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의 읽기

D-29
카페에서 트는 음악과 조금은 또 다른 음악들을 들을 때가 있고요. 헤드셋이 사고 싶은데 종류가 너무 많아서 찾아만 봐요. ㅎㅎ
막내를 내게 맡겨두고 집으로 들어가기 전 킴벌리가 말하길, 남편이 월례 행사로 정한 낚시 캠핑을 하는 날이라는데, 그가 퇴구해 오기 전에 '그날의 아이'인 셋째가 아빠와 캠핑을 떠날 수 있도록 도구를 챙겨야 한다고 했다. 킴벌리의 남편이 돌아가면서 아이 하나만 데리고 낚시 캠핑을 가는 이유는 가끔이라도 한 아이와 독대하면서 오롯이 그 아이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라고 했다. p61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홍예진
어떤 때는 객관적인 게 옳은지조차 모르겠다. 객관성은 때로 냉소의 얼굴을 하고 있으니까. p74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홍예진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던 러시아 병사가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주는 음식을 달게 먹고, 누군가가 건네준 전화기로 고향에 있는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며 울먹이는 장면을 여러 번 봤다. 이 전쟁의 배경을 제대로 알고 싶어서 온갖 인사이트를 섭렵하던 중 그 영상을 접했는데, 그걸 보고 나자 더 나아갈 의지가 사라졌다. 거기에 머물고 싶었다. p75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홍예진
...지형도 주택가도 상점가도 영화 세트장처럼 느껴지는 그곳에서 색다른 잎처럼 도드라질 나의 소수성을 의식하고 지내느라 다른 차원의 시력을 키울 뿐이었다.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p.4, 홍예진
대개는 휘발되거나 기억 창고에 머물다 희미해질 것들을 손에 잡히는 책으로 만들어놓는 이 행위의 의미를 묻는다면, 거시적인 것들에 가려진 미시적인 것들의 핍진함을 붙들려는 몸짓이라 답하고 싶다. 쉴 새 없이 변하는 세상의 표면에서도 변치 않는 것들의 진실성을 위해.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p.7, 홍예진
화제로 지정된 대화
책을 펼치면 첫 페이지부터 문장들에 발이 붙잡혀 나아가지 못하는 책들이 있어요. 작가분의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걸려 넘어지는거죠. 이 책이 그런 듯 싶어요.
저는 97페이지까지 읽었어요. 마을이 키워낸 멘토라는 챕터가 좋아서 두 번 읽었습니다.^^
아이가 다니던 학교가 추구하고 실행하던 마을 모습이에요. 학부모가 멘토가 되어 사람책이 되기도하고 아이들 관심분야에 따라 최대한 접점을 많이 만들어주려하는. 각자도생이 아닌 모두가 내 아이인 학교였네요. 변화라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인 듯 싶어요. 우리 사회도 이런 학교와 마을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들어요.
널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p.23, 홍예진
세상 어디에도 하나가 되어 흐르는 강 같은 건 없다. 여러 갈래의 하천이 저마다의 방향으로 흐르며 지구 표면을 골고루 뒤덮어 흐를 뿐이다. 실핏줄만으로 이루어진 몸뚱이처럼.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p.31, 홍예진
...,어쩐지 그 순간, 내 마음에 박혀 있던 얼음 조각 주변으로 물기가 도는 것 같았다.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p.39, 홍예진
현재의 시련에 짓눌려 비관의 토양에 주저앉는 걸 피하려면 플래시처럼 지나가는 감각의 환희를 필사적으로 포착해둘 일이다. 시간 속에서 잠깐이나마 빛을 냈던 것들이 후각이든 시각이든 연민이든, 분노보다는 우세한 게 분명하니까.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p.42, 홍예진
연을 쫓는 아이는 제목만 알 뿐, 읽어보지 못했어요.^^
나는 이 사진들을 기획한 전담팀의 노력에 감탄했다. 이들은 기존의 고가 패션 촬영물에 들이는 명암, 색조, 보정의 기술과 노력을 다양성을 추구한 중저가 상품 화보에서도 똑같이 동원해 고급스러운 질감의 화보로 만들어냈다. 당연한 결과로 사진은 감각적인 매장 분위기에 녹아들듯 어우러졌고, 다양한 인종과 체형의 모델이 모두 '전문적으로' 아름다웠다. p120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홍예진
6시쯤 깨서 삼둥이 밥주고 저는 책을 봅니다.^^
아마도 그는, 그를 아는 사람이 없는 도시에 와서야 허물어졌을 터였다.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입고 있던, 비통함을 내비칠 수 없게 만들었던 일상의 갑옷을 벗어 버릴 수 있었던 곳에 와서야. p128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홍예진
성큼 다가온 무채색 계절의 징후에, 존재의 남루함에, 끝없는 삶의 허무에 휘둘리던 호흡에서 무게를 거두어내고 달관한 모성의 미소를 연출하는 변덕쟁이. 짐짓 초연한 척, 김을 올리는 스튜를 한 스푼 떠올리고 후후 분 다음 입에 넣는다. 계절을 앓느라 건초가 된 마음에 온기가 퍼진다. p130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홍예진
사과와 눈물, 이를 압도하는 답은 무엇일까. 선 안으로 들어가기 전 용의주도해야 한다고 버티는 나와 감정의 서사 앞에서 주저앉는 나는 결국 한 사람이다. 복잡하다가도 단순하기 그지없는.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p.76, 홍예진
저는 야간자율학습이 싫어서 옥상에 올라가서 별을 보곤 했어요. 그때 제일 친한 친구가 문과였는데 이름은 권현신 지금 중학교 교사를 하고 있고요. 친해지게 된 계기가 둘다 책을 좋아해서 도서관에 많이 있었어요. 그때 그 친구가 사람의 그릇에 대해 물어보면서 관계가 시작되었고요. 저때문에 별보러 다니다가 선생님께 많이 혼났다는..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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