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38. <내일 또 내일 또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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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브리얼 제빈은 소설 속 주인공 샘처럼 어머니가 한국인인 미국 작가입니다. 샘, 세이디와 함께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인 '마크스'는 일본인 아버지와 재미 한국인 2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습니다. 이 소설이 보이는 소수자 정체성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이 세계의 악취 나는 지점에 대한 고발은 이런 저자의 성장 배경과 무관하지 않겠죠. 정말 재미있는 소설 한 권에 이 모든 이야기를 요령 있게 넣은 것도 작가의 재주입니다. 재빈은 200만 달러에 판권이 팔린 영화의 각본까지 직접 쓴다고 하니 영화 <내일 또 내일 또 내일>고 기대가 됩니다. 아직 3개월이 남았습니다만, 현재로서는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이 '2023 올해의 소설'입니다. 여러분도 이 소설을 읽고서 '아, 좋다' 이렇게 말하리라 확신합니다.
아,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선뜻 이 책을 읽을 마음이 안 든다면 두 소설가의 추천사를 들려드립니다. 먼저, 2011년 데뷔작(『나이트 서커스』)이 미국에서만 100만 부 팔린 (국내에서는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소설가 에린 모겐스터의 추천사입니다. "인간관계와 창조의 과정, 사랑과 그에 속한 모든 복잡한 레벨들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 모겐스터가 누군지 모르겠다면, 한국 작가 박서련의 추천사도 있습니다. 이래도 안 읽겠습니까? "어쩔 수 없이 지독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되고, 상실과 그 뒤에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도 되며, 필연적으로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되고 만다. 이 책이 제공하는 독서 경험은 가히 실용적이다, 사람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다 읽자마자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은 느낌. 서사 예술의 종합 선물 세트를 받은 느낌." (박서련)
Night Circus 도 출간되었을때 너무 너무 재밌게 읽었던 책인데, 이 책의 추천사를 썼는지는 모르고 있었어요. 덕분에 또 하나의 정보 얻어갑니다!
연휴 기간 다 읽었습니다. 한권의 책에 이렇게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다니, 하고 감탄하며 읽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섬에 있는 서점>을 너무 재밌고 감동하며 읽어서 좀 아쉬웠어요. 오늘 방송까지 들었는데, 다른 시각으로 내용을 되짚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에게는 샘과 세이디의 중반까지의 모습이 왠지 <노멀피플>의 두 주인공을 생각하게 했는데요. 특히 도브와의 관계에서 세이디의 모습이 <노멀피플>의 여주인공과 비슷하게 느껴져 답답하고 못마땅했는데, 현실에는 통상적이고 전형적인 관계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고 볼 수 있겠구나 싶었구요. 게임의 성공 요인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걸 신경쓰는 세이디의 모습에서 <레슨인케미스트리>를 떠올렸는데, 창작에 대한 주제로 생각해볼 수 있는 거구나, 난 너무 남녀차별에 치우쳐 시야가 좁았구나 생각했어요.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지니 @귀연사슴 두 분을 포함해서 여러분이 『섬에 있는 서점』의 감동만큼은 못하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사실, 저도 아직까지 개브리얼 제빈의 작품 가운에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당연히 『섬에 있는 서점』이죠. 제게는 『섬에 있는 서점』이 아주 친밀한 친구들끼리 서로 권하며 그 고유한 느낌을 공유하는 책이라면,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은 여러 사람이 각자의 시각에서 다르게 읽을 수 있는 의미망이 풍부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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