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해의 장르살롱] 1. 호러만찬회

D-29
@박소해 아 저도 어머님을 일찍 보내드려서 그 마음을 누구보다 절실히 압니다. 근데 그것은 공포라기보다는 엄청나게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인거 같아요. 나는 와르르 무너지고 있는데 세상은 똑같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 정말 너무 힘들더라구요. 노래 가사처럼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는데 나만 이렇게 달라져 있었습니다. 감당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 듯 합니다. 제가 목격하지 못했다고 말씀드린 시신은 정말 사고로 인해 널부러져버린 날것 그대로의 시체를 말씀드린 겁니다~ 온기를 가진 생동감있는 생명체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그냥 고깃덩어리로 변한 모습을 보게 된다면 그 공포감은 정말 상상 이상일 것입니다. 공포 그 자체! 평생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입니다 ㅎ 라이브 채팅 모바일로 참여하겠습니다~ 근데 제가 9시 정도부터는 운전을 해야해서 그때부터는 적극적인 참여가 좀 어려울 듯 하네요. 그렇게 해도 될까요?? 처음 해봐서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잘 모르겠어서요~ ㅎㅎ
@슈피겔 당연히 운전할 땐 운전에만 집중을... 안전이 생명인데요. ㅎㅎㅎ 모바일로라도 들어와주신다니 감사합니다. 이따가 봬요. ^^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모든 분의 훌륭한 댓글에 즐거운 충격으로 가득한 며칠이었습니다. 그래서 자판을 치고 있는 이 순간이 굉장히 떨리는데요. 몇 주간 이 질 좋은 떨림을 최대한 만끽해보겠습니다 :)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감은 생각보다 범위가 넓고 이모저모라 무수히 많은 것들이 떠오르는데요. 그 중에 저는 제 마음에 대해 좀 더 집중해 보려 합니다. 살면서 저에게 많은 영감과 나침반이 되어주는 소중한 선생님이 계십니다. 얼마 전 그 분의 배우자가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전화로 직접 듣게 되었는데요. 평소 담담하면서도 거침없고, 명석한 두뇌에 거시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살아가는 선생님의 모습과는 정반대로 그 때의 목소리는 저에겐 굉장한 낯섦이었습니다. 그런데 전화를 끊고 난 직후,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굴리는 제 자신이 어느 순간 무서워지더라고요. 몇 년 전만 해도 같이 아파하고 위로하면서 공감하는 것이 저에겐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말이죠. 어떤 계기로 나도 모르게 이렇게 변한 건지 되려 호기심까지 생기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거나 가슴 아픈 일을 마주하게 되면 마음이 참 안 좋지만 다른 한 편에선 '결국 모든 것은 과정이다.' 라는 강한 생각이 저를 덤덤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후자 쪽으로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걸 인지하기도 합니다. 세상엔 무수히 많은 공포가 있지만 저는 요즘 이런 내면의 공포를 자주 느끼고 있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굴리는 제 자신이 어느 순간 무서워지더라고요. -----> 깊이 공감합니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아픔과 고통과 비극이 있는데 매일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하하호호 살아간다는게 순간순간 좀 섬뜩해질 때가 있어요. 문득 생각난 건데... 저는 아이가 있는데...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내가 죽는 것보다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하는 상상이 가장 공포스러운것 같아요. 아이가 어렸을때 아주 순간이지만 아이가 시야에서 사라지거나 어디 다치기라도 하면 정말 눈앞이 깜깜해지고 숨을 못쉬겠더라구요...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저도 상상만해도 머릿속이 하얘지네요. 이 공포는 진짜 아이 있는 사람이면 다들 공감하실것 같아요.
@모시모시 님 의견 감사합니다... 정말 아이 생각만 하면... 겁부터 덜컥 납니다.
요즘에는 조금 극복했는데 저도 한동안은 그 공포가 심했습니다. 부모의 성장이란 그 공포로부터 냉철하게 거리를 두는 것일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으로 점점 거리를 두었던 것 같아요. 이제야 여덟 살 아들이 혼자 등하교 하고 학원에 다녀오는 것에 적응한 것 같아요. 그렇게 아이가 성장해내가는 모습이 제 공포를 무너뜨려준 것 같기도 합니다.
