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책방] '한국작가들' 함께 읽기5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_김초엽

D-29
그러게요 ㅠㅠ 이렇게 풀어내다니. 돌아가셨지만 그럼에도 이제서야 엄마를 애타게 찾았던 이유가 이 말을 전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니 저도 눈물이 핑 ㅜㅜ
짧지만 울림이 큰 이 문장을 보며 오늘밤 과거를 회상하게 되네요.
SF소설을 진짜 오랜만에 읽는데요. 이 책은 SF 상황 설정보다는 여러 질문들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아요.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타인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 차별없는 사회는 가능한가? 인간과 동물, 자연은 어떻게 공생해야 할까? .
역설적이지만 그게 SF의 매력인 것 같아요. 더 넓게 사고할 수록 자신에게 물음표를 던지게 되니까요. '나'를 3인칭으로 떨어져서 바라보면 메이메이님이 던지신 질문에 어렴풋이 대답이 보이기도 할 것 같아요.
의미는 맥락 속에서 부여된다. 하지만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담긴 눈물이 아니라 단지 눈물 그 자체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p215 자신을 고유하게 만드는 그 무언가를 남길 수 있었다면. 그러면 그녀는 그 깊은 바닥에서 다시 걸어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그녀를 규정할 장소와 이름이 집이라는 울타리 밖에 하나라도 있었다면. p264
“그냥 실재하는 물건 자체가 중요한 거죠. 시선을 돌려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그 자리에 있는 거잖아요. 물성을 감각할 수 있다는 게 의외로 매력적인 셀링 포인트거든요.”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206, 김초엽
엄마는 마치 없는 사람 같았다. 최소한의 흔적만을 남기고 그냥 그렇게 살다가 가버린, 이제는 없는 사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관내분실 251, 김초엽
공간 속에서 은하는 어느 때보다도 선명해 보였다. 그녀가 살아 있던 때에 지민은 이따금 엄마가 공기 중에서 사라져버릴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문득 떠올린 것은, 엄마와 함께 살던 집에는 엄마만의 방이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관내분실 270, 김초엽
재경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데 사람들은 재경을 닮은 다른 약한 사람들을 난도질하고 있었다. 이래서 결함이 있는 존재를 중요한 자리에 올리면 안 된다고, 표준인간의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277, 김초엽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를 읽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생각이 났습니다. 심채경의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에서 이소연씨에 대해 쓰면서 박사학위가 있는 전문가인데도 남자를(고산 씨) 여자가 대신했다는 점에서 무시되었고, 우주에서 잔뜩 부은 얼굴을 두고 외모 비하를 했다고, 돌아온 이후 고민 끝에 휴직을 하고 미국 유학을 가자 먹튀를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재경과 이소연씨가 여러 면에서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고산씨를 대신할 수 있었던 건 어떻게 하다 얻어걸려서가 아닌 이소연씨가 그만한 능력과 자격이 충분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끌어내리려고 했던 언론과 사람들에 경악을 했습니다. 소설임에도 현실과 다르지 않았기에 화가 나면서도 이해가 되기도 했고요. 최근에 저주토끼를 완독하고, 장강명의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을 읽고 있는데 sf지만 다른 소설들보다 더 현실을 담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쩌면 sf의 방식을 빌어 더 내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완독하고 나니 왜 이제야 읽었을까 싶을 정도로 모든 작품이 다 좋았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걸 모티브로 지은 소설일지도 모르겠어요. SF는 많은 이야기와 사회현상, 문제의식을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도 훌륭하지만 더 크게 봄으로써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해주는 것 같아요. 저도 장강명 작가님의 신간을 읽고 있는데요. 작가님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읽고 내적 친밀감도 생기더라구요 ㅎㅎ
작가님의 자전적인 이야기요? 아직 다 못 읽어서..ㅎㅎㅎ 어떤 작품인지 궁금해지네요^^
<나무가 됩시다> 와 <사이보그의 글쓰기>가 본인의 이야기로 만든 소설이라고 하더라구요! ㅎㅎ
오호 ~ 감사합니다~
이번주도 책방지기의 문장을 메일로 보냈습니다. 메일로 보낸 문장을 공유해봅니다.
나는 이제 그녀가 우울에 빠져 죽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살아남고 싶은 것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감정의 물성 p216, 김초엽
우리가 타인과의 관계에서 혹은 어떠한 상황 속에서 나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마음과 머리가 따로 논다' 라는 표현처럼요. 인간이란 참 복잡한 생물이라 자신조차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이 많은 것 같아요. 저도 그런 때가 있어요. 어떤 일에 대해 정말 하고 싶은데 또 정말 하기 싫기도 한 이중적인 마음. 여러분은 그럴 때가 있었나요?
우울한데 더 우울한 영화를 보며 울고 싶을때가 있잖아요 저는 그래서 이해가 되더라구요
노란코끼리님덕분에 정확하게 이해되었어요! 그러네요. 우울할 때 슬픈 영화를 보면서 울고 싶은 것처럼 감정의 물성을 가지고 싶은 이유가 같겠네요.
엄마는 언제나 스스로를 피해자로 만들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관내분실 p242, 김초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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