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해의 장르살롱] 1. 호러만찬회

D-29
@서은건 님 소중한 의견에 감사합니다. 아이의 성장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을까봐 두려워하는 공포를 잠식시키는군요. 동의합니다. 전 요즘 3호가 스스로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가방을 챙기는 모습이 그렇게 대견할 수 없더라고요. 어제는 자기 입으로 어린이집에 물병을 가져가야 한다고 하면서 물병을 가방 안에 챙겨넣는데 의젓해 보여서 신기했어요. 영원히 작은 아가일 것 같은 제 아이들이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하고 자신만의 발걸음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네요. 아이가 얼른 독립했으면 싶다가도 하루하루 자라는 모습이 아쉽기도 해요. 이러다가 제가 아이들로부터 독립하지 못할까봐 걱정이네요. :-)
@낮에나온반달 님 의견에 깊이 공감합니다. 사람은 부모가 되면 겁쟁이가 돼버려요.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이 상상만으로도 갑자기 공황장애가 온 것처럼 생각이 멈춰버리고 숨이 가빠옵니다. 전 세 아들을 키우는데... 아이들 갓난아기 시절에는 자다 말고 일어나서 아이 코에 손가락을 대보곤 했어요. 숨 쉬고 있나... 살아 있나... 지구는 망가져 가고 오염수는 방류되고 제주에는 가을 태풍이 곧 닥친다는데... 전 단골카페 와서 커피를 마시며 이렇게 멀쩡하게 그믐 장르살롱 방에 접속해도 되는 건지... 오늘 하루 저에게 주어진 날을 잘 살아야지 하면서도 이렇게 살아도 되나, 가끔은 고민이 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가 있을까... 그 와중에 가정통신문에서는 이번주 금요일이 개교 기념일이라고 떡 케이크를 맞추어 먹는다고 공지가 나왔네요. 월요일에 떡케이크에 쓰라고 쌀을 2컵 정도 보냈거든요. 떡케이크 먹을 생각에 신난 큰 아이와 둘째 아이를 보면서 마음이 조금 착잡해집니다. 이 아이들이 무사히 성인이 되고 노인이 되는 미래를 기도합니다. ㅠ-ㅜ
@marty 님 안녕하세요? 참여 및 소중한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지인 선생님의 불행한 소식에 마음이 아프셨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담하게 살아가는 자신이 무서워졌다고 하셨습니다. 충분히 공감이 가네요. 저는 이런 고민을 하신다는 것 자체가 마티님이 이미 타인에게 충분히 공감하고 공명하는 분임을 증명하는 거라고 봐요. 저도... 점점 무감해지는 건 아닌가 무서울 때가 있어요. 타인의 불행이나 슬픈 일에 “저럴 수도 있지”하고 넘어가 버릴 때... 근데 이런 현상은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사회적 역할(직장인, 가장, 주부, 부모 등등)을 수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살아가야하니까요. 계속 주저할 순 없지요. 그리고 희한하게 사화생활하다보면 타인에게 공감을 잘하는 사람들이 호구나 겁쟁이 취급을 당하기도 합니다. 전 안 그러면 좋겠지만요. ㅠㅠ 저는 작가 경력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제가 무감해지고 덤덤해진 걸 느낄 때마다 글쓸 때만큼은 말랑말랑해져야지, 예민해져야지 하고 다짐을 하게 됩니다. 타인의 고통과 불행에 공감하지 못하는 작가는 좋은 글을 쓰기 어려울 테니까요. 아, 물론 일상에서는 덤덤해도 됩니다. 일상을 살아갈려면 그래야 하지요. 마티 님이 고민하시는 위로와 공감은... 작가인 제가 제 글에서 열심히 보여드릴게요. 작가라면 그래야 하거든요. 시대와 사람들의 아픔에 공명하고 그걸 글로 녹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마티 님이 호러소설이나 추미스 소설에서 이런 걸 꼭 좀 다뤄주면 좋겠다 싶은 소재가 있으시면 저에게 의뢰하셔도 돼요. 물론 다 써드린다는 보장은 없습니다만... (흐흐흐) :-)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안녕하세요. 이제 슬슬 두 번째 화두로 넘어갈까 합니다. 아직 첫 번째 화두(Q1. 