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중고 북클럽 2 데미안

D-29
그토록 오래 내가 맹목적이고 둔감하게 웅크리고 있었기에, 그토록 오래 내 마음은 침묵하고 가난해져 구석에 앉아 있었기에 이러한 자기 고발, 이 전율, 이 모든 영혼의 불쾌한 감정도 환영받았다. 감정이 있었다! 불꽃이 솟았다. 그 속에서 심장이 경련했다! 나는 비참의 한가운데서 해방이자 봄 같은 무엇을 혼란스럽게 느꼈다.
데미안 p. 100,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싱클레어가 오랫동안 자신의 감정을 똑바로 마주보지 않고, 또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모든 고발, 불쾌한 감정을 환영받았다는 것까지는 이해가 가요. 그런데 불꽃이고 심장이 경련했는데 봄은 따스하고 밝은 느낌이라서 비참의 한가운데서 해방이자 봄 같은 무엇을 혼란스럽게 느꼈다는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청소년시기, 성인이 되기 전 복잡하고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는 성장통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싱클레어는 오래전부터 본인의 모범적인 모습을 벗어던지고 싶다고 생각해 왔고 마침내 술집을 다니고 불량한 생활을 하는 데는 성공하지만 본인의 망가진 모습을 보면서 이게 옳지 않고 본인이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며 자책하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항을 하며 느껴지는 자유에서 해방감을 느끼는데 이 이중적인 감정을 묘사하기 위해 비참의 한가운데서 해방이자 봄 같은 무엇을 혼란스럽게 느꼈다 라는 표현을 쓴 게 아닐까요? 비참=본인의 망가지고 타락한 모습/해방이자 봄=그럼에도 모범적이던 본인을 벗어던지는 일탈에서 오는 해방감 이 아닐지~~모순되는 표현이지만 이중적인 싱클레어의 심리를 표현하기 좋은 것 같아요!
육개장님 말대로 이중적인 표현을 쓴 것 같아요! 그렇게 보니까 복잡한 싱클레어의 마음을 정확하게 표현했다고 생각되네요.
싱클레어가 상급학교로 진학하면서 조금 비뚤어진 모습을 지닌 사람으로 바뀌며 술마시고 담배피우고 토한 후 자신을 성찰한 부분인 듯합니다. 99쪽에 보면 자신에 대해 스스로 평가한 부분이 나오는데, 생각보다 긍정적인 평가는 아님. 자신의 타락?? 일탈?? 에 대해 "취하고 더러워지고 구역질 나고 비열한 인간 폐물이자 잡놈, 야비한 충동의 기습을 받은 살벌한 야수였다! 모든 것이 정결함, 광채 그리고 우아한 사랑스러움인 저 정원에서 온 내가, 바흐의 음악과 아름다운 시를 사랑하던 내가! 아직도 속이 메스껍고 격분한 내 귀에 자제력 없이 멍청하게 헉헉 터뜨려 대는 취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나였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이 고통들을 겪으며 상당한 쾌감을 느꼈다." 그 뒤에 소녀님이 인용한 글귀가 나오죠!!
99쪽에 인용한 부분도 보세요~ 자기 자신을 들여다 보면서, 하나의 자아만 있는 게 아니에요~ 자신의 모습은 A,B,C,D ~~ 아마 싱클레어는 자신을 찾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현재의 모습만이 '내'가 아니고 과거의 모습도 '나' 임을.. 그러니 '소녀'님이 어렵게 느낀 그 부분이 쓰인 게 아닌지.. 어떠세요?? '소녀'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아 그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겠네요!
와!! 두 학생의 생각을 조합해 보니, 작가의 의도와 인물의 심리가 더 잘 드러난 거 같네요~~ 인간에게 A 또는 B는 없을 것 같고, A이기도 하고 B이기도 한 그런 내면이 있을 것 같아요~ 덕분에 저도 깨닫습니다~ ^^
'나'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았고 잘 모르고 있었을 싱클레어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문득 온전하지 않은 과냉각 상태가 생각이 납니다. 액체인 물이지만, 조금의 충격을 주면 얼음으로 변하는 물. 지금 청소년기에서 어른으로 가는 과정 중에 있는 우리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경험으로 나의 정체성과 이 세계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간다면 희열이 몰아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좋은 쪽이로든 나쁜 쪽이로든 경험은 경험이니까요.
