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믐에서 함께 읽기

D-29
사두기만 하고 아직 안 읽어봤는데 이 기회에 다른 분들과 함께 읽어보고 싶습니다!
1주차가 마침 오늘부터 시작했어요! 4장까지 읽으시면서 같이 생각나누어봐요^^
소설덕후라 이런 분야 책을 좀 힘들어 하는데 그믐과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아 완독 해 보고파 신청했습니다. 오늘 책을 받아 지금부터 읽어보려구요.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같이 읽으면서 좋았던 문장,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 함께 해봐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무력함에 의한 강박증의 심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의 경우는 무력해질수록 수면하려는 게 있습니다. 강박이라고할 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피곤하거나 잠이 오는 게 아님에도 무력감이 심할 경우엔 일단 잠을 푹 자야해! 하는 게 있거든요. 이 책의 데이비드는 강박적인 수집욕을 보여주었지요.
저는 무력해질 수록 머리로는 무언가를 해야 하고 하고싶다고 느끼지만 생각만 할 뿐,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하루 지내게 됩니다. 뭔가를 해야 해!라는 생각을 가지는 강박만 생길 뿐이죠. 그리고 글쓴이는 다른 식으로 '강박'을 표현하더군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인물에 대해 꽂히면서 그의 일생을 낱낱이 파악해 롤모델로 삼는 것. 그게 글쓴이의 강박이었습니다. 다행히 글쓴이가 데이비드에 대해 알고자 했던 시대는 인터넷으로 그의 일생을 찾아볼 수 있는 시대였구요.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강박적인 생각도 하나의 강박이긴 하지요. 수집과 분류에 강박을 느끼는 인물의 인생을 파악하는 강박이라... 공감되는 말입니다!
저는 데이비드와 비슷한 수집욕이 있는 것 같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무력감을 해소하기 위해 내 세계를 더 공고히 하려고 하는 느낌인 것 같아요. 이런 상황일 때에는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수집에 몰입하는 것 같습니다. 책에 나온대로 수집이 "즐거운" 일이 아니라 "파괴적인" 일이 되는 상황이죠. 이 부분을 오늘 다시 한 번 읽어 봤는데, 갑자기 파크리트 쥐스킨트의 "향수"라는 책이 생각났습니다. 향기에 대한 맹목적인 욕망을 가지고, 향기로 존재의 의미를 찾고, 사랑을 받고자 했지만 정작 자신의 본질은 무취의 허황된 인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그루누이. 데이비드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서를 찾겠다는 욕망을 가지고, 이를 통해 자신을 증명하고자 하지만 자신도 질서가 없는 엔트로피의 결정체라는 것을 느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두 개의 스토리를 보면 수집이 "파멸적인" 일로 바뀌지 않으려면 자신의 가치관과 존재의 의미를 생각의 흐름이 멈춘 '수집' 속에서 찾으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향수 (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냄새에 관한 천재적인 능력을 타고난 주인공 그르누이가 향기로 세계를 지배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기상천외한 이 소설은 1985년 발간되자마자 전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30여 개의 언어로 번역 소개되고 만 2년만에 200만 부가 팔려나간 이 소설의 매력은 냄새, 즉 '향수'라는 이색적인 소재에서 이끌어낸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과 위트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과하게 수집욕에 몰입하는 인물들은 서로 닮은 구석이 있나보군요. 어떤 것에 몰입하는 것은 좋지만 그 몰입이 자기파괴로 이어진다면 분명 경계해야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sns에서 꾸준히 추천되어 올라오던 책이라 읽게 되었습니다. 확실히 처음엔 뭘 얘기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고, 글쓴이의 의도를 생각하며 읽으려 집중했지만 초반이 난해하긴 하더라구요. 그래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사람이 실제 현실에도 있었던 사람인지, 아니면 가상의 인물인지도 의심하며 읽었습니다.
