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32.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책에 명시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20세기 초 서구 사회의 반유대주의(anti-semitism) 분위기를 상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유태인은 (흑인만큼은 아니었지만) 은근히 차별하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오펜하이머가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동부에 있는 전통적인 명문대학을 마다하고 캘리포니아에 자리잡은 것은 이런 사회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미국의 상류 사회에서 반유태주의는 1920년대와 1930년대를 거치면서 고조되고 있었다. 많은 대학들이 1920년대 초에 하버드가 유태인 학생의 수를 제한하는 정책을 세우는 것을 보고 그것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p.179,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저는 2~3장을 읽으면서 오펜하이머의 부르주아적 유약함과 예민함,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과 반복적인 실험에 대한 회피같은 성향에 대한 거부감도 들었습니다. 감정적 허약함에 맞서려 노력하는 것을 스스로 정신분석을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지만 그것은 실험실의 실질적인 반복적인 훈련을 통한 결과물을 내는 것에 대한 무능과 신경과민을 넘어선 우울증은 확실히 이론물리학연구가 천성임을 깨닫기까지 세상과 부딪치는 청년의 몸부림을 세밀하게 드러내보여준것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의외로 음악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면 청각적 민감함이 굉장히 높은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저도 읽으면서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영화 <콜 바이 유어네임>이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오펜하이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깊고 항구적인 인상을 남긴 소설로 고뇌하는 영혼에 답을 주었던 책이라는 구절을 읽으며 깜짝 놀랐습니다. 자신이 남에게 끼치는 고통에 무관심하다는 것을 통찰하고 죄의식의 어두운 면을 책을 읽으며 투사하는 그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젊은 날의 초상에 우리를 심연의 깊은 내면속으로 침잠하고 스스로를 투사시킬 수 있었던 책, 문장을 외울수있을 정도로 계속 읽어내려갔던 책.... 그때의 시간이 떠올랐습니다.
오펜하이머가 정신과 의사의 도움 없이 독서를 통해 우울증을 극복한 부분이 흥미로웠어요.
@최형섭 님 감사합니다. 서양사회의 뿌리깊은 유태인 차별을 오펜하이머도 피해갈 수 없었네요.
“Although the university awarded him a fellowship, he didn’t accept it “because I could get along well without the money.”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저는 2장 처음에 장학금 거절하는 모습이 오펜하이머의 성향을 잘 보여주는 장면처럼 보였어요. 부족할 것 없이 풍요하게 자라서 그렇겠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간섭없이 하고자하는… 그런 (나쁘게 보면 안하무인 같기도 하겠네요). 그리고 캠브리지 생활에선, 본인이 appreciate (적확한 한글 단어가 생각이 안나요 ㅠㅠ) 되지 않는 장소에선, 성과는 커녕 멘탈을 똑바로 잡고 있기도 힘들다는 사실이 다시 기억났습니다. 선인장도 사막에서 데려와 환경 좋은 곳에 심어주면 더 잘 자란다 는 <랩걸> 호프 재런 박사님 말이 떠오르면서요.
하버드와 케임브리지에서 오펜하이머는 주로 책을 통해 외로운 지적 작업을 했다. 괴팅겐에서 그는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울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4. 이곳의 일은, 정말 고맙게도, 어렵지만 재미있다,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근데 이런거 인용구 모음 어디서 가져오는건가요?
유럽에서 지적 포텐셜이 터지네요. 인간관계에 미숙한 모습이나 성격적인 결함도 나오는데 워낙 미디어나 창작물에서 괴팍한 천재들을 많이봐서 그런지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 오피의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페로 칼리엔테, 친구인 이지도어 라비와의 만남도 이때 일어났군요.
그와 오펜하이머는 동년배였고, 두 사람 모두 1927년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들은 둘 다 문학에 대한 열정이 있었고, 리펜슈탈에게 푹 빠졌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오펜하이머와 호우터만스는 운명적이게도 각자 미국과 독일에서 원자 폭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될 것이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p.112,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난해한 물리학의 세계에서 라비는 깊은 사색으로, 오펜하이머는 다양한 측면을 종합할 수 있는 능력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둘을 붙여 놓으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없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p.134,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이제 점점 책 읽기에 속도가 붙는데? 이런 느낌이 드시죠. 이 책은 사실 읽으면 읽을수록 아주 재미있는 책입니다. 그래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도 영화로 만들어야겠다, 이런 결심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해 여름에 오펜하이머는 1928년에 출판된 커밍스의 소설 『거대한 방』을 읽고 있었는데, 이는 프랑스 전시 수용소에서의 4개월을 묘사한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었다. 그는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이 가장 열악한 상황에서도 개인적 자유를 찾을 수 있다는 커밍스의 생각을 매우 좋아했다. 이 이야기는 1954년 이후에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게 될 것이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125쪽,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의 저자들이 인터뷰 때마다 강조하는 것은 오펜하이머의 '천재성'입니다. 그는 그 시대에서 비범한 인물이었고, 오늘날의 시점에서는 더욱더 비범해 보이지요.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천재성'을 꼭 염두에 둬야 할 것 같아요. 오펜하이머의 절친 라비의 다음과 같은 코멘트도 그걸 보여줍니다.
