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책방] '한국작가들' 함께 읽기6탄. 태도에 관하여_임경선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사랑해서 같이 살게 되지만 적이 되어야하는 아이러니가 있네요. 결혼하신 분들이 많으실텐데 가사분담을 어떻게 하고 계신지, 원만하게 잘 해나가고 있는지 궁금해요!
저는 결혼은 아니고, 친구랑 살고 있는데요. 10년 넘게 살았거든요. 친구는 가사에 매우 서툴고 꽤 여유를 부리는 성격이고 저는 성격이 급하고 ... 엄청 깔끔쟁이까진 아니더라도 친구보다는 깔끔한 걸 더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항상 불만이 생겨도 제 쪽에서 생기는 편인데요. 음... 싸움은 상대에 대한 불신에서 오는 것 같아요. '내가 이걸 이렇게 해달라고 했는데 안했네? 나 무시하네?'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화가 나는 것 같은데, 친구랑 저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어요. 부탁했는데 하지 않은 일이 보이면 그냥 얘가 까먹었나보다 생각해요. 그러고 그냥 제가 하던지, 친구에게 다시 부탁해요. 고의적으로 그럴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면 화가 안나더라고요.
결국 불화를 일으키는 건 상대의 태도때문이군요.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기까지 투닥거림이 있었지만 10년 넘게 친구분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었던 건 그 경험들 덕분이겠어요. 보기 좋습니다. 그런 메이트가 있다면 참 든든할 것 같아요. 어쩌면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아닐까요.
가사 분담이라는 말이 오히려 생각에 생각을 부채질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만, 저희 집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제가 가사를 주로 하는 이유가 "제일 잘 하고 시간을 딱 맞춰서 할 수 있어서!"입니다. 따라서 더 잘 하는 사람이 생기거나 우리 가족 생활에 적합하게 운영할 수 있는 실력자가 있다면 누구든 가사를 "차지"할 수 있지요. 아이들에게도 조금씩 집안의 가전부터 사용법을 알려주고 있고, 모두 모이는 저녁 식사 준비 특히 요리를 같이 하자고 합니다. 공부할 때보다 표정이 즐거운 걸 보면 모두의 가사가 될 날도 곧 오겠구나 싶어요. p.52 나한테 마음의 문을 연 딱 그만큼만 나도 마음을 여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내가 누구를 좋아할 때 우선 그 누구보다도 내가 그 마음을 인정하고 받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p.65 자식은 부모라는 껍질을 깨고 나와야 어른이 된다. 성장은 나의 부모가 나처럼 한낱 불완전한 인간임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p.73 그래도 나는 서로를 좋아하는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완전에 가까운 애정 표현은 결혼이라 생각하고, 결혼을 하면서 다른 인간에 대해 깊이 이해하거나 내가 이해 받으려고 노력한다는 면에서는 결혼이 꽤 의미 있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p.93 나는 누가 좋을 때 그저 그 사람이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시대에 존재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기쁘다. p.102 갈 사람은 가고 돌아올 사람은 분명히 다시 돌아온다. 관계의 상실을 인정할 용기가 있다면 어느덧 관계는 재생되어 있기도 하다. 이러한 관계의 자연스러운 생로병사를 나는 긍정한다.
역시 현명하신 것 같아요! 가족이 모두 요리를 같이 하면 정서적으로도 교감이 되고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잘하는 것을 가족을 위해 나누는 것도 자존감이 올라가고 좋은 것 같아요
결혼 20년차가 넘었네요. 가사분담에 답답하고, 화내고, 억울하다 여기며 싸우기도 꽤나 했네요. 언젠부턴가 서로 적당히 알아서 하는 방법을 선택했네요. 필요한 사람이 하는 거죠. 그래도 여자인 제가 더 가사 일이 더 많다고 여겨지긴 하지만 하기 싫은 부분은 안 하는 거죠. 좀 더럽게 살거나 외부에 맡기는 것을 선택했죠. 기대 수준을 낮추면 가사 일이 줄어드니 싸움거리가 줄어들더라구요. 민망한 방법이지만 이렇게 살아가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맞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서로가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하게 보내기도 아쉬운데 가사분담으로 서로를 힘들게 하는 건 어리석은 일 같기도 해요. (어느정도 타협은 필요하겠지만) 결혼 20년을 함께 사셨으니 이제 서로가 눈빛만 봐도 상대의 기분이나 상태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전우애가 생기고, 자연스럽게 가사분담 역전 현상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때로 적이 되어 흘리던 피도 있었으나, 외부의 적을 만나면서 전우가 되었던 것이지요.
