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D-29
찾아보니 제가 알바할 땐 갈라파고스 거북이 두 마리가 있었는데, 기억에 200살이었는데 그건 아니였고 100살쯔음(추정) 이었네요. 마토는 2006년에 죽고, 티토도 2015년에 죽었다고 해요. (글 수정이 어려워서 댓글로 달아놓아요)
느릿느릿 걸으며 우리 아버지의 할아버지까지 봤을 거북이를 상상해보니, 마음이 짠하네요.
"인간은 영웅이라고 해서 사람 사체를 박제해서 전시하진 않는데, 동물 영웅은 박제해 전시한다는 것" 이라는 부분을 읽고 정말 많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인간을 박제해서 전시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기괴한가요? 그런데 동물은 속을 비운 뒤 박제 해서 어디에 걸어 놓고 전시하고 (트로피 헌팅도 결국 목적이 그거였구요.)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 우리가 죽은 동물은 완전히 사물화를 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인간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인격을 갖춘 존재로 예를 다하는데 셰르 아미의 예로 들어보면 살아서는 의인화 (용감하게 충성을 바치는 전장의 장병) 죽어서는 사물화 (군인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도구)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침팬치의 지능을 봤을 때, 침팬지가 차 마시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사소한 일이다. 오히려 완벽한 테이블 매너를 구사하는 침팬지가 너무 품위 있게 보일 위험이 있었다.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동시에 버릇없는 행동을 하도록 가르쳤다.
동물권력 P 210, 남종영
동물의 몸은 인간 욕망의 전쟁터다. 참과 거짓, 선과 악, 확신과 비관으로 무장한 정치학이 동물의 몸을 가로지른다.
동물권력 p.260, 남종영
동물이 세계의 수동적 반영물은 아니라고 하지만, 인간의 동물 통치 체제에서 인간 세계의 기준에 끼워맞춰지는 동물의 삶을 이 말이 잘 설명한다고 생각해서 스크랩해 봅니다. 편집하면서 강렬한 문장을 만나면 잠시 모니터 앞에서 문장을 크게 띄워 놓고 감상을 하곤 하는데, 이 대목이 그랬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제 독서 모임도 중간 지점을 넘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4부와 5부에서는 과학계, 그리고 사회운동 진영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동물의 진짜 모습에 다가가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 그리고 인간중심주의를 뛰어넘는 인간-동물 관계는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생각하며 읽어 주세요. 1. 집에서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시는 분들께 질문! (남종영 선생님의 질문입니다, 주목!!) 혹시 그들이 자신의 모습을 '타인의 눈'으로 볼 줄 안다고 느끼신 적이 있나요? 비록 거울실험에서는 낙방했지만 말입니다. 2. 침팬지, 고릴라, 보노보, 오랑우탄 수십 마리를 반인반수의 괴물로 만든 교차 양육 및 수화 교육 실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3. 참고문헌에는 남종영 선생님이 발로 뛴 흔적이 하나하나 정리되어 있어요. 취재 과정, 책 내용 등과 관련해서 작가님께 질문이 있으면 마음껏 해 주세요!
4부, 5부의 교차 양육과 수화 교육 실험 부분을 읽으면서 또 눈물을 쏟았어요. '올드 톰' 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특히 찬텍이 다른 오랑우탄을 "오렌지색 개"라고 부른 것이 너무 슬프고 안타웠네요. 제니스 카터와 루시의 이야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이 부분은 "길들임"에 대한 작가님 이야기가 다시 생각나기도 했어요. 길 들인다는 것이 가지고 있는 책임감에 대해 무겁게 되새기게 되네요.
1. 10년정도 유기견이었던 친구를 키운적이 있습니다. 그 친구와 함께 지낼때 신기했던건 처음 저희집에 온 날 전신거울 앞에서 무심히 서있었던 모습입니다. 그 뒤에도 그 친구가 종종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다른 개나 낯선 존재라고 생각했다면 짖거나 확인하려는 행동을 했을텐데 그저 그 앞에 서있기만 하길래.. 사실 저게 본인의 모습인지 아는건가? 신기하네 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유기견 센터에서 거울을 접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 사실 어릴때 동물에 관한 퀴즈프로그램이나 다큐를 보면 수화나 컴퓨터를 다룰 수 있는 동물들이 많이 나왔던것 같아요. 감탄하기도 하고 나보다 똑똑한거 같다는 생각만 했지, 그 이후 그 친구들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본적이 없네요. 그래서 사실 이 부분을 읽을 때 좀 충격이었습니다. 결국 인간에도 자신이 속한 종에서도 적응 하지 못한 그들의 삶이 너무 아팠네요. 게다가 가장 크게 놀랬던 점은 수화를 통해서 동물이랑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 그걸 제가 교감한다고 느꼈던 겁니다. 뭔가 감동적이었거든요. 그런데 일방적인 폭력의 상황일수도 있었겠네요. 교감을 나누는 방식이 반드시 인간의 언어를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3. 참고문헌을 보니... 상당히 책을 쓰는데 고생하셨겠다 싶었습니다. 자료수집에 있어서 혹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3. 저는...수집벽이 있어요. 제가 관심있는 분야의 책이 눈에 띄면, 일단 집으로 들이고 봅니다. 그래서 안 읽고 쌓아둔 책으로 집이 터지려고 해요. 어려운 점이라면...집이 좁다는 것. 최고의 인테리어는 아파트 평수더라고요 ㅎ
아.... ㅎㅎ 기자님의 좋은 책을 계속보려면 아파트 평수가 늘어나길 기도드려야 하는걸까요...
