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② 『같이 가면 길이 된다』 함께 읽기

D-29
예전에는 웃고 넘겼을 일이 이제는 더 이상 우습지 않다. 그의 글은 ‘좋은’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옳지’는 않다. 그를 개인적으로 타박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제 우리의 문제다. 옳음을 말하는 우리가 실상 길을 막고 서 있다는 것이고, 존 버거가 말한 “말하려고 애쓰지 않으면 아예 말해지지 않을 위험이 있는” 문제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231, 이상헌
“정치제도란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이다. 인류가 진보함에 따라 정치제도는 변할 것이고 변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란 “항상 사회적 최강자의 손에 있거나 넘어갈 것”이고, “이 권력의 본질이 곧 정치제도를 결정하기 마련이다.” 그가 집중한 사안은 그런 정치제도 안에 늘 있을 소수에게 어떻게 진정한 자유를 확보하게 할 것인가였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235-236, 이상헌
<5부> "경제학의 그늘"이라는 부제를 달아주신 것처럼 경제학자로서의 작가님의 고민과 생각들이 많이 담겨 있는 챕터 잘 읽어보았어요. "경제학자와 경제전문가들은 실수나 잘못을 좀체 인정하지 않는다. 이론과 숫자로 무장한, 사회의 유일한 '과학'이라 믿기 때문이다" => 이 부분이 재미있었어요. 문과 중에 제일 이과 같은 학문이라는 나름의 자부심을 예전의 대학시절 경제학도 친구들에게 느낀 적이 있어서 그 때 생각도 났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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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류월 님 질문에 이어지는 답변입니다만... 실은 내일 MBC 〈라디오북클럽 김겨울입니다〉 녹음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질문에 관한 이야기도 아마 나누게 되실 듯해요. 8월 27일(일) 오전 6시 5분 방송될 예정인데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네요-! 이번주 일요일 아침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마지막 읽기입니다. 6부를 향합니다. 6부 제목은 ‘이제 너에게 묻는다’입니다. 그간 품었던 모든 고찰과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상헌 작가님은 이제 스스로에게로 물음표를 건넵니다. 앞선 장들보다 자비 없지만 한층 섬세하게 떨리는 물음들이 종내는 책장을 넘기는 우리에게로 향할 때 제목 여덟 글자가 다시금 선명해지는 순간을 맞습니다. 10. 6부는 총 열한 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떤 꼭지(또는 문장)에 가장 오래 머무셨을까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6부> 경제학자의 칼럼집 이라는 처음의 단순한 생각이 무색하리만큼 책을 읽으며 가슴 떨리는 좋은 문장들을 많이 발견하였어요. 문장들 중 일부는 우리의 경제 현실이나 상황과 관계가 있기도 했고 또는 없기도 했고요. 특히 6부에서 시적이고 좋은 표현들과 아름다운 문장들 만날 수 있어서 수필가의 수필을 읽는 듯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 골목을 광장으로 만드는 법" 이라는 테마를 계속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는데 마침 읽다가 딱! 아래 문장을 만나 함께 나눠봅니다.~
10. 6부에서는 ‘차별하지 않는다는 네게 묻는다’ 꼭지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습니다. 글을 읽는 내내 교차성과 특권, 차별에 대해 떠올렸습니다. 교차성은 말하고 듣는 것, 읽고 쓰는 것 그리고 그 방법에 대해 계속 고민하기 시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 차별받는다고 느끼면서도 다른 상황에서는 차별의 주체가 되어 버릴까 봐 걱정을 이어나가며, 경계하고 조심하려 노력하는 중입니다. 작가님 말씀처럼 ‘p.270 차별당해 보지 않은 자가 차별의 고통을 알기란’ 쉽지 않고, 그렇기에 ‘p.267 차별하는 자는 자신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10. <차별하지 않는다는 네게 묻는다>에서 작가님의 이야기로 다시 잊었던 차별을 깨달았습니다. "차별은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많아야 아주 서서히 사라지는 놈이다"라는 말에 공감을 많이 했습니다. 차별은 멈추지 않는 세계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옆에 서 있어주는 것이라는 걸 다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책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
: 저는 〈매미가 뜨겁게 울던 여름날에 묻는다〉가 이상하게 기억에 남네요. 책의 다른 글들과 결이 다소 다르지만요... 그 여름날에 벌어진 사건이나 아카시아 숲 사내가 나중에 겪은 비극이 조금 더 궁금하기는 한데 작가님께서 일부러 더 명확하게 쓰시지 않은 것이겠지요?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한국 사회 왜 이 모양인가, ‘상식이 상식이 아닌 곳’이 참 많다, 생각하며 부끄럽기도 했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나,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도 하게 되었습니다. 화장실의 불평등은 충격적인 야만이었고, 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 작가님과 편집자님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6부 에얄 프레스의 다소 신랄한 정의에 따르자면, 더러운 일은 착한 사람들이 그 사회적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명시적으로 그것과 관련되고 싶어 하지 않아 결국 다른 사람에게 떠맡긴 일을 말한다. 