가사분담 역적 현상이라니 정말 이상적인 형태인 것 같아요! 모든 과정을 겪어내며 지금은 끈끈한 전우가 되셨군요! 부러워요 ^^
프랑스의 작가 아니 에르노는 소설<단순한 열정>에서 사랑하는 상대에 대해서 '그 사람이 그럴 만한'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나 그 사람 덕분에 나는 남들과 나를 구분시켜주는 어떤 한계 가까이에, 어쩌면 그 한계를 뛰어넘는 곳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고 표현한다. 살아 있을 때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는 것처럼 멋진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태도에 관하여(양장본 HardCover) 임경선
좋아하는 아니 에르노 작가를 여기서 만나니, 작가님과 좀 더 가까워진 기분이라 반가웠습니다. 나의 한계를 실감하게 하는 그 사람 때문에 힘든 인생인데 그것이 사치라니 아이러니지만, 그만큼 사랑의 열정을 표현한거라 생각합니다.
잃는 것을 두려워하는게 있다면 그것은 '품위'가 아니라 '고유한 색채'가 아닐까.
태도에 관하여(양장본 HardCover) p. 145, 임경선
이 문장을 보면서 하루키의 책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가 생각이 났어요. 저의 색채는 무슨 색일까 라는 생각도 들고 다른사람들이 바라보는 저의 색채는 어떨까 궁금해지네요.
저도 하루키의 이 책을 읽었어요. 오히려 색채가 없어서 더 뚜렷한 색채를 지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프란님이 가진 고유한 색은 무엇일까 궁금해집니다. 이유도요.
때로 고유한 색채가 품위라고도 생각해봅니다. 살면서 무언가 잃었다고 낙망하는 순간에 느끼는 바닥은, 품위를 지킬 수 없는 나였던거 같아요. 그래서 그걸 붙들어보려고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터널을 통과하며 계속 책을 읽고 있습니다.
품위를 잃는 것이 내가 가진 고유한 색채를 잃는 것과 같겠네요. 저도 그래서 책을 중독처럼 찾게 되는 것 같아요.
파도가 저만치에서 밀려올 때는 휩쓸리기보다 내 힘이 닿는한까지 그 파도를 일단 넘겨보는 시도를 한다. 그 파도들을 넘을 때마다 나는 더욱 단단해진다.
태도에 관하여(양장본 HardCover) p. 157, 임경선
한데 서른 중반쯤을 넘어서부턴가 예전만큼 인간관계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되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았다. 그 사이 인격적으로 훌륭해져서는 물론 아니고, 우선 나이가 들면서 체력이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누군가를 싫어하는 감정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시킬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 건강을 해쳤다.
태도에 관하여(양장본 HardCover) pp. 96-98, 임경선
이번 주에 읽은 부분 중에는 이 문장이 가장 크게 와 닿았어요. 제가 지금 30대 중후반의 나이인데, 2-30대에 인간관계 때문에 감정소모하고 마음 고생을 꽤 겪으면서... 이제는 좀 크게 힘주면서 살지 않게 되었거든요. 이 책에도 '내 사람들'이라는 단어가 나오던데, 저도 이 단어를 아주 좋아해요. 그냥 서로 잘 맞는 내 사람에게는 돈이든 시간이든 주어도 아깝지 않아서 감정을 쓰는 편이지만, 이제는 새로운 인연은 그렇게 오픈마인드로 빨리 가깝겐 안되더라고요. 왜 그런지 생각을 친구들과 해본 적이 있었는데 체력이 진짜 컸던 것 같아요. 이젠 힘들어서 감정소모가 잘 안되더라고요.. ㅎㅎㅎㅎ
저도 너무 동감합니다.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도 2,30대까지(체력이 받쳐줄 때) 인 것 같아요. 저 역시 지금은 새로운 인연보다 내 모습 그대로 대할 수 있는 사람들만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에 아쉬움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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