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의 작가들과 떠나는 온라인 목포 여행!_『소설 목포』 출간 전 이야기]

D-29
아주 개인적인 질문을 할게. 어쩌면 나만 모르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언젠가 직접 물어보고 싶었던 것이야. 1. 왜 "생강"으로 이름을 바꿨어? 한 천 번 들은 질문이겠지만. 2. 어찌하면, <수사연구> 같은 곳에서 일을 할 수 있어? 이건 한 백 번 들은 질문일 듯. 3. 소원을 들어주면서, 내 것 하나를 빼앗아가는 '달'의 아이디어의 출저는 어딜까?
1. 맞아 그 정도로 많이 듣긴 했어. 사실 처음 등단했을 때부터 박진규라는 이름 대신 필명을 쓰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주변에서도 그런 말을 좀 들었어. 박민규 작가라는 유명 선배가 있으니 이름이 묻힐 거다 이런 말들. 근데 급하게 첫 책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본명으로 갔지. 처음에는 근데 박민규 작가님 덕을 보기도 했어. 박민규 작가 신작이라고 생각하고 샀는데 아니었다, 이런 서평글 많았거든. 근데 나중에 청탁 받은 원고가 박민규란 이름으로 잘못 나가서 내가 연락해서 바꾼 적이 몇 번 있다보니 아 필명을 써야 했나..이런 생각을 꾸준히 했지. 그러다 2014년에 열린책들하고 작업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필명 이야기를 꺼내봤더니 주간님이 재밌겠다해서필명을 쓰게 됐어. 그때부터 막 필명을 물색하고 다녔는데, 서점에서 한 여성 분이 <생강이 건강에 좋다> 이런 책을 읽고 계신 걸 보고 생강을 붙이게 됐지. 근데 나는 그때어렴풋이 이 책이 내 마지막 책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실제로 그럴 뻔했는데 이후 사우나 알바를 하다, 그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서 박생강이란 필명도 계속 쓰게 됐지. 그런데 그거 알아? <소설 목포> 관련 첫 미팅하러 가다 거의 10년 전에 열린책들에서 박생강으로 처음 책 낼 때 같이 일했던 막내 편집자를 만난 거야. 같은 동갑내기에다 종이나라에 흔치않은 알콜쓰레기 남자여서 동질감을 느꼈는데, 당시 책이 잘 안 되어서인지 친해질 기회가 없었지. 그런데 <소설 목포>를 시작하면서 우연히 다시 만나 어제 <소설 목포>를 선물로 주고왔어. 그리고 10여년 전에 어떻게 내가 열린책들에서 책을 낼 수 있었는지 비하인드를 듣게 됐지.
오! 필명 이야기 고마워. 편집자를 다시 만난 이야기도 너무 궁금한데. 다음 소설에 나오려나?
ㅎㅎㅎ 그 생각은 못 했는데 진짜 그래도 되겠다. <소설 목포> 미팅을 하러 홍대입구역에 내렸는데 언젠가 본 듯한 사람이 갑자기 내 앞으로 걸어왔다. 나는 남자의 앞을 가로막았다. "호, 혹시 그때 열린책들에서 제 소설 <빼빼로> 편집하셨던 최 선생님?"
2. 이것도 맞아 ㅎㅎ 사우나 알바를 하다가 좀 무료해져서 <수사연구> 모집 공고를 보고 이력서를 냈는데 그때는 채택이 안 됐어. 그런데 편집장님이 내 첫 책 <수상한 식모들>을 예전에 보고, 아 이런 소설도 상을 받는구나, 라고 생각해서(당시 이런 독자들이 은근히 많았음) 기억하고 있었대. 그래서 1년 후에 <수사연구>에서 프리랜서 기자가 필요해져서 내게 연락이 닿았어. 근데 <수사연구>와 내가 연이 깊었는지 예지몽까지 꿨거든. 두 사람이 마주 앉아서 "우리 회사에서 일하려면 끔찍한 사진 같은 거 잘 봐야 하는데" 뭐 이런 대화를 나누는 꿈이었어. 면접보러 가서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지. 수사연구에서 일하는 기자나 디자이너들이 받는 공식질문이 "비위가 좋은 편인가요?"야. 원래 형사들 연구자료로 쓰이던 잡지여서 사체 사진 등이 많이 수록됐었거든.
