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츠발 독서모임 15회차: <비폭력의 힘> / 주디스 버틀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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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 <8(에이츠)>에서 파생된 독서모임입니다. 15회차 도서는 주디스 버틀러 저, <비폭력의 힘>입니다. 정해진 기간까지 책을 완독하신 후 해당 게시글에 감상을 남겨주세요. 감상에 정해진 분량은 없으며 타인의 감상에 대해 피드백을 다는 것 역시 자유입니다. 작품을 감상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나 읽을 거리가 있다면 단체톡방이나 그믐, 에이츠 등을 통해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간 내로 감상을 올리지 못하신 분은 다른 책에 대한 100자 평을 에이츠에 남겨주셔야 합니다. 중간 점검은 기간 중 불시에 시행되며, 진도가 가장 빠른 분은 선정 도서 추가 or 책에 대한 발제가 가능합니다. 모임에 대한 피드백은 카카오톡을 통해 언제든지 받고 있습니다. 그럼 이번 회차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여성살해 사건은 선정적 스토리 형식으로 보도될 때가 많다. 보도 이후 순간적 충격이 있지만 그뿐이고, 똑같은 사건이 다시 발생한다. 경악은 있지만, 경악이 언제나 분석과 연결되거나 공동체적 분노의 집결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여성살해 범죄를 저지른 남성을 설명하면서 인격 장애 또는 특이한 병리상태라고 할 때, 여성 살해 범죄가 구조적 폭력이라는 사실은 은폐된다.
비폭력의 힘 p.236, 주디스 버틀러
<비폭력의 힘>을 읽으면서 느낀 감상은, 먼저 어렵다는 것... 독서모임 선정도서 중 고르자면 떨림과울림보다는 이해할 수 있었고 총균쇠보다는 어려웠다. 보통 윤리적인 개념으로 이해하는 비폭력을, 이 책에서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 여러가지 측면에서 바라본다. 이러한 종류의 책은 침착하고 중립적인 마음으로 읽어내려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최근 끔찍한 사건들이 이어지다보니 그럴 수 없었다. 로빈스크루소의 예시와 함께 성인남성으로'만' 형상화되는 개인의 의미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설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불편한 마음으로 읽었다. 저자가 초반부터 꾸준히 말하는 애도가치의 불평등 문제가 결국 모든 폭력사태의 근원인 듯 하다. 여러가지 인종차별 및 여성험오에 관한 실제 사례를 보면 참혹하기 이를 데 없다. 그리고 그것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끔찍하다. 저자는 취약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끊임없이 사회가 서로 의존하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대입과 연대를 강조한다. 또한 비폭력을 약하고 무익한 수동성이라는 관점이 아닌, 다른 방식의 참여와 행동이라고 말한다. 자연스럽게 촛불시위가 떠올랐다. 그런데 예전에 수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을 에워싸는 게 정말 폭력이 아니냐는 질문을 본 적이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오래동안 찾지 못했는데 이제 답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어려워서 사실상 저의 지적 능력과 이해력을 아득히 초월하였는데 이해한 느낌적인 느낌만 기재해보면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고 비폭력적인 태도가 세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는 느낌을 받음...!!!! 그래도 굉장히 인상적인 책이었고 비폭력과 폭력이란 무엇인가 고민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상당히 읽기 어려워서 스스로의 문해력을 반성하는 시간이었다...앞서 이루어진 윤리학적 논의들이 다수 언급되고 있고, 특히 최신 정신분석학 개념이 논의되었을 때에는 상당히 사전지식의 부족함을 느꼈다. 다만 '비폭력' 이라는 다소 모호하고 연약한 개념을 도구주의 논리, 정치적인 언어의 오용, 법치 권력, 비관론 등의 위협에서 분리하고, 인간의 근본적인 상호의존성을 전제하여 논의하여야 한다는 선에서 받아들였다. 비폭력에 대한 논의에서 쉽게 떠오르는 이러한 반박들을 섬세하게 논파해 나가고 주류 권력에서 정립한 비폭력의 개념을 비판면서도, 그렇게 남겨진 비폭력의 개념이 완전히 명확하다기보다는 실천 과정임을 밝히고 있다. 비폭력의 맥락에서 평등을 이야기하기 위해 "애도 가치"의 평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떠올리지 않고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는 거기에서 이는 분노마저 비폭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처한 현실에 울컥울컥 화가 솟는 요즘에 삶의 태도, 또는 정치적인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런지 생각해보게 된다.
