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추석특집: <김약국의 딸들> 완독해요

D-29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타관의 영락한양반들이 이 고장을 찾을 때 통영어구에 있는 죽림고개에서 갓을 벗어 나무에다 걸어놓고 들어온다고 한다. 그것은 통영에 와서 양반행세를 해봤자 별 실속이 없다는 비유에서 온 말일게다.
p.76 그들은 죽은 연순보다 산 송씨를 위해 울었고, 반미치광이가 된 이 가엾고 어리석은 늙은이를 안정시키려고 무진히 애를 썼다. 그러나 성수의 깊은 슬픔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하늘과별 @woojoo 이 문장이 저만 인상깊었던건 아니었네요! 가늠하기 힘든 성수의 깊은 슬픔... 흑흑
네 ㅜ.ㅜ 정말 기억에 남는 장면이자 문장 또한 어쩜 이렇게 쓸 수 있는가 싶을만큼, 필사하고 싶은 문장이었습니다 . 엉엉
p76".... 지친 몸을 가누고 잠시 동안 눈을 감았는데, 그 사이에 연순은 잠든 그 모습대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외롭게 죽어간 것이다. 송씨는 딸의 시체를 안고 몸부림 치다가 기절을 했다. 기별을 받고 달려온 성수는 문설주에 머리를 처박은 채 흐느끼는 것이었다.... "
11 대부분의 남자들이 바다에 나가서 생선 배나 찔러 먹고 사는 이 고장의 조야하고 거친 풍토 속에서 그처럼 섬세하고 탐미적인 수공업이 발달되었다는 것은 좀 이상한 일이다. 바다 빛이 고운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노오란 유자가 무르익고 타는 듯 붉은 동백꽃이 피는 청명한 기후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28 "석원아, 이 천치야. 그래 니는 처니 하낫도 업고 올 재주가 없나?" 28 돈이 없어서 장가들 형편이 못 되는 노총각들은 가끔 처녀를 둘러업고 와서 같이 산다. 물론 양갓집의 처녀는 아니다. 이 시절에는 하층계급에 있어서 그와 같은 풍습이 하나의 불문율로 되어 있었다. 56 "중구난방이지.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하는 법이니라. 조개 황새 싸움 발에 남 좋은 일 시키제, 흥." 작년에 왜놈에게 살해당한 민비에 대한 비난이다. ─ 좋았다기보다는 기억에 남는 문장들인데요. 『토지』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통영이라는 조그만 지역을 배경으로 해서 보편성을 지닌 당시의 시대상이나 당대 사람들의 관습, 가치관 같은 것들을 펼쳐낸다는 것이 놀랍게 느껴집니다. 박경리 선생의 작품을 읽는 방식은 다양하겠지만, 그 시절 비참했던 여성의 삶과 지위에 대한 강력한 고발 문학으로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2장 이후의 내용도 얼른 읽고 싶네요.
옥화한테는 적악이지만 아씨는 시집을 가야 해. 머리나 얹어보고 죽어야제. 하늘하늘한 저 몸 맵시, 살면 얼마나 살겄노. 자고로 총각이 죽으면 몽다리구신이 되는 법이오, 처니가 죽으면 사귀귀신이 되는 법이라. 하. 내사 뭐 오래 살 기니....
김약국의 딸들 P.48, 박경리
“누부, 나 그만 타관에, 타관에 가고 싶다. 아부지를 찾고 싶다. 돌아가셨다면 그 흔적이라도 알고 싶다.” 연순은 침묵한다. 멀리 항구를 떠나는 배가 보인다. 성수는 도깨비 집에 비상 먹고 죽은 사람을 만나러 오는 것은 아니다. 실상은 저 배를 바라보려 오는 것이다. 연순은 그렇게 생각하였다.
"머리는 파뿌리가 되고 올올이 주름진 얼굴에는 꺼뭇꺼뭇한 저승꽃이 피어있다. 그러나 노래를 부르는 송씨의 눈에 평화와 기쁨이 있었다." 79쪽 나이든 송씨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지네요.
아! 이 문장도 참 좋아요.. 송씨 처음에는 너무 성수에게 매몰차고 얄미웠는데 이 부분에서 뭔가 연민을 느끼게 하고.. 참 작가의 글솜씨가.. 사람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면적인 생물인지 잘 보여주네요.
11. 대부분의 남자들이 바다에 나가서 생선 배나 찔러 먹고 사는 이 고장의 조야하고 거친 풍토 속에서 그처럼 섬세하고 탐미적인 수공업이 발달되었다는 것은 좀 이상한 일이다. 바다 빛이 고운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노오란 유자가 무르익고 타는 듯 붉은 동백꽃이 피는 청명한 기후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70. 후생에서 우리는 다시 만날까?누부야!
