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33. <나의 친구 스미스> & <사이렌: 불의 섬>

D-29
군인팀 저도 멋있었고 기억에 많이 남아있어요. 룰 브레이커 같은 측면을 많이 보여주셨지요. 프로그램 보면서 전쟁이란 무엇인가 까지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페어 플레이하는 운동 선수는 있어도 페어 플레이하는 군인은 없다. 군인은 페어하면 죽는다!! 프로그램 재밌었던 게 각각의 직업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군인은 페어하면 죽는다!! <- 이 말 너무 찰떡이에요. 맞아요 페어하면 죽죠 ㅋㅋㅋ ㅠㅠㅠ 정말 직업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점들이 재밌었어요.
최종 결승전은 군인 vs. 운동부가 흥미진진했을 것 같습니다. ^^(소방팀은 너무 순진)
시즌2가 나온다면 규칙을 좀 정교하게 하면 재밌을것 같아요. 연합은 아무래도 좀 별로인게 4:8은 너무나 한쪽에 불리하더라고요.
대회에 필요한 (근육 외) 모든 - 제모(의 부위도 종류도 많고), 필링, 태닝, 네일, 귀걸이/악세사리 등 - 꾸밈이 상세할 수록 낯설었어요. 저도 여성성이라고는 없이 살았나 봅니다. (근데 근육도 없음...)
네일, 귀걸이는 여성들만 준비하지만 태닝이나 제모 같은 건 남성 보디빌더들도 다 할 것 같아서 이 대회 준비가 딱히 여성성을 극대화한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미소는 남자 참가자에게도 강요될 것 같고요.) 그보다 저는 보디빌딩 대회는 근육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완전히 맞춘 것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모임에 올려주신 댓글들을 읽어보니 책에서 묘사되는 그 대회는 근육을 포함, 인간의 전체적인 미를 보여주는 대회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얼굴이나 피부결 같은 것도 굉장히 중요하구나 싶으면서 운동에만 집중하고픈 참가자들이 현타 느끼는 시점이 분명 찾아올 것 같네요.
같은 이유로 가수가 되어 노래만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고, 배우면 연기가 제일 중요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고요...나는 그렇게 생각해도 세상이 받아들여 주지 않고..."보여지는" 직업들에 대해 생각해 보다가 슬퍼졌습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도 세상이 받아들여 주지 않고... 쓰신 글에 저도 슬퍼졌어요 ㅎㅎ 그렇지만 '보여지는' 직업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회사를 다니든 내 가게를 하든, 먹고 살기 위해서든 혹은 사교의 목적이든, 다른 이들과 어울리는 모든 행위에 필요한 게 내 생각이 아니라 다른 이에게 '받아들여지는' 모습인 것 같기도 합니다.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대회이고, 사실 사회에서도 여성도 남성도 각자의 방식대로 보여지는 걸 의식하고 꾸밈노동을 하는 건 같겠지만, 여성이 꾸며야하고 신경써야하는 항목의 가짓수와 그에 따른 에너지 소모와 비용이 남자 보디빌더들의 몇 배는 될 것 같아서 결국 똑같이 보여짐의 신경을 쓴다고 해도 여성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훨씬 세다는 것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책이라고 느꼈어요. 비만 통계를 봐도 남성비만이 여성비만의 2배가 넘는데다가 꾸밈비용은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큰 차이가 있는데 압박감의 질이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겠죠ㅠㅠ
제가 바로 그 생각을 했어요, 대체 저 비용이 얼마야?! 생각없이, 우월감에 던지는 "여자들은 힘들겠어요"를 당하면 기분이 나쁘고 대답할 말도 없어지지만 저 말 자체는 틀림이 없구나, 곱씹을수록 맞는 얘긴데? 싶습니다...
맞아요. 저 대회만 예를 들어도 남성 참가자들은 적어도 귀걸이나 하이힐 걱정은 안 할테니까요. 치아 화이트닝은 같은 건 공통이라 하더라도. 여성들은 오랫동안 "보여짐"의 심판대 위에 놓여졌고 그것만으로도 힘들지만 사실 그 기준은 상반될 때도 있으며 (풍만함과 동시에 갸날퍼야 함) 또한 그 기준은 밀리미터, 밀리그램 단위로 측정될 정도로 매우 가혹하다는 것이...
