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아동보호국 공무원의 권한으로 강아지 로봇 조종권을 확보했다… 젊고 우아한 어머니가 웃으며 나를 따라가라고, 아무일 없을 거라고 말했다. 내가 가진 전자 영장에는 아이의 증강현실을 조작할 수 있는 권한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들은 나를 막아설 엄두를 못냈다. 그들의 주관적 현실 속에서는 무장 드론이 나를 호위하고 있었으니까. ”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29, 장강명 지음
문장모음 보기
소복소복
이 부분과, 마지막장의 아이의 발작에 옵터의 채도를 올렸다는 그 문장을 보면서 무언가 설명하기 어려운.. 거부감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런 감정이 느껴진 것 같아요. 강아지, 한 사람, 여러 사람, 그리고 결국 본인 자신까지 옵터로 조종을 하고 나서야 이 불쾌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혹은 사람들이 옵터에 과하게 빠진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온 공무원조차도 옵터의 힘을 최대로 빌렸다는 점에서 그런 감정을 느꼈던 것 같기도 해요.
결국 언젠간 처벌조차도 증강현실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거북별85
저도 불편한 장면에서 옵터의 채도를 올리는건 아닌거 같아요~ 불편한 현실도 불편하지만 바라볼 용기가 있어야지 약간의 개선의 여지라도 있지 않을까요?? 옵터에 의해 가짜로 점철된 공간이라는 말이 참 와닿습니다
연해
결국 언젠가는 처벌조차도 증강현실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는 말씀에 섬뜩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우리가 만든 기술들을 어디까지 의존하고, 어디서부터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장맥주
네, 제가 의도한 대로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자를 썩 호감가지 않는 인물로 그렸고 마지막 장면에서도 독자들이 찜찜한 느낌이 들게 만들고 싶었어요. 제가 소설 창작 수업을 할 때 수강생들에게 ‘주인공의 욕망과 두려움이 뭔지 잘 파악해보라’고 이야기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이 단편의 진짜 주인공은 화자인 공무원이 아니라 크루즈 탑승객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특이한 1인칭 관찰자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소복소복
작가님 말씀을 보고 주인공이 크루즈 탑승객이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으니 확실히 다른 느낌이 드네요. 탑승객의 시점으로 읽으니 화자가 또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과연 그들의 욕망과 두려움은 무엇인지 고민해보기도 했고요. (다른 소설을 읽을 때도 이런 점을 생각하며 읽으면 더 풍부하게 읽을 수 있겠네요!)
하지만 읽을수록, 저런 상황이 온다면 우리가 취해야 하는 행동이 무엇일지, 무엇이 옳은 것일지... 쉬이 답을 하지 못하겠습니다. 한편으론 그래서 더 의미 있고 이야기하기 좋은 주제겠죠. 고민의 과정을 즐겨봐야겠어요.
연해
소복소복님의 댓글 덕분에 저도 좋은 답을 얻어갑니다. 주인공이 크루즈 탑승객이라는 작가님의 답변도 너무 신선하고요. 혼자 읽었다면 몰랐을텐데, 이렇게 서로의 감상을 나누니 이야기가 더 풍성해지는 것 같아서 너무 즐거워요.
고민의 과정을 즐겨봐야겠다는 말씀에 제가 다 설레네요:)
소복소복
저도 너무너무 즐거워요. 텍스트로는 간결하게 표 현했지만, 댓글을 볼 때도 쓸 때도 한가득 미소 지은 채로 있답니다! 사실 독서모임을 좋아하는데 마땅히 할 공간이 없어 아쉬웠던 차에, 그믐에서 이렇게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나눌 수 있어 좋습니다. 지인들과 하는 모임과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첫 그믐 모임에 이 책의 저자이자 좋아하는 작가님과 함께할 수 있는 것도 운이 정말 좋았어요!)
저도 다시 이 책으로 돌아와 열심히 줄 그어가며 읽어보겠습니다:)
연해
으아, 댓글을 볼 때도 쓸 때도 한가득 미소 지은 채로 있다는 말씀...! 사실 저도 그래요. 격하게 공감합니다.
입꼬리가 내려가질 않는데, 독서모임이 이렇게나 설렐 일인가 싶어요.
저는 이제 막 두 번째 편으로 접어들었습니다. 남은 기간도 우리 다양한 이야기 나누어요:D
Jonas
늦었지만 모임 개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런 기분 좋은 호사를 다 누립니다ㅎㅎ
단편집이 한편씩 읽으면서 같이 이야기할 수 있어서 장점이 많네요
거북별85
ㅎㅎ 전 그믐에 처음 참여했을 때 작가님들이 같이 계시는 줄 몰랐거든요(모두 아이디로 활동하셔서^^;; )
나중에 작가님들이신거 알고 참 많이 설레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궁금한 점들도 많은데 혼자 추측하다 조용히 덮곤 했거든요 하지만 같은 책을 읽으며 다른 분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더구나 작가님까지 뵙는다면~!! 너무 감사하죠^^
Jonas
저는 오히려 이런 세상이라면, '처벌도 일정 기간 옵터 사용을 금지하는거로 하겠다' 하고 생각했는데, 소복소복님 글을 보니 완전 반대의 상황도 그럴법하네요;; 처벌의 대상을 증강현실 속 인물로 할지, 실제 세계 속 인물로 할지 자체부터 정리되어야 하니;;
법 체계부터 다층적으로 바뀌겠어요 으아아..