좀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우리가 착하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지만 스스로 하고 싶지는 않고 문제가 생기면 놀라는 표정만 잠시 짓고 곧바로 모른 척하면 되는 종류의 일이다. /한국으로 오면 더러운 일은 무엇보다도 위험하다. 일하다 다치거나 죽는다. 마치 더러운 일을 하는 용병 같다. (p.249) 최저임금이 다시 한번 ‘을’간의 감정 싸움이 되도록 내버려둔다. 이 역시 착한 사람의 방식이긴 하다. (p.250) 이주노동자, 비정규직 등등 자주 잊고 지워버리는 얼굴들을 떠올렸습니다. 값싼 용병을 이용하고 '을'의 전쟁으로 만들어버리는 '착한 사람'의 방식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드네요. 지난 봄에 어린이들과 이주 노동자에 관한 책을 읽고 토론을 했는데요. 어린이 책을 통해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고용허가제에 대해 공부를 하며 여러가지 문제를 함께 나누어서인지 이 부분에서 오래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10. 마지막까지 왔군요. 6부의 제목 '이제 네에게 묻는다' 처럼 스스로 질문하게 되네요. 오늘날의 노동현실, 울타리치기와 불평등의 피해는 결국 서민, 노동자가 감당하고 있는 실정이죠. 특권층보다 더 많은 노동자의 입장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차별은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많아야 아주 서서히 사라지는 놈이다"(270쪽) 처럼 우리 모두 함께 옆에 서야함을 느꼈습니다. 나가는 글에서 작가님은 말하시더라구요. "글이 길이 될 리가 없다. 내가 쓴 글에 내가 떠밀려 길에 나선다면, 그걸로 족하다."(307쪽) 작가님의 글로 떠밀려 나선 길에 그 글을 읽고 함께 그 길에 동참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한 명 한 명 모이면 바로 변화의 길을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함께 책을 읽으며 서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다른 분들의 글을 통해 느꼈습니다. 같이 읽고 같이 가는 동안 공감과 배움의 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일에 이다지도 열심인 사람들이 있는 반면, 우리끼리만 앞으로 와그르르 뛰어가는 일에 저다지도 열심인 사람들도 있는 게 매번 신기하고 놀라웠는데요. 6부 읽으며... 특히 '차별하지 않는다는 네게 묻는다'(266쪽) 읽으며 많이 뜨끔했습니다. 음... 저라는 사람을 둘러싼 겹겹의 층들이 있지만(대표적으로는 '젊은 여성'이 있겠습니다), 그 안에서도 "나름의" 안전지대에 속한 제가 뱉는 말과 행실 사이에 "나름의" 간극이 있었겠다는 생각에 좀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했습니다. "할 만큼 했다"는 항변이 부끄러워지기도 했고요.
책을 읽다 문장 수집을 옮겨 적고 위의 글들을 읽으려 눈을 돌리니 바로 같은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네요. 난 그래도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약자 편에서 이야기했지만 그래서 그들의 화만 돋운 것 같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혐오의 초대장만 보낸 것이 아니었는지…
제게도 아주 어려운 숙제입니다. 저는 "나는 차별하지 않는다"는 말은 더이상 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노력할 뿐이지요.
차별당해 보지 않은 자가 차별의 고통을 알기란 힘들다. 좀 안다는, 그리고 할 만큼 했다는 미망이 차별의 그림자를 길고 깊게 한다. 차별은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많아야 아주 서서히 사라지는 놈이다. 싫은 소리도 옆에서 해야 한다. 지레 이해했다고 앞에 서서 목청 높여 말하는 순간 그것은 훈계가 되고 때때로 혐오에게 보내는 초대장이 된다. 차별은 악착같은 놈이다. 우리가 차별이 없다고 외치는 순간 우리 머리 위로 차별이라는 놈은 고개를 내밀며 뱀의 혀처럼 날름거린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270, 이상헌
벌써 "같이 읽기"의 막바지입니다. 새삼 소통과 공감의 힘을 느낍니다. 같이 읽는다는 것은 같이 가는 것이라는 점도 깨닫게 됩니다. 많이 고맙습니다!
책뿐만 아니라 모임을 통해서도 작가님의 이야기와 생각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광장을 본다. 광장은 같이 나누고 같이 이루는 곳이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254, 이상헌
하지만 차별하는 자는 자신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한다. 왜 차별하느냐며 소리치고 울부짖어야 그제야 알게 되는데, 이런 ‘인지’의 순간에도 가장 흔한 답은 “내가 언제 차별했다고 그래?”다. 나는 이런 대답의 뻔뻔함을 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똑같은 뻔뻔함을 행하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267,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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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믐 라이브 채팅 : 최구실 작가와 함께한 시간 ~
103살 차이를 극복하는 연상연하 로맨스🫧 『남의 타임슬립』같이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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