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책방] '한국작가들' 함께 읽기5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_김초엽

D-29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단편이 <관내분실>입니다. 아마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기 때문일텐데요. 저희 어머니도 늘 스스로를 피해자라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어머니가 생각하는 가해자 중엔 저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늘 죄인의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보면 세상이 더 많이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엄마라는 무게가 스스로를 피해자로 몰아가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합니다.
p.215 의미는 맥락 속에서 부여된다. 하지만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담긴 눈물이 아니라 단지 눈물 그 자체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p.264 만약 그때 엄마가 선택해야 했던 장소가 집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어떻게든 어딘가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면. 표지 안쪽, 아니면 페이지의 가장 뒤쪽 작은 글씨, 그도 아니면 파일의 만든 사람 서명으로만 남는 작은 존재감으로라도. 자신을 고유하게 만드는 그 무언가를 남길 수 있었다면. 그러면 그녀는 그 깊은 바닥에서 다시 걸어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그녀를 규정할 장소와 이름이 집이라는 울타리 밖에 하나라도 있었다면. 그녀를 붙잡아줄 단 하나의 끈이라도 세상과 연결되어 있었더라면. 감정의 물성을 읽으면서 과연 책은 나의 어떤 감정을 위한 물성이라고 할 수 있을까 .. 생각해봅니다
아마도 감정의 물성의 시리즈들을 책도 다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슬픔, 기쁨같은 감정 뿐만 아닐 지적만족감, 분노 등 책의 장르에 따라 감정의 물성과 같은 역할을 하는 듯 합니다 :)
의미는 맥락 속에서 부여된다. 하지만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담긴 눈물이 아니라 단지 눈물 그 자체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감정의 물성 p.215, 김초엽
은하에게도 지민을 낳기 전의 삶이 있었을 것이다. 아이라는 족쇄에 아직 걸리지 않았던 때. 그리고 어쩌면, 엄마의 진짜 삶을 가졌던 때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관내분실 p. 263, 김초엽
관내분실을 보면서 노래 두 곡이 떠오르더라구요. 싸이의 '아버지'와 https://youtu.be/xJXCkV2JUQw?si=zbl0ZJHSzeS-pJ8f 양희은의 '엄마가 딸에게' https://youtu.be/8rWuQI9ljsY?si=AsWYW6w5X6ciX4ju 같이 들어보면 좋을 것같아 링크 첨부합니다!
관내분실을 읽고 난 후라 그런지 곡들이 더 슬프게 와닿네요
하지만 나는 내 우울을 쓰다듬고 손 위에 두기를 원해. 그게 찍어 맛볼 수 있고 단단히 만져지는 것이었으면 좋겠어.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감정의 물성 216쪽, 김초엽
저도 다양한 감정 속에 내 감정을 보고 싶고, 보이고 싶을 때가 있어요. 보현이 우울을 쓰다듬고 만져보고 싶은 마음은 우울을 추구하기보다는 우울을 직면하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너무 슬프고 우울할 때 보이지 않는 마음속에서 끙끙거리는 것이 아니라 꺼내서 그 우울을 보고 싶어요. 우울을 직면하고 화를 내든 울어버리든 하고 나면 털고 일어날 것 같아요.
공감해요. 내 우울을 직면해야 빠져나올 수도 있을텐데..정작 내 마음을, 내 우울을 직면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물성"을 가진 그 무언가를 보면 좀더 꺼내서 들여다보기 좋을 것 같아요.
그 감정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거예요. 언제든 손안에 있는, 통제할 수 있는 감정 같은 거죠.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감정의 물성, pp.204~205, 김초엽
명확하게 설명할 순 없지만 이 마음이 어떤 건지 와닿아요. 그리고 자기 마음이나 생각, 감정 같은 게 물성을 지닌 무언가로 감각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도 해봐요. 좀 더 자기 자신을 알 수 있을 거 같아서요. 바로 윗분들이 하신 말씀과 비슷한 맥락인 거 같아요.
스무 살의 엄마, 세계 한가운데에 있었을 엄마, 이야기의 화자이자 주인공이었을 엄마. 인덱스를 가진 엄마. 쏟아지는 조명 속에서 춤을 추고, 선과 선 사이에 존재하는, 이름과 목소리와 형상을 가진 엄마.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관내분실, p.266, 김초엽
이 부분부터 갑자기 울컥하기 시작해서 마지막에 함께 눈물이 고였습니다. 생각보다 여파가 커서 아직도 여운이 남네요….
여전히 가윤은 지상의 사람들이 부여한 책임을 짊어졌지만, 큰 압박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재경이 그 모든 무게를 가지고 바다로 가버린 탓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p.315, 김초엽
어떤 어른으로 살다가 죽어야 하나 생각합니다. 먼지 한톨만큼의 무게라도 덜어주고 사라지고 싶은데...복잡한 욕망덩어리인 저는 오늘도 방황합니다. ^^
어른의 무게는 책임의 무게일 것 같아요. 우리가 방황하는 이유는 책임의 이해관계를 너무 잘 알아버려서, 그래서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일텐데요. 그래서 재경이모가 바다로 간 이유가 너무나 이해되었어요 ㅠㅠ
어떤 비난들은 분명히 재경의 잘못은 아니었다. 어떤 사람의 실패는 그가 속한 집단 전부의 실패가 되는데, 어떤 사람의 실패는 그렇지 않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p.308., 김초엽
어떠한 요소의 유무로 비난에 더욱 쉽게 노출되기도 하고 관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단 사실이 지치게 만드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자기만의 목표를 관철한 재경이 놀랍고도 신기합니다.
어쩌면 그런 것에 너무 많은 피로와 압박을 받고 결정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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