경험은 경험이다!! 나를 만드는 건 경험이겠죠!!! 간접 경험이든, 직접 경험이든!!! 그 경험의 조합이 나의 뇌구조를 만들고, 나의 감정을 만들어낼테니~~~ 오!!! 지우님은 깊이 있는 읽기를 한 것 같아요!! 샘보다 뛰어납니다~~ ^^ 감동감동!!!
안녕하세요!!저는 올해 목표가 헤르만헤세 소설책을 읽는 거였요. 2년전 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읽었고 올해 그외 데미안.수레바퀴...싯타르타..유리알유희 를 읽었어요! 그 중 가장 고심하면서 공부하듯이 읽은책이 데미안이었어요!!헤르만헤세의 엄청난 고민이 들어있는 것 같았어요!!단순히 청소년기의 방황 뿐 아니라 늘 헤세와함께한 신에 대한 보이지않는 연결고리가 있는 것 같았어요!!역시 정신세계에 대한 고민이 많이 담겨있는 것 같았어요!!
와~~ 한 작가 책을 몰두해서 읽는다는 게 멋진 일인 거 같아요~~ ^^ 정여울 작가님이 '데미안'을 10번 넘게 읽으셨다고 해요~ 문학 평론가이시기도 한데, 심리학에도 관심이 많으시대요~ 헤르만 헤세가 깊은 좌절에 빠졌다가 '융' 심리학을 접하고 처음 쓴 책이 '데미안'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데미안'이 심리적 갈등, 방황, 그에 대한 해결책을 갈구하는 모습들이 많지요!! 데미안은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라지는 책 같아요!! greengable님께서도 깊이 읽으시길 바랍니다~ ^^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
헉 많은 책을 읽으셨네요! 대단하신 것 같아요~bb^^ 저는 이번 책으로 헤르만 헤세를 처음 접했는데 한 작가의 책을 여러 권 읽으면 작가의 신념을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요~저도 시간이 되면 헤르만 헤세의 다른 책도 읽어봐야겠어요ㅎㅎ 아브락사스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이게 단순히 싱클레어의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의 이야기도 담긴 부분이라고 느꼈는데 제 추측이 정말 맞을지 궁금하네요!
오~ 아브락사스 - 이 부분 좀 애매모호했는데, 작가와 연결지어 읽으면, 해석이 쉬울지도 모르겠네요~~~ 새로운 관점 - 알려줘서 고마워요~~
와 목표를 세운 후 실천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greengable님의 댓글을 보니 반성하게 됩니다. 헤르만헤세 소설을 하나하나 격파(?)해가고 있는 모습 멋져요
저와 같네요~ 저도 한 작가의 꽂히면? 그 작가의 책만 찾아서 읽는 버릇이 있어요~~ 헤르만헤세 도서는 어찌보면 어렵지만 한번 그 뜻을 알고나면 그 안으로 깊숙히 빨려들어가는 마법?이있어요!
저는 데미안을 얼마 전에 다 읽었는데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 데미안이 죽었다고 간접적으로 제시하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데미안이 안 죽었으면 좋겠어요! 싱클레어가 '자신' 을 찾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인물이고 좋은 사람이었는데 작가는 꼭 데미안을 죽였어야 했을까요?
마지막 부분을 읽어보았어요~ 싱클레어가 다쳐서 병원에 온 상황이었고, 데미안을 보았고, 에바 부인을 대신한 데미안의 키스를 받고, 나는 피 맛을 느끼며 잠이 들죠. 그러다가 다음날 깨어 옆을 봤는데,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사람이 그곳에 누워 있었다'고 했어요~ 그럼,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진짜' 만났을까요?? 환상 속에서 본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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