@서은건 님 소중한 의견에 감사합니다. 아이의 성장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을까봐 두려워하는 공포를 잠식시키는군요. 동의합니다. 전 요즘 3호가 스스로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가방을 챙기는 모습이 그렇게 대견할 수 없더라고요. 어제는 자기 입으로 어린이집에 물병을 가져가야 한다고 하면서 물병을 가방 안에 챙겨넣는데 의젓해 보여서 신기했어요. 영원히 작은 아가일 것 같은 제 아이들이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하고 자신만의 발걸음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네요. 아이가 얼른 독립했으면 싶다가도 하루하루 자라는 모습이 아쉽기도 해요. 이러다가 제가 아이들로부터 독립하지 못할까봐 걱정이네요. :-)
@낮에나온반달 님 의견에 깊이 공감합니다. 사람은 부모가 되면 겁쟁이가 돼버려요.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이 상상만으로도 갑자기 공황장애가 온 것처럼 생각이 멈춰버리고 숨이 가빠옵니다. 전 세 아들을 키우는데... 아이들 갓난아기 시절에는 자다 말고 일어나서 아이 코에 손가락을 대보곤 했어요. 숨 쉬고 있나... 살아 있나... 지구는 망가져 가고 오염수는 방류되고 제주에는 가을 태풍이 곧 닥친다는데... 전 단골카페 와서 커피를 마시며 이렇게 멀쩡하게 그믐 장르살롱 방에 접속해도 되는 건지... 오늘 하루 저에게 주어진 날을 잘 살아야지 하면서도 이렇게 살아도 되나, 가끔은 고민이 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가 있을까... 그 와중에 가정통신문에서는 이번주 금요일이 개교 기념일이라고 떡 케이크를 맞추어 먹는다고 공지가 나왔네요. 월요일에 떡케이크에 쓰라고 쌀을 2컵 정도 보냈거든요. 떡케이크 먹을 생각에 신난 큰 아이와 둘째 아이를 보면서 마음이 조금 착잡해집니다. 이 아이들이 무사히 성인이 되고 노인이 되는 미래를 기도합니다. ㅠ-ㅜ
@marty 님 안녕하세요? 참여 및 소중한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지인 선생님의 불행한 소식에 마음이 아프셨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담하게 살아가는 자신이 무서워졌다고 하셨습니다. 충분히 공감이 가네요. 저는 이런 고민을 하신다는 것 자체가 마티님이 이미 타인에게 충분히 공감하고 공명하는 분임을 증명하는 거라고 봐요. 저도... 점점 무감해지는 건 아닌가 무서울 때가 있어요. 타인의 불행이나 슬픈 일에 “저럴 수도 있지”하고 넘어가 버릴 때... 근데 이런 현상은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사회적 역할(직장인, 가장, 주부, 부모 등등)을 수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살아가야하니까요. 계속 주저할 순 없지요. 그리고 희한하게 사화생활하다보면 타인에게 공감을 잘하는 사람들이 호구나 겁쟁이 취급을 당하기도 합니다. 전 안 그러면 좋겠지만요. ㅠㅠ 저는 작가 경력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제가 무감해지고 덤덤해진 걸 느낄 때마다 글쓸 때만큼은 말랑말랑해져야지, 예민해져야지 하고 다짐을 하게 됩니다. 타인의 고통과 불행에 공감하지 못하는 작가는 좋은 글을 쓰기 어려울 테니까요. 아, 물론 일상에서는 덤덤해도 됩니다. 일상을 살아갈려면 그래야 하지요. 마티 님이 고민하시는 위로와 공감은... 작가인 제가 제 글에서 열심히 보여드릴게요. 작가라면 그래야 하거든요. 시대와 사람들의 아픔에 공명하고 그걸 글로 녹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마티 님이 호러소설이나 추미스 소설에서 이런 걸 꼭 좀 다뤄주면 좋겠다 싶은 소재가 있으시면 저에게 의뢰하셔도 돼요. 물론 다 써드린다는 보장은 없습니다만... (흐흐흐) :-)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안녕하세요. 이제 슬슬 두 번째 화두로 넘어갈까 합니다. 아직 첫 번째 화두(Q1. 여러분이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로는 무엇이 있을까요?)에 의견을 남기지 않은 분은 두 화두에 대한 의견을 동시에 남기셔도 무방합니다. Q2.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강구하시나요? 제 경우는 1. 호러소설(을 비롯한 소설)을 쓴다. 2. 호러소설이나 호러영화를 본다. 입니다. 희한하게 소설을 쓰고 있으면 다른 생각이 하나도 안나요. 키보드와 제가 물아일체가 되면서 ㅎㅎㅎ 잡념이 싹 사라집니다. 그리고 호러소설을 쓰다보면 어떻게 써야 무서울까 자꾸 궁리하게 되잖아요? 그런 구상을 하다보면 무섭다는 생각은 없어지고 잘 쓰고 싶단 생각만 하게 되지요. 그래서 무서움을 잊게 되나봐요. 큰 공포를 잊기 위해서는 작은 공포를 수시로 체험하면 좋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었는데요. (어딘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그래서 전 호러소설이나 호러영화를 감상하면 감상할 당시에는 좀 무섭긴 하지만 감상 후에는 뭔가 후련한 카타르시스 같은 걸 느껴요. 예를 들어 아주 박진감이 넘치는 호러 영화나 재난 영화를 보고 나오면... 긴장감이 확 풀리면서 느긋해지고 편안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난 안전해. 난 괜찮아.”하면서요. 다른 분들은 일상의 공포를 어떤 방법으로 극복하시는지 궁금해지네요. :-)
공포를 공포로 맞선다... 역시 크리에이터 시네요! 운전 중 기름이 떨어지는 공포에 시달린 다음, 시동 걸기 전에 연료 게이지를 꼭 확인하려고 합니다. 습관처럼 말이죠. 생각해보니, 저는 이렇게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 두던지, 아니면 아예 익숙하도록 그 공포를 직면해버리는 방법을 썼던 것 같습니다. 예전 자취할 때, 불 꺼진 자취방의 어둠에 들어가서 눈을 한동안 감아 어둠에 익숙해진다든지, 아예 내부구조를 미리 숙지해서 눈을 감고도 무언가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되도록 말입니다. ... 우연히 뉴스 검색을 하다가, <호러만찬회>가 <괴담만찬>이란 타이틀로 올 10월에 영화 개봉하더라구요.