어하넘 어하넘 어나라 남천 어하넘 멀고 먼 황천길을 인지 가면 언지 오나 부모님도 잘 있이소 형제간도 잘 있이소 이팔청춘 젊은 몸이 인지 가면 언지 오나 활장같이 굽은 길을 살대같이 내가 가네
김약국의 딸들 p77~78, 박경리
비상 묵은 자, 자손은 지르지 않는다 카던데…
김약국의 딸들 83쪽, 박경리
"이 세상에 누가 있다고, 내가 살믄 얼마나 살겠노? 가지마라, 성수야."
1-1 드디어 이 유명한 작품을 읽어보았네요. 어? 근데 읽어보니 마치 토지 같더라구요. 토지의 축약본이 아닌가 싶을정도로 비슷합니다. ^^ 아무튼 작품이 짧은 분량? 이라 많이 언급은 안되었지만. 우리나라 격정의 시대를 보여준거 같아요. 임오군란,갑신정변,동학란...민비시해,대원군 등등 역사수업때 나 드라마에서 보았던 것들이 떠오르더라구요. 첫 장에서는 김약국의 집안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김씨집안이 1장의 마지막에가서는 거의 씨가 마를정도로 쇠퇴해져가더라구요.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했다가 죽어가는데 저는 특히 엄마 송씨가 성수가 마을을 떠나려고 했을때 사위와 함께와서 붙잡는 장면이 가슴이 애리더라구요. 왜 작품의 다른 인물들은 이름이 있는데 엄마 송씨만은 이름이 언급이 안되었을까요? 성수와 연순의 사랑이야기도 가슴아팠구요.(근데 사촌끼리 사랑한다는 설정) 이제 1장에서는 한일합병이 되었어요 2장에서는 언뜻보니 20년후더라구요. 또 새로운 어떤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합니다. 1-2 p79 흰 꽃상여는 황톳길 장대고개를 넘어간다. 상부가도 멀리서 어슴푸레 들려오고 만장이 바람에 나부낀다.
저는 제주도에 살고 있고 몇 년간 본가를 가질 않았어요. 올해도 마찬가지구요. 추석연휴가 길다보니, 올레길도 걷고 한라산도 가고, 책도 읽으려 해요. 그리고 특별한 일정이라면 가을맞이 대청소를 하려 합니다. 올해 봄맞이 대청소할 때 정말 큰 해방감을 느꼈거든요. 짐으로부터, 추억이나 잡년으로부터의 해방감이요...^^ 그리고 공간의 변화가 심경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답니다. 가벼워져서 그런지 뭔가 일 시작하기 좋고, 안 해본 일에 도전도 해보게 되었답니다. 무슨 용기인지는 몰라도 10월에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마라톤대회에 신청을 할 정도로요...^^
(1) 전혀 모르고 읽기 시작했는데 시대적 배경이 토지와 유사하군요! 저는 왜 현대물이라고 생각했을까요? 관심이 가는 인물은 봉룡입니다. 분명히 나중에 등장해서 뭔가 해결래줄 것 같고, 주인공은 역시 분위기 있는 남자 성수(약국)인 것 같습니다. (2) 피 묻은 칼을 헛간에 내던지고 사랑으로 들어가더니 이내 코를 골았다. - 생각보다 스트리나 상황이 급변하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갑자기 훅훅 들어오는데 심상치 않습니다. ^^
바닷가 배경도 있지만 뭔가 귀신 등의 이야기가 웬지 신화나 전설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요.. 처음엔 사투리도 옛말처럼 다 사전 찾아보고 있다가 이제야 좀 적응이 되는 듯합니다. 저도 매일그대와 님처럼 '메리치에도 부레풀이 있다고 계집을 사람으로 안 봤다간 큰코 다칠 기요"에 줄 쳤습니다. 이 소설책에 나오는 여성들은 남성들만큼 강인하고 개성 넘칠 것 같군요. 그나저나 김약국의 배경이 밝혀졌는데.. 웬지 이렇게 들어온 집안에서 김약국은 과연 행복할지.. 그리고 그와 결혼한 부인과 그의 딸들은 어떻지.. 궁금해집니다.
 이튿날 성수는 혼자 왔다.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성수가 돌아간 뒤 가방비가 내렸다. 송 씨는 며칠을 뜬 눈으로 새웠기 때문에 지친 몸을 가누고 잠시 동안 눈을 감았는데, 그 사이에 연순은 잠든 모습 그대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외롭게 죽어간 것이다. 송 씨는 딸의 시체를 안고 몸부림치다가 기절을 했다. 기별을 받고 달려온 성수는 문설주에 머릴 처박은 채 흐느끼는 것이다. 봉 휘돌 오고 그의 아들 며느리도 오고 분시도 왔다. 그들은 죽은 연순보다 산 송씨를 위해 울었고, 반미치광이가 된 이 가엾고 어리석은 늙은이를 안정시키려고 무진히 애를 썼다. 그러나 성수의 깊은 슬픔을 나는 사람은 없었다. 76 
김약국의 딸들 76, 박경리
1-1 단어, 문장 모두가 생생하게 느껴지는 듯해서 신기한 독서 경험이었어요 (통영에 놀러 가고 싶어지는 듯한 ..!) 1-2 성수의 깊은 슬픔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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