여러분이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로는 무엇이 있을까요?)에 의견을 남기지 않은 분은 두 화두에 대한 의견을 동시에 남기셔도 무방합니다. Q2.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강구하시나요? 제 경우는 1. 호러소설(을 비롯한 소설)을 쓴다. 2. 호러소설이나 호러영화를 본다. 입니다. 희한하게 소설을 쓰고 있으면 다른 생각이 하나도 안나요. 키보드와 제가 물아일체가 되면서 ㅎㅎㅎ 잡념이 싹 사라집니다. 그리고 호러소설을 쓰다보면 어떻게 써야 무서울까 자꾸 궁리하게 되잖아요? 그런 구상을 하다보면 무섭다는 생각은 없어지고 잘 쓰고 싶단 생각만 하게 되지요. 그래서 무서움을 잊게 되나봐요. 큰 공포를 잊기 위해서는 작은 공포를 수시로 체험하면 좋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었는데요. (어딘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그래서 전 호러소설이나 호러영화를 감상하면 감상할 당시에는 좀 무섭긴 하지만 감상 후에는 뭔가 후련한 카타르시스 같은 걸 느껴요. 예를 들어 아주 박진감이 넘치는 호러 영화나 재난 영화를 보고 나오면... 긴장감이 확 풀리면서 느긋해지고 편안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난 안전해. 난 괜찮아.”하면서요. 다른 분들은 일상의 공포를 어떤 방법으로 극복하시는지 궁금해지네요. :-)
공포를 공포로 맞선다... 역시 크리에이터 시네요! 운전 중 기름이 떨어지는 공포에 시달린 다음, 시동 걸기 전에 연료 게이지를 꼭 확인하려고 합니다. 습관처럼 말이죠. 생각해보니, 저는 이렇게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 두던지, 아니면 아예 익숙하도록 그 공포를 직면해버리는 방법을 썼던 것 같습니다. 예전 자취할 때, 불 꺼진 자취방의 어둠에 들어가서 눈을 한동안 감아 어둠에 익숙해진다든지, 아예 내부구조를 미리 숙지해서 눈을 감고도 무언가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되도록 말입니다. ... 우연히 뉴스 검색을 하다가, <호러만찬회>가 <괴담만찬>이란 타이틀로 올 10월에 영화 개봉하더라구요.
@Henry 아닛! 알고 계신 분이 계셔서 너무 반갑습니다! <호러만찬회>에서 만나보실 두 작품<딩동챌린지>와 <네발 달린 짐승>이 영화 <괴담만찬>에도 실려있고, 카카오페이지 웹툰 <테이스츠 오브 호러>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어서 따로 또 같이 보기 너무 좋다고, 이 기회를 틈 타 홍보하고 갑니다..💙
@텍스티 님, 헨리 님은 장르마니아셔서 모르는 게 없으시더라고요. 전 늘 옷깃을 바로 잡고 헨리 님과 대화를... (도망) 저 또한 <괴담만찬> 개봉을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호러만찬회> <괴담만찬> <테이스츠 오브 호러> 이 세 제목을 보노라니 텍스티의 취향이 한눈에 느껴집니다. 텍스티 분들은 미식가실 듯합니다!!!!!!!! (맞지요? 맞지요?)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한결 같음이 느껴지는 제목들이죠? 음식은 모르겠지만 장르 미식가들이라고는 생각합니다🤭
@텍스티 호러하면 무섭고 으시시한 이미지가 연상되는데 미식과 연계지으니 친근감이 들고 더 대중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가 지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셋 다 작명을 잘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Henry 님, 안녕하세요. 1. 운전 중 기름이 떨어지는 공포에 대한 대응 -> 시동 걸기 전에 연료 게이지를 확인하는 습관으로 대처하고 계시는 군요. 현명 앤 현명! 저도 제주에 살다 보니 운전을 자주 하는 편인데... 제 경우는 헨리 님처럼 치밀하지는 못하고 ㅎㅎㅎ 연료 눈금이 하나 남았을 때 주유소에 가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2. 자취할 때 불꺼진 어두운 방에 들어가서 어둠에 익숙해질 때까지 눈을 한동안 감고 계셨군요... 음... 슬프면서도 우아한 장면처럼 느껴지는데요. :-) 저는 혼자 어두운 방에 있는 건 무섭고 싫어서 꼭 촛점조명이나 부분조명을 켜놔요. 