예상치 못한 답변에 빵 터졌습니다. "최고의 인테리어는 아파트 평수다" 이 문장을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작가님:)
아파트 평수. 완전 공감이요. 🤣 이 많은 책 어떻게 해야 하나. 책은 무겁기도 하고. 이사 라도 가려면 정말 골치 아프죠.
주택에 살 때 마당에 자리잡은 길고양이 새끼 2마리와 연이 닿아 함께 산 지 10여년이 넘었습니다. 같이 늙어가고 있어요. 어미가 갑자기 사라져서(아마도 죽었겠지요) 떠맡았는데 그래서인지 우리 가족을 어미를 대신하는 다른 큰 고양이라고 생각하는 것같아요. 밤에 조용히 제몸을 나에게 기댈 때, 나를 가만히 빤히 쳐다볼 때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지만 고양이가 자신을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어요.ㅎ 그런데 인간인 저와 비인간 고양이가 서로 의사표시를 하고자 할 때 표정과 소리와 몸짓을 사용하는 게 똑같은 것을 보면서 저는 '비인간인격체'라는 개념에 수긍이 갑니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 동물권력이라는 말이 좀 낯설었는데인간과 동물이 모두 속한 동물정치공동체 주폴리스(zoopolis) 개념을 제시한 학자들의 의견이 어떤 역사적 상황에서 나온 건지 알게되면서 왜 이 단어를 썼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남종영 기자님의 다음 책도 기대할게요.
1. 저는 반려견도, 반려묘도 키워본 적이 없어 '스스로를 타자화해 생각하는' 그들의 모습을 접한 적은 없지만, '비인간인격체'로 도덕과 의지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반성적 사유를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점이 어떤 면에서는 인간보다 더 순수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2. 아...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마음이 아프기도,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인간의 욕심으로 생겨난 실험 같았고, 그 실험에 대한 책임은 지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았거든요. 뜬금없지만 어릴 때 봤던 영화 "에이 아이"가 떠올랐습니다. 불치병에 걸린 아들을 대신하고자 데려온 '데이빗'이라는 로봇이 결국에는 쓸모를 다하고 버려지는 슬픈 내용이죠. 그 영화의 내용과 이 실험의 결과가 너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언제든 버려지고 마는, 책임은 지지 않는, 뭐 그런 것들이요. 3. 질문보다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잘 몰랐던 동물권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갈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비록 이 책의 내용을 온전히 숙지하며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단 한방의 해결책'에 집중하기 보다는,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작은 행동이 뒤틀린 관계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작가님의 말씀처럼, '정동을 일으키는 힘'을 믿어보고 싶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최근에 있었던 한 가지 기억이 떠올랐어요. 지난주에 강화도로 2박 3일 동안 혼자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 숙소에 상주(?) 하고 있는 고양이와의 교감이요. 첫날에 사장님이 '고요'라는 그 아이를 저에게 소개해 주셨는데, 그때는 서로 데면데면 했거든요. 더 정확히는 '고요'가 저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죠(슬픈 짝사랑의 서막).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 마지막 날 새벽에 숙소를 나서려고 샤워를 하는데, 누가 구슬프게(?) 우는 소리가 계속 들리는 거예요. 문을 열고 나갔더니 고요가 화장실 문 앞 앉아 저를 올려다보고 있었고, 그 뒤로도 집에 갈 준비를 하면서 분주하게 방과 부엌, 거실을 오가며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것까지 졸졸 따라오는 고요의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저는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어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버스를 두 대나 보내면서 한참을 고요와 시간을 보내다 숙소를 나섰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때의 일들이 겹쳐서 벌어지니 뭔가 기분이 묘하면서도 동물에 더 관심(보다는 애정)이 생기기도 했어요.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지나친 감상주의는 경계하도록 하겠습니다. 진짜 진짜 마지막으로, 369쪽에서 재니스 카터와 루시의 포옹사진이 잊혀지질 않아요. 한동안 멍하게 바라봤던 것 같습니다.
재니스 카터와 루시의 사진 정말 너무 따뜻하지요? 저도 눈길이 오래 머물렀어요. 보통 함께 한 기간이 길면 정이 깊어지는데 재니스의 경우는 루시를 돌보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 아주 오랫동안 함께하고 나서가 아니라 어떤 사람인지 그녀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어요.
2. 일부 이야기는 아는 이야기였는데 들여다보고 읽어보니 맘이 아프네요. 시대적 한계가 있지만 인간 위주로 동물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고 속상합니다. 가너와 루시와 포옹하는 모습을 한참 봤어요. 올해 유인원과의 산책을 잘 읽었는데 루시도 알 수 있어 좋고. 침팬지와의 대화를 읽어보려고요. 이 책을 읽으니 읽고 싶은 책이 많아져요. 3. 책 한 권에 책 수십권과 자료가 들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대한 자료를 정리하기 힘드셨을텐데 그 기준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거울 실험 관련돼서 책에 나오지 않는 비하인드가 있을까요. 전 읽으며 몇번 눈물을 흘렸는데요. 작가님이 가장 마음 아팠던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책을 쓰고 싶은지도요.
아 오타가 있었네요. ; 가너 →카터 입니다.
참, 에필로그에 나오는 반달곰 오삼이는 지난 6월 사망했어요. 민가 등에 출몰한 오삼이를 포획하는 과정에서 마취총에 맞고 계곡에서 익사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반달곰이 지리산 바깥에 살도록 용인했던 정책 조율 과정이 무색하게 오삼이가 세상을 떠나서 씁쓸하더라고요. 관련 소식 공유해 봅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95995.html
@연해 그 적당한 '선'을 찾는 게 가장 어려운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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