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7. <더 파이브> 읽고 기억해요

D-29
E-1. ‘그저 매춘부일 뿐’ & 감사의 말 '집이나 가족이 없는 여자, 술을 많이 마시는 여자, 가난한 여자는 관습이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갔다. 사람들은 그런 여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장소를 오가는지 몰랐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았다. (중략) 세상에는 착한 여자와 나쁜 여자가 있다'는 믿음, 즉 성녀와 창녀의 이분법을 영속화하는 주장이다. 세상에는 여자의 행동에 관한 적당한 기준이 있으며 거기서 벗어나는 사람은 처벌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그런 여자에게 악행을 저지른 남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예의 그 이중잣대를 거듭 내세우는 주장이다. 지금도 이러한 토대는 우리 문화 규범의 씨실과 날실에 정교히 통합되어 있다.' '매춘부 연쇄살인마'에 대한 문화의 집착을 통해 여성성의 규범을 어긴 여성들에 대한 혐오를 정상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에 일조하며 이미 죽어 묻힌 피해자들의 몸을 밞아 넘어서고 때론 발로 차기까지 한 것을 반성합니다. 1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같은 메아리로 공명하는 갑갑한 현실이지만, 이러한 책을 집필하는 작가와 읽고 나누는 독자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E-2. 삶의 마지막에는 '인생책'을 지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삶이 끝나고 난 후에는 '불확실한 나날을 헤쳐 나가는 데 쓸모가 있었던', 매일 쓴 글과 독후 감상이 담긴 폴더를 남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난 여러 날 동안 읽은 이 책 가운데, '그저 매춘부일 뿐'에서는 거의 모든 문장을 필사하였습니다. 삶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모든 독서의 기억을 지니고, 남기고 싶네요 ^^
다섯 사람이 남긴 흔적을 천천히 살피면서 저는 어떤 물건을 지니게 될까, 어떤 물건을 남기게 될까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현재와 같은 삶을 살아간다면 가장 마지막으로 지니고 있을 물건은 책이 아닐까 싶어요.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이 담긴 물건들은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은밀하게 정리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 마무리 및 총평 ■■■■ 안녕하세요, 10월 1일 일요일입니다. 그믐북클럽 7기의 마지막 이틀이 찾아왔어요. 독서 진도표에 적어두었듯이 이제 내일인 월요일이면 7기 그믐북클럽은 마무리됩니다. 오늘 자정이 지나면 더 이상 글을 남기실 수 없다는 점 알고 계시죠? 책을 읽었지만 아직 답변을 달아주지 못 한 분들이 계시다면 모임이 닫히기 전까지 꼭꼭 글 남겨주셔요. 그동안 계속 답변 남겨주신 분들 중에서도 혹시 놓친 질문이 있다면 오늘까지 살펴보시고, 미처 남기지 못한 답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더 파이브>를 완독하신 분들, 축하드립니다! 다소 일상이 바쁘셔서, 천천히 책장을 펼친 분들은 모임이 끝나기 전까지, 읽은 부분까지라도 이야기 나눠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임은 2일 월요일 밤 11시 59분에 끝이 나요!) 7기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참여하시면서 느꼈던 점들이나 더 나은 북클럽이 되기 위한 제안이 있다면 자유롭게 의견 나눠 주세요, 앞으로의 그믐북클럽 운영에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모임이 종료되기 전까지,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글로 남겨 주세요. 마지막으로, 모든 질문에 답을 해주신 멤버분들에게는 이메일로 그믐북클럽 7기 수료증을 전달하여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삶은 누구에게나 만만치 않지만, 사회가 격변하는 시기에 사회적 약자들은 더 힘들지요, 영국과 유럽에서 여성들이 마녀사냥을 당했던 일도 생각납니다. 얼마나 야만적인 사회였었는지. 산업화, 도시화의 부정적인 면도 연상됩니다. ...........
지금까지 읽은 책 중 가장 힘들었던 책이었습니다. ......... 영국 사회가 사과를 했었나요? 진심으로 유감을 표명해야 합니다.