예지몽 대박인데. 나도 그런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네. 난 거의 꿈 자체를 꾸지 않아. 꿈도 없는 중년이라고나 할까?
응. 꿈은 좀 많이 꿔.방금도 답변 쓰고 깜빡 잠 들었는데 <수사연구> 이야기를 해서인지, 어떤 형사님한테 사할린에서 활동하는 피싱조직 이야기를 듣는데, 내가 녹취를 안 한 걸 깨닫고 기겁하는 악몽을 꿨어.
난... 사실 이때까지 생강이 필명 이야기를 믿지 않았는데 이제는 아멘, 난 "수상한 식모들"부터 한 번도 빅진규와 박민규를 헷갈린 적 없어! 박민규와 박진규는 둘 다 좋거든! (박진규를 먼저 씀, 하지만 공평하게 한 번씩) 하지만 대학생 때 "태양으로 가다"라는 65년생 다른 박민규 작가의 책을 산 적은 있지...
앗 나 <태양으로 가다>라는 책 본 것 같다. 박민규 작가님이 이런 책도 썼어? 이러면서 ㅎㅎ 사실 첫 책이 문학동네소설상을 받고 나혼 후에 뜬금없이 박진규를 김진규란 이름으로 헷갈리시는 분도 계셨는데, 실제로 내가 등단한 지 2년 후에 김진규 작가님이 문학동네소설상으로 등단하시면서 뭔가 내 이름이 박민규ㅡ김진규 사이에 낀 샌드위치 같단 느낌도 들었어. ㅎ
3. 이건 처음부터 계획에 있던 건 아니었어. 이 소설만이 아니라 다른 소설들도 원투 차차차. 원투 차차차 스텝을 밟아가도 계획에 없던 식으로 틀 때가 좀 있어. 대부분 쓰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그렇게 가야할 것 같은 경우가 대부분. 여행지에서 갑자기 계획에 없던 골목을 봤는데 가고 싶어질 때처럼.
그렇구나! 나는 여행은 그렇게 하지만, 소설을 쓸 때는 그냥 정해진 길로만 달리는 편이야. 그래서 내 소설이 재미가 없나봐.
샛길로 가서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었어. 산으로 갔다 결국 절벽에서 떨어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경우도 많았어.
앗, 내게도 질문을 해주다니! 감동이지만 아직 @박생강 작가가 답변하지 않았어. 사람이 많아 헷갈리지? ㅎㅎ 병융 작가는 생강 작가에게 마지막 질문을 해주면 돼. ^_^
미안, 정신이 오락가락.
나도 @김정빈 에게 질문 하나 할게 ㅎㅎ 나름 꽤 긴 시간 작가들하고 같이 여기서 수다를 떨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어. 궁금해.
내 답변으로 1시간 남은 모임을 마무리하게 됐네 ㅎㅎ 영광이야. 그믐에서의 목포 여행, 『소설 목포』 탄생 비화, 작가 여러분과의 수다는 내게 정말 좋은 추억이 됐어. 모임 초반에서 이야기 했지만 나는 고등학교 때 작가가 꿈이었거든. 학교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을 읽고 이틀 밤을 새워 단편소설을 퇴고하던 학창 시절이 생각나서 뭉클하기도 했어. 언젠가 작가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과거의 꿈을 톺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마침내 이루게 돼서 기뻐!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줘서 고마워 여러분 ❤️
8명의 작가들과 떠나는 그믐에서의 목포 여행! 어떠셨나요? 모임지기인 저는 작가분들의 목포에 관한 유용한 정보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답니다. 그믐에서는 『소설 목포』를 주제로 한 또 다른 모임이 진행 중인데요, 작품 속으로 조금 더 깊숙이 스며들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아래의 링크를 통해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링크: https://www.gmeum.com/meet/757 그럼, 14일간의 [8명의 작가들과 떠나는 온라인 목포 여행!_『소설 목포』 출간 전 이야기는 여기서 끝마치겠습니다. 우리 기회가 된다면 목포에서 우연히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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