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책방] '한국작가들' 함께 읽기5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_김초엽

D-29
오랜만에 다시 읽으면서 이전과 다른 문장들에 인덱스를 옮기다가 새삼 새로운 이 책에 놀랐습니다. 두 편의 단편을 읽으면서 제목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고요. 즐거운 시작입니다. :) p.19 어쩌면 일상의 균열을 맞닥뜨린 사람들만이 세계의 진실을 뒤쫓게 되는 걸까? p.47 릴리는 자신의 삶을 증오했지만, 자신의 존재를 증오하지는 못했다. 릴리 다우드나, 디엔. 제 전공이 화학이라 그렇겠지만, 디엔, 이중결합이라든가 하는 것들이 생각나서 ‘디엔’이라는 이름도 특별하게 남아있습니다. —————————————————— p.60 정말로 우리는 혼자인가? 이 넓은 우주에 정말 우리뿐인가? p.61 우주에 지성 생명체들이 없던 것이 아니라, 단지 그들이 지구인들을 원하지 않는 것인지도 몰랐다. p.73 어쩌면 광대한 우주에서 고독한 스스로의 위치를 인식하고, 타자와의 조우를 갈망하는 자체가 고도의 자기 인지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일까. ••• p.96 그는 놀랍고 아름다운 생물이다 스펙트럼이 “ 어떤 복합적인 신호를 가진 것을 1~2가지 신호에 따라 분해해서 표시하는 기술”이라 정의하자면, 이 소설의 제목으로서의 ‘스펙트럼’은 그들의 데이터일까요, 희진의 데이터일까요. 특히 p.73부터 잘 느껴진 희진의 관찰내용이 너무나 ‘인간본위’라 유쾌하고도 시니컬했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 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가 떠올랐어요. 일단 지구부터 날리고 시작하는 것부터, 사실 지구를 쥐가 의뢰해서 만들었다는 설정도, 루이 입장에서 펫과 다름 없을 희진의 존재가 우리에게는 그저 쥐나 돌고래가 아니었을까 싶어서요.
디엔이 그런 뜻이군요. 매일 그대와님 덕분에 알게 되었어요! 전공이 화학이시군요👍👍
저도 그대와님의 글을 보고 스펙트럼의 정의를 찾아봤어요. 말씀하신 부분 위에 '빛을 프리즘 등의 도구로 색깔에 따라 분해해서 살펴보는 것'으로 나와있더라고요. 그걸로 유추해봤을 때 그들의 눈이 프리즘의 역할을 해서 우리와 다르게 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들의 데이터이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도 루이입장에서 희진을 작고 연약한 존재였기에 돌보아야할 대상으로 여겼던 것 같아요.
@꿈꾸는연필 안녕하세요 꿈꾸는연필님! 우선 혼란스러우셨다니 죄송해요. <한국작가들> 독서모임을 4월부터 진행하면서 매주 수,목요일 출석하는 미션을 하고 있어요. 모집기간을 넉넉하게 하고 첫 출석일을 수요일에 맞추다보니 모임 시작일이 수요일인 9일이 되었습니다! 진행방식은 위에 [모임지기의 말]을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자 하는게 더 큰 부분이니 진행방식에 얽매이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우리 재미나게 읽고 나누어요☺️
"릴리는 자신의 삶을 증오했지만, 자신의 존재를 증오하지는 못했다." 저도 이 문장이 기억에 제일 남아요. 릴리의 내면의 힘을 보여주는, 그리고 결국 올리브도 자신의 삶을 살게한 문장이라고 생각했어요.
릴리가 올리브를 제거하지 않았다는 부분에서 저도 똑같이 느꼈습니다. 그리고 본인을 올리브에 투영하여 올리브에겐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어 주고 존재로서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지 않았을까 합니다. 저도 동감합니다.