5-1. 평소 좋아하는 명언 중에 장 폴 사르트르의 "인생은 B(탄생)과 D(죽음) 사이에 C(선택)" 이 명언이 연상되었습니다. 그녀가 의도적으 로 숨긴 게 더 컸을지, 타의적인 게 더 컸을지 는 정확히 알 수가 없지만.. 그래도 저는 전자 가 컸으리라고 생각됐습니다. 선택하지 않은 방향으로 인생이 흘러갈 때, 누구나 그런 생 각을 할 법 하니까요. (저 역시 그런 생각을 가끔 하곤 합니다..) 흠.. ;;;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을 정도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어쩌면 감정이입 해서 느낀 미안함 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 비록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우리 인류의 여러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그 시대를 살다 간, 특히 더 어렵게 살다가 간.. 그녀들의 선택과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선택을 비교해본다면.. 대부분의 어려움은 사치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러니.. 현실을 부정하며 징징거리기 보단, 스스로 할 수 있는 걸 더 해야겠다고 또 한번 다짐했습니다.. 5-2. 메리 제인이 연인 조지프 바넷에게 들려준 이 이야 기는 조각조각의 스냅사진을 한데 모은 것 그 이상 도 이하도 아니다. 또 다른 지인들은 그에게서 각각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들었다.(중략) 메리 제인이 런던에 오기까지의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 내 용 중 사실임이 확인된 것은 하나도 없다. 1888년 에 아일랜드의 리머릭과 웨일스 양쪽에서 조사가 이루어졌지만 아무 소득이 없었다. 스코틀랜드 근 위대대에 복무한다는 가족도 찾을 수 없었다. 그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영국 전역과 세계 곳곳에 전 해졌지만, 메리 제인 켈리라는 이름이나 그의 이야 기 어느 한 대목이라도 알아듣고 증인으로 나선 옛 친구나 친척이 한 명도 없었다. 이후 몇십 년이 지 나는 동안 여러 사람이 메리 제인의 실제 역사를 밝히고자 했으나 다들 실패했다.(중략) 그렇다면 여기서 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은, 메리 제인 켈리의 삶에 관한 이야기와 그 이름까지 전부 가짜 였다는 것이다. 19세기에는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 어 내기가 비교적 쉬웠다. 다른 도시로, 혹은 같은 도시의 다른 구역으로 옮겨가서 이름만 바꾸면 되 었다. p.347~349 메리 제인 켈리에겐 가족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 던 조지프 바넷 마저도 관 속에 누워 있는 그의 진 짜 정체를 끝까지 알지 못했다.(중략) 생전의 메리 제인은 자신이 되고 싶은대로 되었다. 죽어서는 조 지프 바넷이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되었다. 황동 관에 새길 이름으로 '마리 자네트 켈리'를, 웨스트 엔드의 주말 밤을 채우던 온갖 흥성거림과 화려함 이 그대로 느껴지는 그 별명을 선택한 것도 바넷이 었다. 화이트채플의 이름 없는 주민이었던 메리 제 인이, 죽어서는 화이트 채플 사람들이 상상하고 싶 은 대로 상상되었다. p. 388 5-3. 비록 많이 늦었지만, 당신이 떠난 뒤 당신에게 가해진 2차 3차 가해가 이제라도 조금이나마 씻겨지길 기대합니다. 힘든 삶을 살다가 가신 당신을 앞으로 기억하겠습니다.
E-1. 그녀들의 삶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 보고 결국 그녀 들의 삶이 단순한 매춘부가 아니었음을 보다 명확 하게 알려줬다고 느꼈습니다. 각각 파트에서도 여 러 번 느꼈지만, 최종 결산 느낌이라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간 우리가 이뤄온 찬란한 문명 뒤에 어 떠한 아픔들이 가려져 있었는지를 이번 기회를 통 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간 저 스스 로 생각 없이 문화를 수용하고 소비하며 유통했었 음을 일부 인지하고 반성도 할 수 있었습니다. 큰 여운이 남는 책입니다. 솔직히 읽으면서 기분 이 자꾸 가라앉음을 느끼기도 했고, 우울감 또한 밀려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책을 읽은 뒤에는 다 짐을 하나 했습니다. 세월이 더 흘러.. 책도 다시 읽고 이번 활동했던 내용들도 다시 읽으며, 그때 보다 스스로 한 걸음 더 나아갔음을 느낄 수 있었 으면 좋겠으니, 그렇게 살아야겠다고요. 그러려 면 앞으로 더 잘 살아야겠습니다.. 훗날 인생을 돌아보며 후회하지 않도록.. E-2. 나중에 삶을 마무리할 때, 혹시 마지막에 지니고 싶은 물건보다 저는 사람이 더 먼저 떠오르지만.. 그래도 질문에 초점을 맞춰서 답을 해보자면.. 저는 저 스스로도 동의하고, 저를 아는 주변 사람 들도 상당 부분 동의할 만한 그런 내용의 논픽션 책을 적어도 두 세권 정도 지니고 싶습니다. 원래 도 이러한 생각을 어렴풋하게 지니고 있긴 했으 나, 이번 책을 읽으면서 더 확실해졌습니다. 그러 러면 더 많은 서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마무리 및 총평. 이번 그믐북클럽7기도 이렇게 무사히 마무리 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가장 기쁩니다. 이번 7기 책 으로 선정된 <더 파이브>를 읽으면서 중간 중간 감정이 힘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제가 속한 인간 종에 대한 회의가 안그래도 최근에 커졌는데... 한 편으로는 그때 그 시절의 영향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분명 그때와 비교했을 때 나아진 부분도 있고, 나아질 여지도 분명하기에 기왕이면 어두 운 면만 보고 절망하기 보단.. 앞으로 바꿀 수 있 다는 희망쪽으로 생각을 전환했습니다. 비록 이 책이 쓰이기까지 130년이 걸렸지만, 앞으로 1300년도 넘게, 우리 인류에게 크나큰 교훈으로 남을 책이라고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 니다. 그것에 조금이나마 저도 힘을 보탤게요. 북클럽지기님을 포함하여 함께 활동하신 모든 분들, 모두 모두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남은 명절 연휴도 즐겁게 보내시고, 어디선가 또다시 인연이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마지막날까지 읽고 이야기 나눠주신 분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여러분과 함께였기에 <더 파이브>의 다섯 희생자 이야기를 더 깊이있게 읽고 나눌 수 있었어요. 더 잘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임이 종료되더라도 이 모임의 글은 계속 남아 있으니까요, 남겨주신 이야기 잘 읽어보겠습니다. 8기도 9일까지 모집 중이니 많이 관심 가져주세요!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악은 가해의 끝이 아니라 피해의 시작이다.' <악인의 서사> 중에서
악인의 서사콘텐츠 향유가 일상화되면서 창작 윤리에 대한 질문도 끝없이 제기되는 오늘날, 언젠가부터 많은 관객과 독자, 창작자들 사이에서는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라는 말이 빈번하게 화두에 오르기 시작했다. 이 간명한 슬로건은 당초 현실의 잔혹 범죄를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을 규탄하기 위해 대두됐지만, 머잖아 창작 서사 전체를 아우르는 원칙으로까지 받아들여졌다. 매혹과 연민의 시선으로 악인과 악행을 묘사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향해 이들 작품이 악을 비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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