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추석특집: <김약국의 딸들> 완독해요

D-29
첫 장부터 많은 사람이 등장했다. 봉제, 봉룡, 숙정, 석원, 성수, 옥화, 송씨… 이 많은 인물 중 성수가 제일 애처로웠다. 탄생 자체부터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 미움의 아이콘같았다. 통영이라는 장소와 많은 인물들을 각각의 이야기에 연결시키는 것을 읽으며 박경리 작가의 위대함을 다시 깨달았다.
성수가 떠나려고할 때 사위와 대비되는 송씨의 모습이 의외였어요. 키운 정이라는 말이 와닿더라고요. 다 읽고나니 송씨가 안타까웠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1-2. 이 장을 읽으면서 좋았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까치가 푸드득 날아간다. 울 밖의 느티나무에 가 앉더니 날카롭게 운다. 앵두꽃도 살구꽃도 지는 판이다.
김약국은 이러한 크나큰 변동 속에서도 아무런 감정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의 고종 형인 중구가 벌겋게 핏발 선 눈으로 쫓아와서 통곡하고 울부짖었으나 김약국은 무거운 침묵으로 대하는 것이었다.
김약국의 딸들 p. 83, 박경리
성수가 이제는 김약국으로 정의되는 것과 더불어 한일합병이라는 큰일이 일어났는데도 아무런 감정 표현이 없는 성수를 보니 기이하기도 하고 속내가 궁금해져서 인상 깊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은 죽은 연순보다 산 송씨를 위해 울었고, 반미치광이가 된 이 가엾고 어리석은 늙은이를 안정시키려고 무진히 애를 썼다. 그러나 성수의 깊은 슬픔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1-2 이 장을 읽으면서 좋았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문장에 집중하면서 읽는 편입니다. 서울 분들은 이 책의 대화체가 낯설 수도 있으시려나? 경상도 사투리가 저에겐 무척 정겹게 느껴집니다. 책에 쓰인 말 중에 지금 안 쓰는 사투리도 있는데요. 민족의 언어를 풍성하게 하는 사투리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합니다. 기억에 남는 좋았던 문장을 따로 적을 수 없을 만큼 문장 하나하나에 힘이 실려있고, 소설 쓰는 사람들의 교본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입니다. "사내 대장부나이 십팔 센데 그 나이 어리단 말입네까. 그래 백 살이 되믄 어른이 된단 말이오. 강가 놈이 평생 해묵겠다는 심보가 뻔하오. 세상없어도 그건 안 될 기요. 안되고말고." P64
인정을 쓰는 데도 한도가 있는 법이다. 감해주면 줄수록 더 바라는 것이 사람의 욕심이지. 너도 후일에 내가 없더라도 마음씀이 헤퍼서는 안된다. p61 남아 이십 세. 큰 뜻을 품고 이 길을 내가 가는가. 갈 곳이 있어 내가 이 길을 떠나는가. p71 김약국은 이러한 크나큰 변동 속에서도 아무런 감정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의 고종 형인 중구가 벌겋게 핏발 선 눈으로 쫓아와서 통곡하고 울부짖었으나 김약국은 무거운 침묵으로 대하는 것이었다. p83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타관의 영락한양반들이 이 고장을 찾을 때 통영어구에 있는 죽림고개에서 갓을 벗어 나무에다 걸어놓고 들어온다고 한다. 그것은 통영에 와서 양반행세를 해봤자 별 실속이 없다는 비유에서 온 말일게다.
p.76 그들은 죽은 연순보다 산 송씨를 위해 울었고, 반미치광이가 된 이 가엾고 어리석은 늙은이를 안정시키려고 무진히 애를 썼다. 그러나 성수의 깊은 슬픔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하늘과별 @woojoo 이 문장이 저만 인상깊었던건 아니었네요! 가늠하기 힘든 성수의 깊은 슬픔... 흑흑
네 ㅜ.ㅜ 정말 기억에 남는 장면이자 문장 또한 어쩜 이렇게 쓸 수 있는가 싶을만큼, 필사하고 싶은 문장이었습니다 . 엉엉
p76".... 지친 몸을 가누고 잠시 동안 눈을 감았는데, 그 사이에 연순은 잠든 그 모습대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외롭게 죽어간 것이다. 송씨는 딸의 시체를 안고 몸부림 치다가 기절을 했다. 기별을 받고 달려온 성수는 문설주에 머리를 처박은 채 흐느끼는 것이었다.... "
11 대부분의 남자들이 바다에 나가서 생선 배나 찔러 먹고 사는 이 고장의 조야하고 거친 풍토 속에서 그처럼 섬세하고 탐미적인 수공업이 발달되었다는 것은 좀 이상한 일이다. 바다 빛이 고운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노오란 유자가 무르익고 타는 듯 붉은 동백꽃이 피는 청명한 기후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28 "석원아, 이 천치야. 그래 니는 처니 하낫도 업고 올 재주가 없나?" 28 돈이 없어서 장가들 형편이 못 되는 노총각들은 가끔 처녀를 둘러업고 와서 같이 산다. 물론 양갓집의 처녀는 아니다. 이 시절에는 하층계급에 있어서 그와 같은 풍습이 하나의 불문율로 되어 있었다. 56 "중구난방이지.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하는 법이니라. 조개 황새 싸움 발에 남 좋은 일 시키제, 흥." 작년에 왜놈에게 살해당한 민비에 대한 비난이다. ─ 좋았다기보다는 기억에 남는 문장들인데요. 『토지』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통영이라는 조그만 지역을 배경으로 해서 보편성을 지닌 당시의 시대상이나 당대 사람들의 관습, 가치관 같은 것들을 펼쳐낸다는 것이 놀랍게 느껴집니다. 박경리 선생의 작품을 읽는 방식은 다양하겠지만, 그 시절 비참했던 여성의 삶과 지위에 대한 강력한 고발 문학으로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2장 이후의 내용도 얼른 읽고 싶네요.
