관이 없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혼외의 사랑은 결혼 생활과 달라요. 게으르게 마냥 똑같은 모습으로 남아 있을 수가 없죠. 끊임없이 온갖 것을 창안해서 범상함을 초월해야 해요. 아니면 차츰차츰 너절한 타성에 빠져들어 그저 생리적인 욕구나 채우려고 만나는 관계가 되는 거예요.
오래 오래 p.174, 에릭 오르세나
글을 읽으면서 노르웨이 영화 <사랑할 때는 누구나 최악이 된다>가 오버랩되었어요. 극중 인물은 진정한 사랑을 찾아 만나고 있는 사람을 옆에 두고 다른 남자를 찾아가는 장면에서 시간이 멈추고 달려가는데 아름다운 배경 묘사나 세련된 설정으로 인물의 탈선?이 미화되고 합리화되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 나라의 아름다운 배경 묘사도 이들의 사랑을 아름답게 포장해주기 위한 도구로 충실히 기능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불륜을 조장하는 부자지간? 오래오래 40년간 불륜이 지속되면 진정한 사랑이 되는 것인가? 문득 우리가 결혼이라는 사회적 제도에 너무 지배당하고 있는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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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의 <정체성>을 읽으면서도 들었던 생각인데.. 오랜 기간의 사랑이 지속되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은 과연 무엇일까요? 금지된 사랑이고 지지받지 못하는 사랑이라서 더 애뜻해지는 것이 아닐까요?
낯섦, 설렘? 약간의 신비? 그 사람에 대해 더 이상 궁금하지 않게 된다면 그건 습관적인 사랑이 될 것 같아요. 습관적인 사랑이 사랑인가?는 별개로 두고요.
부부더러 절대 각방쓰지 마라고 하더라고요. 날카롭게 싸우다가도 한 침대를 쓰고 한 공간을 쓰다 보면 어지간하면 누그러지게 된다고. 그런데 생각해 보니 제가 쓴 신비주의는 한 공간을 쓰면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긴 한데...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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