<사이렌: 불의 섬> 보신 많은 분들처럼 저도 소방팀이 제 마음으로 들어왔어요. '소방관'이라는 직업 일단 너무 멋있어요. 저는 목사님, 스님 말고 소방관들을 볼 때 종교적인 전율을 느낍니다. 소방서 건물 지날 때 절로 경건해 지고요, (근데 경찰서는 그런 맘이 들진 않더라구요ㅎㅎ) 몸 쓰는 직업들 다 위험하지만 소방수는 생과 사의 경계선에 설 때가 많잖아요. 매번 어떤 마음으로 출동하시는지 T.T 정말 너무 고맙고 그러네요. 암튼 일단 이 직업에 대한 애호가 있어서 소방팀이 처음부터 좋았는데 게임(?)도 너무 잘 하시고 해서 완전 팬이 되버렸어요. ㅎㅎ
그리고 제가 흥미롭게 본 분들은 운동팀인데요, 이 프로그램은 모든 참가자들이 다들 워낙 체력적으로 쟁쟁하셔서 육체적 강인함의 측면에서 운동팀이 강하다기 보다는 이들은 제가 보기에는 이상한 초연함이 있었어요. 그것은 아마도 승부가 명확하게 갈리는 링 위에 여러 번 선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태도가 아닐까 유추해 보게 되네요. 내가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도 심판이 탈락이라고 하면 탈락인 거죠. 내가 몇 시간을 투자했는지 나의 억울함을 호소할 수는 없어요. 경쟁대 위에 무수히 오른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묘한 무심함과 차분함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은별선수가 한 말이 기억나요. 승부가 10초안에 결정된다는...O.O 생각해 보면 씨름이 그렇잖아요. 개인적으로 만나게 되면 왜 씨름을 택했는지 물어보고 싶은 제일 관심가는 참가자였어요.
말씀하신 운동팀의 초연한 분위기가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은데 그럼에도 또 승부사들이니까 오히려 소방팀에 비해서는 승부에 집착하는 느낌이 강했어요 저에게는. 이를테면 군인팀이 연합을 제안했을 때 소방팀이었으면 그 전에 운동팀에게 도움을 받았으니까 의리를 지켜야한다, 승부보다는 의리 같은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결정내리고 안 흔들렸을 것 같은데 운동팀은 그 전에 소방팀 연합 덕에 스턴트팀 깃발을 차지했음에도 승부 앞에서 결국 유리할 것 같은 군인팀을 선택하고 아레나전에서부터 군인팀에게 유리한 결정들을 해주더라구요. 결승전 때도 공격하는 사람이 분명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운동팀은 방어하고 소방팀이 오히려 쿨하게 먼저 치러가는 것 보면서도 뭐랄까 스케일적 초연함의 면모에서 소낭팀이 좀 더 위에 있는 느낌이었어요. 승부의 세계와 생사를 건 세계에서의 차이가 있는 것 같아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좀 충격이었어요. 군인팀이 운동팀에게 다가올때 태도가 별로 였으면서도 소방과 의리를 지킬것인가 말것인가 저울질 하는대목에서...당연히 한번은 의리를 지키고, 그 다음엔 결별해도 하자 할줄 알았는데...역시 승부의 세계는 냉혹해요.
다들 멋진 직업을 대표하는 선수들인데 역시나 하는 일이 남을 구조하는 소방관팀의 긍정과 포용, 신뢰의 이미지로 끝까지 응원했습니다. 항상 험지에 먼저 나서는 소방관리더의 모습도 보기 좋았어요. 마지막 “어차피”하는 마음만 좀 접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건 또 군인이나 운동선수의 미덕이고 소방관은 주저하지 않습니다!!!!
저는 기지 습격은 너무 너무 재미있었는데 중간에 아레나에서 게임 하는 건 약간 긴장도가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 부분은 듬성듬성 봤어요. 사실 ㅎㅎ) 시즌 2에서도 힘자랑보다는 각 팀의 전략과 모략, 배반 등의 서사를 잘 뽑아내면 정말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집을 막 부수고 들어가는 거나 그 전에 함정 파 놓고 몰래 엿듣고 그런 게 저는 너무너무 재밌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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