그의 지능은 나와는 수준이 다른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보다 명석한 사람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133쪽,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8월 4일에는 6장과 7장을 읽습니다(137~180쪽). 여기까지 읽으면 5부 가운데 1부가 끝납니다. 6장에서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물리학과 교수로 연구하고 제자를 키우는 오피의 모습이, 7장에서는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의 오피가 성숙해가면서 세상과 만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특히 6장에서는 오피가 과학자로서 어떤 성취를 쌓았는지(블랙홀을 예고한 과학자가 바로 오피였습니다!), 또 그런데도 왜 노벨상을 받지 못했는지 등이 나옵니다. 7장에서는 그의 정체성에 에티컬 컬처 스쿨만큼 중요한 영향을 준 힌두 경전 『바가바드기타』와의 조우 등이 나와요. 거기다 1929년 대공황 후 1930년대 초반의 혼란기가 오피에게 미치는 영향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죠. 드디어, 운명의 여인과의 만남이 바로 코앞입니다.
"나쁜 철학이 생지옥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네가 위기에 몰렸을 때 나오는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평소에 무엇을 생각하고, 원하고, 소중히 여기는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야."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p.139,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 우리는 심리 상태를 이용하려 해야지 그것에 휘둘려서는 안 돼."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p.160,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아, 책에서 인상 깊은 구절을 직접 입력하시는 겁니다. 아래 '문장 수집'을 눌러보시면 바로 감 오세요!!! :)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주단/책증정] 장원석 제작자 추천, IMF 비화를 담은 장편소설 《밀》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천천히 읽어요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웰다잉 오디세이 2분기의 여정
[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웰다잉 오디세이 2026] 4.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나누고 싶은 책 이야기 by 꼬모
편지들이 알려주는 먼 시절의 인생역정낙담과 희망이 뒤섞인 사우디 아라비아 이야기편안하게 명랑하고, 평범해서 비범한 일상과 성장여전히 재미있고 여전히 김빠지는 시리즈 신간추리로 양념 친 러브스토리 연작집
조선과 한국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
[김영사/책증정] 다니엘 튜더 소설 《마지막 왕국》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어크로스/책증정] <뉴요커>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과 함께 진짜 한국 탐사하기!
우리 아버지는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4. <아버지의 시간>[도서 증정] 《아버지를 구독해주세요》마케터와 함께 자유롭게 읽어요~! <책방지기의 인생책> 좋은 날의 책방과 [아버지의 해방일지] 함께 읽기
한 출판사에서 나온 이토록 다양한 책들의 향연, 오늘 당신이 고를 이야기는?
[김영사/책증정] 쓰는 사람들의 필독서!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함께 읽기[김영사 / 책 증정] <새로운 실용주의 과학철학> 편집자 & 번역가와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무작정 퇴사하기 전에, <까다로운 사람과 함께 일하는 법> 함께 읽기[벽돌책 독파] 주자와 다산의 대결 <두 개의 논어> 편집자와 함께 읽기 [김영사/책증정]수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함께 읽기
같이 연극 보실 분들, 구합니다.
[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그믐연뮤번개] 2. [독서x관극x번역가 토크] 인간 내면을 파헤치는 『지킬앤하이드』[그믐연뮤번개] 1. [책 읽고 연극 보실 분] 오래도록 기억될 삶의 궤적, 『뼈의 기록』
우리의 노동 일지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5. <쇳돌>[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여러분은 일을 즐기고 있나요?[그믐밤] 4.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다시 읽기 @국자와주걱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한국 희곡 낭독이 이렇게 재밌다니!
<플.플.땡> 4.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플.플.땡> 3 당신이 잃어버린 것 2부<플.플.땡> 2. 당신이 잃어버린 것플레이플레이땡땡땡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
나이지리아 소설가, 치누아 아체베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8.신의 화살,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7.더 이상 평안은 없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6.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