옥화한테는 적악이지만 아씨는 시집을 가야 해. 머리나 얹어보고 죽어야제. 하늘하늘한 저 몸 맵시, 살면 얼마나 살겄노. 자고로 총각이 죽으면 몽다리구신이 되는 법이오, 처니가 죽으면 사귀귀신이 되는 법이라. 하. 내사 뭐 오래 살 기니....
김약국의 딸들 P.48, 박경리
“누부, 나 그만 타관에, 타관에 가고 싶다. 아부지를 찾고 싶다. 돌아가셨다면 그 흔적이라도 알고 싶다.” 연순은 침묵한다. 멀리 항구를 떠나는 배가 보인다. 성수는 도깨비 집에 비상 먹고 죽은 사람을 만나러 오는 것은 아니다. 실상은 저 배를 바라보려 오는 것이다. 연순은 그렇게 생각하였다.
"머리는 파뿌리가 되고 올올이 주름진 얼굴에는 꺼뭇꺼뭇한 저승꽃이 피어있다. 그러나 노래를 부르는 송씨의 눈에 평화와 기쁨이 있었다." 79쪽 나이든 송씨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지네요.
아! 이 문장도 참 좋아요.. 송씨 처음에는 너무 성수에게 매몰차고 얄미웠는데 이 부분에서 뭔가 연민을 느끼게 하고.. 참 작가의 글솜씨가.. 사람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면적인 생물인지 잘 보여주네요.
11. 대부분의 남자들이 바다에 나가서 생선 배나 찔러 먹고 사는 이 고장의 조야하고 거친 풍토 속에서 그처럼 섬세하고 탐미적인 수공업이 발달되었다는 것은 좀 이상한 일이다. 바다 빛이 고운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노오란 유자가 무르익고 타는 듯 붉은 동백꽃이 피는 청명한 기후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70. 후생에서 우리는 다시 만날까?누부야!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비채/책증정] 신년맞이 벽돌책 격파! 요 네스뵈 《킹덤》 + 《킹덤 Ⅱ: 오스의 왕》<서리북 클럽> 세 번째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겨울호(20호) 누가 여성을 두려워하랴[도서증정-고전읽기] 조지 엘리엇의 『고장 난 영혼』[📚수북탐독] 10. 블랙 먼데이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내 맘대로 골라보는《최고의 책》
[그믐밤] 42. 당신이 고른 21세기 최고의 책은 무엇인가요? [그믐밤] 17. 내 맘대로 올해의 책 @북티크
죽음에 관해 깊이 생각해 봅니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책 나눔] 송강원 에세이 <수월한 농담> 혼자 펼치기 어렵다면 함께 읽어요! 죽음을 사색하는 책 읽기 1[삶의 길. 그 종착역에 대한 질문] ㅡ'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그믐 앤솔러지 클럽에서 읽고 있습니다
[그믐앤솔러지클럽] 3. [책증정] 일곱 빛깔로 길어올린 일곱 가지 이야기, 『한강』[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
듣고 이야기했어요
[밀리의서재로 듣기]오디오북 수요일엔 기타학원[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팟캐스트/유튜브] 《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같이 듣기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어두운 달빛 아래, 셰익스피어를 읽었어요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한국 장편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수림문학상 수상작들 🏆
[📚수북탐독]9. 버드캐칭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8. 쇼는 없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기(첫 시즌 마지막 모임!)[📕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6. 열광금지 에바로드⭐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책을 직접 번역한 번역가와 함께~
[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꿈꾸는 도서관> <번역가의 인생책> 이평춘 번역가와 『엔도 슈사쿠 단편선집』 함께 읽기<번역가의 인생책> 윤석헌 번역가와 [젊은 남자] 함께 읽기[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전차 B의 혼잡>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
독서모임에 이어 북토크까지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스토리 수련회 : 첫번째 수련회 <호러의 모든 것> (with 김봉석)[책증정] 저자와 함께 읽기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오프라인북토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요리는 배를 채우고, 책은 영혼을 채운다
[밀리의서재]2026년 요리책 보고 집밥 해먹기[책걸상 함께 읽기] #23.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도서 증정] 소설집『퇴근의 맛』작가와 함께 읽기[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독자에게 “위로와 질문”을 동시에 던지는 이희영
[도서 증정] 『안의 크기』의 저자 이희영 작가님,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이희영 장편소설 『BU 케어 보험』 함께 읽어요![선착순 마감 완료] 이희영 작가와 함께 신간 장편소설 《테스터》 읽기
<피프티 피플> 인물 탐구
피프티피플-이기윤피프티피플-권혜정피프티피플-송수정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