저도 데이비드 스타 조던을 직접 검색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책을 다시 살펴보니 맨 앞장 날개쪽에 간단하게 전기이자 회고록이라고 설명도 해주셨더라구요^^; 이래서 책은 앞에서부터 꼼꼼히 다 읽어야하나 싶었습니다.
그는 또 어쩐지 미심쩍어 보이는 사람과도 어울려 다니기 시작했다. 외딴 곳에 살고 있는 조슈아 앨런우드라는 가난한 농부였는데, 그는 그 지역에 있는 거의 모든 식물의 학명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대단한 능력을 갖췄다는 이유로 그 노인은 이웃들에게 "꿈도 야망도 없이 시간만 낭비하는 사람" 취급을 받았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9%, 룰루 밀러
위대한 인물들은 시대를 잘못타고날 때도 많지요. 거의 모든 식물의 학명을 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며,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상당히 도움이 되는 지혜였을텐데도 그런 취급을 받았었군요.
조슈아는 어찌보면 시대와 지역을 잘못 타고난 비운의 인물이라 볼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구박하던 부모와 같은 사람들이 그의 삶을 평생토록 폄하했겠지요. 현대에 태어나 살았더라면 그의 재능은 지역신문에 나 자랑거리가 되거나 적어도 구박받을 거리가 아니었을 겁니다. 어쩌면 데이비드도 조슈아와 같은 삶을 살아야 했을 수도 있었겠죠. 태어나 자란 곳에서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것은 기회와 운이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그는 페니키아섬이라는 기회를 잡아 조슈아와는 다른 인생을 살게 됩니다.
나는 그날 밤 간이침대에 누운 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머리 위 나무 서까래들을 응시하며 자신의 세계가 재배열되는 것을 느끼고 있었을 데이비드를 상상했다. 그렇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것들을 너무나도 시답잖게 여겼던 어머니와 이웃들, 학우들을 설득할 수 있는 말을 마침내 여기서 발견한 것이다. 데이비드가 손에 꽃을 들고 해왔던 일들은 "무의미"하거나 "소모적"이거나 "야심 없는" 일이 아니었다. 바로 그 저명한 아가시가 정의한바 "가장 높은 수준의 선교 활동"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신의 계획, 생명의 의미, 어쩌면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길까지 해독해내는 작업이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15%, 룰루 밀러
이부분에선 인간의 오만(더 정확히는 데이비드의 오만)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신의 계획을 알아내려고 한다든지, 분류를 통해 세계의 질서를 잡으려고 했던 것까지요.
페니키아 섬 부분이 제게는 책을 읽기 힘들게 하는 장벽 중 하나였습니다. 끝도없이 펼쳐지는 묘사와 왜 이토록 나열해서 설명하는지 모르겠는 무언가들. 그렇지만 데이비드가 그 수업시간을 아주 좋아했고 아가시에게 흠뻑 빠져든 시간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는 마침내 이해받지 못하던 유년시절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살 수 있게 해줄 공간을 만났던 겁니다. 저 혼자 갑자기 한 페이지를 차지해버렸네요. 갑작스럽지만 혼자 말하면 외로우니 이만 줄이겠습니다.
많이 채우셔도 됩니다! 저는 페니키아 섬 이야기조차도 재밌게 읽었었는데요. 데이비드가 스승과는 다른 이론을 받아들이고(진화론), 여러 개인적 시련을 극복하기 위한 강박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며, 본격적으로 수집에 임하는 시기를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작가인 룰루 밀러가 이 책을 쓸 정도로 그를 흠모했던 부분들을 드러내주기도 했구요. 하지만 대체로 이 앞부분이 많이 지루하다고들 하시더군요^^;
너무 재밌게 읽다가.. 중간에 잠시 쉬었다 본다는 게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ㅎㅎ 덕분에 다시 이어서 읽게 됐습니다. 다른 분들과 같이 읽는다고 생각하니 살짝 흥분되네요.
재밌게 읽고 계신분이 또 계셨군요! 한 인간의 흔적을 따라 읽는다는 것도 꽤나 흥미로운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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