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④ 『에이징 솔로』 함께 읽기

D-29
@산나 @고쿠라29 님 덕분에 김희경 작가님 세례명도 알게 되었네요! '수산나'에서 '수'자를 빼고 '산나'라고 부르시는 그 마음에 손녀에 대한 사랑과 다정함이 묻어나와 저도 함께 미소지었어요. ^^ 할머님들의 기도가 한국 성당의 기둥이라고 저희 본당 신부님이 말씀하시더라고요.
맥주만 마실 수 있으면 폐지를 주운들 뭐 어때요? 폐지 줍고 집에 와서 내가 좋아하는 맥주를 마시면 돼요.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189, 김희경 지음
18년도에 개봉한 한국 영화 <소공녀>의 주인공이 생각나기도 했어요. 위스키 한 잔과 담배 한 모금으로 삶을 씩씩하게 살아가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에요.
@고쿠라29 <소공녀>의 주인공 '미소'도 우리처럼 사랑스러운 에이징 솔로였네요. 미소는 '홀로이면서 함께'의 줄다리기를 아슬하고 달콤하게, 그리고 고쿠라29님 말씀처럼 씩씩하게 해내고 있는 것 같아요.
부모 돌봄은 아이 돌봄과 달리 끝나는 기한을 알 수 없고, 생명의 성장 대신 소멸을 향해가는 긴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라 심리적으로도 버겁다. 좋고 나쁨으로 양분되지 않는 복잡한 마음을 납덩이처럼 안고 사는 게 일상이 된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227, 김희경 지음
3장의 4번째 챕터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장이었어요.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추천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기 직전까지 존엄한 삶을 누리길 원하겠죠. 그런데 이 ‘존엄’에 대한 정의가 사람마다 다 다를 것 같아요. 배변과 배뇨를 남의 손에 맡기면 존엄을 잃는 것일까? 인지증을 앓아 더 이상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나를 구성하는 내 과거를 잃게 되면 더 이상 존엄하지 않은가? 솔직히 지금 제 기준으로 위의 두 경우는 존엄성이 많이 훼손될거라고 생각되네요. 특히 배변 처리 문제보다는 두 번째 예시, 나와 세상을 인지하는 방식이 흔들리면 더 이상 제가 제가 아닐 것 같아 무섭습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KBS 선정 도서하버드 의과대학과 보건대학 교수인 아툴 가완디의 책. 사람은 누구나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하고 인간답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고 싶어 한다. 이를 성취해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쿠라29 책 소개를 정말 매력적으로 해주셔서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나와 세상을 인지하는 방식이 흔들리'게 되는 것은 한 인간의 존엄이 흔들리는 큰 위기일 것 같아요. 늘 깊은 통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에이징 솔로>를 쭈욱 읽다보면 드는 생각이, 혼자 나이 듦을 둘러싸고 생기는 일련의 문제들, 외로움, 홀로 병 듦, 생계비 문제 등을 우리가 스스로 실제보다 심각하게 과장하여 생각해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혼자 나이 든다'는 것이 기본값이 아니었고, 그래서 당연히 어떤 문제들을 수반할 거라는 막연한 두려움. 이 책은 그런 막연한 두려움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분석해주어서 실체 없는 두려움들을 걷어내기 만들어주어요.
@고우리 홀로 살아가다 맞이하는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들이 사실은 가족을 강요하는 사회의 너무 많은 공포 시나리오에 의해 구성된 허구라는 것을 깨달은 점이 이번 『에이징 솔로』 읽기 모임 활동에서 가장 큰 이로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에이징 솔로>를 다 읽었네요. 3,4부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인듯해요. 나이 들어 아프고 죽음에 직면하게 될 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겠죠. 그 누군가가 가족이라는 것이 고마우면서도 불편한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솔로여서 나이 든 부모의 돌봄을 전담하게 되는 고단함이 안타까웠습니다. 꼭 솔로만의 문제가 아니건만 나이 든 부모를 둔 자식 간에 역할분담에서 힘든 상황이 예상되니 답답하네요. 솔로의 또 하나의 암담함은 본인이 죽음에 직면할 때 누가 앞선 돌봄의 역할을 담당해 줄 것인가 하는 부분이죠. 가족, 자식이라는 이유로 어쨌든 돌봄의 역할을 하지만 아무도 없는 솔로에게 가장 걱정거리가 크게 다가왔습니다. 이 문제를 친구 네트워크로 해결하는 방법제시하고 있지만 사회제도의 관리도 크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년의 나이라서 그런지 노후의 모습을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어떤 특정한 이의 문제만이 아닌 바로 나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의 일임을 알고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해갈 수 있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공감해요! 요즘 이웃이라는 개념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지만, '홀로'이면서 '함께'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을 내가 사는 곳 근처에서 찾는 것은 정말 좋은 노후 대비인 것 같아요 : )
