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믐에서 함께 읽기

D-29
자기 자신에게 결코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바로 그런 종류의 거짓말을 스스로에게 해버린 데이비드 스타 조던. 그도 인간이었기에 자연의 재앙 앞에서 자신이 이룬 성과가 무너져 내렸을 때, 자신의 신념을 버티게 해 줄 말이 필요했던 것이었지요.
'기만'이라는 용어는 '긍정적 착각'이라는 중립적 표현으로 바뀌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39, 룰루 밀러
어쩌면 진화가 우리에게 준 가장 위대한 선물은 "우리는 실제보다 더 큰 힘을 지니고 있다"는 믿음을 품을 수 있는 능력인지도 모른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41, 룰루 밀러
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에게는 무슨 비밀이 있는지 알아내고 싶었다.(중략) 한 가지 특징을 발견하고 그 특징에 '그릿'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긍정적 피드백"이 없는데도 "매우 장기적인 목표"에 로봇처럼 뛰어들게 해주는 것, 그릿. 머리로 벽을 반복적으로 들이받을 수 있는 능력.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42, 룰루 밀러
위의 세 가지 특성을 통해 데이비드의 몰입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올바른 과학자의 자세를 가진 게 아니라 점차 '인간 위주', '인간이 편한대로' 세상을 해석하기 시작했구요.
"쉽게 말해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자신을 우월한 존재라고 보는 사람들이라기보다 자신을 우월한 존재로 보고 싶다는 욕망이 강한 사람들이다.(...) 거창한 자기상을 확인받는 일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비판당하는 것을 몹시 괴로워하며 자기를 비판한 사람을 사납게 공격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51, 룰루 밀러
데이비드의 악함, 데이비드가 몰입할 수 있었던 내면의 상태, 자기 우월 과시 욕망... 저자가 존경했던 데이비드의 실제 모습을 보고 룰루 밀러는 얼마나 충격받았을까요.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하와이에 도착한 지 이틀 만에, 제인 스탠퍼드가 독살당한 것이 아니라 과식으로 사망한 것이라는 "도덕적 확신"에 이르렀다는 것뿐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61, 룰루 밀러
데이비드가 직접적으로 죽였다! 하는 부분이 언급되진 않지만, 누가 봐도 데이비드가 죽인 게 분명한 정황은 있었죠. 본인이 하려는 일을 방해하는 사람은 죽일 수도 있다고 보여줌으로써 상당한 서늘함을 선사했습니다.
제인의 사망 이후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한 행동들을 추적해본 뒤로는, 데이비드가 독살을 은폐하려 했다는 결론을 피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69, 룰루 밀러
2주차가 끝나갑니다. 처음에 함께 읽기로 참여하신 분들 모두 잘 따라오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3주차가 이 책의 가장 재밌는 부분(혹은 가장 놀랄만한 부분)이라고 합니다! 힘든 부분을 열심히 잘 읽어 왔으니 마지막 3주차까지도 힘내서 같이 읽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 궁금한 점, 질문에 대한 답변 등 편하게 남기셔도 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3주차 시작할게요! 다들 가장 재밌게 읽으신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데이비드의 계속되는 악행과 우생학, 인간의 주관이 들어간 분류학에서 오롯이 그 정보만으로 나눈 분기학의 등장까지 너무 흥미진진하게 읽었는데요. 저조차도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것의 의미와 '분류학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거지?' 하는 의문을 가지며 읽었었는데 뒤통수를 한 대 제대로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자선과 호의가 "부적합자 생존"을 초래하는 일이라 믿고, 그러한 자선의 위험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경각심을 심어주는 게 그 책을 쓰는 목적이었다. 전 세계에서 인류의 "쇠퇴"를 예방할 유일한 방법은 이 "백치들"을 몰살하는 것이라고 권고하는 책, 겨우 몇십 년 전에 처음 생겨난 한 단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책이었다. '그 단어'는 그가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는 미국에서 그리 인기가 없는 단어였지만, 그가 지극한 열성과 과학적 권위를 갖고 옹호했던, 그리하여 그의 도움에 힘입어 미국 땅에 널리 보급된 단어, 바로 우생학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80, 룰루 밀러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자선과 호의는 배제하되 다른 페이지에서 언급되지만 전쟁을 막는 평화주의를 선택한 이유는 전쟁으로 인해 '적합자'가 죽는 것을 막고 베품으로 인해 '부적합자'가 생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다윈이 그토록 종의 다양성과 기원에 대해 설명했고, 젊은 시절의 데이비드도 그 책을 읽고 진화생물학을 알게 되었음에도 진화의 '사다리'를 버리지 못해 생긴 비극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는 생물학적 유전에 너무 과한 중요성을 부여한 나머지, 인간의 성격을 이루는 거의 모든 특징을 생물학적 유전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가난, 게으름, 새들을 분류할 수 있는 능력, 이 모든 게 단지 혈통의 문제라는 것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82, 룰루 밀러
부적합자! 단박에 귀를 사로잡으며 매우 암시적이고 너무나 깔끔한 단어. 그것은 어떤 사람들이 살 자격이 있는가에 관한 그의 의견에 과학의 망토를 둘러줄 수 있는 단어였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83, 룰루 밀러
무엇보다 이견의 핵심은 <종의 기원>에 있었다. 어째선지 데이비드와 프랜시스 골턴은 둘 다 그 결정적인 사실을 흘려버렸다. 한 종을 강력하게 만들고, 그 종이 미래까지 지속하게 해주며, 혼돈이 홍수, 가뭄, 해수면 상승, 기온 급변, 경쟁자, 약탈자, 해충의 침략 등 가장 강력한 형태의 타격을 가해올 때도 그 종이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다윈은 무엇을 꼽았을까? 바로 변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87, 룰루 밀러
본인들이 읽었고, 이미 <종의 기원>이 준 충격을 받았음에도 이를 간과하고 본인이 해오던 방식이 맞다고 여기며 종이 다양한 것에 대한 이유를 진화의 방향으로만 여기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믿음이 과학적 사고를 막아버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내가 모델로 삼으려 했던 자는 결국 이런 악당이었던 것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201, 룰루 밀러
작가가 자신이 존경했던 인물에 대한 배신감을 느꼈던 부분이 11장에 도달해서야 직접적으로 언급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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