왜 우리는 먼 곳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걱정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우리는 온정주의적 정당화에서가 아니라 우리가 이 세계에서 상호의존 관계 속에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다시 말해 우리의 운명이 서로에게 맡겨져 있다는 사실에서 찾아내야 한다.
비폭력의 힘 주디스 버틀러
읽기 자체가 이렇게 힘든 책은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저자 자체가 글을 어렵게 쓰는 경향이 있는지 궁금했는데 저자의 나무위키 문서에서 "실제로 버틀러는 『철학과 문학』이라는 저널에서 가장 난해한 글을 쓴다는 이유로 최악의 저자상을 수상한 전적도 있다." 라는 대목을 보고 폭소했다. 모두들 고생하고 있구나 싶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실천적 비폭력을 주장한다. 책에서는 먼저 사회계약론에서 제시되는 자연상태에 대해 논한다. 자연상태는 현실은 아니지만, 우리가 모종의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는 지평을 열어주는 사고실험이다. 자연상태에서 주로 인간은 독립적인 성인 남성으로,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모든 생명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다른 생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아기가 엄마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듯이. 이 대목에서 저자는 의존성과 상호의존성의 차이를 구분하는데, 의존성이 단순히 A->B라는 개념이라면 상호의존성은 A<->B로, A가 없을 때 B도 존재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즉 나는 나 이외의 모든 생명에게 의존하면서 살아가는 존재이므로, 그들이 사라졌을 때 나는 취약해진다. 그러므로 그들이 사라질 때 나는 그들을 애도한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모든 생명이 평등하게 애도될 수 있는 평등주의적 상상계를 새로운 자연상태로 상상해 보자고 제안한다. 모두에게 평등하게 애도가치가 있다는 말은, 그 생명이 나중에 사라졌을 때 내가 그 생명을 애도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만약 그렇다면 지금 여기에 있는 나는 상실을 피하기 위해 그 생명을 보살피고자 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 속에서는 폭력이 발생할 수 없다. 처음에 이 대목을 읽었을 때는 이해가 잘 안 됐다. 저 먼 나라에 사는 삼순이의 죽음이랑 내 친구의 죽음을 같게 취급할 수 있을까? 인간에게 그럴 능력이 있을까? 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애도가치의 평등이란 삼순이가 죽었다고 친구가 죽은 것처럼 펑펑 울라는 말보다는, 그러한 세계가 있다는 상상을 바탕으로 현실을 살아내보자는 이야기에 가까운 것 같다. 사회계약론 역시도 진짜로 우리가 어떤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닌 것처럼. 그렇게 상상해보니 비폭력이라는게 정말 당연한 이야기처럼 생각됐다. 재미있고 의미있는 부분은 그 외에도 많았지만 특히 3장과 2장이 나에게는 가장 인상깊었다. 특히 3장은 공권력이 자신들을 위협하는 행동에 대해 쉽게 '폭력' 이라는 프레임을 씌움으로써 비판을 회피하려는 현상에 대해 지적하면서 무엇이 폭력이고 무엇이 폭력이 아닌지에 대한 기준을 먼저 질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평화시위가 손쉽게 폭력시위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면서 울분에 찬 적이 많았기에 특히 감명깊었다. 하지만 그래서 이런 식으로 폭력적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질 때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에 대한 답변이 뚜렷하게 나와있지는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2장의 멜라니 클라인을 인용한 부분도 좋았다.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과거에 우리가 잘 하지 못했던 것, 우리가 실수했던 것들을 보상하거나 대신 보상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말이 와닿았다. 나도 늘 좋은 사람이고 싶지만 인간관계에서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대목을 읽으면서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애매하게 의존하고 애매하게 분리된 관계 속에서 사랑하지만 미워하는 양가감정이 나타난다는 분석도 흥미로웠다. 양가감정은 책의 전반에 걸쳐서 언급되는데, 이걸 언급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폭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폭력적인 행위를 하지 않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인지를 포착하기 위함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하지만 뭔가 사회운동가들이 느끼는 절망감을 위로해주는 대목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양가감정이 사회적 관계의 속성이고, 연대는 그래서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그러니 연대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연대하기를 멈추지 말라고. 우리가 서로 이어져 있기에 우리는 사랑과 미움을 경험하는 것이고, 그러니까 우리는 연대할 수밖에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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