@메이플레이 님 『에이징 솔로』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힘찬 박수 짝짝짝!) '솔로여서 부모의 돌봄을 전담하게 되는 고단함'에 안타까움을 표현해 주셨는데 말씀해 주신 것처럼 '본인이 죽음에 직면할 때 누가 앞선 돌봄의 역할을 담당해 줄 것인가'하는 부분과 겹쳐 사유해 주신 것이 저의 마음에도 파문을 일으키네요. 본문에 인용된 것처럼 "방문 간병, 방문 간호, 방문 의료 3종 세트" 등 홀로 나이들어가는 1인 가구를 위한 사회제도의 설계와 우리 삶으로의 개입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가능하면 살던 집에서 죽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않는다고 해서 그게 꼭 나에게 불행한 일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도 어쩌다 혼자 죽는 일이 일어날 수 있고,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지내도 누가 지켜보지 않을 때 혼자 죽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살아 있을 때 고립되지 않고 생의 마지막까지 인간적 돌봄을 받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248 , 김희경 지음
많이 공감이 가는 문구여서 가져왔어요. 모든 죽음은 결국 고독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고독사에 대한 공포는 별로 없는 편이에요. 집에서 죽던 병원에서 죽던 장소가 중요한 것 같지 않고, 마지막 순간에 사랑하는 이들이 옆에 있어주면 정말 좋겠지만 찰나의 그 짧은 순간 제가 그 사실을 인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시체가 뒤늦게 발견되는 부분에 있어서도 죽고 난 뒤 일이라 사실 좀 심드렁한 것도 있고요. 발견한 사람에겐 충격일 수 있지만 저는 이미 죽었잖아요. 죽을 당시 그 순간의 걱정보단 살아 있는 동안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편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어서 책 속 문구가 많이 다가오더라구요.
@고쿠라29 "'재택근무'처럼 '재택사'라고 부른다면 고독사의 처연한 기운은 줄어들지도 모르겠다."라는 바로 앞 문장도 공감이 가더라고요.
어딜 가도 사람들이 모두 당연하다는 듯 중년 여성을 “사모님” “어머님”이라 부르는 문제가 284쪽에 나와요. 중년 여성은 거의 늘 누군가의 배우자, 누군가의 엄마처럼 관계적 호칭으로 불린다고 작가님께서 써 주셨는데 이 부분은 사실 중년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분들도 “사장님” “아버님” “아저씨”로 불리지 않나요. 저는 이 현상은 젠더 이슈라기보다는 서비스 직군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손님” “고객님” 보다 “사모님” “어머님”을 상위 호칭으로 여겨서 나름 높임말을 쓰시는 거라 생각해요. 기분 좋으라고 이런 호칭들을 써 주시는 거고 그 근원은 “커피 나오셨습니다.” 와 비슷한 게 아닐까 싶어요. 물론 대부분의 고객들은 이런 호칭을 바라지 않지만 “손님”이라고 부르면 화를 내는 진상 몇 명 때문에 결국 이렇게 되버린 거 아닐까 싶어요.
그쵸.. 주제에서 조금 벗어나는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소수의 진상들이 가치중립적이거나 존경의 의미의 말들을 나쁜 말로 바꿔버리는 것 같습니다. 전 사무실에서 직급이 없는 사원들에게 존경을 담아 "~~씨"라고 호칭하는게 편한데(도저히 "~~님"은 안나오더라구요.) 시대가 바뀌니 그렇게 부를 수도 없고, "사원님!"이라는 정말 낯선 호칭도 어색합니다. 누군가가 부당하게 낮춤말로 취급하는 단어를 피하다가는 언젠가는 사용할 단어가 없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ㅜㅜ
모모 씨 = 모모 상 = 미스터 모모 가 다 같은 위계였던 것 같은데 모모 씨가 낮은 말이 되면서 우리나라에선 모모 님 이 이 자리를 대체하게 되었지요. 이러한 호칭 인플레가 계속될지 어느 순간 멈출지 궁금합니다. 최근에 등장한 호칭으로 '선생님'이 대세이죠. 공무원들은 민원인들을 나이 상관없이 전부 선생님이라고 많이들 부르시는 것 같더라고요.
@고쿠라29 유사품으로 "이모님"도 있구요. 가족중심주의적인 언어 사용에서 자유로워질 필요성이 있는 것 같아요.
어머니가 아프지만 상대적으로 건강한 아버지는 돌봄에 무심하다.(중략) 아버지를 보면 남편이 있다고 해서 내가 아플 때 돌봐줄지 의문이라고 했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221~222, 김희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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