그리고 밤길을 혼자 운전하는 걸 무서워하는 편이라 음악을 크게 틀어놔요. 새벽에 혼자 운전할 때는 네비게이션 볼륨을 일부러 키울 때도 있어요. 제각각 자신만의 방법으로 일상 속의 공포에 맞서고 있네요. 의견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소해 두번째 화두인 공포를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에 대해서입니다~ 첫번째 화두에서도 말했듯이 제가 느끼는 초자연적인 공포에 한정하여 얘기해보자면.. 사실, 지금은 그런 공포를 어느정도 극복한 상태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어릴때부터 초자연적인 공포물에 대해 관심이 굉장히 많아서 소설이든 영화든 실화괴담이든 많이 접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릴 때는 항상 보고나면 이 후 어두워졌을때 또는 혼자 있을때 그런 공포스러운 상상이 자꾸 되어서 잠도 안오고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아 다시는 안봐야지 하면서도 또 신기하게 날이 밝아지면 공포물을 찾아 헤메는 저를 보고 놀라웠지요. 그때는 그 공포를 잊으려고, 불을 다 켜고 티비를 틀고 일부러 재미있고 유쾌한 프로그램을 시청한다거나 해서 분위기를 바꿔보았습니다. 그런 분위기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어느 새 공포는 조금 흐려지더라구요~ 그런데 오히려 공포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더더더 많이 접하는게 궁극적으로 공포를 피하는 방법인거 같습니다. 현재 제 상태가 그렇습니다. 공포 관련된 것들을 수없이 많이 접하다 보니 이제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공포심이 많이 없어진 상태입니다. ㅠ 게다가 실제로 초자연적인 경험이 전무하다보니 여태까지 경험이 없는 걸 보면 나는 평생 경험하지 못하는 몸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더이상 무섭지가 않은 시기가 오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왠만한 수준의 공포물은 저에게 별로 감흥을 일으키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ㅠ
@슈피겔 와... 이열치열로 대응하시다가 이제는 '뭐가 뜨거운 건지 잘 모르겠는' 상황이 되어버리신 거네요? :-) 전 겁은 많은 편인데; 겁이 많은 것과 공포물을 무서워하는 건 좀 다르더라고요. 공포물은 잘 보는데 겁은 많아요 ㅎㅎㅎ
@박소해 넵 비유가 정말 좋습니다! 뭐가 뜨거운건지 모르겠네요 항상 불을 보기만 했지 직접 만져보지는 못해서요 ㅎㅎ 겁이 많은 것과 공포물을 무서워하는게 다르다니 신기하네요! 제가 살면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부분이 거의 일치했는데 ㅎ 신기합니다 ^^
@슈피겔 이를테면 밤길 혼자 운전은 겁나지만 ㅋㅋㅋㅋ 밤에 식구들 다 자는데 거실에서 나혼자 공포영화 보는 건 재밌어요 ^^
@박소해 아하 뭔가 현실과 구분지어서 생각하시는 듯 하군요 ㅎ 이해가 되었습니다~~~ 넵 운전하기 전까지 열심히 참석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슈피겔 예 전 현실세계가 더 무서운 것 같아요. 가상세계(픽션)은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고요. ㅎㅎㅎ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를 극복하는 방법이 있어요. 제가 몸이 많이 피곤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가위눌림을 경험하는데요. 꿈인줄 뻔히 알면서도 깰수가 없을때는 정말 공포죠. 무려 40년전에 이런 경험이 있어서..그후로 잠들기가 무섭다싶으면 알람하고 잡니다. 가위눌림 심하신분은 알람맞추기 해보세요. 효과있어요! 또 요즘 시도때도 없이 칼들고 설치는 인간들있죠..맥주축제때 가방 검사도 했다는데..흉기가 무서울수도 있고, 사람자체가 무서워서 꼼짝 못할수도 있잖아요. 그럴땐 호신용 무기 하나 구입해서 다니세요. 스프레이나 전기 충격기 같은거로. 전 인상 한번 쓰면 남자들도 도망가더라구요^^ 그리고 호러 영화나 책을 너무 봤나봐요..별로 사는게 안무서워요.
