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32.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D-29
드디어 맨하탄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전 이 문장이 너무 핵심을 찌르는것 같아 재미있었네요. ㅎㅎ 책걸상의 팟캐스트 1편도 잘 들었고, YG님의 숨은저자찾기로 독서가 더욱 풍성해집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천재들이 와글와글 등장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연애하고 하는게 19세기말 20세기초 파리나 세기말 비엔나의 이과버전... 이라고나할까... 읽으면서 제가 설렘...
라비는 자신이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한 보다 깊이 있는 이유는 자신은 대량 살상 무기를 만드는 것으로 “물리학 300년의 정점”을 찍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것은 커다란 의미를 지닌 말이었고 라비는 오펜하이머처럼 철학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 말을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라비가 이미 원자폭탄의 윤리적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던데 비해 오펜하이머에게는 형이상학적 문제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는 친구의 이의를 외면했다. 그는 라비에게 “나 역시 이번 프로젝트가 “물리학 300년의 정점”에 놓여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네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네. 나에게 이것은 전쟁 중에 상당히 중요한 무기를 만드는 일이야. 나치스는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라고 말했다. 오펜하이머에게 중요한 것은 단 하나였다. 나치스 보다 먼저 무기를 만드는 것이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오펜하이머는 논의 대상에 오른 사람들 중 많은 숫자가 ''옳고 그름에 대한 깊은 인식'' 때문에 당원으로 가입했다고 밝혔다. 오펜하이머는 어떤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종교적 신념과도 비슷한 ''깊은 열정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p.378,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16, 17, 18장을 보면 얄미운 인물이 등장하죠. 바로 오피의 숙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보리스 패시 중령입니다. 패시 중령은 나치 독일의 핵폭탄 프로젝트를 막는 '알소스'의 책임자가 되면서 잠시 오피와 거리를 두게 되죠. 이 '알소스'가 무슨 일을 했는지 추적한 책이 (제가 좋아하는) 샘 킨의 『원자 스파이』(해나무)입니다. 이 책에서는 앞에서 잠시 언급하면서 지나간 하이젠베르크 압살(납치) 음모도 자세히 소개되죠.
원자 스파이이 시대의 가장 탁월한 과학 이야기꾼인 샘 킨의 다섯 번째 책.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히틀러가 원자폭탄을 손에 넣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과학자와 스파이로 구성된 과학 특공대가 비밀 임무를 수행했다. 이 책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 비밀을 파헤쳐 흥미진진한 대서사시로 들려준다. 연합군의 과학자들은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특수 부대를 만들어 적국 영토 깊숙이 침투시켜 정보 수집과 파괴 공작, 심지어 나치 독일의 우라늄 클럽 회원 암살 작전까지 벌였다
우와. 샘 킨이라는 작가 이 글 보고 처음 알게되었는데 제 취향인것 같아요. 혹시 샘 킨 작가 책 중 YG님이 특별히 더 추천하시는 책이 있나요? 읽어보고 싶어요. (이야기가 옆길로 새서 죄송)
샘 킨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과학 저자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의 가장 대표작은 『사라진 스푼』(해나무)입니다. 하지만, 저는 『원자 스파이』 전에 냈던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해나무)을 먼저 읽기를 권하고 싶어요. 『원자 스파이』와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을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사라진 스푼』이나 『뇌 과학자들』(해나무)로 넘어가시고요.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공기는 한 권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책’과 같다. 베스트셀러 『사라진 스푼』의 저자 샘 킨은 이 책에서 공기에 얽힌 기묘하고도 흥미진진한 과학과 때로는 비극적이고 때로는 익살맞은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특유의 화려한 입담으로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다. 샘 킨은 산소를 이용해 대담한 강도 짓을 벌인 도둑의 발자취를 따라가는가 하면, 의학 역사상 처음으로 가스 마취제를 도입한 수술 장면을 보여주고, 아인슈타인이 안전한 냉장고를 만들기 위해 분투한 이야기를
사라진 스푼 - 주기율표에 얽힌 광기와 사랑, 그리고 세계사2010년 아마존 사이언스 Top 10 Books,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주기율표에 나오는 원소를 일일이 추적하면서 원소에 얽힌 이야기를 재기발랄한 입담으로 풀어놓은 책이다. 2010년에 혜성처럼 등장한 젊은 이야기꾼 샘 킨의 원소 이야기 속에는 원소 발견의 역사, 탐욕과 모험의 역사, 과학자들의 일화가 흥미진진하게 녹아 있다.
뇌과학자들 - 뇌의 사소한 결함이 몰고 온 기묘하고도 놀라운 이야기뇌가 손상된 환자들로부터 뇌과학적 통찰을 얻은 뇌과학자들의 이야기들을 풀어냄으로써 뇌과학의 역사를 관통해 나가는 책이다. 저자 샘 킨은 왕, 암살자, 식인종, 난쟁이, 탐험가의 일화를 늘어놓으며 뇌과학의 역사에 이야기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책 추천 감사합니다. 구입완료!
화제로 지정된 대화
내일(9일)은 19장을 읽습니다. 고립된 공간에서 점점 미쳐가는(?) 과학자와 그 가족들 하지만 때로는 목가적인 로스앨러모스 생활이 그려집니다. 짧으니 잠시 숨 고르는 날입니다.
