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믐에서 함께 읽기

D-29
저렇게 생각하는 인간의 주관이 사실 제일 무서운거죠ㅎㅎ
이 책으로 독서 모임도 했는데 모임 때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도 많아서 신기합니다. 초반 진입이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걱정을 했었는데 저도 소설같이 술술 읽었고, 좋다는 평을 많이 들은 것치고는 별 기대 없이 읽어서 인지 좋았던 부분이 많았어요. 특히 아버지가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고 천문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이 우리는 점 위의 점 위의 점이라고 한 말도 그렇고 정말 인간은 우주의 먼지 같은 존재인가. 아니면 칼 세이건이 코스모스에서 따뜻한 시선으로 인류를 바라본 것처럼 그래도 인간은, 나의 존재는 먼지나 티끌보다는 나은 존재야~인가. 책을 읽는 동안, 읽고 나서 위에 두 가지 상반된 의견 사이에서 어쩌지 못하고 갈팡질팡한 것 같아요. 내용을 전혀 모른 채 읽을 때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을 존경할 뻔 했답니다.
읽는 사람의 수만큼의 생각의 개수도 생기는 게 독서아닐까요ㅎㅎ 저 또한 주변에서 워낙 이 책 이야기를 많이해서 읽기도 전에 책의 전반적인 내용과 결말까지 알고 있었음에도,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인물이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왔었습니다. 힘들었던 유년시절을 극복하기 위해 무언가에 몰입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있게 비칠 수 있죠!
바로 이때 이 불운한 작자, 이 경이로운 작자는 바늘을 꺼내 우리 지배자의 목구멍을 향해 찔러 넣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13, 룰루 밀러
보통 사람과는 다른 광기를 보여준 장면이었다고 봅니다. 대부분은 자신이 쌓아 놓은 업적이 무너질 때 마음도 같이 무너지고 포기하게 되는데, 데이비드는 여기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부터 찾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신념과 의지가 보이는 모습이지만 한발짝 떨어져서 보면 비범이 아니라 괴기스럽기도 합니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종들 중에는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것들도 많았다. 만약 분류학자들이 그것들을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 종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종이 될 터였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16, 룰루 밀러
자신에 대한 낙관적인 관점은 자기 발전에 대한 저주라는 것이다. 자신을 정체시키고 자기 발달을 저해하고 도덕적으로 미숙하게 만드는 길이자 멍청이가 되는 지름길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26, 룰루 밀러
데이비드는 자기 낙관이 없는 상태였음에도 분류함에 있어서 집요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것이 뒤에 나오는 카프카가 말한 '파괴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이더군요. 데이비드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감에 있어서 이 '파괴되지 않는 것'에 의존하는 줄 알았는데요. 하지만 정작 그는 스스로 매우 경계하던 자기 기만에 의존했습니다. '운명의 형태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의지다'라는 거짓말로 자기를 속여가며 몰입했던 것이죠. 신념을 가지고 분류학에 임하는 줄 알았던 데이비드가 사실은 자기기만에 빠져 본인이 보고 싶고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더군요.
운명의 형태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의지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33, 룰루 밀러
자기 자신에게 결코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바로 그런 종류의 거짓말을 스스로에게 해버린 데이비드 스타 조던. 그도 인간이었기에 자연의 재앙 앞에서 자신이 이룬 성과가 무너져 내렸을 때, 자신의 신념을 버티게 해 줄 말이 필요했던 것이었지요.
'기만'이라는 용어는 '긍정적 착각'이라는 중립적 표현으로 바뀌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39, 룰루 밀러
어쩌면 진화가 우리에게 준 가장 위대한 선물은 "우리는 실제보다 더 큰 힘을 지니고 있다"는 믿음을 품을 수 있는 능력인지도 모른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41, 룰루 밀러
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에게는 무슨 비밀이 있는지 알아내고 싶었다.(중략) 한 가지 특징을 발견하고 그 특징에 '그릿'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긍정적 피드백"이 없는데도 "매우 장기적인 목표"에 로봇처럼 뛰어들게 해주는 것, 그릿. 머리로 벽을 반복적으로 들이받을 수 있는 능력.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42, 룰루 밀러
위의 세 가지 특성을 통해 데이비드의 몰입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올바른 과학자의 자세를 가진 게 아니라 점차 '인간 위주', '인간이 편한대로' 세상을 해석하기 시작했구요.
"쉽게 말해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자신을 우월한 존재라고 보는 사람들이라기보다 자신을 우월한 존재로 보고 싶다는 욕망이 강한 사람들이다.(...) 거창한 자기상을 확인받는 일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비판당하는 것을 몹시 괴로워하며 자기를 비판한 사람을 사납게 공격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51, 룰루 밀러
데이비드의 악함, 데이비드가 몰입할 수 있었던 내면의 상태, 자기 우월 과시 욕망... 저자가 존경했던 데이비드의 실제 모습을 보고 룰루 밀러는 얼마나 충격받았을까요.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하와이에 도착한 지 이틀 만에, 제인 스탠퍼드가 독살당한 것이 아니라 과식으로 사망한 것이라는 "도덕적 확신"에 이르렀다는 것뿐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61, 룰루 밀러
데이비드가 직접적으로 죽였다! 하는 부분이 언급되진 않지만, 누가 봐도 데이비드가 죽인 게 분명한 정황은 있었죠. 본인이 하려는 일을 방해하는 사람은 죽일 수도 있다고 보여줌으로써 상당한 서늘함을 선사했습니다.
제인의 사망 이후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한 행동들을 추적해본 뒤로는, 데이비드가 독살을 은폐하려 했다는 결론을 피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69, 룰루 밀러
2주차가 끝나갑니다. 처음에 함께 읽기로 참여하신 분들 모두 잘 따라오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3주차가 이 책의 가장 재밌는 부분(혹은 가장 놀랄만한 부분)이라고 합니다! 힘든 부분을 열심히 잘 읽어 왔으니 마지막 3주차까지도 힘내서 같이 읽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 궁금한 점, 질문에 대한 답변 등 편하게 남기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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