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D-29
참, 에필로그에 나오는 반달곰 오삼이는 지난 6월 사망했어요. 민가 등에 출몰한 오삼이를 포획하는 과정에서 마취총에 맞고 계곡에서 익사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반달곰이 지리산 바깥에 살도록 용인했던 정책 조율 과정이 무색하게 오삼이가 세상을 떠나서 씁쓸하더라고요. 관련 소식 공유해 봅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95995.html
@연해 그 적당한 '선'을 찾는 게 가장 어려운 거 같아요.
3부를 보고 뒤늦게 의견 덧댑니다. 1. 저에게 사실 동물 영웅은 경찰견이나 인명구조견 정도의 이미지였어요. 안내견이나요. 그래서 그런 친구들에게 영웅이라는 칭호를 주는게 인간의 고마움이나 미안함을 표현하는 방식이라고만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이 역시 제가 마음 편하자고 생각한 합리화 였네요. 얼마전에 <안내견 곰> 이라는 만화를 읽었었어요. 한 안내견이 눈이 안보이게 되면서 자신의 쓸모없어졌다고 여기고 눈을 고치기 위해 가출을 감행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거였어요. 결국 주인은 그 안내견에게 너는 그냥 내친구라고 눈이 보이고 보이지 않고는 중요하지 않다는걸 이야기해주는데 그걸보면서 전 사실 굉장히 감동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파트를 읽고 나니 참, 염치가 없어지더라고요. 사실 그 쓸모라는 것도 인간이 임의로 부여한 임무인데 말이죠. 전 혼자 인간의 방식으로 해석해서 감동하고 그랬네요. 많은 것들을 우리가 임의로 인간의 시선으로 해석하는건, 사실 어쩌면 우리가 모든 걸 이해할 수 있다는 오만과 당연히 인간을 위해 그들이 헌신하는게 전제가 되어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네요. 일전에 주인이 죽었는데 그 곁을 떠나지 못하는 개의 이야기가 보도되면서 충성스런 개라고 이야기하는걸 보고 어쩌면 저 개는 그냥 죽음을 몰랐거나 혹은 정말 나갈 용기가 없었던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거든요. 2. 우리는 늘 넘지 않을까요? 아이를 기른다면 더 자주 넘겠지만, 제 어린시절을 상기해보면 말입니다. 그저 사람과 사람사이에서도 우리는 늘 그 경계를 넘었다 돌아왔다 하는 것 같아요. 전, 비교적 긴 시간 제 삶을 함께 하고 있는 저와는 정반대 성향을 가진 동반자와 살아서 인지 종종 이런 고민들을 한거 같은데 나름 제가 정리한 사랑과 구속의 기준은 상대를 위한거면 사랑이고 날 위한 거면 구속이지 않을까 싶어요. 예를 들어 늦어지면 연락해달라고 하는 것도 어떤 때는 상대방의 안전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전 상당수 제 맘편하자고 하는거거든요. (제가 연락해도 될텐데 말이죠...) 그래서 간혹 그 선을 넘고싶은 욕망이 아주 강하거나 아주 세게 넘었다는 생각이 들때면 내가 이걸 지금 누굴위해서 하고자 하는지를 생각해보려고 노력해요.
인간이나 동물은 모두 정서적인 주체다. 동물은 고통을 느끼고 희로애락의 감정을 표현할 줄 안다.
동물권력 142, 남종영
반달곰 오삼이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이 이상하네요. 🥹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반려동물이 있는 분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더라고요. 반려동물울 키우시는 분들은 동물권력 책을 읽으며 어디에 더 중점을 두고 계시나요?!
2. 다음은 남종영 기자님이 여러분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답변을 애타게 기다리고 계신다는 후문이..) 육아의 시기를 겪으면 참 넘고싶어도 절로 넘어지는 기분입니다. 늘 정답을 모르는채 헤매는 기분이 들어요. 🥹
틸리쿰은 그저 비좁은 수족관이 참을 수 없어서 반란했다. 갑갑한 일상이 죽을 만큼 싫어서 반란했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엄마가 생각나서 반란했다. 그리고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것이 사람의 마음을 바꾸었고 세상의 변화로 이어진 것이다.
동물권력 남종영
보호자로부터 버림받지 않을 권리, 학대당하지 않을 권리, 서식지를 침범당하지 않을 권리 같은 것들 말이다. 전통적인 동물권 이론과 동물 운동이 요구했던 바다.
동물권력 남종영
저는 아직 3부를 읽고 있습니다. 14장 <사자는 지도를 볼 줄 모른다> 편을 읽다가 오열... 할 뻔했습니다. 제가 편집자이다보니까 내용은 물론이고 글의 흐름이나 짜임새, 문장 등도 보게 되는데, 모든 것들이 너무나 조화롭고 유려하여 @남종영 기자님, 소설 한 편 써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장의 초반부, 세실의 죽음과 제리토의 우정이 펼쳐질 때, 먹먹한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사냥꾼들은 더러운 피로 얼룩진 사냥을 합법적으로 세탁하기 위해 사자를 철길 밖으로 유인했다. 야생동물 사체를 차량에 매달고 천천히 사자를 유인하거나, 칠길 밖의 나무에 고기를 걸어놓고 냄새를 풍겨 사자를 기다렸다.” 이게 바로 “폼 나는 머리 트로피를 만들기 위해서”라니요.. 세실과 제리코의 연대, 세실의 죽음 이후 제리코가 세실 ‘프라이드’를 돌보는 대목을 보면서... 동물들 사이에도 ‘우정’이 있는 것일까요? 야생동물 국립공원을 둘러싼 복잡한 사정을 보면서는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처음 듣는 얘기라 충격도 받았고요. 인간의 탐욕, 신자유주의가 손을 뻗지 않은 곳이 없네요. 저는 이 문장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아요. “이들이 설파하는 야생 보전 담론은 집단적 ‘종’의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둔다. 개별 개체의 ‘생명’이 아니다."