@Henry 아닛! 알고 계신 분이 계셔서 너무 반갑습니다! <호러만찬회>에서 만나보실 두 작품<딩동챌린지>와 <네발 달린 짐승>이 영화 <괴담만찬>에도 실려있고, 카카오페이지 웹툰 <테이스츠 오브 호러>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어서 따로 또 같이 보기 너무 좋다고, 이 기회를 틈 타 홍보하고 갑니다..💙
@텍스티 님, 헨리 님은 장르마니아셔서 모르는 게 없으시더라고요. 전 늘 옷깃을 바로 잡고 헨리 님과 대화를... (도망) 저 또한 <괴담만찬> 개봉을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호러만찬회> <괴담만찬> <테이스츠 오브 호러> 이 세 제목을 보노라니 텍스티의 취향이 한눈에 느껴집니다. 텍스티 분들은 미식가실 듯합니다!!!!!!!! (맞지요? 맞지요?)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한결 같음이 느껴지는 제목들이죠? 음식은 모르겠지만 장르 미식가들이라고는 생각합니다🤭
@텍스티 호러하면 무섭고 으시시한 이미지가 연상되는데 미식과 연계지으니 친근감이 들고 더 대중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가 지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셋 다 작명을 잘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Henry 님, 안녕하세요. 1. 운전 중 기름이 떨어지는 공포에 대한 대응 -> 시동 걸기 전에 연료 게이지를 확인하는 습관으로 대처하고 계시는 군요. 현명 앤 현명! 저도 제주에 살다 보니 운전을 자주 하는 편인데... 제 경우는 헨리 님처럼 치밀하지는 못하고 ㅎㅎㅎ 연료 눈금이 하나 남았을 때 주유소에 가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2. 자취할 때 불꺼진 어두운 방에 들어가서 어둠에 익숙해질 때까지 눈을 한동안 감고 계셨군요... 음... 슬프면서도 우아한 장면처럼 느껴지는데요. :-) 저는 혼자 어두운 방에 있는 건 무섭고 싫어서 꼭 촛점조명이나 부분조명을 켜놔요. 그리고 밤길을 혼자 운전하는 걸 무서워하는 편이라 음악을 크게 틀어놔요. 새벽에 혼자 운전할 때는 네비게이션 볼륨을 일부러 키울 때도 있어요. 제각각 자신만의 방법으로 일상 속의 공포에 맞서고 있네요. 의견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소해 두번째 화두인 공포를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에 대해서입니다~ 첫번째 화두에서도 말했듯이 제가 느끼는 초자연적인 공포에 한정하여 얘기해보자면.. 사실, 지금은 그런 공포를 어느정도 극복한 상태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어릴때부터 초자연적인 공포물에 대해 관심이 굉장히 많아서 소설이든 영화든 실화괴담이든 많이 접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릴 때는 항상 보고나면 이 후 어두워졌을때 또는 혼자 있을때 그런 공포스러운 상상이 자꾸 되어서 잠도 안오고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아 다시는 안봐야지 하면서도 또 신기하게 날이 밝아지면 공포물을 찾아 헤메는 저를 보고 놀라웠지요. 그때는 그 공포를 잊으려고, 불을 다 켜고 티비를 틀고 일부러 재미있고 유쾌한 프로그램을 시청한다거나 해서 분위기를 바꿔보았습니다. 그런 분위기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어느 새 공포는 조금 흐려지더라구요~ 그런데 오히려 공포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더더더 많이 접하는게 궁극적으로 공포를 피하는 방법인거 같습니다. 현재 제 상태가 그렇습니다. 공포 관련된 것들을 수없이 많이 접하다 보니 이제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공포심이 많이 없어진 상태입니다. ㅠ 게다가 실제로 초자연적인 경험이 전무하다보니 여태까지 경험이 없는 걸 보면 나는 평생 경험하지 못하는 몸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더이상 무섭지가 않은 시기가 오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왠만한 수준의 공포물은 저에게 별로 감흥을 일으키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ㅠ
@슈피겔 와... 이열치열로 대응하시다가 이제는 '뭐가 뜨거운 건지 잘 모르겠는' 상황이 되어버리신 거네요? :-) 전 겁은 많은 편인데; 겁이 많은 것과 공포물을 무서워하는 건 좀 다르더라고요. 공포물은 잘 보는데 겁은 많아요 ㅎㅎㅎ
@박소해 넵 비유가 정말 좋습니다! 뭐가 뜨거운건지 모르겠네요 항상 불을 보기만 했지 직접 만져보지는 못해서요 ㅎㅎ 겁이 많은 것과 공포물을 무서워하는게 다르다니 신기하네요! 제가 살면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부분이 거의 일치했는데 ㅎ 신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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