@예스마담 님 의견에 감사합니다. 공포를 물리치는 방법이 신박하고 제 방법보다 훨씬 실용적인데요. 가위눌림에는 알람소리로 대처하고, 묻지마 칼부림에는 스프레이나 전기충격기로 대응한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집니다. 요즘 밤늦게 지하철 타거나 거리를 홀로 걷기가 무서운데 핸드백 안에 호신용 무기가 있으면 훨 든든하겠어요. 지인 중에 쇼핑몰을 운영하는 분이 계신데, 호신용 무기를 팔기 시작하셨더라고요. ㅎㅎ 작년만 해도 치안이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세계적으로 치안이 훌륭한 나라로 유명했던 한국에서 여성들이 대낮에 차에 치여죽거나 성폭행을 당해 죽고... ㅠㅠ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고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가 싶습니다. 묻지마 범죄 자체도 무서운데 너도나도 그를 따르겠다고 범죄를 예고하는 진짜 카피캣/ 가짜 카피캣들이 더 큰 공포를 조장합니다. 상상력이 공포를 더 배가시키는 것 같아요. 피해자들처럼 나도 당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요.
Q1. 여러분이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로는 무엇이 있을까? 제게 공포는 무얼까 고민해 봤어요. 단어를 네이버로 검색하니 "특정한 사물이나 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비이성적이고 극렬한 두려움"이라고 나오더라고요. 어찌 본다면 정말 큰 어려움을 겪어보지 않아서 공포라고 지칭할 만한 것이 전혀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공포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 단계가 낮은 불편함 정도라면 새로운 음식에 대한 거부감(특히 생소한 동물성 재료들)이나 전혀 알지 못한 것들에 대한 체험 정도라고 할 수 있어요. 국제 정세나 이슈적인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보다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그런 사회에 살고 있다는 마음이 있거든요.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 나를 포함한 다수에게 생기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잘 살아가려고 노력할 것이다 같은 다짐?이 있는데 쓰면서도 내가 너무 긍정적일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Q2.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강구하시나요? 체험해 볼 수 있고 그게 정상적인 거라면 한 번 해보도록 노력해요. 안 해봤기 때문에, 경험해 보지 못해서 생기는 그런 공포라면요. 공포까진 아니지만 내가 타파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있다면 그거와 전혀 상관없는 공포 소설을 찾아서 읽어봅니다. 왠지 그러면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내가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이 별거 아니네라고 넘길 수 있도록 도와줘서요. 이 부분은 모임장님이 얘기해 주신 '뭔가 후련한 카타르시스'와 같은 느낌이네요. ㅎㅎ
@열두발자국 님 안녕하세요. 첫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 첫 화두. 공포가 무엇일까 고민해볼 정도로 공포를 거의 느껴보지 못하셨군요. 짝짝짝. 박수를 보냅니다. 국제정세나 정치적 이슈에 대한 생각은 저와는 조금 다르시지만, 뭐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게 마련이니까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건 일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오히려 제가 외부 상황에 과도하게 예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글쓰는 사람들이 의심과 회의가 많아요. ㅎㅎ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자꾸 상상하고 고민하는 게 업이라서요. :-) 두 번째 화두. 공포는 별로 느껴본 적이 없지만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공포소설을 찾아서 읽어보신다고 했습니다. 또 한번 짝짝짝. 잘 찾아오셨습니다. 이번 첫 번째 장르소설 주제도서가 <호러만찬회>이니까 정말 잘 오셨습니다. 함께 <호러만찬회>를 읽으며 일상에서 겪는 공포/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긴장감을 낮춰봐요. 호러소설/ 영화가 주는 ‘뭔가 후련한 카타르시스’를 이해해주는 독자님을 만나서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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