저도 이 문장이 인상적이었어요
안녕하세요:) 저도 처음 참여해봐요! 마침 도서관에 있던 참이라 도서를 바로 빌려봐야겠습니다! viadorout@naver.com
릴리는 나에게서 스스로를 보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세상이 원치 않았던 존재로 태어난 릴리. 세계에서 배제된 릴리. 그러나 악착같이 살아남아 어떤 방식으로든 삶의 가능성을 입증한 릴리 다우드나. 그녀의 결정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직도 나는 모르겠다. 릴리는 자신의 삶을 증오했지만, 자신의 존재를 증오하지는 못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p.47, 김초엽
내가 마을에 살았을 때, 나는 사람들이 나의 얼룩에 관해 무어라고 흉보는 것을 단 한 번도 느낀 적이 없다. 나는 나의 독특한 얼룩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마을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결점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서 때로 어떤 결점들은 결점으로도 여겨지지 않았다. 마을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결코 배제하지 않았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p.49, 김초엽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부터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앞에 이미 많이들 적어주셨네요😃 이어서 계속 대화나누어요!
- 잘 자. 처음으로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 깔개 위에 몸을 뉘었을 때 희진은 문득 울고 싶었다. 고작 그 정도의 말을 건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를 더욱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는 사실을 예전에는 몰랐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p.82, 김초엽
잘 자라는 말이 밥 먹었어?보다 더 애틋한 말인 것 같아요. 8ㅅ8
완전히 다른 개체에게서 마음을 주고 받는다는 게 얼마나 위대한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는 같은 언어를 사용함에도 마음이 달라 외로움을 느끼잖아요.
루이는 희진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희진의 뒤로 펼쳐진 노을을 보고 있었다. "그럼 루이, 네게는." 희진은 루이의 눈에 비친 노을의 붉은 빛을 보았다. "저 풍경이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보이겠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스펙트럼, 88p, 김초엽
정말로 지구가 그렇게 고통스러운 곳이라면, 우리가 그곳에서 배우게 되는 것이 오직 삶의 불행한 이면이라면, 왜 떠난 순례자들은 돌아오지 않을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51~52p, 김초엽
이 문장은 저도 여러번 읽고 필사까지 해둔 문장인데 역시나 여기서 보게 되네요. ㅎㅎ
어쩌다 보니 사이보그가 되다를 읽으면서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와 스펙트럼을 함께 읽게 됐어요. 책에서 장애란 개인적인 결함, 결여이기보다도 "비장애인" 기준으로 설계된 사회에서 제한받으면서 부여되는 속성이자 신분에 가깝다고 했는데, 마을에 있을 때 올리브의 흉터는 개성이었지만 지구에서는 낙인인 것과 연결되었어요. 그리고 스펙트럼이 언급되는데 펫로스 증후군의 반대로 반려인간과 그보다 빨리 죽는 주인과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된 이야기라는 게 인상 깊었어요.
사이보그가 되다채로 움직이는 세상, 첨단 기술을 동원해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은 신체들이 이끌어가는 사회는 고통도 갈등도 불가능도 없는 편리하고 매끄러운 곳일까? 열다섯 살 전후로 신체의 손상을 보완하는 기계들(보청기와 휠체어)과 만나 ‘사이보그’로 살아온 김초엽과 김원영은 인간의 몸과 과학기술이 만나는 현장에 줄곧 관심을 가져왔다. 두 사람은 오늘의 과학과 기술이 다양한 신체와 감각을 지닌 개인들의 구체적인 경험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발전해가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이 책도 몇 개월 전에 선물 받았는데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사이보그가 되다]는 읽어보지 않았지만, 비장애인 기준으로 설계된 사회라는 부분에 동감합니다. 소수에게 너무나 불리하고 불편한 세상이기도 하고 마치 죄인처럼 대한 시선들이 아직 만연한 세상입니다. 아무리 문명이 발달하고 과학이 발전하더라도 의식은 발전하지 못하나봐요. 저도 [사이보그가 되다]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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