“이들이 설파하는 야생 보전 담론은 집단적 ‘종’의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둔다. 개별 개체의 ‘생명’이 아니다." => 그래서 타노스가 인구의 절반을 날리려고 그랬나봐요. 절반 정도 남아 있으면 집단으로의 인류는 지속가능한거 아니야? 그러면서...
우리는 동물에 대해 모순적인 태도를 보인다. 인간이 동물을 착취하면서도 동시에 사랑하는 까닭은, 동물에 대한 사물화와 의인화를 분열증 환자처럼 오가기 때문이다.
동물권력 p.203, 남종영
"엄마 린, 차에 가자, 집에 가자." 그녀는 찬텍에게 아프냐고 물어보았다. 찬텍은 "아프다"라고 대답했다. "어디가 아프니?" 찬텍은 "마음"이라고 대답했다.
동물권력 p.303, 남종영
하... 저도 이 문장 읽으면서 마음이 먹먹해졌어요.
저도 이제사 3부 다 읽었습니다. 앞장에서 코끼리 부대에 대해 읽을 때도 놀랐는데 동물을 전쟁에 이용한 역사와 사례가 이렇게 오래되고 많은 줄 처음 알았습니다. 수사자 세실 사건을 신문에서 읽을 당시에는 저도 그사람 집 앞에서 피켓들고 소리라도 쳐주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한편으론 트로피 사냥꾼의 돈이 필요한 가난한 아프리카 정부가 있고, 야생보전구역으로 쫓겨난 원주민들은 굶주린 동물들과 원수가 되고. 동물권에 대한 생각도 더불어 복잡해집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제 이야기를 풀어놓는 거예요. 그런데, 이러한 자리를 통해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고 있구나! 느끼면서 충만함을 느낍니다. 또한, 이 책이 단순히 '동물권을 쟁취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에서 읽히는듯 해서 기분이 좋고요.^^ 오랑우탄 찬텍의 이야기는 정말 가슴이 아파요. 영국에서 일년 머무르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비비시에서 찬텍과 관련한 짧은 다큐를 했어요. 그때 찬텍을 처음 알게 됐고, 무작정 린 마일스에 이메일을 보냈지요. 린은 '인간-유인원 공동문화센터'를 만들고 싶다고 했죠. 좀 생소했어요. 하지만, 린 마일스가 찬텍에 대해 느끼는 미안함, 그 미안함을 풀기 위해 뭐라도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어요. 인간-동물 관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복잡한 단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단 한방의 해결책'에 집중하기보다는, 오히려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작은 행동이 뒤틀린 관계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마치, 일주일 머물려고 루시를 따라갔다가 한달이 되고 반년이 된 재니스 카터의 이야기처럼) 교차 양육 실험은 지금에 와서 평가하면, 잘못한 일인 게 확실하지만, '시대적 한계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어요. '그것은 잘못이야!' 하고 윤리적으로 비난하는 데 집중하는 것 반대로 '그때는 그게 잘못이 아니었다!' 라면서 입 닦고 모른 체 하는 것. 극단적인 두 태도보다는 '동물에 대한 미안함'에 집중하는 게 건설적이지 않을까 싶네요.
공감합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일 일수 있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삶에서도 늘 있는 일들이니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는 맞았던 일들 혹은 지금도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일이 정말 맞는 일인가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경험이 저에게는 중요할 것 같아요. 좋은 책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두 공감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실은 교차 양육 실험을 했던 학자들에게 많이 화가 났거든요. 그들의 무책임함과 나이브함이 너무 싫었는데 제 삶을 돌아보면 저 역시 그러한 상황들이 많았겠지요. 한편 그 때는 우리들이 동물에 대해 그만큼이나 무지했다는 걸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어요. 그러한 시행착오와 눈물을 넘어 지금의 성취(라는 것이 있다면)와 공감이 얻어진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주폴리스(zoopolis)는 근대성 너머의 인간-동물 관계를 제시한다. 길들인 동물에게는 시민권을, 야생동물 에게는 자치권을,경계동물에게는 거주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8장 P.343
동물권력 남종영
100년이 흐른 지금, 기차와 자동차 그리고 농기계는 동물을 완전히 대체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옆에 존재하는 노동자 동물도 있다.18세기 막장을 기던 영국 탄광 노동자처럼, 열악한 동물원, 수족관, 야생동물 카페 등에서 일하는 동물은 지금도 막장을 긴다.
동물권력 118, 남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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