소복소복
헉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관점이에요..! 점점 이야기할 수록 생각할 거리가 늘어나네요. 이런 세상이 오고나서 논의를 하면 늦을 것 같아요.. 미리 준비해야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거북별85
저도 동감입니다^^ 기술은 빠르게 달려나가는데 이를 제어할 논의나 법적대응은 항상 늦더라구요~
이번처럼 여러 다양한 가능성들을 논의하며 준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소복소복
한편으로, 사람들이 각자 자기가 원하는 세계에 살고싶다는데 그게 왜 안되는지(?) 납득하게끔 말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만약 모두가 그렇게 살아도 사회가 잘 굴러갈 수 있을까요? 만약 잘 굴러간다면 각자 원하는 세계에 살아도 되는걸까요?
그렇지만 분명한 건 가짜로 점철된 공간에서 사는 것은 평생 꿈만 꾸면서 살아가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것 같아요.
연해
"사람들이 각자 자기가 원하는 세계에 살고 싶다는데"라는 말씀에 저도 공감합니다. 하지만 각자 자신이 원하는 세계에 살아도 사회가 잘 굴러갈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인 것 같기도 해요. 다만 책에서는 이런 문장도 나오는데,
"한 사회가 허용할 수 있는 범위라는 게 있죠. 모든 사람이 각자의 세상만을 고집할 수는 없으니까요.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면서 살아야 하지 않습니까?"라는.
이 의견이라는 걸 누가, 어떻게,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안에 먹이사슬 같은 이해관계가 얽히기 시작하면 또 알게 모르게 권력들이 생겨날 테니까요. 가짜와 진짜에 대한 기준이 저마다 다르다보니 더 어려운 것 같기도 합니다. 소복소복님의 댓글을 읽으면서 생각이 더 확장되는 것 같아요:)
소복소복
감사합니다. 저도 연해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 과학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과학 기술과 실제 현실이 서로 괴리감이 없도록 많은 논의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체 현상이 일어나고 과학과 사람들의 인식 간에 차이가 크면 클수록 더 큰 문제가 생길 것 같습니다. 작가님이 글에서 짚어주신 부분처럼, 혹은 그 이상의 문제까지도요.
거북별85
다른 사람이 알려준 정답과 스스로 고른 오답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후자다. 사람은 오답을 선택하면서 그 자신이라는 한 인간을 쌓아가는 것이다.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당신은 뜨거운 별에> p85, 장강명 지음
문장모음 보기
장맥주
저도 열심히 오답을 쌓아가며 살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제출한 오답만 해도 뭐... ^^ 그래도 진심으로 다른 사람이 알려준 정답대로 사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Jonas
어제 문장 수집으로만 봤을 땐 고개 끄덕이며 그냥 넘어갔는데, 두번째 단편 읽으면서 이 부분을 발견하니 저한테도 가장 손꼽고 싶은 문장 중 하나네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삶을 자기 스스로 결정하며 살아왔다는 것 하나는 인생의 큰 자부심으로 남는 것 같아요. 물론 시행착오도 많이, 오랫동안 겪을 수 있지만;; 결국은 내가 고민하고 내가 선택하며 살아왔다는 게 스스로만 아는 귀한 자산같이 느껴진달까.. 소설 속에서 수정이 왜 그렇게 용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건 지 100프로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2편도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
[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1인출판사 대표이자 편집자와 책읽기[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권혜영 작가님이랑_7월 2일 수요일 저녁 7시 (라이브 채팅)
[북다] 《애정망상》 권혜영 작가와 함께하는 라이브 채팅! (7/2)
인터뷰 ; 누군가를 알게 되는 가장 좋은 방법
책 증정 [박산호 x 조영주] 인터뷰집 <다르게 걷기>를 함께 읽어요 [그믐북클럽Xsam] 24. <작가란 무엇인가> 읽고 답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그믐클래식] 1월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그믐클래식 2025] 5월, 월든[그믐클래식 2025] 6월, 마담 보바리
[그믐클래식 2025] 7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7월 23일 그믐밤 낭독은 <리어 왕>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수북탐독을 사랑하셨던 분들은 놓치지 마세요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 벽돌책 같이 격파해요! (ft. YG)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
내일의 고전을 우리 손으로
[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내일의 고전 소설 <냉담>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이 계절의 소설_가을] 『냉담』 함께 읽기
댓글로 쌓아올린 세포, 아니 서평들
작별하지 않는다도시의 마음불안세대
스토리를 찾아 탐험해요.
스토리탐험단 7번째 여정 <천만 코드>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김영사/책증정] ★편집자와 함께 읽기★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개정증보판》[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1인출판사 대표이자 편집자와 책읽기[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8) [제발트 읽기] 『이민자들』 같이 읽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문풍북클럽의 뒷북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7월의 책 <혼모노>, 성해나, 창비[문풍북클럽] 6월 : 한 달간 시집 한 권 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5월의 책 <죽이고 싶은 아이 1,2권>[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4월의 책 <예술도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