“토론이 시작되는 것을 참을성 있게 듣고 있다 보면, 어느새 오펜하이머가 요약해 결론을 내리고 있었지요. 그는 이의가 없어지는 방식으로 논점을 정리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마술 같았어요. 그보다 뛰어난 과학 업적을 가진 사람들도 그의 말을 존중했습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15장 그는 대단한 애국자가 되었다,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정말 부러운 능력이 아닐수가 없네요. 로스알라모스에서 오피가 보여주는 관리자적 면모가 인상적입니다. 토론회를 통해 "과학자들에게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과 그들이 역사를 바꿀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보면 동기부여 전문가라고 할만하다는 생각이.. 그 외 여러 챕터에 걸쳐 묘사되는 연구소 내 보안을 위한 엄격한 요구(대표적으로 compartmentalization)와 과학자들의 실제 연구방식 간의 갈등이 인상깊었네요. 윗분들의(?) 판타지 소설적인 요구사항과 실제 필드에서 일이 처리되는 방식 간 조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간 관리자 직장인인 저에게 매우 와닿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녀는 겉으로는 밝고 따뜻한 사람이었어요.'' 세르는 회고했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들에 대한 진심 어린 따뜻함이 아니라, 주목과 사랑을 받고 싶은 그녀의 지독한 갈망의 표현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p.400,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내일(8월 10일)은 20장과 21장을 읽습니다. 우리 점점 원자폭탄의 탄생 시점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22장). 이번 주에 원자폭탄의 탄생까지 보고서, 주말에 맨해튼 프로젝트 이후의 오피를 만나는 일정입니다.
3부를 다 읽었습니다. 3부에서는 정말 행정가, 지도자로 확 변신한 오펜하이머가 놀라웠네요. 사실 여전히 젊은데 말이죠. 그러나 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연민도 들었습니다. 끊임없이 감시 받으면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지속적으로 증명하고, 거대한 성과도 내야 하는 그 자리.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책에서도 나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거대한 성과를 만들어낸 건 그만큼 오펜하이머의 야심도 상상 이상으로 컸던 것 같네요.
그밖에 파인만의 장난은 보안 관계자들의 눈에 띄기 시작했다. 어느 날 밤에는 그가 기밀문서가 들어 있는 캐비닛을 모두 열어 놓은 적도 있었다. 또 다른 날에는 그는 로스앨러모스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에 구멍을 발견하고는, 경비에게 손을 흔들며 정문으로 걸어 나갔다가 구멍으로 다시 들어와 정문으로 다시 걸어 나갔다. 그는 이것을 몇 차레 반복했다. 파인만은 거의 체포될 뻔 했다. 그의 익살은 로스앨러모스의 전설이 되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p.357,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파인만...왜 이렇게 웃기죠 ㅎㅎㅎ "파인만은 거의 체포될 뻔 했다"에서 정말 빵 터졌습니다. 정말 유쾌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결국 의무와 야망이 그가 의구심을 넘어서게 만들었던 것이다. 물론 그와 같은 의구심은 인간의 오류에 대한 인식의 형태로 그의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p.171,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이 모임을 기반으로 삼되 개인적인 시간에 맞춰 읽다 보니 아주 늦어지고 있습니다. 활자를 느리게 읽는 편이라 점점 더 늦어지네요. 어제 6장, 7장 읽었습니다. 오펜하이머의 20대 후반이 흥미로웠던 것과는 별개로 동양철학을 접한 것을 두고 '신비주의에서 위안을 찾았다'고 표현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알고보니 '신비주의'라는 용어에 대해 제가 오해하고 있었더군요. 마치 허황되고 지적이지 못한 활동을 일컫는 느낌으로 단어를 이해하고 있다보니 동양철학을 폄훼한 것처럼 느꼈던 모양입니다. 국어 공부, 단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심리적, 정신적으로 폭풍을 겪었던 오펜하이머는 사랑하는 동생에게 편지를 쓰면서 자기 객관화를 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던 모양입니다. 공부한 것을 남에게 설명하면서 더 깊이 이해하고 더 오래 암기하게 되듯, 소중한 이에게 조언할 말을 찾다 보면 인생을 반추하게 되고 지나간 고통의 핵심을 파악하게 되기도 하지요. 프랭크에게 썼던 편지글은 오펜하이머가 곧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탁월함과 목적성, 불완전함과 자유로움 사이에서 흔들리면서도 자기 세계를 구축한 인물이 전하는 여러 조언은 책갈피를 꽂게 만듭니다.
프로젝트는 모든 부분에서 모순투성이였다. 그들은 파시즘을 굴복시키고 전쟁 자체를 종식시킬 대량 살상 무기를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모든 문명을 끝장낼 수도 있었다. 오펜하이머는 보어로부터 인생의 모든 모순은 결국 하나로 귀결되고, 그러므로 상보적이라는 말을 듣고 안도감을 느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p.422,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팟캐스트 2부 재미있게 잘 들었습니다. 안 읽으신 분들을 위해 스포를 피하고 영화 개봉이 안 된 상태에서 책과 비교해서 말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책에 대한 기대를 복돋아주시는 유익한 내용이었습니다.
팟캐스트는 어디서 들어야 하나요? 유튜브에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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